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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사치품 논란에 대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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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7-10-03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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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⑤]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민적 풍모에 대한 쟁점분석

 

 

 

후진타오

후진타오 중국주석을 환영하러 간 자리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잠바옷을 입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견해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크게 전환되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통이 크고 호탕하면서도 유머감각이 넘치는 인상은 그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하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상당부분 가셔버리는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모에 대한 부정적 견해들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비록 공개석상에서는 인민적 면모를 보여주지만 뒤에 가서는 호화판 파티를 벌이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길 것이라는 비방성 추측이다. 이러한 인식은 지난 2006년 북한핵시험 당시 국제연합이 내돌린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에서 대북금수물품 가운데 사치품 목록이 들어가는 조치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떠한 생활풍모를 가지고 있을까? 사치스럽다는 비방성 추측의 진실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활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북한도 해외수입품이 필요한 정상적인 국가

1) 북한 사치품 논란

지난해 10월 14일 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를 보면 북한에 각종 고가의 물품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로 판단된다.

이 결의안 8조에 따르면 유엔 회원국들은 ´무기나 무기 관련 물질, 핵 관련 또는 탄도 미사일과 관련된 물자나 제품, 기술´뿐만 아니라 ´사치품´ 등이 북한에 공급, 판매, 이전되지 못하도록 하였다.

‘사치품’의 구체적인 품목선정은 각 회원국에 일임하였는데, 미국은 PDP TV를 비롯, MP3플레이어인 아이팟, 코냑, 시가, 롤렉스시계 등을, 스위스는 고급 시계와 자동차, 예술품, 향수, 모피, 다이아몬드, 캐비아, 와인을 포함한 고급 술 등을 의미한다고 목록을 밝혔다.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에서 ‘사치품’이 대북수출금지 품목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에 대해 미국의 대표적 네오콘이자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사실상 주도한 미 유엔 대사 존 볼턴은 사치품 수입을 통해 김정일 정권이 수명을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부 등 지지층을 회유하기 위해 사치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우리나라 반북, 보수세력들은 북한으로 들어가는 사치품이 일부 권력층만 특권처럼 가질 수 있는 물품이라고 주장한다. 북한의 일반 국민이 기아에 허덕일 때 권력층은 향략적 파티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며 북한 권력층을 공격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과 공격은 과연 얼마나 타당한가?

한 가지 생각할 점은 해외에서 고가의 물품을 수입하는 것은 세계 대다수의 국가에 공통적으로 있는 일이란 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지난 6월 출시된 독일 고급승용차 마이바흐 62S는 7억8000만원이란 초고가에도 불구하고 출시된 지 2개월이 채 안 돼 5대가 수입되었으며, 지난 추석선물세트 가운데는 700㎖ 한 병에 1500만원 하는 초호화 코냑이 백화점에 진열되었다. 이에 반해 북한의 대표적인 사치품으로 꼽히는 금시계의 수입액은 스위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2억 3천만원정도(SBS뉴스 2006.10.26)였다고 한다. 전체 액수를 비교하지 않아도 고급 수입물품의 규모는 현격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북한에서의 쓰임새

그럼 이와 같은 고가의 사치품이 어디에 쓰이는지 비교해 보도록 하자.

한국의 경우는 자본주의의 생리대로 돈을 많이 가진 일부 극소수의 부유층이 이런 사치품을 소유하고 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독일 고급승용차 마이바흐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의 전용차로 유명하다.

북한의 경우 수입물품이 쓰일 곳으로 우선 예상할 수 있는 곳은 북한에 거주, 혹은 방문하는 해외인사들이다. 북한은 국제연합에도 가입해 있으며 140여 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는 보통국가이다. 이는 곧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인 대사, 외교관만 수백 명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 외국외교관에게 벤츠 s600과 같은 차량을 의전으로 제공하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도 외국외교관에게 제공하는 기본의전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북한을 찾은 외국관료, 외국인 손님들 역시 상당수준의 의전을 제공받게 된다. 푸틴 거리사 대통령, 탕자쉬안 외교부장,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 수많은 외국인사들이 평양을 방문하였으며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이 10월 2일로 예정되어있다. 이들 방문객들은 북한 최고의 숙박시설에 묵을 것이며 이들에게 역시 수준 있는 의전이 제공되기 마련이다.

또한 북한은 당, 군, 정의 핵심인사들이나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포상을 줄 때 금시계를 비롯한 귀중품을 선물한다.

