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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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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30 01:1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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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호는 착공식을 마친 김일성 주석은 공사장에서 직접 첫 삽을 뜨며 인민의 나라를 세우게 되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공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묘사되어있다. 김책은 이에 대해 <무관심의 력사를 절대사랑의 력사로 돌려세우시기 위해 온 육신을 땀으로 적신 민족의 령도자가 있었더냐?>라고 하며 <바로 인민의 령도자의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진짜정치이다!>라고 감격하였다.  

 


26

 

착공식이 끝나자 군중들은 대렬을 지어 이미 분담된 구간으로 흩어져갔다.

 

장군님께서도 일군들과 함께 현장으로 향하시였다.

 

《오늘은 우리도 힘껏 일해봅시다.》

 

리주연이며 장혁수며 공사지휘부일군들의 얼굴에는 감격과 환희가 넘쳐흘렀다.

 

할 일이 많고 한시간이 귀하신 장군님께 그냥 떠나시라고 도덕의리적으로나마 말씀드려야겠건만 그 순간에만은 누구도 장군님을 막아나서지 않았다. 장군님께서 공사장에 나오시여 연설을 해주신것만도 전설같은 일인데 몸소 감탕판에 들어서시여 일을 하시겠다니 수난의 강 보통강은 오늘부터 행복의 강, 행운의 강으로 변한것이다.

 

이 나라 민주건설력사의 첫 페지를 장식하게 될 순간은 한초한초 다가왔다. 일군들은 형제산강과 서포천이 합쳐지는 곳으로 장군님을 안내하였다.

 

현장에 이르신 장군님께서는 양복저고리를 벗고 와이샤쯔 팔소매를 걷어올리시였다.

 

자기 구간에 흩어져간 군중들은 장군님께서 첫삽을 뜨시는것을 지켜보느라 숨을 죽이고있었다.

 

장혁수가 어제 밤 혹시나 하면서 마음속 간절한 기대를 안고 정성스레 다듬은 삽을 장군님께 정중히 드리였다.

 

장군님께서는 삽을 받아드시고 잠시 공사장을 둘러보시였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였으나 그이께서는 어서빨리 일을 하고싶다는 욕망뿐 다른것은 아무것도 생각하고싶지 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삽날을 땅에 대고 발로 힘껏 누르시였다. 허리를 굽히시고 삽자루를 지그시 눌러 두손에 마쳐오는 흙의 무게를 느끼시는 순간 가슴이 뻐근해지고 눈굽이 후더워나시였다. 눈앞이 뿌잇해져 앞에 놓여있는 가마니짝어방에 흙을 쏟으시고는 다시 삽날을 땅에 박으시였다. 공사장을 진감하는 만세의 함성도 그이의 귀전에는 먼산의 메아리마냥 울려왔다.

 

자신께서 우시는것을 일군들이 볼가봐 고개도 들지 않으시고 또 한삽 듬뿍 흙을 떠올리시였다. 이날을 보시지 못하고 먼저간 부모님들을 대신하여 한삽, 오늘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치고 백두광야에 묻혀있는 투사들의 몫으로 한삽, 짓밟히고 천대받던 이 나라 인민의 념원을 담아 또 한삽, 사랑하는 고향 평양에 고향의 아들로서 또 한삽, 식민지사회가 남겨놓은 력사의 오물을 걷어버리고 이 땅에 기어이 인민의 나라를 세우리라는 불변의 의지를 담아 또 한삽…

 

장군님께서는 허리 한번 펴지 않으시고 부지런히 삽질을 하시였다. 일군들은 가마니짝에 새끼줄을 묶어 목도채를 끼우고 둘씩 짝을 지어 20여메터남짓한 제방자리에 부지런히 흙을 날라갔다.

 

김책은 중앙녀맹위원장 박정애와 한패가 되고 안길은 장혁수와 리주연은 김운상과 한짝이 되였다.

 

저저마다 장군님께서 담아주시는 흙을 나르겠다고 차례를 기다리는판이였다.

 

어느새 그이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으나 장군님께서는 조금도 힘든감을 느끼지 못하시였다.

