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일성 주석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독후감 1 - 김상일 교수 연재 > 특집/기획/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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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김일성 주석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독후감 1 - 김상일 교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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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7-09-28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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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광´이 맺어준 ´세기와 더불어´와의 인연

김상일 교수의 ´세기와 더불어 주체사상 둘러보기´①

김상일(한신대 전 교수, Korea Project Director, Claremont Center for Process Studies)

전 한신대 철학과 교수였고 단군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상일 교수는 지금 미국 클레어몬트 사상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읽고 반공을 하든 용공을 하든 북을 바로 알고 김주석 자신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며 독후감 연재를 제안하였습니다. 김 교수는 평소에 전공해 온 철학과 문명사 이해 등 다방면의 지식을 토대로 회고록을 격조 높게 평가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재를 통하여 6.15 시대에 사는 남북한 모두가 남북의 역사와 이념을 고루 고루 습득하고 배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매주 금요일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 故 김일성 주석 사후 나온 ´계승본´ 표지. [사진-통일뉴스 자료사진]
내가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들어 알게 된 것은 2004년 문익환 목사 방북 15주년 회의 차 중국 연변에 가 북에서 온 분들로 부터이다.

안경호, 김경남, 장경율 등 일행들과 호텔 아침 식사를 하는 식탁에 만주에서 흔히 겨울에 많이 먹는 과일이 올라 왔다. 나는 만주에서 나 4-5살 때 이 과일을 먹고는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신기하였다. 어떤 이들은 내가 그 어릴 때 일을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겠지만 나는 다는 아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장면들은 생생이 기억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 과일을 먹던 것 그 크기며 모양이며 색깔이며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무려 60 여 년 만에 아침 식탁에 올라 왔으니 그 과일 이름을 알 수는 없었다. 북에서 오신 분들이 그 과일 이름을 알 것 같아서 우연히 물어 보았다.

안경호 선생이 짱쯔궈이 즉 ‘실광’이라고 하면서 자기도 김일성 주석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그 과일 이름이 나와 알게 되었다고 했다. 즉, 김일성 주석이 손정도 목사 집에 머물 때에 그 따님 인실이가 사 달라고 하여 사 준 기억을 더듬어 쓴 글의 내용 속에 이 과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김경남 선생과 장경률 선생이 그러면서 앞으로 시간 나면 이 회고록을 꼭 읽어 보라고 권하였다.

그러나 남한에선 책을 구하기도 힘들었고 김일성의 개인 회고록이 어떤 역사적 진실성이 있겠냐는 선입견과 그런 책을 읽는다는 거부감도 앞서 읽지를 못(않)했었다. 그러나 북에서 오신 분들이 이 책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한 데 대하여 생각은 늘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6년 미국 UCLA 대학 동양학 도서관 챨스 영 도서관 서가에서 『세기와 더불어』 전 6권이 나란히 선반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바로 그 ‘회고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나 있는 듯하였다. 책갈피를 보니 아직 아무도 읽지 않은 것 같은 새 책이었다. 2006년 겨울부터 2007년 5월까지 나는 세기와 더불어 전 6권과 계승본 7, 8권도 모두 읽고 색인 작업까지 해 놓았다.

‘실광’이란 과일에 대한 어릴 적 추억과 그리고 안경호 선생 일행의 진심어린 회고록을 권하던 기억을 잊지 못해 첫 권을 읽기 시작하자 그만 모든 일을 접어놓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회고록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된 이유는 김일성 가짜론을 확인하고 싶은 것도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지금도 남한의 대다수 사람들은 북의 김일성은 가짜라고 철석 같이 믿고 있다. 심지어는 최근 한국 현대사를 전공하는 교수 한 분의 입에서 마저 김일성을 가짜라고 하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남한에서 김일성을 가짜라고 해 놓은 것이 역설적으로 그 가짜론을 확인하고 싶어 회고록을 더 읽게 만들어 버렸다. 인간이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욕구는 그 어느 것으로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권이 평균 500여 쪽 혹은 그 이상 되니 그 량이 수천 쪽이 된다. 우선 회고록을 읽어 나갈 때에 선입견과는 달리 글이 담백하며 읽기 편하게 쓰여진 데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과장이나 자기선전용 정도를 벗어난 글임을 차차 알게 되었다.

홍동근 목사님의 말대로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어느 면에서 조국 해방과 혁명에 죽은 동지들에 대한 증언이며 그 묘비명이다. 주석은 거기 수 백명 동지들의 이름을 불러 조국 광복에 바친 선구자들의 영을 위로 한다”.(홍동근, 1997, 151쪽) 장마다 절마다 제목 자체가 리제순, 리관린, 박인진과 같은 동지들의 이름들로 붙여져 있다. 이들 먼저 간 동지들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쓴 글들이다.

