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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새 나라》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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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3-25 14:2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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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29

 

아침일찍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리신 장군님의 손목을 잡으시고 해방산을 넘으시였다. 일행은 모두 여덟인데 삽이나 혹은 질통을 하나씩 둘러메고있었다.

 

김정숙동지께서도 한쪽어깨에 삽자루를 둘러메고 계시였다.

 

어제 녀사께서는 중앙녀맹에 찾아가시여 녀성들도 보통강개수공사에 적극 떨쳐나설데 대하여 호소하시였다. 그리고 자신께서 몸소 경위대가족들을 데리고 공사장으로 나가시는 길이였다.

 

지금도 그이께서는 함께 걷고있는 경위대가족들에게 이 공사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고계시였다.

 

장군님께서는 녀성들도 조직된 힘으로 건국의 한쪽수레바퀴를 떠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시였어요. 더구나 이 공사는 장군님의 권위와 새 조국건설의 운명과도 관련되는 공사인만큼 응당 우리가 앞장에 서야지요.》

 

앞서가는 강일복과 김신숙은 쌍태머리를 나풀거리며 벌써 큰길에 내려섰다. 처녀들은 어머님을 모시고 공사장에 일하러간다는 즐거움에 랄라라 노래를 부르다가 뭐가 또 웃음통을 건드렸는지 허리를 꺾으며 까르르거린다. 그들의 잔등에 매달린 질통도 함께 들까불리운다.

 

일행이 서평양조차장다리를 넘어 공사현장에 도착하니 온통 사람천지였다. 건국로력대원들은 남자들의 천지에 처음 나타난 녀성들을 신기한듯 바라보았다.

 

《히야! 녀자들이 이런 공사판에 다 나오다니…》

 

《아주머니네두 동원증을 받았소?》

 

돌찌*바람으로 삽질을 하던 젊은 남정 하나가 푸접*좋게 물었다.

 

《우린 자원해서 나왔어요.》

 

쌍태머리 강일복이 쟁쟁한 소리로 한방 먹였다.

 

《그럼 다른데 갈것없이 우리하구 일하자구요. 여기서 노래만 불러주면 우리가 두몫은 제끼리다.》

 

《히야. 아낙네들값이 공사장에선 금값이구만.》

 

아무것도 모르는 남정네들한테서 험한 말이라도 나올가봐 마음이 조급해난 황순희가 참지 못하고 냅다 쏘았다.

 

《아니, 누굴보구 아낙네라는거요. 이분…》

 

《순희동무.》

 

김정숙동지께서는 황순희의 팔을 끌어당기시며 앞으로 나서시였다.

 

《여러분, 더운 날씨에 수고들 하십니다.》

 

어머님께서는 주변에서 일하던 사람들에게 허리굽혀 인사를 하시였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리둥절해졌다. 자기같은 막사람들에게 그렇게 공손히 인사를 하시는 저 녀인이 뉘신가?

 

하지만 아무리 상상력을 발동한다 해도 자기들에게 먼저 인사를 하신분이 백두산녀장군이실줄이야 어찌 짐작이나 할수 있었으랴.

 

김일성장군님께서는 평양시민전체가 보통강개수공사에 떨쳐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는데 녀자들이라구 어찌 집안에만 앉아있겠습니까. 여러분들두 래일부터는 안해들과 함께 공사장에 나오십시오. 그러면 일두 한결 헐하구 재미있구 또 안해들의 몸값두 오를게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거참 신통한 소리웨다.》

 

《다른데 갈것없이 우리하구 일하면서 좋은 연설이나 해주우다.》

 

어머님께서는 시종 밝은 표정으로 량해를 구하시였다.

 

《저희들도 여러분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지만 우린 오늘 김일성장군님께서 첫삽을 뜨신 곳에서 일하려고 합니다.》

 

남정네들은 저희들끼리 수군거렸다.

 

《확실히 보통아낙네들하구는 달라.》

 

《대체 뉘실가?》

 

그때 어머님과 함께 왔던 경위소대장 김영걸이 장혁수를 데리고 나타났다. 사실은 그 숱한 사람들속에서 김영걸이 장혁수를 찾아낸게 아니라 장혁수가 유표한 군복차림의 김영걸을 먼저 알아보았던것이다.

 

장혁수는 김정숙동지께서 공사장에 나오시였다는 소리에 발이 땅에 닿는지도 모르고 달려왔다.

