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평화 통일 시국 대 토론회 3 - 정창현 > 특집/기획/통일

본문 바로가기

본회는 동포들의 북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돕고자 북녘 매체들의 글을 "있는 그대로" 소개합니다. 이 글들이 본회의 입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님을 공지합니다. 


특집/기획/통일

자주 평화 통일 시국 대 토론회 3 - 정창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09-01-26 00:00 댓글0건

본문

<강의 원고 2>

<자주평화통일을 향한 남-북정부와 민족의 역활: 남과북정부와 민족성원의 합의창출>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

발표자: 정창현 <민족21> 편집주간·국민대 겸임교수

1. 10.4선언의 의미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 허리를 갈라온 금단(禁斷)의 선을 넘는 데 무려 54년이 걸린 것입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이 걸음이 금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의 고통을 해소하는, 고통을 넘어서는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번에 걸친 남북정상(수뇌)회담을 통해 8개항의 합의 내용을 담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8개항의 합의 내용을 담은 10·4선언은 ‘남북관계발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공동의 번영과 통일을 실현하는데 따른 제반 문제들’을 폭넓고도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특히 남측에서 요구한 경협과 인도주의 관련 사안이 대폭 포함돼 있습니다.

10·4선언을 통해 남과 북은 ‘민족번영의 시대,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또한 남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상호 존중과 신뢰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합의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명실상부한 ‘상호 존중과 신뢰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습니다. 이 합의로 사실상 남북관계의 거의 모든 현안을 포괄해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이정표가 완성된 것입니다.

10.4선언 합의로 남과 북, 해외동포 등 우리 민족은 이제야 말로 지긋지긋한 분단과 반목의 역사를 끝내고 번영과 통일의 길로 나갈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또한 동북아에 항구적인 평화안보보장체제 수립을 위한 6자회담이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병행 추진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03년 8월부터 2007년 10월가지 모두 6차례 열린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남과 북·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6개국이 참가하는 다자회담으로 출범했습니다. 2007년 6자회담의 2·13합의를 통해 한반도비핵화, 북미 관계정상화, 북일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협력,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회의가 구성되면서 현재는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안보체제를 논의하는 틀로 변모됐습니다. 1989년 세계적인 탈냉전 이후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동북아에서 냉전을 종결하는 구체적인 대화의 틀이 마련된 것입니다.

역사의 큰 흐름에서 보면 지난 10년 간 동북아 정세 변화에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남북대화와 동북아평화체제의 틀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과 북은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통해 동북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냉전잔재의 완전한 해체와 새로운 질서 형성에 주도적인 발언권을 확보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함께 남북관계는 새로운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어렵게 이룬 10.4선언의 합의내용이 휴지조각이 될 수는 있는 상황입니다. 10.4선언 뿐만 아니라 6.15공동선언까지 부정하고 과거 반목과 대결의 시대로 되돌리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이명박 정부의 선 비핵화와 흡수통일론

