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김대중 대통령] 6.15 선언을 이행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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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9-09-17 00:00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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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큰 기둥이 무너진 지도 벌써 2주가 되어간다. 85년 평생을 민주화 투쟁과 조국통일에 바친 김대중 전 대통령, 그를 떠나보낸 영결식도 이제는 어느덧 과거사가 되어버렸다.
7, 80년대의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중심에 섰고, 2000년 6.15 공동선언으로 자주통일의 이정표를 세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우리는 이대로 떠나보낼 수가 없다. 세월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었지만 이 땅의 청년들은 모범적인 선대의 삶을 절대로 잊지 않고 따라 배워야 한다.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는 6.15 공동선언의 주역이자 이 땅 민주화투쟁의 대명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리며 그 생전의 업적과 뜻을 다시금 되새겨보고자 한다.
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6.15 선언을 이행하십시오.
2. 피로써 쟁취한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3. 정치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것.
4.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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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김대중 대통령] 6.15 선언을 이행하십시오.
“이명박 정부는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이룩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하루 빨리 이행하십시오.”
지난 2009년 6월 11일, 6.15 9주년 기념 강연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발언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노구의 건강을 바쳐가며 올라섰던 강연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겼던 발언이다. 그의 마지막 6.15 기념사는 “6.15 선언을 이행하십시오.”를 끝으로 이제 더는 들을 수 없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평양상봉의 뜨거웠던 모습, 그리고 뒤이은 6.15 남북공동선언.
조국통일이 먼 상상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박두하는 그 순간, 온 겨레는 그야말로 기쁨과 환희에 넘쳐 환성을 올렸다. 환호의 박수는 한반도를 너머 온 지구촌으로 퍼져나갔다. 6.15 공동선언의 주역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민족을 너머 온 지구를 뒤흔든 6.15 공동선언의 합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애 최고의 업적이다. 외세에 의해 분단을 강요당한 이후 우리 민족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 너무나 큰 상처와 피해를 받고 있었다. 지난 50년의 대결적 구도를 신뢰회복,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시킨 6.15 공동선언의 의의는 민족사에서 커다란 획을 긋는 대사변이라 할 수 있다.
6.15 공동선언이 세계의 축복과 박수를 받은 것은 선언의 자주통일 정신이 모든 인류에게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은 제1항에서 통일의 근본원칙으로 자주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살펴보면 우리 민족의 분단은 외세에 의해 강요된, 이식된 분단이었다. 분단의 모순을 극복하는 통일은 그 주체인 우리민족이 외세에 대해 자주적인 입장을 가져야만 비로소 해결의 전망이 열리게 된다. 분단이 외세에 의해 강요되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외세의 힘에 기대어 통일을 하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생각은 얼마나 어리석은 발상인가.
또한 남과 북이 서로 힘을 합치지 않고서는 대결과 불신, 반목을 거듭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는 통일이 가능해질 수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치자는 민족대단결의 입장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합의하였다. 남북 두 정상의 역사적 합의에 의해 우리민족은 비로소 자주통일의 원칙과 더불어 민족대단결의 입장에서 외세의 의해 강요된 분단의 모순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원칙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6.15 공동선언은 나라의 통일문제에 대한 근본원칙에 두 정상이 합의한 것으로써 통일을 “불가능”의 영역에서 “가능”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의의를 갖는다.
이 뿐 아니다. 6.15 공동선언은 조국통일의 실질적 방도까지 온전히 담고 있어 조국통일의 이정표라 불린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6.15 공동선언은 제2항에서 남북 통일방안의 공통성을 인정하였다. 그 동안 남쪽에서는 북한의 통일방안을 인정하기는커녕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잔인하게 탄압하기에 급급하였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용단에 의해 남북은 비로소 서로의 통일방안을 인정하고 공존의 가능성을 찾게 된 것이다. 연방제라는 단어만 나오면 국가보안법의 칼날이 여지없이 준동하던 당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일방안 합의는 그야말로 용단이라 할 수 있었다.
남북 두 정상의 통일방안 합의에 의해 남북통일은 그 무슨 새로운 통일방안을 찾아내고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에 현존하는 통일방안을 가다듬기만 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로 되었다. 즉 통일방안의 합의에 의해 남북통일은 이제 “꿈”이 아니라 “실제”가 되었으며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까운 내일의 이야기로 앞당겨져 왔다.