최근 ‘화려한 휴가’를 보고 영화가, 아니 소설이라도 얼마나 역사의 생생한 현장을 그대로 다 담아 낼 수 없듯이 회고록 역시 항일 유격대들의 그 고난의 길을 다 적어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과장이라도 다 묘사해 낼 수 없는 것이 그들의 행적일 것이다. 그러나 회고록은 과장이란 포장 없이 글이 매우 담백함을 누구나 읽는 사람들은 공감을 말한다.

회고록은 한갓 과거를 회고하는 차원의 글로 보면 안 된다. 나는 회고록을 통하여 오늘의 북을 어떤 방법으로 보다도 정확하게 읽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 북에서는 회고록의 독본까지 나와 주민 교육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마치 회고록은 이스라엘 민족사인 구약성서와도 같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 만큼 북을 바로 알기 위한 필독의 글이다.

그리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청량제로 회고록을 읽어 보아야 한다고 본다. 자본주의에 찌들리고 사대주의에 짜들린 자기도 모르게 정신병 환자가 된 우리에게 회고록은 정신을 맑게 해주고 인간이 민족을 사랑하고 애국애족하는 길이 얼마나 신성하고 고귀한 가를 일깨워 줄 것이다.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만인에 만인의 싸움 장으로 만들어 버렸고 무역 10대 교역국이라 자랑하면서도 사대주의 만은 절대로 못 버리는 이 병을 회고록을 읽음으로 고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자기 보다 더 사랑하고 남을 신뢰하고 사는 공동체 의식, 이를 ‘정치 생명 유기체’라고 한다. 시카고 대학의 G. 스토크는 이를 미래 나타날 인간형, 즉 메타-인간(metaman)이라고 했다. 나는 김일성 주변의 사람들이 항일 유격대 활동을 통해 이런 인간상을 몸에 배도록 연습하였다고 본다. 이런 인간상이 오늘 북의 체제를 유지 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이런 인간상의 원형을 나는 회고록에서 읽을 수 있었다.

만약 북을 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북을 알기 위해서도 회고록을 읽어야 할 것이다. 맹목적인 반공은 그 결과가 부메랑으로 용공이 된다는 사실을 남한 당국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오늘 북의 모든 것을 알기 원한다면 회고록부터 읽어라. 반공을 위해서도 용공을 위해서도 읽으라는 것이다.

김주석은 회고록을 6권까지 쓰다 갑자기 1994년 7월 8일 서거한다. 그러나 다행히 그의 메모용지에는 나머지 분량들을 정리해 놓은 것이 있었다. 이 나머지 분량들이 북한 학자들의 손으로 간접 집필되어 ‘계승본’으로 7권과 8권이 나왔다. 물론 UCLA 도서관에는 없다. 부득이 김현환 박사가 소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2007년 5월 LA 근교 다우니에 사시는 김박사 댁에서 계승본 두 권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2007년 상반기를 회고록과 함께 만주벌과 소련을 누비며 지냈다. 김일성 항일 유격대들이 돌아다니며 일제에 타격을 가하던 마을과 도시와 산과 들, 그 곳은 내가 어릴 때 자란 곳이 아니던가?

나는 또 늦게 고 홍동근 목사님께서 『‘세기와 더불어’를 읽고』를 1997년에 내신 것을 알게 되었다. 사모님 홍정자 여사를 5월 말에 만나 보관하고 계신 한 부를 구해 읽게 되었다. 완전히 나는 2007년 겨울과 봄 그리고 초여름 동안 미국 땅 서부에서 김일성 매니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학교를 은퇴하고 사는 마당에 누구의 말이나 글에 쉽게 부화뇌동할 것이라 단정하지도 말아 주기 바란다. 나는 나의 주관을 가지고 회고록을 읽었으며 그 중 주체사상과 연관되는 부분에서 내가 지금까지 해 온 과정 사상 그리고 한국 사상에 연관하여 글을 만들어 보려고 이 글을 쓴다.

다시 말해서 다른 책들을 읽을 만큼 읽었고 한국에서 교수 생활하다 은퇴까지 한 지식 분자라면 분자이다. 이런 내가 남이 써 놓은 회고록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고 그대로 내 것으로 맹목적으로 받아드릴 일도 만무하다. 나도 내가 알고 배운 지식과 회고록과 한 판 그 진실성을 놓고 씨름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도 한국 인터넷에 들어가 김일성을 검색하면 ‘가짜’론이 주류를 이루고 회고록이 전부 조작이라는 자료가 쏟아져 나온다. 나는 이에 대해서도 용납할 수 없다.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든 진실을 조작하고 이를 정치 수단으로 사용하는 마타도어 방법을 용납할 수 없다. 이런 방법은 모두 남북에 상처만 입히는 것이며 나아가 서로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을 때에 쌓이는 증오와 불신은 하늘에 사무칠 것이고 이것은 남북이 하나 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남으로부터 와 남의 입장에서 이 글을 쓴다. 자기비판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이 말은 내가 남에서 왔기 때문에 남을 앞장서 더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제를 달고 나오는 것은 내 글이 북을 많이 이해하려고 하고 북을 인정해 주려는 의도가 짙다고 느낄 수 있는 분들에게 사전에 입장의 밝히기 위함 때문이다.