이명박 정부는 정부가 추진할 5대 국정지표의 하나인 ‘글로벌 코리아’를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조 창출이라는 전략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핵폐기의 우선적 해결, ‘비핵·개방·3000 구상’추진, 한미관계의 창조적 발전,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 등 4가지 핵심과제가 선정됐습니다. 정부는 이 핵심과제 4개가 이행되면 자연스럽게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핵심공약인 ‘비핵·개방·3000 구상’은 단계별 추진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실질적인 남북경제공동체 진입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북핵이 완전히 폐기될 경우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 등 10년 내 북 주민의 소득을 3천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는 중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북핵폐기 대규모 프로젝트 통한 남북경협 확대 -> 남북경제공동체 협력협정(KECCA) 체결 -> 남북 경제공동체 기틀 마련이라는 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시장통합’을 이루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명박 정부 1년이 지났지만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이란 이름으로 이 구상은 여전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보다 미래를 강조했지만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해법을 내놓기보다는 북의 동참과 변화만을 주문했습니다. 통일로 가는 과정보다는 남북의 통일을 전제로 통일한국이 세계중심국가로 도약할 것이란 장밋빛 구상을 내놓았습니다.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는 빠진 채 동어반복만을 계속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해 말 통일부는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새로운 남북관계로의 전환의 해로 만들어보겠다”며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대화 의지를 북측에 전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부는 제대로 된 근본적인 전략을 세워보라”고 질타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대북제의 등은 하지 말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도 “의연하면서도 유연하게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구상은 ‘말의 성찬’에 불과하고 실제상황에서는 공염불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비핵화는 남북관계의 틀이 아닌 6자회담의 틀에서 논의,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자회담은 ‘2·13합의’와 ‘10·3합의’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의 동력을 마련했습니다. 더구나 현재 6자회담은 북미간 대화와 합의를 추인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이러한 구도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도 이 정책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비핵화 우선’에 몰입하겠다고 합니다. 이 같은 ‘선 비핵화 후 남북경협’ 구상은 남북관계를 6자회담, 더 정확하게 말하면 북미회담에 종속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우리 정부는 북에 ‘통미봉남’아니라 ‘통미통남’을 요구했고, 북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병행발전’정책으로 화답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와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의 남북관계 중시노선은 확고하게 정착됐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는 이 성과를 계승하기보다는 스스로 남북관계를 파탄 냈던 10년 전 김영삼 정부 시절로 되돌리겠다는 것입니다. ‘선 비핵화 후 남북경협’이란 구호는 한 꺼풀 벗겨보면 미국이 하자는 대로, 6자회담의 합의대로 따라가겠다는 지극히 소극적이고, 비주체적인 태도를 보여줄 뿐입니다.

둘째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북핵문제를 너무나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2010년까지 핵 폐기를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완전한 북핵폐기를 위해서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완전한 한반도비핵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완전한 핵폐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행동 대 행동’원칙에 입각해 진행되고 있는 북핵 검증과 핵시설 불능화작업도 북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약속이행이 늦어지면서 지체되고 있습니다. 비핵화에 속도를 내려면 북에 핵검증과 불능화를 촉구할 것이 아니라 미국에 약속이행을 촉구해야 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선 비핵화에 매달릴 경우 자칫 북핵문제에만 발목이 잡혀 5년 내내 우왕좌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대화의 상대방인 북이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에 동의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이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개방’발언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은 “북남관계는 우리 민족끼리의 관계”이며, “우리 민족끼리의 관계인 북남관계에 외세가 끼어들 틈은 없다”며 한미공조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이미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을 ‘반통일선언’, 심지어 ‘전쟁선언’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북은 10·4선언이 이행되지 않으면 어떤 형태의 공식대화도 거부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남북협의에 착수하겠다는 것인지 이명박 정부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로 두가지 측면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첫째로 전임 CEO가 다른 기업과 계약한 문서의 일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협의를 시작하자고 한다면 CEO출신 이명박 대통령은 아무런 조건 없이 ‘그러자’라고 받아들일 것인가? 노조와의 계약은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다는 우리 기업의 오랜 관행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닌지, 북이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지원만 좀 해주면 다시 협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뿐입니다.

둘째로 ‘비핵·개방·3000’구상의 이행계획대로 1단계 ‘북핵시설 불능화 완료’(6자회담 2·13합의 완결을 의미)가 되면 북이 굳이 남쪽의 경제협력 제안을 받을 이유가 있을까. 이 단계가 되면 미국의 북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대북경제 제재 완화 등이 이뤄지고, 유럽과 미국 등 서구자본의 대북진출이 활성화 될 것입니다. 미국의 대북투자가 시작되면 북중 경제협력은 더욱 강화되고 북일 관계정상화 협상도 진전을 이룰 것입니다. 북이 먼저 머리를 숙이고 남에 손을 내밀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2008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은 한러정상회담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횡단철도(TKR)을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 건설과 러시아에서 북을 경유해 우리나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배관 건설 사업(‘에너지 실크로드’)을 제안했습니다. 러시아측에서는 마다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북측의 동의가 관건이다. 이 대통령은 예의 이 난관을 러시아측의 협조-국제공조로 돌파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듯합니다. 이미 10.4선언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에 합의한 만큼 10.4선언만 이행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10·4선언에서 합의한 경의선 철도·도로 현대화사업에 남측 정부가 참여해 남측 기업의 대륙진출을 지원해주는 것이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되는지, 서구자본이 투자해 현대화 한 경의선을 통행료 내고 달리는 것이 남측 기업에 유리한 것인지 판단해 봐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념의 잣대가 아닌 경제적 잣대로 사고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10·4선언의 이행을 주저하는 것일까요? 노무현 정부와의 차별화 시도라는 것을 별개로 한다면 두 가지 조항이 걸리는 듯합니다.