 

《녀사님께서 여긴 웬일로 오셨답니까?》

 

벌써 세번째 꼭같은 질문을 한다. 어머님께서 일하러 나오셨다고 명백히 말해주었는데도 장혁수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수 없었다. 토성랑녀인이라면 혹시 그럴수도 있으련만 장군님댁에서 어떻게 이런 공사장에 나오실수 있단 말인가. 어머님앞에 다가와서도 그는 얼나간 사람처럼 멍해가지고 인사조차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

 

어머님께서는 장혁수를 처음 보는 순간 련민의 애틋한 정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달포전에 장군님께서 그를 만나 눈물겨운 과거지사를 들으시고 너무 가슴아프시여 끝내 저녁식사를 못하시던 일이 생각나시였던것이다.

 

《제가 김정숙입니다.》

 

어머님께서는 봄날처럼 따스한 미소를 지으시고 장혁수에게 먼저 인사를 하시였다.

 

《녀사님!》

 

장혁수는 그제야 정신이 펄쩍 들어 황황히 허리를 굽혔다. 그리고는 또 어찌할바를 몰라 울대뼈만 움씰거렸다.

 

《장군님께서 첫삽을 뜨신 장소가 어딥니까? 우린 오늘 거기서 일하겠어요.》

 

장혁수는 어머님께서 들고계시는 삽과 주위에 둘러선 녀성들이 질통을 지고있는것을 제 눈으로 보면서야 정말로 일하러 나오시였다는것을 믿을수 있었다.

 

어쩌면… 어쩌면 녀사님께서…

 

장혁수는 어머님을 현장에 안내해드렸다.

 

《여기가 장군님께서 첫삽을 뜨신 곳입니다. 바루 이 삽입니다.》

 

장혁수는 어머님께 자기가 들고있던 삽을 내보였다. 겨우 이틀밖에 쓰지 못했는데도 삽날은 도금이라도 한듯 번쩍거리고 삽자루도 라크칠을 한것처럼 반들반들해졌다.

 

《숱한 사람들이 그 삽을 한번씩만 써보자구 해서…》

 

장혁수는 장군님께서 쓰시던 삽을 정히 간수하지 못하고 삽자루가 반들반들해질 정도로 사람들의 손때가 오른것이 잘못이기나 한듯 말끝을 맺지 못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장군님의 손길이 닿아있는 그 삽을 쓸어보시며 말씀하시였다.

 

이 삽은 공사가 끝난 다음에 잘 보관하도록 합시다. 그래서 후대들에게도 우리 장군님의 혁명력사를 잘 알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공사장엔 그 삽에 대한 전설들이 많이 생겨나고있습니다.》

 

《전설이요?》

 

어머님께서는 장혁수의 말에 흥미를 느끼시였다.

 

 

 

《예, 장군님께서 그 삽으로 축지법을 쓰시였는데 그 삽으로 흙을 퍼담으면 아무리 많이 담아도 목고*가 무겁지 않았다는겁니다. 그리구 삽날을 땅에 박으면 흙이 다섯자깊이로 없어지고 삽날에서는 류다른 광채가 번쩍거리는데 그 빛을 받으면 바위건 흙이건 다 녹아없어진다는겁니다.》

 

어머님께서는 장혁수의 말을 들으시며 장군님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흠모심을 다시금 절감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자신께서 들고 오셨던 삽을 김신숙에게 넘겨주시고 대신 질통*을 빼앗아메시였다.

 

《그 전설이 정말 맞는가 보자요. 책임자동무, 어서 그 삽으로 흙을 담아주세요.》

 

장혁수는 삽을 땅에 박았다.

 

어머님께서 자기에게 질통을 돌려대고 서계시는데 어쩔수가 없었던것이다. 적당히 담아드리고 이젠 그만 됐다고 말씀올리는데도 어머님께서는 그냥 더 담으라고 하신다.

 

《전설이 맞는것 같군요. 하나도 무겁지 않아요.》

 

어깨가 뻐근하도록 지고싶은 짐이여서인지 정말 무겁지 않으시였다.

 

휴식시간이 될 때까지 어머님께서는 잠시도 쉬지 않으시고 질통을 지시였다.

 

어리신 아드님께서는 어머님께서 한번 갔다오실 때마다 신발에 큼직하게 달라붙은 진흙덩어리를 나무꼬챙이로 털어드리군 하시였다.