 

누군가가 그 력사의 순간을 사진기에 담는것도 보지 못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마치 평생 삽질만 해오신듯 온몸을 률동적으로 움직이시였다. 오직 한가지 일에만 정신을 집중했을 때 저절로 찾아오는 로동의 률동이, 창조의 희열이 지금 그이의 심신에 찾아든것이다.

 

김책은 허리를 굽히시고 땀을 흘리시는 장군님을 우러르며 생각이 깊어졌다.

 

땀을 흘리시면서도 인민위해 바치는 로고가 기꺼우신듯 밝게 웃고계시는 장군님.

 

지구상에 인류가 생겨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 어느 력사의 갈피에 백성들이 주인된 나라를 세우자고 맨먼저 삽들고 나선 위인이 있었더냐?

 

수천년 한모양새로 흐르던 인간에 대한 무관심의 력사를 절대사랑의 력사로 돌려세우시기 위해 온 육신을 땀으로 적신 민족의 령도자가 있었더냐?

 

언제면, 과연 언제면 우리 장군님 인민위해 굽히신 허리를 펴실가? 이 땅에 부강한 자주독립국가를 세우고 인민들이 세상에 부럼없이 행복하게 살게 될 그날에야 우리 장군님 허리를 펴실수 있다면 력사여 대답하라! 그날은 과연 언제인가!

 

김책은 자기가 오늘 하나의 정치대학과정안을 마치는듯 한 기분이였다. 저 불멸의 화폭이 바로 인민의 령도자의 모습이다! 이것이 바로 진짜정치이다!

 

다만 그것이 너무도 순수하고 너무도 뜨겁고 너무도 인민적인것으로 표현되기때문에 정치라는 개념과 먼거리에 있는것처럼 느껴질뿐이다. 결국은 인민의 요구, 인민의 리익, 인민의 존엄을 가장 완벽하게 실현시켜주는 거기에 참된 정치의 본질이 있는것이다. 오늘 이 공사장에 김일성동지께서 땀으로 새기시는 위대한 정치헌장을 력사는 금문자로 기록해야 할것이다.

 

《장군님, 삽자루가 부러지겠습니다. 쉬염쉬염하십시오.》

 

 

김책이 장군님께서 무리하시는것 같아 걱정스레 말씀올렸으나 그이께서는 한본새로 듬뿍듬뿍 흙을 담아올리시였다.

 

《일없습니다. 나야 젊은 사람이니 혈기라는게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김책은 머리를 저었다. 장군님의 일욕심을 어찌 젊음이 가져다주는 혈기때문이라고만 할수 있으랴. 그것이 정녕 혈기때문이라면 한평생을 인민위해 헌신하시려는 위대한 천품만이 가져다준 영원한 혈기라고나 할가…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장군님의 그 혈기는 조금도 식어지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으로 하여 김책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김책은 녀성인 박정애를 생각해서 흙을 적당히 담아나르려고 했으나 장군님께서는 《좀더 담읍시다.》하시며 그냥 흙을 담으시였다.

 

《장군님! 됐습니다.》

 

박정애가 아부재기를 쳤으나 장군님께서는 한삽 더 담고야 《됐소.》하시였다. 박정애는 자신이 없었던지 목도채를 들 생각도 하지 못했다.

 

김책은 이때다 하고 얼른 제옆에서 삽질하던 리병설을 끌어당겼다. 처음에 박정애한테 팔소매를 붙잡히지 않았더라면 애당초 녀자하고 짝을 뭇지 않았을것이다.

 

《이렇게 허리가 시큰할만큼 담아야 목도하는 맛이 나지요.》

 

김책은 목도채를 어깨에 메고 으음- 하고 힘을 주며 일어서더니 박정애가 알찌근하게 한마디하고야 씨엉씨엉 걸음을 뗐다. 일자리를 떼운 박정애는 삽을 들수밖에 없었다. 그는 장군님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얼른 새하얀 수건을 내여드리였다.

 

장군님께서는 박정애가 내민 수건으로 대충 땀을 닦으시고는 또 삽질을 하시였다.