첫째는 10·4선언에 담긴 경의선 철도·도로 현대화사업 등 남북경협사업을 ‘대북퍼주기’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 외교안보팀은 개성공단·관광과 금강산 관광을 단순히 어려운 북을 도와주는 ‘동정과 시혜’의 차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와 남북경협을 연계시켜야 한다는 인식은 여기서 비롯됩니다.

둘째는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해 10·4선언에 담긴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을 문제조항으로 보고 있습니다. ‘종전선언’은 북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으로 반드시 북핵폐기와 연계시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의 적실성 여부를 떠나 이것이 10·4선언 이행을 주저케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우선 10·4선언에서 합의한 조선, 항만 등 대다수의 경협사업은 남측 기업의 입장이 반영된 것입니다. 따라서 사업의 경제성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에 일임하면 됩니다.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는 경의선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 해주지역 개발사업 등의 경우 정부가 추진할 의사가 없다면 대운하사업을 추진한다면서 내세웠던 것처럼 민자 유치를 선택하면 됩니다.

둘째로 종전선언의 경우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부시 대통령이 2006년 11월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원래 3자 ‘평화조약’을 제안했는데, 노무현 정부가 이를 수정해 ‘종전선언’으로 제의해 합의한 것이 문제인지, 평화조약을 제안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지를 분명히 해야하는 것입니다. 전자가 문제라면 북측도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10·4선언 이행과정에서 평화조약으로 수정하면 되고, 후자가 문제라면 먼저 미국 행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안입니다.

즉 기존 합의의 재검토를 위한 남북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10·4선언의 이행을 선언하고, 구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조항에 대해서만 단계별로 추진하거나 남북협의를 통해 수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10·4선언 이행을 늦출 아무런 명분이 없는 셈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현장’과 ‘실용’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실용 정부’라면 우선 부시 행정부가 집권 초기에 ‘악의적 무시’정책을 통해 북 체제를 고사시키려 하다가 왜 2005년을 전후해 정책전환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부시 행정부의 극적인 정책전환이 북미대화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시간이 더 흘러 남북관계가 파국을 맞기 전에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에 나서야 하는 것입니다.

3. 남북관계의 발전 대안

현재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관계의 틀이 아닌 6자회담의 틀에서 논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란 국제적 협의틀은 미국과 북 모두 쉽게 깨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국이 북의 제안을 수용해 지난해 10월 12일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남북의 신뢰와 대화를 바탕으로 동북아의 평화안보체제 형성에 일정한 발언권을 행사했습니다. 북미,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한 평화공존 모색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호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북한 변화론’에 기초한 ‘비핵·개방·3000’구상은 남북관계를 파탄 일보직전까지 몰고 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상호주의’는 북핵문제가 장기적인 문제이고 남북협력과 경협은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병행 또는 분리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을 파괴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유지되어 온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구조가 위기에 봉착한 것입니다.

중국을 축으로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정세 속에서 앞으로 5년은 우리에게 ‘통일지향적 평화체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남측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확실한 철학과 비전을 가진 지도력과 초당적 노력, 그리고 국민적 합의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 냉전적 이념과 사고에 갇힌 보수세력 친화적인 정책, 한미동맹 일변도의 국제인식으로는 시대적 흐름을 따라잡지 못할 뿐 아니라 ‘위대한 대한민국’ ‘경제살리기’를 공염불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걸어야 할 남북관계 발전 대안은 무엇이겠습니까.