조선일보는 2001년 1월 기사에서 북한에서 포상하는 ‘명함시계’의 문자반에는 김일성 주석의 이름이 빨간색 그의 필체로 새겨져 있다고 소개하였다. ‘오메가’ ‘티소’ ‘랑코’ 등 스위스제 손목시계로 만들어지는 ‘명함시계’는 1972년 김정일의 제의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일무장투쟁시기 김일성이 동료였던 안길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변치 않는 의리의 상징으로 준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통해 ‘명함시계’에도 등급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중앙당 부부장급 이상 간부와 영웅메달을 받은 공로자 및 김정일의 측근들에게는 오메가 시계가 하사되는데 이 시계는 국기훈장1급 이상의 공로로 인정되며 훈장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명함시계를 받은 사람은 수만 명에 달하지만 이러한 금시계를 받은 사람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조선일보의 주장이다.

위 조선일보의 기사를 보더라도 북한의 대표적인 사치품인 금시계가 일부 권력층이 누리는 특권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시계가 ‘국기훈장1급’에 해당한다는 것은 전국민에게 ‘금시계 하사’가 알려진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마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수여하는 금시계를 ‘측근들을 자신의 편으로 매수하기 위한 용도’라고 보기에는 더욱 어렵다. 즉, ‘권력층이 누리는 특권’이라기보다는 ‘공로에 대한 치하’라는 것이 더 적당할 것이다. 또한 건국 이래 지금까지 수여받은 사람이 수백 명이란 점에서 연간 소비량을 보더라도 몇 십개 분량에 불과할 것으로 분석된다.

1989년도에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의 대표로 평양에서 열리는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했던 임수경에게도 이런 선물이 있었다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었던 허담비서가 집필한 회상실기 ‘김정일 위인상’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임수경에게 줄 선물로 보석금목걸이를 준비하였다고 한다. 허담비서는 그 금목걸이를 ≪통일의 꽃≫, ≪민족의 장한 딸≫에게 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표창이었다며 다음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림수경학생에게 주는 보석금목걸이선물은 조선학생위원회 간부가 나가서 전달할것입니다. 그 보석금목걸이에는 그에 대한 우리의 뜨거운 마음이 담겨져있습니다. 그가 보석금목걸이를 목에 걸고 판문점을 통과하여 서울로 나가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 헌신한 이들을 위해서는 생일상을 차려주기도 하고, 병이 위중할 때는 귀한 약과 외국 의료진을 구해주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허담비서의 회상실기 [김정일 위인상]에서 나타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살펴보자.

≪동무의 병증상으로 보아 지금처럼 치료하여서는 별로 차도가 있을것 같지 않습니다. 수령님께 보고드렸지만 동무를 단마르크에 보내여 집중적으로 치료하게 하자고 합니다. 동무의 병을 고치자면 동무를 단마르크에 보내여 치료받게 하는것이 좋다고 합니다.≫

≪돈을 벌었다가 이런데 쓰지 않고 어디에 쓰겠습니까. 돈이 아무리 귀중하여도 사람보다 귀중할수는 없습니다.≫

허담비서의 회고록을 통해 우리는 적어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국가의 주요관료들을 위해 ‘귀한 약재’나 외국 의료진을 활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이런 특권을 ‘돈 있는’ 사람이 누린다면 북한에서는 ‘국가 공헌자’가 누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한국사회의 보수세력들은 이들 ‘국가 공헌자’가 ‘일부 권력층’ 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7월 독일 의료진이 방북하여 심장수술을 진행하였다는 보도를 보면 이러한 주장은 근거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세계일보에 의하면 독일 심장재단의 바버라 니콜라우스 대변인은 소속 의료진이 5월 중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술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말이 안된다”며 “지난 3월9일 소속 의료진이 평양에서 과학자와 간호사 등 5명의 시민을 치료했지만 김 위원장은 보지도 못했다”고 하였다. 결국 외국의 우수한 의료진들이 권력층이 아닌 일반인을 진료한 것으로 보인다.

3)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재정은 어디서?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은 어떤 재정으로 마련되는가? 데일리 NK에서는 매년 쓰는 선물비용이 ‘2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하며 이는 ‘국가예산에서 약 1%씩 떼어’ 지출한다고 한다.

그러나 당차원으로 주어지는 선물은 조선노동당의 재정에서 쓰인다고 보는 것이 맞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의 재정은 당원의 당비로 납부되는 것이다. 북한의 노동당 규약 ‘제10장 당의 재정’에 따르면 조선노동당의 모든 당원은 ‘당원의 임무’로서 매달 월수입의 2%에 해당하는 당비를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당의 재정은 당원들의 당비 이외에도 ‘당이 운영하는 기관들과 기업소들로부터의 수입 및 기타 수입으로 충당된다고 한다.

