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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는 동포들의 북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돕고자 북녘 매체들의 글을 "있는 그대로" 소개합니다. 이 글들이 본회의 입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님을 공지합니다. 


인물소개

김상훈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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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2-13 17:5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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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에서는 남과 북 고위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대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북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연기를 주장하고 있고 남은 별개라 여기면서 군사훈련을 강행한다고 하였다. 이산가족 상봉과 동시에 적대적 군사훈련은 공존할 수 없다. 남측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북 침략에 대한 의도를 가진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미합동 군사훈련은 북의 위협을 지켜주는 훈련이 아니라 북을 공격하여 전쟁을 하자는 것이기에 평화통일의 걸림돌이자 재앙에 불과하다. 

시인 김상훈은 1986년도에 이미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의 본질을 꿰뚫는 시 <악령>을 발표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팀스피리트 훈련을 보면서 독자들에게 이시를 소개한다

참고로 1976년부터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은 2012년부터 키리졸브 훈련으로 이름만 바꾸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 

- 편집국

 



악  령

 

봄이 갈가리 찢겨집니다

봄을 그리는 마음들이 찢겨집니다

하늘 땅 사이에는

잔인한 몸부림만이 가득 찼습니다

 

, 우리의 봄은

<팀 스피리트>로만 시작됩니까

 

창공을 가로 세로 찢으며

아우성을 지르는 저 전투폭격기들은

수백 마리의 악어가

독을 내 뿜으며 이를 가는 것 같습니다

 

칼끝 같은 저 소리에

피어나는 꽃들이 모조리 시듭니다

아이들은 파랗게 질리고

어른들은 노여움이 사무치고

 

동포를 부르고

그리운 사람을 부르는

안타깝고 눈물어린 꿈들이

짓밟힌 유리장처럼

쪼각쪼각 깨어져 흩어집니다

 

제발 저 땅크들이

강뚝길을 달리지 못하게 하십시오

 

저 길은 통일의 념원을 심어둔 길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어머니가 아침저녁 바라보는 길입니다

누이도 저 길에서 백발이 되었습니다

 

산들도 오손도손

숲들도 오손도손

꽃처럼 키워온 그리움을 모아

부르며 속삭이며 새날을 안아와

 

 

 

끊어진 혈맥을 마디마디 이으며

통일의 기쁨을 나누자던 강산에

저 저주로운 <팀 스피리트>

마구 포사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노래를 잃었습니다

늙은이들이 잠을 잃었습니다

 

삶을 물어뜯으며

모든 값있는 노력을 물어뜯으며

원자탄을 우박처럼 쏟아 붓겠다고

밤낮으로 으르렁거리는 이 속에서야

 

뉘 집 창문인들 찢어지지 않겠습니까

누구의 마음인들 찢어지지 않겠습니까

 

<팀 스피리트>

저것은 악령입니다

이 땅 이 겨레를 지옥으로 이끌자고

해마다 찾아오는

피묻은 악령입니다

 

산이 일어서고 바다가 노호합니다

7천만이 일어나

내몰아야 합니다

천도의 뜨거운 불길로

이 땅에서 멀리멀리 내몰아야 합니다

 

1986

 

- 김상훈 시집 <>에서 퍼옴 -

  



시인 김상훈

시인 김상훈(1919-1987)은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에서 태어나 서울 중동중학교와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했다. 1944년 일제 말기 그는 징용으로 원산 철도공장에 끌려가 선반공으로 노동을 하다가 맹장수술 후 고향으로 돌아왔으며, 그후 지하단체인 조선민족해방협동당에 가입 포천별동부대에 배치되어 투쟁하던 중 원산에서 체포되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선고를 받고 수감생활을 하다가 조국광복과 함께 출옥하였다. 출옥 후 김상훈은 조선학병동맹, 조선문학가동맹 조직에 가입하여 <민중조선> 을 내면서 남달리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였다. 광복기에 그가 낸 시집으로는 <전위시인집>(1946, 박산운, 김광현, 유진오, 이병철과 공동), <대열>(1947), <가족>(1948)이 있으며, 1948년 가을, "전위영화사"를 발족하여 첫 씨나리오 <여성일기>를 집필, 제작 상영하였다. 194910월 초순에는 좌파활동의 죄목으로 용산결찰서에 체포되었다가 병보석으로 석방되었다. 19506.25 전쟁이 일어나자 김상훈은 북한 의용군에 입대, 빨찌산 종군작가로 활동하였고, 부상으로 제대한 후 조쏘출판사 발행 <조쏘친선> 잡지 과장, '고전문학편찬위원회' 일원으로 고전문학 번역 작업을 이끌었다. 북에서 그가 낸 책들로는 <풍요선집>(1963), <력대시선집>(1963), <가요집>(1983, 2), <리규보작품집>(1983, 2), <한시집>(1985, 2), <중국고전시>(1991)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1991>이 있다.

한편 남쪽에서는 2003, 그의 문학과 민족애를 기리기 위한 김상훈 시비가 김상훈시비건립위원회의 주선으로 그의 고향 거창군 가조 온천단지 시비공원에 건립되었고, 이와 때를 맞추어 <김상훈 시 전집>(박태일 엮음, 세종, 2003)<김상훈 시 연구>(한정호, 세종, 2003)가 발간되었다. <김상훈 시 연구>(650)는 크게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김상훈 시에 대한 연구와 쟁점이 되고 있는 낱글들을, 2부에서는 김상훈 시에 대한 학위논문들을 실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시 "악령"1991년 그의 미망인이 편찬한 김상훈의 시집 <> 중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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