 

《땀흘려 일한다는게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시고는 더 말씀이 없으시였다.

 

박정애는 할수없이 그이의 곁에서 삽질을 하며 순서를 기다려 서있는 김책에게 눈을 흘기며 조용히 핀잔을 주었다.

 

《부위원장동지! 오늘은 철부지 애들처럼 왜 눈치가 없어요? 장군님께서 허리 한번 못 펴시고 삽질을 하는데 큰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린다는게 말이 돼요? 이리 오라요!》

 

김책은 박정애한테 복수를 당한셈이 되였으나 할수없이 들것을 그쪽에 가져다놓았다.

 

《녀맹위원장동무, 리해해주오. 장군님께서 힘드신줄은 알지만 그이께서 담아주시는 흙을 한번이라도 더 나르고싶은걸 어쩌겠소.》

 

그래도 박정애는 리해는커녕 안길이까지 꼬여볼 생각으로 우정 소리를 높였다.

 

《무슨 변명이예요? 부위원장동지답지 않게! 글쎄 저 안길동지는 아직 철이 없어 그런다치구…》

 

《그건 그렇소.》

 

김책이까지 맞장구치는 바람에 안길은 그만 억이 막혀 입을 하 벌린채 굳어졌다. 하지만 박정애의 말을 반박할수는 없었다. 철부지소리를 안 듣자면 아쉬운대로 그쪽으로 전향할수밖에.

그제야 장군님께서는 목도군들이 줄어든것을 알아차리시였다.

 

《김책동무랑은 량심이 없구만. 말로는 녀성을 아껴야 한다면서 그렇게 혹사시키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장군님! 이래두 저래두 철부지소리를 들을바엔 여기서 일하겠습니다.》

 

안길이가 시뜩해서 대답했다.

 

《하하, 안길동무가 단단히 침을 맞았구만.》

 

장군님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이마의 땀을 훔치시였다.

 

푸른 하늘, 흰구름, 따사로운 해빛아래 건국의 열기로 끓는 대지, 어기영 치기영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는 사람들…

 

그이의 시야에는 모든것이 아름답고 정답고 의미깊게 안겨드시였다.

 

이것이 정녕 건국의 참모습이 아닐가. 인민의 복된 세상을 세우리라는 의지 하나만으로 전인미답의 길을 헤치시는 그이에게 있어서 건국이란 말은 어딘가 생소하고 어마어마하게 느껴질 때가 없지 않으시였다.

 

올해 서른네살, 너무도 젊으신 나이에 한 민족의 운명을 책임지고 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워있는 조국을 당당한 주권국가로 건설한다는것이 아름차게 느껴지실 때도 없지 않으시였다.

 

그러나 혁명은 자신감보다 필요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무산민중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건설하시려는것은 정치가로서의 리념이기 전에 인민의 아들로서의 응당한 도리로, 량심으로 간주해오신 장군님이시였다. 어쩌면 이 공사가 건국이라는 요란한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평범하고 작아보이기도 하지만 바로 거기에 그 무엇으로도 잴수 없을만큼 거대한 의의가 있는게 아니겠는가…

 

장군님께서는 공사장을 죽 둘러보시다가 민청원들이 일하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시였다.

 

장군님을 자기들의 작업장에 모신 청년들은 당황해서 어쩔바를 몰라했다.

 

《여기서 일하면 배짱이 맞을것 같구만. 난 청년들과 일할 때가 좋소.》

 

그제서야 장군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일을 하시러 오시였다는것을 깨달은 청년들은 와- 환성을 올리며 장군님앞으로 모여들었다. 저마다 자기한테 먼저 담아달라고 질통을 돌려대고 들것을 들이댄다.

 

김책이가 그쪽으로 걸어가며 박정애에게 말했다.

 

《아무래두 녀맹위원장동무가 저 철부지들을 또 신칙해야 하겠구만.》

 

박정애가 가서 뭐라고 했으나 그래도 진짜철부지들은 한번만이라도 장군님께서 손수 담아주시는 흙을 나르겠다고 장군님곁에만 모여들었다.

