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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소개

“이제 ‘로타리 치는’ 농사 그만...박수 받는 농민운동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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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3-05 02:3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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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로타리 치는’ 농사 그만...박수 받는 농민운동하겠다”

[인터뷰]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신임 의장



전농 김영호 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전농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농민들, 피땀 흘려 지은 농사 ‘로타리’ 치는 거 이제 싫습니다. 농민들 행복 별 거 아닙니다. 커피 한 잔도 공정무역 생각하는 도시 소비자, 국민들도 아마 로타리 치는 농민들 보며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달 11일 새로 선출된 김영호(57)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과의 인터뷰는 농민들이 당장 제일 절실한 가격 폭락 문제로 집중됐다. 김 의장은 몇 차례 ‘로타리 치기 싫다’고 말했다. ‘로타리 친다’는 한국식 영어를 듣자 설명도 필요 없이 다 지은 작물을 트랙터로 갈아엎는 농민들이 생각났다.

농축산물 가격 폭락의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

“전에는 여러 품목 중 몇 개가 폭력을 했습니다. 지금은 한두 개 빼고 다 제 값 못 받고, 가격 폭락이 매년 반복돼요. 올해도 감귤이 좀 가격이 되고 나머지는 걱정입니다. 지금 봄배추도 많이 지었는데 값이 형편없습니다.”

최근 2~3년간 취재를 되짚어보니 금세 양파, 마늘, 고추, 돼지고기 등의 가격폭락과 상경 시위가 떠올랐다. 그러나 언론은 농민들이 서울에 올라와 집회할 때나 잠깐 사진을 찍어줄 뿐이고, 도시 소비자와 국민들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농산물 가격 폭락, 양식있는 도시 소비자라면 행복할 수 없다”

농민들에게는 가격폭락이 죽고 사는 문제지만, 소비자와 국민들에게는 공공요금이나 공산품 가격이 모두 오르는 상황에서 그나마 농산물 가격 싼 것이 마지막 버팀목인 것도 사실이다. 김 의장도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다들 노동판에서, 시장에서 어렵게 사시고 비정규직으로, 정리해고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배고프고 호주머니 사정 좋지 않은데 먹을거리라도 싼 것이 다행이다 싶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커피 한잔에도 공정무역을 따지고 가능하면 안전하고 좋은 먹을거리 찾을 정도로 인식이 높아졌다. 농민들이 다 지은 작물 ‘로타리’ 치는 것을 보며 양식있는 도시 소비자와 국민들도 행복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의장은 “문제는 국가와 정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배추가 1만5천원까지 치솟아 김치가 아니라 금치라고 불린 적이 있습니다. 이럴 때 정부는 농협중앙회를 통해 비닐하우스 한 동당 얼마에 계약생산을 해서 가격을 안정시킵니다. 농민들은 안심하고 농사만 짓는 거죠. 이미 훌륭한 정책을, 답을 갖고 있습니다. 이걸 평상시에도 하면 됩니다.”

농민들에게 행복은 별 거 없다고 김 의장은 덧붙였다. “농민들 배추 1만5천원 받고 싶지 않습니다. 농사지어서 애들 학교 보내고 남은 돈으로 소주 한 잔 마실 수 있으면 그게 행복입니다”라면서 김 의장의 표정은 밝아졌다.

언론에 대한 따끔한 일침도 빠지지 않았다. 가격이 조금만 올라가면 난리가 날 것처럼 자극적으로 다루면서 가격폭락은 잘 다루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생각해보니 기자 머릿속에도 언제 입력됐는지 ‘김치가 금치’라는 기사 제목이 광고 카피처럼 박혀 있었다. 

“전농과 농민후보들, 농산물 최저가격보장 조례제정운동으로 바람 일으킬 것”

대안은 무엇일까? 김 의장은 “국가 차원에서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추진하고, 지자체에서는 농산물최저가격보장조례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초농산물을 일정 가격에 국가가 의무적으로 수매하자는 주장은 몇 년 전부터 농민운동 안에서 거론되다 지난 대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후 진보진영의 대정부 핵심 요구안이 됐다. 진보당의 김선동 의원은 2012년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제정안을 발의했고,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은 발의했다. 지난해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도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제정을 촉구했다.

지자체의 최저가격보장조례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의 ‘지방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의장은 이 조례제정운동을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전농과 농민후보의 ‘비장의 무기’라고 소개했다.