아무튼 ‘세기와 더불어’를 읽지 않고 현대사를 말하지 말라, 아니 나아가 통일을 말하지 말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역사적 진실 된 보고가 아니라는 선입견이 앞서면 일단 하나의 다큐 정도의 역사 소설 정도로 치부하고 라도 필독하길 권한다.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종교 경전을 읽을 때에 정신이 맑아지고 정화되는 것을 느끼듯이 누구든지 우리 민족의 구성이라면 김 주석의 회고록을 읽고 나면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 기념 궁전에는 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평양 시민들은 1년에 평균 3-4회 이 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박경철 북 민화협 부회장은 “머리가 복잡할 때에 기념궁전을 다녀가면 개운해 진다”고 했다고 한다.(조선일보, 2007년 7월 9일 자)

왜 그럴까? 왜 북한 주민들이 한 두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게 집단적으로 김주석에 열광하는 것일까? 드디어 세계 신문들은 금년에 주체사상을 세계 10대 종교로 분류하였다. 김일성 주석은 반인 반신이 되어 그의 시신이 있는 곳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마치 절이나 교회에 갔다 오는 것과 같은 종교적 효과가 왜 나오는 것일까?

그 이유를 알자면 바로 회고록을 읽어 보라는 것이다. 과연 김주석과 그의 가족이 강제로 세뇌 교육을 시킨 결과 집단 광기 때문일까? 회고록을 읽고 나면 금수산 기념궁전을 다녀오는 이상으로 마치 종교적인 경전을 읽는 이상으로 정신의 정화와 경건함 그리고 마음의 정숙함을 갖게 되는 이유를 바로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상에 의한 효과 때문이 아니고 바로 한 고난 받는 종의 모습에서 즉 위로 부터가 아니고 아래로부터 오는 풀뿌리의 향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를 외면하고 남에서 아무리 반공 교육을 하고 국가 보안법을 철통 같이 만들어 각을 세우더라도 반공 교육은 허사일 것이다. 그것은 과거 반세기가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김일성의 진면목을 알면 알수록 속았다는 생각만 갖게 한다면 남한의 반공 교육은 실패한 것이다. 알 것을 알게 하고 읽을 것은 읽게 하여 독자들이 스스로 북을 판단하게 하라.

나는 기독교인으로 이스라엘 민족사인 구약을 여러 번 읽었다. 나는 김주석의 회고록을 읽을 때에 나는 이것이 우리 민족 출애굽기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와 민족이 아닌 바로 우리 역사가 가장 어려울 때 모세나 여호수아 같이 민중들과 사선을 넘는 생사고락을 같이 한 우리의 기록, 바로 그것이 회고록이기 때문이다.

나는 장준하의 『돌벼게』를 읽었을 때 그리고 백범일지를 읽었을 때에도 똑 같은 칸트가 말하는 숭고미같은 것을 마음속에 느낄 수 있었다. 남의 친일 행위를 한 기득권자들은 자기들의 원죄를 속죄를 하기는 커녕 국민들이 북과 김일성의 진실을 알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들의 협박과 위협을 용납하는 한 우리에게 정말 희망이 없다.

나는 그러나 이러한 거창한 이념적 상황을 떠나서 회고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위에서도 말한 대로 민중과 민족을 그렇게 애절하게 사랑한 한 인간과 그 주변 민중 무지랭이들의 절절한 영혼을 회고록 속에서 어떻게 담아내었는가를 한 번 보라는 것이다.

남을 죽이고라도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자본주의의 개인주의와 항상 남이 나 대신 해 줄 것이라 의지하며 살아 온 사대주의 근성에 지금 우리 영혼은 자기도 모르게 병들어 있다. 우리는 정치 교육 문화 모든 영역에서 천민자본주의와 사대주의 근성에 찌들고 병들어 있다. 이 병에는 치료할 약이 없다. 이 두 가지 병을 치료함이 없이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 갈 수 없을 것이며 나라다운 나라를 세울 수도 없을 것이다.

나는 적어도 회고록을 읽고 완전히는 몰라도 건강한 내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와 같이 같은 병에 걸려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신과 영혼의 치유를 위해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글을 써 내려 가려 하는 바이다.

- 2007년 9월 미국 엘에이 아드모아 서울 국제 공원 근처에서

[출처: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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