 

간부들에게 욕을 좀 먹어도 이런 기회는 놓칠수 없다는 배짱들이였다. 어쨌든 청년들은 성수가 나서 저저마다 달리기경주라도 하듯 와와 소리치며 뛰여다녔다.

 

장군님께서는 아까처럼 허리 한번 펴지 못하시고 삽자루가 휘게 흙을 퍼담으시였다.

 

시간이 퍼그나 흘러 휴식시간이 되여서야 장군님께서는 허리를 펴시였다.

 

《좀 쉬고합시다.》

 

그이께서는 그 자리에 삽자루를 깔고 청년들과 허물없이 마주앉으시였다. 그러자 주변에서 일하던 로동자들까지 장군님곁으로 모여들었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시던 장군님께서는 안색을 흐리시며 리주연을 찾으시였다.

 

《주연동무, 저걸 보시오. 사람들이 랭수를 그냥 마시고있습니다.》

 

장군님께서는 토성랑에 가시여 웅뎅이에 고인 물을 맛보시던 생각이 나시였다.

 

무더위속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찬물을 그냥 마시다가 혹시 배앓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 생각엔 공사장에 환자가 생길수도 있는데 의료일군들이 여기에다 현장치료실을 전개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래서 음료수를 꼭 끓이고 소독제를 타서 작업장에 공급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먼데서 온 사람들도 많은데 숙소도 잘 꾸려주어 그들이 불편없이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림시가설막을 짓는다 해도 온돌을 놓아 방에 습기가 없게 해야 합니다. 여름에도 비가 오면 뜨뜻한 온돌방이 좋지…》

 

장혁수는 처음엔 좀 얼떠름해졌다. 장군님께서 이왕 나오셨던김에 공사를 앞당길수 있는 축지법의 묘술을 한가지쯤 가르치실줄 알았는데. 그런데 공사장에서 일하는 로동자들에게 물을 끓여주고 가설막에 온돌까지 놓아주다니…

 

장혁수는 물론이고 둘러선 로동자들도 장군님께서 진짜 축지법을 가르쳐주신다는것을 미처 몰랐었다.

 

《부식물문제도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고기나 기름, 남새같은것은 평남도와 평양시 인민위원회에서 보장하도록 하시오.》

 

장군님의 말씀가운데는 공사와 직접 관련된 말씀은 한마디도 없었다. 그러나 로동자들은 장군님의 말씀을 들으며 온몸에 부쩍부쩍 힘이 솟구쳐올랐다. 장군님께서 우리같은 사람들을 걱정해주시는데 우리가 무엇을 아끼랴.

 

이윽고 작업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공사장은 또다시 불도가니마냥 끓어번졌다. 목도군들이 영차영차 발을 맞추고 질통부대도 그에 뒤질세라 와와 함성을 높였다.

 

공사장에서 언제한번 재미로 일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해방된 오늘에야 비로소 로동의 희열을 느꼈던것이다.

 

너도나도 일욕심을 부리니 팔뚝같은 목도채가 뚝뚝 부러져나가고 질통끈이 끊어졌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이건 무슨 목도채가 이따위야?》

 

흙을 산처럼 담아가지고 다니던 젊은이가 두동강난 목고채를 집어던지며 두덜거렸다.

 

목고채 탓할게 없어. 그렇게 미욱스레 흙을 담아서야 쇠막대기인들 견디겠나? 그러다간 봉수산에 목도채감이 거덜나겠네.》

 

그런데 젊은이를 핀잔주던 그 사람도 질통끈이 뚝 끊어지는 통에 그 자리에 멈춰섰다.

 

《허참, 삼바줄이 끊어지다니… 이 사람, 오늘 저녁에 우리 녀편네한테 이 사실을 이실직고하게. 내가 삼바줄을 끊어먹었다구 말이야.》

 

《그건 왜요?》

 

《왜 그런가 하면 첫째로, 내가 오늘 애국로동에 얼마나 열성이였는가 하는걸 녀편네가 알 필요가 있어. 둘째는 내가 아직 근력이 뻗친다는거야. 그러니 녀편네가…》

 

그리고는 젊은이 귀에 대고 뭐라 수군거리고나서 제김에 흐하하 웃어댔다.