 

그러시고는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삽을 드시였다.

 

《어머니, 내가 담아주겠어요.》

 

《그래.》

 

어머님께서는 우정 무릎을 꺾고 앉으시였다.

 

아드님께서는 골숨하게* 흙을 파서 입술을 감쳐무시고* 안깐힘을 쓰시며 질통에 담으시였다.

 

《우리 맏이가 용쿠나.》

 

어머님께서는 진정을 담아 아드님을 칭찬하시였다.

 

아직은 빈삽도 다루어내기 힘든 나이가 아닌가. 아직은 재미있는 장난에 정신이 팔리거나 어머님의 치마자락에 매여있을 나이에 그래도 삽질을 해보겠다는것이 얼마나 장하고 기특한가. 아마 이다음에 어른이 되신 후에도 오늘을 잊지 못하실것이다.

 

아드님께서는 다시 흙을 파시였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좀 많아졌는지 질통높이에까지 들어올리지 못하신다. 옆에 서있던 강일복이 얼른 아드님을 도와드렸다.

 

《놔두세요. 제손으로 흙 한삽이라도 제방에 보태고싶어서 그러는거예요.》

 

김정숙동지께서는 강일복을 만류하시며 혼자생각에 잠기시였다.

 

(바로 이것이다! 전체 인민이 한마음되여 크나작으나 흙 한줌, 돌 한개라도 보탠다면 이 공사를 얼마든지 장마철전에 해낼수 있다. 이런 마음과 마음들이 모여 이 제방이 형성되는것이고 민주주의제방, 인민정권이 공고화되는것이다.)

 

휴식시간이 되여서야 김정숙동지께서는 질통을 벗으시며 장혁수에게 말씀하시였다.

 

《책임자동무, 그 저고리를 벗으세요. 팔소매가 터졌군요.》

 

《일없습니다. 이까짓거야 뭐…》

 

장혁수는 너무 황송해서 차마 단추를 벗기지 못했다. 어떻게 감히 어지럽고 땀내나는 작업복을 녀사님손에 맡긴단 말인가. 토목공사판에서 일하는 사람의 옷주제가 어떻게 가꾼 서방같으랴만 김정숙동지께서는 저고리고름안쪽에 항상 꽂고 다니시던 바늘을 뽑아드시며 장혁수를 가볍게 책망하시였다.

 

《책임자라는 사람이 옷차림부터 단정해야지요.》

 

장혁수에게는 불쑥 아득한 시절의 친어머니 생각이 떠올랐다. 해종일 장난치다 들어오면 혁수의 험한 단벌 토스레*옷을 들고앉아 고콜불*아래서 기워주던 친어머니모습이 세월의 안개를 말끔히 걷어헤치고 생생히 떠올랐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풀밭에 앉으시여 저고리의 터진데를 꼼꼼히 기워주시였다. 이런것도 안해가 있었으면 제때에 손질해주었을텐데… 마치나 그 터진 혼솔*짬으로 장혁수라는 인간의 생활의 온기가 다 빠져나간듯싶으시여 김정숙동지의 마음은 가볍지 않으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책임자동무의 생활을 몹시 심려하고계십니다. 그러니 자꾸만 지난날에 포로되여 괴로워하지 말고 하루빨리 새생활을 꾸리도록 해보세요. 해방된 조국의 현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새롭게 살것을 요구하고있어요. 이 공사만 봐도 우리의 인민정권이 그 새로운 생활방식을 환영하고 그것을 믿음직하게 담보해준다는걸 알수 있지 않나요.》

 

마음같아서는 자신께서 직접 중매라도 서고싶지만 갑자기 맞춤한 대상이 떠오르는것도 없고 그보다는 장혁수본인이 새로운 눈으로 생활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대상을 찾게 하고싶으시였었다.

 

장혁수는 얼굴이 벌개져 아무 말도 못했다. 그저 장군님과 녀사님께 끝없이 감사한 마음뿐이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녀자손이 갈데가 더 없는지 저고리를 이리저리 살펴보시고 장혁수에게 넘겨주시였다.

 

공사장을 죽 둘러보시니 사람들은 일하던 자리에 끼리끼리 주저앉아 담배연기만 풀풀 날리며 말추렴*을 하고있었다. 허허벌판이라 어디 그늘진데도 없어 뙤약볕은 사람들의 정수리를 사정없이 지지고있었다.