“농민들에게 조례 제정 설명하면 ‘아주 좋지, 그런데 그게 되겠어?’ 해요. 전농은 밭작물직불조례제정 등을 해본 여러 경험이 있습니다. 방방곡곡 마을마다 전농 간부들이 직접 찾아가 농민들에게 설명하고 서명 받고 힘을 모아나갈 것입니다.”

전농 김영호 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전농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김 의장은 의원 발의처럼 손쉬운 방법이 아니라 주민 1%의 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로 조례제정을 추진해 아래로부터 힘을 모으고 전농의 조직력도 강화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을 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무상급식조례처럼 농산물최저가격보장조례가 농촌에서도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봤다. 기존 여야 정당 후보들이 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베낄까봐 우려 아닌 우려도 했지만 발로 뛰는 실천력과 진정성에서 전농과 농민후보들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는 점을 자신했다. 김 의장은 이제는 ‘박수 받는 농민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6.4 지방선거 대목에서 ‘아픈’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전농은 지난달 대의원대회에서 진보당에 대한 조직적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번 선거에 농민후보를 대거 내세우겠다는 입장을 세웠다.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 중이지만 전농은 농민후보들에 대해 총력지원을 할 방침이다. 남들이 다 진보당을 떠나고 거리를 두는 마당에 농민들은 더욱 밀착하고 있는 셈이다. 

김 의장은 지난 2일 열린 진보당 임시당대회에서 “농민들은 태풍으로 벼가 쓰러져도 결코 수확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쭉정이만 나올지언정, 쓰러진 벼를 일으켜 묶어 세워서 수확 때까지 같이 키우는 것입니다”라고 진보당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연령도 높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농민들 안에서 ‘종북’으로 공격받고 해산 위기까지 몰린 진보당을 지지하고 농민후보를 내세우는 것이 부담될 듯 싶었다. 김 의장은 “작년에는 진보당 지지에 의견을 달리 하셨던 분들도 많았다”면서 “오히려 지금은 정권의 탄압이 진보당만의 문제가 아니며 반드시 당을 지켜야 한다는 결의가 모아졌다”고 전했다.

김 의장 역시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인 충남 홍성예산에 출마해 19.55%를 득표하고 낙선한 바 있다.

전농에 따르면, 광주전남북과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속속 농민후보가 나서고 있으며 강병기 경남도지사 예비후보 등 광역단체장 후보도 최대 3명까지 세우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박수 받는 농민운동, 신나게 한번 해봅시다”

최근 냉온탕을 오가고 있지만 서서히 긍정적인 흐름이 잡히고 있는 남북관계에도 김 의장은 관심이 많았다. 전농은 지역마다 공동경작한 쌀을 북으로 보내주는 통일경작 사업과 못자리 비닐과 농기계 보내기 등 교류협력 사업은 오래 전부터 해왔다. 이명박 정부의 불허로 중단된 농업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조금씩 엿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장은 “박근혜 정권인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이를 통해 북을 압박하려는 속내가 보이지만, 어쨌건 교류협력을 한다면 환영한다”며 “남북 농업은 교류가 이뤄져야 함께 살 수 있는 구조이고, 쌀 농사는 특히 칠천만 민족의 식량창고를 준비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부문, 특히 농업교류는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는데 의미있는 기여를 할 것”이라는 김 의장은 “올해엔 반드시 남북 농업 교류협력을 뚫고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전농 김영호 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전농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1957년생인 김 의장은 군대를 다녀와서 1986년 가톨릭농민회에 뛰어들며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전임 이광석 의장보다 ‘한참 아래’라는 김 의장은 양복 코트를 입고 있어 한복 스타일을 선호한 이광석 의장과는 느낌도 좀 달랐다. 물론 두껍고 거친 손등은 비슷했지만.

농촌에서는 젊은 축에 든다는 김 의장에게 전농도 나름 세대교체를 한 것이냐 묻자 “맞다”면서 시원하게 웃었다. 김 의장은 그간 의장을 영호남에서 배출한 전농에서 최초의 충청 지역 출신 의장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전농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김 의장의 목소리엔 힘이 느껴졌다.

“우리 전농 회원들 평생을 바쳐 농민운동 해오신 분들인데 다시 독재정권과 맞서 있습니다. 힘든 시기지만, 농민들을 조직할 무기는 마련됐습니다. 국가가 농민 책임 안 지는 것은 폭력이고 착취다, 지자체도 최저가격 보장해라. 농민들에게 이야기하면 다 박수치고 응원합니다. 저도 현장 돌며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함께 할 테니, 꽹과리 치고 막걸리 나누며 신나게 한번 운동 해봅시다.”

[출처: 민중의 소리]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4-03-05 02:37:29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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