무엇보다도 북에 대한 상투적 이해,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북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해 ‘벼랑끝 전술’, ‘미국을 협상으로 이끌기 위한 도발’, ‘예측 불가능한’ 등으로 규정하는 것은 스스로 북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주요하게 사고하는 정부관리, 학자,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북의 긴장조성이 피곤하게 느껴지고 국제정세를 제대로 못 읽는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은 스스로의 고유한 사고방식과 정책 결정 구조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북은 끊임없이 북미관계 정상화(안보 위협 해소)와 민족공조(평화공존과 통일 지향)를 위해 냉전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질서’를 흔들고 있습니다. 그것이 현재 한미일동맹에 포위돼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북의 선택입니다. 북의 노선이 ‘전략적 선택’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는 전제 아래, ‘나타나고 있는 그대로’ 북의 정책방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올바르게 대응하는 ‘열린 인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확한 대북인식이 전제되어야 적절한 대북정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북 내부의 소요와 정권 붕괴에 대비해야 한다거나 북핵문제 해결과 북 체제 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은 초보적인 대북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합니다.

개인의 소신으로 ‘북한 붕괴론’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현실의 남북대화, 남북관계에 투영됐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과거 남북관계를 되돌아보면 명확해집니다. 과거 공존이 아니라 우월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북을 개혁 개방으로 유도하려는 남측 정부의 정책은 예외 없이 남북의 긴장고조로 이어졌습니다.

한미공조의 강화가 대북압박, 북 변화론으로 이어질 지도 불투명합니다. 북미관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비핵화와 동북아평화안보체제 수립을 위한 6자회담의 틀은 여전히 유용하고, 미국도 이를 깨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북미관계 정상화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주목해야 할 북측의 향후 구상은 어떤 것일까요? 한반도의 미래는 남과 북이 함께 만들어 갈 과제이기 때문에 북측의 구상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1세기 구상의 윤곽은 2007년 10.4선언을 통해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한반도 구상’은 2000년대에 들어와 체계화됐지만 북미관계가 악화되면서 올해 들어와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북은 2006년 핵실험 이후 구체적 실천방안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내외 정세와 관련된 ‘신한반도 구상’의 핵심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북미관계를 빠른 시일 내에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진전시켜 북미관계 정상화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중간선거 패배 이후 적극적인 북미대화로 선회한 부시행정부의 정책을 활용해 대북 경제제재를 풀고 2000년 하반기와 같은 ‘북미관계 정상화 국면’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화하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남측이 미국과 협의해 계속 추진해 나가도 괜찮겠습니다. 한번 노력해 보십시오.”라며 북미관계 정상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둘째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병행 발전시킨다는 원칙 아래 남북협력을 전면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15공동선언이후에도 “매우 불안전한 초보적인 상태의 공존관계”에 머무르고 있는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확고한 평화공존관계’로 전환시켜 나가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10.4선언’에서는 이것이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한다는 표현으로 담겨습니다. 특히 이번 선언에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기로 명기해, 북측에서도 남측에서 제기하는 조선로동당 규약 개정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과거 남쪽에서는 북의 대남정책에 대해 ‘통미봉남(通美封南)’이란 용어를 유행처럼 사용했다. 그러나 북은 2000년에 들어와 과거의 ‘통미봉남’정책에서 ‘통미통남’노선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선후의 융통성은 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민족공조(우리민족끼리) 이념을 앞세운 ‘남북·북미대화의 병행’노선에 따른 것입니다.

셋째는 국제환경의 개선과 남북관계의 발전을 토대로 경제재건과 주민생활 향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입니다. 북 당국이 지난해와 올해 공동사설에서 ‘경제문제를 푸는데 국가적 힘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북이 최대 목표를 ‘인민생활 향상’으로 정한만큼 대화를 통해 경제발전에 필요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있는 셈입니다.

북은 내부적으로 여전히 ‘자력 갱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의 획기적 재건을 위해서는 외부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북이 10.4선언에서에서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 기초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를 전격 수용하고, 개성공단의 ‘3통(통행, 통신, 통관)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포석이 깔려 있습니다.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기존의 특구지역들인 나선·신의주·남포·금강산·개성 등지를 남쪽과 해외자본을 유치해 발전시키면서도 내부적으로 계획경제의 틀을 고수하며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한반도 구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미 직접대화와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의 전망이 확고해 서고, 국제자본이 북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외적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3가지 개별적 구상이 선순환을 이루면서 북 내부의 개건과 개선, 남북관계 발전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같은 북의 구상과 입장을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읽어야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열릴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북미, 남북관계의 과거 경험과 국제정세의 현실을 냉정하게 검토해, 6자회담과 남북관계를 분리,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6자회담의 진전을 촉진하는 길로 나설 때 이명박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하는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그 첫걸음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 선언입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북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공식 접촉’을 통해 남북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선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공식 혹은 비공식 대북특사를 보내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래해야 하는 것입니다.