 

알았지? 나한테 힘이 있거던. 해방전엔 잘 몰랐는데 건국을 하자고나서니 자꾸자꾸 힘이 생긴단 말이야. 이게 중요한거야.》

 

그렇다! 바로 그것이 중요한것이다. 인민은 자기에게 힘이 있다는것을 깨달았던것이다.

 

장군님께서는 삽을 드시고 서포천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김책이 옷매무시를 바로하고 장군님앞에 다가섰다.

 

《장군님, 그만 들어가시지 않겠습니까? 오후일정도 있는데…》

 

《벌써 들어간단 말입니까?》

 

《점심때가 다되였습니다.》

 

《그래두 좀더 합시다.》

 

서포천에서는 중성리 건국로력대원들이 기세를 올리고있었다. 장군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삽질을 하시며 또다시 땀을 흘리시였다.

 

오정포가 울린지 퍼그나 지났건만 장군님께서는 일손을 놓지 않으시였다.

 

참다못해 박정애가 장군님앞에 나섰다.

 

《장군님, 이젠 그만 들어갑시다. 장군님께서 들어가셔야 군중이 점심식사를 하지 않겠습니까? 다들 점심을 못하고 그냥 일만 합니다.》

 

그제서야 장군님께서는 허리를 펴시였다.

 

《아니, 우리때문에 군중들이 점심식사를 못한단 말이요? 그래서야 안되지. 들어갑시다.》

 

그렇게 말씀하시면서도 일을 더 못하고 떠나시는게 아쉬우신듯 인츰 자리를 뜨지 못하시였다.

 

《혁수동무.》

 

장군님께서는 장혁수를 가까이 부르시더니 그때까지 들고계시던 삽을 넘겨주시였다.

 

《이걸 받소.》

 

혁수는 장군님께서 쓰시던 삽을 보물처럼 정히 받아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그 삽을 장군님께서 가져가시든가 아니면 간부들이 욕심부릴가봐 은근히 마음쓰고있었는데 장군님께서 직접 자기에게 넘겨주시였으니 그로서는 입이 귀밑으로 돌아갈만도 했다.

 

장군님께서는 삽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장혁수를 바라보시다가 차츰 안색을 흐리시였다. 머리는 제때에 깎지 못해서 더부룩하고 웃저고리의 단추는 색갈이 각각이였다. 옷색갈은 회색인데 두번째 단추는 검은색이고 세번째 단추는 흰색이였다.

 

장군님께서는 장혁수가 지금도 홀아비생활을 하고있다는것을 상기하시며 자신께서 가장 중요한것을 놓치고있었다는것을 인정하시였다.

 

《혁수동문 아직도 현장사무실에서 자취하고있소?》

 

《예.》

 

장군님의 심정을 알리없는 장혁수는 삽자루만 쓸어만지며 싱글벙글했다.

 

《혁수동무!》

 

장군님께서는 그의 팔을 끼시고 걸음을 옮기시며 조용히 그러면서도 절절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이젠 공사도 시작되였으니 머지않아 동무의 소원도 풀릴거요. 예전에는 원한과 울분으로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생활을 새롭게 꾸려보오. 언제까지 그렇게 외롭게 살겠소. 아마 먼저 간 안해도 동무가 지금 이렇게 사는걸 바라지 않을거요. 그래야 나도 마음을 놓을수 있소.》

 

장혁수는 머리를 수굿하고 아무 말씀도 올리지 못했다.

 

지금껏 가슴속 어느 구석에 묻어두고 다쳐본적 없던 여린 감정들이 한꺼번에 쓸어나와 그의 눈물주머니를 건드리는듯싶었다. 누가 언제한번 이런 따뜻한 말을 해본적 있었던가. 친아버지만이, 친혈육만이 해줄수 있는 말을 처음으로 들어보며 장혁수는 끝내 눈물을 떨구고야말았다.

 

《장군님!》

 

《새생활을 꾸리느라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보일거요. 사는 재미두 생기구… 난 달라지는 보통강의 모습과 함께 동무의 행복한 모습을 꼭 보고싶소. 부탁이요.》

 

장군님께서는 장혁수의 팔을 오래도록 놓지 못하시였다.

