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50만 마트 노동자의 희망” 준비하는 김기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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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3-21 12:1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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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50만 마트 노동자의 희망” 준비하는 김기완 위원장
박소영 기자
김기완 홈플러스 노동조합위원장ⓒ양지웅 기자
“뭉쳐야 갑이 됩니다. 똘똘 뭉쳐 함께 웃을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 갑시다”
지난 15일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노동조합은 ‘마트산업노동조합 준비위원회’(마트산업노조 준비위)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전체 대형마트 매출액의 80%가 넘는 ‘빅3’ 대형마트의 노동조합 3곳이 하나로 뭉쳐 산별노조를 결성하기로 한 것이다.
공동위원장 중 한 명인 김기완 홈플러스 노동조합 위원장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빅3 노조가 더 이상 각자 회사 내 활동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 마트노동자 전반의 문제에 공동 대응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20년간 성장해 온 마트산업, 노동자들의 현실은 그대로였다
“드라마 송곳이요? 글쎄요...드라마에 나온 건 현실의 20% 정도? 현실은 훨씬 심하죠”
김 위원장은 “20년 가까이 대형마트가 한국에 자리잡아오면서 한국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산업이 되었지만 정작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마트 노동자들의 현실이 드라마나 영화로 다뤄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가 개선되려면 갈 길이 멀음을 강조했다.
마트 노동자는 대표적인 저임금직종으로 대형마트 점포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법정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2016년 법정최저임금 6,030원을 기준으로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시급은 이보다 겨우 120원 많은 6,150원이다. 나머지 업계 2위인 홈플러스와 3위 롯데마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마트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지만 상여금이나 근속수당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대형마트는 ‘고용형태의 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형태의 근로 계약이 존재한다. 전체 마트 종사자 50만 명 중 대형마트에 직접 고용된 직영 노동자는 약 8만 5천만 명에 불과하다. 이들의 약 3배 규모인 25만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협력업체, 기간제, 입점업체, 외주업체 등의 형태로 마트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근로조건은 직영 노동자들보다 대부분 열악한 수준이다.
김 위원장은 “대형마트 노동자 중에 직접 고용되어있는 노동자들은 그나마 누가 내 사용자이고 내가 누구로부터 돈을 받고 어떤 조건에서 일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노동자들은 대부분 내가 누구와 계약했는지, 임금조건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노동조건에 문제가 생길시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하는지가 불분명하다”며 “이런 기막힌 일들이 쌓여있는 곳이 대형마트”라고 말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열린 마트산업 노동조합(준) 출범 기자회견에서 공동준비위원장인 이마트노조 전수찬 위원장과 민주롯데마트노조 김영주 위원장, 홈플러스노조 김기완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빅3 대형마트 노동조합, ‘산별노조’ 만들기에 나서다
그는 “빅3 노조가 하나로 통합된다는 건 마트 각각의 처우나 임금제도, 인사제도 등 노조가 제각각 알고 있던 정보를 이제는 종합해서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며 “이로 인해 사측에서 감출 수 있는 정보는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지 20년 이상이 됐지만 노동조건이나 급여수준 업무환경은 대동소이하다”며 “회사는 매번 ‘업계 1위인 이마트도 이만큼 밖에 안주는데 우리 회사가 어떻게 더 주냐’는 논리로 나오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싸워도 회사들끼리 이미 ‘올해 임금 얼마로 하자’라는 암묵적인 담합이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면서 “해마다 교섭과정에서 늘 단체행동을 하고 파업을 해도 개별 노조의 힘만으로는 크게 바뀔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산별노조 결성에는 ‘빅3’ 노조 중 이마트와 롯데마트 노조가 어용노조에 교섭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홈플러스 노조만으로는 마트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마트산업노조가 공식 출범하게 되면 박탈된 교섭권을 회복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기업별 노조만으로는 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외국 대형마트의 자동계산시스템을 도입을 예로 들며 “산업적으로 발생하는 큰 변화들에 기업별 노조로는 대응할 수 없다. 각 노조들은 빠른 시일 내에 산업적인 변화나 유통환경의 변화에 따른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이에 관한 자기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마트산업노조는 홈플러스 조합원 2500여 명과 나머지 이마트, 롯데마트 조합원을 합하면 약 5000명 규모로 예상되고 있고 이후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참여가 이어지면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노동조합원들이 'MBK 직접교섭 촉구, 홈플러스 경영진 퇴진, 2015임금교섭투쟁승리'홈플러스 조합원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현장 노동자들의 반응은 “상상초월”
‘빅3’ 마트의 노조가 하나로 뭉친다는 소식이 현장에 알려지자 노동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 위원장은 “회사는 다르지만 나와 같은 대형마트 일을 하는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이 함께 노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함께 현장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협력업체 분들은 극소수 제외하면 노조를 할 수 있는 아무 조건이 없다. 진짜 무권리 상태”라며 “온갖 비정규직, 파견, 도급 이런 조건에서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이 마트산업노조가 시작됨으로써 노조를 선택할 수 있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그간 노조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사측에 알려지면 다른 점포로 옮겨지거나 고용상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많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개별 노조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모든 마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산별노조가 출범하게 되면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부당한 업무관행이나 근로조건 등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간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노조가 만들어지고 불합리한 과정이 바뀌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노조에 함께 하고 싶어 하셨다”며 “그동안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했기 때문에 그 권리를 누리는 첫 출발이 될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내는 투쟁 전개할 것”
마트산업노조는 공식 출범하게 되면 전국에 흩어진 조합원들을 만나 간담회 또는 공동사업 등을 통해 하나로 모아내고 노조를 알리는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준비위 단계부터 마트노동자신문을 발행해 모든 마트노동자들에게 배포를 시작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마트산업노조는 민주노총 전략조직사업으로 계획되어 있는 만큼 민주노총 전체 지역본부가 공동선전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국 모든 마트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방문해서 마트산업노조의 소식을 알리고 노조 가입을 호소하는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별기업노조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 내는 투쟁도 전개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감정노동이 과거에는 낯선 단어였다가 최근에는 많이 알려졌는데 감정노동자들을 법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 제정 운동이나 제도를 만드는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협력업체 노동자 모두를 마트산업노조로 받아들일 수 있게 꼼꼼하게 준비하려고 한다”며 “법률대응이나 노조 조직체계를 준비해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의무휴업일 확대를 위한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 최저임금 1만원 쟁취운동 등도 함께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함께 살자 함께 웃자, 50만 마트 노동자의 희망”
김 위원장은 “50만 명이나 되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데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은 상상도 할 수 없이 ‘왜 내 월급을 제대로 안주냐’고 따지는 것도 힘들었던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50만 마트 노동자 모두가 존엄 있고 당당한 노동자가 되는 게 마트 산별노조의 목표”라며 “마트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편안하게, 어렵지 않게 노조를 선택해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열린 마트산업 노동조합(준)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함께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출처: 민중의소리]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3-22 15:32:19 새 소식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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