 

이런 때에는 땀을 들일수 있는 빙수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하다못해 시원한 샘물이라도…

 

김정숙동지께서는 장혁수에게 고개를 돌리시였다.

 

《이 주변엔 샘물이 없습니까?》

 

《저기 현장사무실 뒤골짜기에 있습니다.》

 

《그래요?!》

 

김정숙동지께서는 반색을 하시며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동무들! 우리 건설자들에게 샘물이라도 길어다 주자요.》

 

김정숙동지의 발기에 녀자들이 다 따라나섰다. 그릇이 없어서 공사지휘부에 있던 바께쯔*며 소랭이*까지 동원했다.

 

바께쯔에 샘물을 길어가지고 강일복과 함께 오시던 김정숙동지께서는 봉수산기슭의 잔디밭에 우두커니 혼자 앉아있는 시인 리찬을 알아보시였다. 리찬은 얼마전에 함흥에서 올라왔는데 아마도 공사장에 시를 쓰러 나온 모양이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강일복을 먼저 보내시고 그쪽으로 다가가시였다.

 

《시인선생님두 나오셨구만요.》

 

리찬은 고개를 들었다. 창작적사색의 바다에 깊숙이 빠져들었댔는지 김정숙동지를 첫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설마 김정숙동지께서 작업복차림으로 여기 공사장에 나와계실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리찬은 갑자기 흠칫 놀라는가싶더니 벌떡 일어섰다.

 

《아니, 김녀사께서…》

 

《제가 선생님의 사색을 방해한게 아닙니까?》

 

《아닙니다, 무슨 말씀을.…》

 

《시인선생을 이런 공사장에서 만나게 되니 더 반갑습니다.》

 

리찬은 김정숙동지에게 자기의 고충을 숨기지 않았다.

 

《장군님께서는 작가들이 공사장에 나가 예술활동도 하고 좋은 노래를 창작하라고 말씀하시였는데 그 뜻을 받들지 못해서 속을 태우던중입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시인의 한숨섞인 말을 들으시며 오히려 그에 대한 믿음을 한층 더 느끼시였다. 그가 요즘 《김일성장군의 노래》를 창작하느라 밤을 패고있다는것을 김정숙동지께서는 이미 알고계시였다. 며칠전에도 김책동지가 데려온 그를 만나 항일무장투쟁시기이야기도 해주시고 자신께서 애용하시던 노래수첩도 참고하라고 주시였었다. 민족의 태양이시고 불세출의 영웅이신 김일성장군님에 대한 노래는 꼭 자기가 짓는다면서 심혼*을 깡그리 태우던 그가 장군님의 말씀을 받들고 공사장에 나왔으니 한시바삐 좋은 노래를 지을수 있도록 힘자라는껏 도와주고싶으시였다.

 

그렇지 않아도 리찬은 무작정 김정숙동지에게 매달렸다.

 

《내가 힘에 부친 중임을 맡았다는걸 하늘이 알고 김녀사를 귀인으로 보내준 모양입니다.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

 

《제가 뭘 안다고 시인선생을 도와주겠습니까? 그저 함께 걱정해봅시다.》

 

리찬은 흘러내리는 긴 머리카락을 자주 쓸어올리며 열변을 토했다.

 

 

《내가 고심하는건 다른게 아닙니다. 이런 공사장에서는 어떤 노래를 지어야 하는가 하는겁니다. 지금까지 공사판에는 노래가 없었습니다. 감독의 채찍소리와 인부들의 신음소리뿐이였지요. 노래가 있었다면 그저 구슬픈 타령이였습니다. 유럽의 누가 말하기를 <로동이 없는 생활은 죄악이고 예술이 없는 로동은 잔인하다>고 했지만 로동의 대가를 착취자에게 빼앗기고 비참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는 로동이 노래로 될수 없었습니다. 나부터도 지난 세월을 울분과 탄식으로 살아오면서 이런 공사장이 예술의 원천지로, 그 대상으로 될수 있다고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단 말입니다. 그러다나니 작품의 양상을 도대체 찾아낼수가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김녀사!》

 

김정숙동지께서는 시인의 창작적고충을 외면할수 없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영채가 어리신 눈빛으로 사람들이 흰구름처럼 하얗게 덮인 공사장과 그우에 펼쳐진 파란 하늘을 바라보시였다. 하늘에도 흰구름송이들이 뭉게뭉게 어려있었다.