 

떠나시기에 앞서 그이께서는 일군들에게 공사장에 전기를 끌어올데 대한 문제, 현장에서 경제선동을 활발히 벌릴데 대한 문제, 로동자들의 생활보장문제 등 공사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시였다.

 

점심시간이 퍼그나 지나서야 김일성동지께서는 저택으로 돌아오시였다.

 

《정숙동무!》

 

그이께서는 대문을 열어제끼시며 큰 소리로 김정숙동지를 찾으시였다. 부엌문이 열리며 행주치마를 두르신 김정숙동지께서 마당으로 나오시였다.

 

《정숙동무, 내 오늘 큰 소원을 하나 풀었소. 실컷 땀을 흘려봤단 말이요.》

 

김일성동지께서는 기쁨을 감출수 없으신듯 태양보다 더 밝게 웃으시며 김정숙동지께 양복저고리를 벗어 맡기시고 마당가의 수도로 가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얼른 안에 들어가 세면비누와 수건을 가지고 나오시였다.

 

그이께서는 세면을 하시면서도 웃음만은 종시 지우지 못하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나직이 물으시였다.

 

《그렇게 기쁘십니까?》

 

《기쁘지, 정말 기쁘오. 이젠 보통강반의 인민들이 발편잠을 자게 됐단 말이요. 정숙동문 기쁘지 않소?》

 

《기쁩니다. 장군님께서 기뻐하시는게 더 기쁩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갑자기 눈굽이 젖어드시였다. 장군님께서 그렇게 기뻐하시는것을 보니 눈물이 나왔던것이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아직도 땀이 마르지 않은듯 한 장군님의 면내의를 생각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시며 차분히 젖은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어서 들어가 내의를 갈아입으십시오.》

 

잠시후 김일성동지께서는 점심상앞에 앉으시였다.

 

상이라야 당콩이 섞인 조밥과 메주장을 넣고 끓인 풋배추국, 구운 조기 한토막 그리고 산나물무침뿐이였다.

 

그날 장군님께서는 무드기 담았던 조밥 한그릇을 다 비우시였다.

 

달포전에 공사장을 다녀오시여서는 너무 가슴아파 종시 저녁식사를 들지 못하시던 생각이 떠올라 김정숙동지께서는 눈굽이 젖어드시였다.

 

《오늘은 밥이 정말 맛있구만. 시간만 허락한다면 매일이라도 공사장에 나가 땀을 흘리고싶소.》

 

 

김정숙동지께서는 상을 치우신 다음 장군님께 청을 드리시였다.

 

《저도 래일부터는 공사장에 나가겠습니다.》

 

원래 시인민위원회에서는 18살부터 55살까지의 남자들만 공사에 의무적으로 로력동원을 한다고 발표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정숙동지의 제기를 지지해주시였다.

 

《좋은 결심이요. 남녀평등권법령도 인차 발포되겠는데 녀성들이 공사장에 자원진출해서 한몫하면 사회적인식을 바로잡는데서 큰 역할을 하게 될거요. 그런데 아픈 발을 가지고 일없겠소?》

 

장군님께서는 미타한 표정을 지으시고 근심스레 물으시였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산에서 싸우실 때 다치신 발이 자주 동통을 일으키군 해서 뜸치료를 받고계시는중이였다.

 

《일없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무의식중에 치마자락으로 가리운 발을 꼭 감싸쥐시며 흔연히 대답하시였다.

《그리고 공사장에 맏이를 데리고 다니겠습니다.》

 

김정숙동지께서는 어리신 아드님을 공사장에 데리고 나가야 할 리유를 굳이 말씀하시지 않았지만 장군님께서는 알고계시였다.

 

《그게 좋겠소.》

 


•감탕 : 강이나 도랑 가에 물에 풀어져 아주 곤죽같이 된 흙.
•목도 : 두사람 또는 그 이상이 뒤덜미나 어깨우에 채를 얹고 거기에 물건을 걸어메여 나르는 일 또는 그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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