4. 앞으로의 과제: ‘통일지향적 평화체제’ 구축

지난 60년의 경험을 통해 볼 때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평화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동북아의 평화 없이 한반도의 평화가 보장될 수 없으며, 한반도의 평화 없이 동북아의 평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와 함께 남북의 갈등 해소가 동북아 평화체제 형성의 전제조건입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걸림돌인 북핵문제 해결과 함께 북미 적대관계가 해소되어야 합니다.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비핵화를 달성하고 동북아에 평화안보체제가 수립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6자회담이란 수레바퀴를 멈추기는 어렵고, 멈추게 해서도 안 됩니다. 6자회담틀 안에서 한반도비핵화와 북미관계정상화 ->한반도평화협정 체결-> 동북아평화안보체제 구축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서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평화체제의 성격을 확실히 하는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통일문제에 직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분단을 고착시키는 평화체제’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와 통일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연합연방제’(연방연합제)와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발전시키데 주력해야 합니다.

앞으로 5년은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의 기틀을 마련해야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일부에서는 10.4선언에 통일방안이 명시돼 있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남과 북이 하나의 통일방안에 합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10.4선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수시 정상회담, 총리회담의 정례화, 부총리급회담과 국방장관회담 등 분야별 논의기구에 합의함으로써 남쪽의 남북연합, 북쪽의 낮은 단계 연방제에 진입할 수 있는 현실적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 제2항에서 합의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갖고 있는 공통성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셈입니다.

그런 점에서 10.4선언은 6.15 공동선언을 한단계 발전시킨 평화·번영·통일의 새로운 구상입니다. 남북 정상은 남과 북에 현안으로 나서고 있는 통일논의를 진행하면서도, 해결 방법을 선언문 곳곳에 녹여 담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통일’과 관련된 의제는 정상선언 1항과 2항을 비롯해 여러 항에 걸쳐 담겨 있습니다.

10.4선언 1항에서 6.15 공동선언 고수와 적극 구현을 양 정상이 천명한 것은, 6.15 공동선언이 통일의 이정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입니다. 즉 6.15 공동선언이 담고 있는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과 통일방안의 공통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남북관계의 확대 발전이 통일로 귀결된다는 공통된 인식을 합의한 것입니다. 이런 공통의 인식 아래 10.4선언은 통일 단계 진입을 위한 구체적 실천의 과제를 바로 2항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제2항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담고 있고, 구체적으로는 내부문제에의 불간섭과 화해, 협력 및 통일에 부합되게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 남북 각자의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통일지향적으로 정비하는 것, 그리고 남북 국회회담 등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의 확대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이미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 제2항에서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습니다. 바로 이 2항의 정신은 체제 존중과 통일 지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10.4선언의 2항은 6.15 공동선언 2항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목되는 점은 남북 의회의 대화와 접촉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2항에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의회 차원의 남북 대화는 통일로 가는 길목에 남북이 함께 만들어야 할 법과 제도의 틀을 마련하는데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남북이 의회회담을 통해 서로의 이해 폭을 넓혀가며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많은 합의를 이룬다면, 정치권력이 5년만에 바뀌는 남측 당국의 정치적 의지에 따라 남북관계가 널뛰지 않고, 안정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10.4선언의 성공적 이행의 척도(尺度)가 바로 제2항이라는 점이다. 2항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른 항목들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지만, 2항의 진전 없이는 다른 항목들의 합의도 쉽게 진행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또한 2항의 세부과제들이 구체적으로 진전된다면, 본격적인 남북통일기구 설립 논의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10.4선언에서는 구체적 통일기구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수시 정상회담, 총리급회담 등 실질적인 남북협력을 위한 제도 틀에 합의했습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정상회담에서 낮은 단계 연방제에 관한 김대중 대통령의 질문에 답변했던 내용 중 정상, 정부 각료, 의회 차원의 협의 기구 구성과 유사합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부의 각료급은 각료급대로 협의기구를 만들고, 또 국회는 국회대로 의회차원에서 협의기구를 만들고, 정상간에는 지금과 같이 정상간에 서로 만나서 남북간의 모든 문제를 서로 협의해서 합의하며, 또 합의한 것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고 설명하며 “협의체 구성과정에서 중앙정부를 하나 마련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에 김대중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연방정부를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사실상 외교권과 군사권을 통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그걸 하려면 아마 수십 년이 걸려야 할 것”이라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또한 남측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나와 있는 연합 기구인 정상회의, 각료회의, 남북 평의회 구성과도 비슷합니다. 이는 6.15 공동선언 제2항에서 합의한 연합-낮은 단계 연방의 공통성을 인정하는 방향에서 전면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안정적 협의 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즉 10.4선선언은 ‘연합연방(연방연합)기구’를 논의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는 과정에 대해 합의를 한 것입니다. 이제 남과 북, 해외동포들이 이 합의를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만 남아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 드립니다만 상호 신뢰와 존중에 기초한 ‘통일’을 상정하지 않는 ‘평화’와 ‘비핵화’는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습니다. 통일의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기 전에 분단 고착적인 어설픈 평화체제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외국군이 계속 주둔하며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계속 유지되는 불완전한 ‘평화’를 감내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통일 지향적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통일을 말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으며, 정부 당국과 학계, 그리고 언론에서도 통일논의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분단된 국가의 구성원들이 통일을 논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소모적인 이념논쟁과 긴장으로 인한 비용 축소 내지 제거를 위해 당연히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10.4선언 이행의 끝자락은 통일단계 진입이 될 것입니다. 10.4선언 즉,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통일국가 실현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합의의 실천입니다. 무엇보다도 ‘상호 존중’을 통해 신뢰를 하나씩 쌓아가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정상회담 기간에 ‘역사사지’를 강조했습니다. 상호 존중의 전제는 역지사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역지사지를 통해 대결의 시대를 마감하고,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할 때가 된 것입니다. 이것은 여야와 정권을 떠나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할 이 시대의 가치입니다.