 

《선생님은 처음 목격한 현실앞에 당황해지고 그래서 자신의 창작적흥분을 반신반의하시는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로동이 고통이였고 따라서 그 고역속에서는 노래가 나올수 없었지요. 방금 선생님도 말씀하다싶이 예술은 분명 로동속에 뿌리를 두고 창조되기 시작하였지만 착취자들은 근로민중에게서 생산물과 함께 노래마저 빼앗아간셈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인민이 모든것의 창조자로, 향유자로 되였습니다. 그러니 왜 로동이 흥겹지 않겠습니까? 지금 사람들은 자기들이 땀흘려 쌓는 제방을 <애국제방>, <건국제방>이라고 이름하고있습니다. 저는 그 말속에 건설자들의 진실한 감정이 다 담겨져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리찬에게 손을 내미시였다.

 

《선생님, 여기에 혼자 앉아서 애태우지 말고 우리 같이 가서 땀을 흘려보는게 어때요? 건설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로동의 환희를 몸으로 느껴보느라면 흥겨운 노래가락이 저절로 나올겁니다.》

 

리찬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예전에 우리 작가들은 생활의 관조자였습니다. 소위 예술의 객관성을 운운하면서 그저 멀찍이 서서 현실을 감상하고 글을 쓰군했지요. 이젠 세상이 달라졌으니 작품의 색갈도 달라져야겠는데 난 아직도 붓을 들기만 하면 눈물이 앞서던 지난날의 창작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갑시다! 나두 랭담한 관조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고싶습니다.》

 

리찬은 김정숙동지의 손에 이끌리여 공사장으로 뛰여들었다.

 


 

♦돌찌 : 베나 무명 같은 천으로 만든 소매가 짤막하게 된 재래식의 적삼. 앞은 쭉 짜개져서 단추를 채우게 되여있고 목깃은 따로 없는것이 보통이다. (조선말대사전)

♦푸접 : 《없다》, 《있다》, 《좋다》와 함께 쓰이여) 사람을 대하는데서의 붙임성. (조선말대사전)

♦목고 : 두사람 또는 그 이상이 뒤덜미나 어깨우에 채를 얹고 거기에 물건을 걸어메여 나르는 일 또는 그 도구. (조선말대사전)

♦질통 : 주로 흙이나 모래, 자갈, 석탄 같은 짐을 담아서 져나르는데 쓰는 운반도구. 통이나 가마니짝 같은데 질빵을 달아서 메게 되였다.(조선말대사전)

♦골숨하다 : (그릇에) 좀 골막하다. 가득차지 않은 모양(조선말대사전)

♦감쳐물다 : 아래우의 입술을 서로 조금 겹쳐지도록 마주 붙이면서 입을 꼭 다물다.(조선말대사전)

♦토스레 : 어저귀, 아마, 삼 등의 섬유를 삶아서 굵고 거칠게 드린 실로 짠 좋지 못한 천.(조선말대사전)

♦고콜불 : 고콜에 켜는 광솔불.

⇒고콜(방안에 광솔불을 켜기 위하여 바람벽에 광솔을 끼울수 있게 만들어놓은 자리)

광솔(바늘잎나무의 뿌리와 줄기에서 송진이 엉겨붙은 나무살이 생긴 부분)불.

바늘잎나무(《잎이 바늘모양으로 생긴 나무》를 통털어 이르는 말. 잣나무, 소나무, 이깔나무, 노가주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조선말대사전)

♦혼설 : 호아(바늘로 뜸을 곱걸지 않고 조금 성글게 꿰여매다)서 꿰맨 옷의 솔기(조선말대사전)

♦말추렴 :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데 한몫 끼여들어 말하는것.(조선말대사전)

♦바께쯔 : [bucket《영》] 물이나 그밖의 물건을 담아 들고다니게 된 그릇의 한가지. 둥글게 생겼는데 우는 아래보다 좀 넓고 손잡이가 달려있다. 흔히 늄, 양철, 비닐 같은것으로 만든다.(조선말대사전)

♦소랭이 : 운두가 좀 높고 우가 벌름하게 생긴 비교적 큰 그릇. 주로 세면할 때 물을 담아쓴다.(조선말대사전)

♦심혼 : 어떤 마음을 일으키는 넋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이르는 말.(조서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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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3-25 14:31:51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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