뿐만 아니라 6.15 공동선언은 남북 신뢰회복의 단초로써 8.15를 전후한 이산가족 상봉,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의 송환을 합의하였으며 남북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그야말로 6.15 공동선언은 조국통일의 근본정신과 그 구체적 방법론, 통일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에서 상호 신뢰회복조치에 대해 폭넓게 합의한 역사적 선언으로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으로 평가된다.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고 뒤이어 남북장관급회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담들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었으며 남북경협의 옥동자이며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실현될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 발전을 이끌어 낸 출발점, 그것이 바로 6.15 공동선언의 힘인 것이다.
그러나 한미동맹만을 중시한 채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에 극렬한 반발을 보이는 친미보수세력은 온 지구촌이 환영하는 6.15 공동선언이 달가울 리가 없었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의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며 정치공세에 매달렸고 급기야 이명박 정권이 집권하자 그 동안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차례로 중단시켜 나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편한 팔순의 노구를 이끌고 6.15 공동선언을 지키는 길에 나섰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경제, 남북관계의 3대 위기에 처해있다.”
올해 1월1일, 신년인사회 때 김대중 도서관에서 발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이다. 이명박 정권의 현 시기를 “3대 위기”의 시기로 규정하였으며 이 가운데 남북관계의 위기를 중요하게 언급함으로써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10년의 성과가 무너지는 지금의 문제를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남북관계의 위기는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국방부의 호전적 발언과 ‘비핵 개방 3000’이라는 이명박 정권의 대결적 정책에 원인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면 금강산 관광의 중단, 개성공단 위기 등 남북교류협력의 중단사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 철수와 금강산 관광 중단은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철수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번 6.15 9주년 기념강연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언급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금의 남북교류협력이 중단된 책임을 이명박 정권에게 묻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대북대결정책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남북교류협력의 중단을 강력하게 규탄하였던 것이다.
사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강연의 강행군에 나설 때 보수언론과 보수정치인들의 싸늘한 시선과 독기어린 독설을 잊을 수 없다. 그들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강연 발걸음까지 폄하하기 바빴으며 모든 친미보수세력이 손을 잡고 그야말로 “김대중 죽이기”에 나섰던 것이다. 우리는 병상에 누워있던 김 전 대통령을 줄줄이 병문안하던 보수인사들이 불과 몇 달전만 하더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가시돋친 독설을 내뱉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걸음은 쏟아지는 독설의 화살을 한 몸에 받으며 나아간 투쟁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조국의 근본적 발전과 나라의 진정한 이익을 위해, 시대정신의 구현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뜨거운 생애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우리가 좋은 나라를 이룩하려면 무조건 행동하는 양심을 지녀야 합니다.”
제 아무리 훌륭하고 공명정대한 선언을 밝힌다고 하더라도 후대가 이를 지키고 가꾸어 나가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이명박 정권의 전횡으로 남북관계가 일시적 난관을 맞이하고 있으며 6.15 공동선언이 어둠에 파묻히는 듯 보이고 있다. 상황이 그렇게 위급하였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무리한 강연의 강행군을 걷다가 그만 건강을 상하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 현정은 회장의 방북과 더불어 북한은 5개항의 합의사항을 체결하였으며, 이후 북한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임에 의한 최고위급 조문단을 내려보냈다. 김기남 조문단장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발언을 전하였다고 한다. 이를 통해 볼 때 북한당국은 꽉 막힌 남북관계를 어떻게든 6.15 선언을 중심으로 풀어가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남측을 보더라도 단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만 6.15 선언을 반대할 뿐이지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각종 시민사회단체 등 광범위한 진보개혁세력은 누구나 할 것 없이 6.15 공동선언을 환영하고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온 겨레가 환영해 마지않는 6.15 공동선언을 이명박 정권에게 강하게 들이밀고 그 이행을 관철시켜야 한다. 이는 이 땅의 진보진영을 비롯한 진보적 청년들의 몫이다. 이 땅의 진보적 청년들이 행동하는 양심으로 나아갈 때, 6.15 공동선언은 다시금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강연에 길에 오르다 그만 건강을 상하고 만 김대중 대통령. 우리 청년들은 그 절실한 심정과 마음을 배워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6.15 이행 강연은 결코 헛된 발걸음이 아니다. 온 겨레가 자주통일의 함성으로 들끓을 때, 고인의 생애 마지막, 그 절박한 심정은 비로소 온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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