현재 한반도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을 통해 새로운 시대적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도 이러한 시대적 가치에 합류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것이 남한 내부의 갈등을 줄이고 전체 민족구성원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남북관계의 후퇴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통일운동과 진보진영에 ‘세대교체’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통일운동의 약화는 통일·진보진영이 세대교체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데서 연유한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 전반의 보수화를 탓하기에 앞서 지난 10년을 성찰하고, 이제부터라도 통일과 진보의 가치를 이어갈 새로운 세대를 육성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새로운 ‘통일세대’는 저절로 형성되지 않습니다.

‘진보적 가치’나 ‘통일의 미래’는 머리 속으로 구상하거나 목소리를 높인다고 현실에 구현되지 않습니다. 장기적 전망과 조직화된 주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인기게시물
나는 조선에서 인류의 밝은 미래상을 보았다
LA진보네트워크 신년하례식 진행
[사진으로 보는 로동신문] 1월 29일(월)
I saw the bright humanity in DPRK
잊지 못할 추억과 격정을 안겨주는 2월
나에게 주체적 사회역사관을 확립시켜준 고마우신 분
김정일 위원장의 자작시 《제일강산》
최근게시물
[사진으로 보는 로동신문] 2월 27일(화)
Israel – Imperialism’s MVP (Most Valuable Proxy)
케케묵은 제재소동과 느닷없는 객기는 가소로움만 자아낼뿐이다
각지에서 정월대보름 즐겁게 맞이
전면적국가부흥의 고조국면은 조선로동당의 탁월한 향도력, 과감한 실천력의 일대과시
중동에서 민족멸살참극이 재현되고있다
착취와 압박, 예속과 침략, 전쟁이 없는 인류의 이상 사회
[조선신보] 〈빠리올림픽 최종예선〉조선녀자축구선수단이 일본 도착
[손정목의 세상읽기] 한반도 정세 인식의 몇 가지 문제
교육강국, 인재강국의 휘황한 내일은 이렇게 앞당겨지고 있다
[로작] 혁명적인 사상공세로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자
[연재]심층분석 –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바로알기 - 21편 경제원조의 탈…
Copyright ⓒ 2000-2024 KANCC(Korean American National Coordinating Council). All rights reserved.
E-mail:  :  webmaster@kanc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