여기까지 살펴본 바를 통해서 북한에서 수입하는 ‘사치품’은 해외에서 오는 손님들을 배려하여 그들의 취향에 맞게 대접하기 위한 것과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이들에게 주어지는 훈장이나 명절선물 등으로 쓰이는 것이 대다수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매년 해외에서 수입하는 ‘사치품’의 수량과 해외인사 영접을 비롯해 당차원에서 소모하는 수량이 정확히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미 유엔대사 존 볼튼의 주장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이나 소수 측근들만의 특권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2.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활

보수적 색채의 언론인 프리존 뉴스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2월까지 ‘김정일 정권을 해부한다’는 제목의 기획을 연재한 바 있다. 이 기획연재 필자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식료품, 기호품 등 모든 생활용품 등 필요한 물건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며, 개인소유의 차량이 500여대 정도인데 대다수 독일제 벤츠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그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 차값을 금괴로 결제해 벤츠사의 최고고객 가운데 한 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프리존 뉴스는 스스로 모순점에 빠지기도 하는데 외제 차값은 금으로 결제하면서도 외화관리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들은 조선노동당 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만의 외화관리 부서를 두고 있는데, 이렇게 들어온 외화는 모두 향략용으로 사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전용오락장, 연회장, 헬스센터, 피로회복관, 디스코장, 별장, 유흥장 등을 화려하게 꾸며서 방탕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하였으며 수시로 비밀파티를 열고 음식도 세계 각국에서 조달해 온 진귀한 재료로 만든 것만을 먹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금괴 결제와 외화결제의 구분이 모호한 점, 각종 증언에 대한 근거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는 점 등의 합리성과 객관성을 상실하고 있다. 프리존 뉴스의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이들 주장 자체로 보더라도 객관적인 주장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활은 어떠한가.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활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는 없다. 다만 드러나 있는 객관정황들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1) 북한 당국의 주장 :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

우선 북한에서의 주장을 살펴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을 하며 어디서든 북한주민과 쉽게 어울리는 소탈한 품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앞서 인용한 허담비서의 회상실기를 다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찾아볼 수 있다.

≪허비서동무는 봉건이 많습니다. 언제 봐야 동무는 나를 봉건시대의 무슨 제왕처럼 만들지 못해 애쓰는데 나는 그런것이 제일 질색입니다.

콩나물국을 먹든 시래국을 먹든 동무들과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일하며 함께 웃고 노래부르는것이 곧 인생의 락이 아니겠습니까.≫

위의 내용을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바쁜 업무때문에 식사를 ‘간단한 요기’정도로 때우는 것을 별스럽게 여기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 옷차림을 통해 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활

주목할만한 사실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금까지 양복을 입은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복장에 대해서 최초로 주목한 사람은 이토라는 일본인 TV프로그램 디렉터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우스운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옷차림을 분석하면서 “김정일을 보고 있으면 느껴지는 점이 있다. 그것은 언제나 같은 인민복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결코 양복이나 군복을 입지 않는다. 겉으로 그냥 보면 수수하다.”고 했다.

또한 1998년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 현대 명예그룹 회장은 “김정일은 공산국가 관료들이 흔히 입는 카키색 인민복에 금테 안경을 썼으며 단정한 차림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가 익히 아는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순안공항서의 첫 만남의 사진에서도 북한의 ‘인민복’을 입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중 앞이나 공식석상에서도 정장인 인민복 대신 간이복인 점퍼를 즐겨 입고 나타나곤 했다. 북한에서는 점퍼를 ‘잠바옷’이라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야기하는 잠바옷을 선호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나는 잠바옷이 좋습니다. 잠바옷은 입기도 좋고 일하기에도 편리합니다. 잠바옷은 내 성미에 꼭 맞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내 취미와 기호, 내 멋을 사랑합니다.≫

≪나는 세상사람들이 다 보라고 잠바옷을 입고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여 나는 수령님께서 좋아하시는 닫긴깃양복을 입는 심정으로 잠바옷을 입습니다.≫

북한측의 주장에 다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다수 사람들이 차리는 격식을 따라 회의장이나 행사장에서 양복을 입는 것을 마다한다는 것이다. 대신 김일성 주석이 그랬듯이 소박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며, 세계 유행이 자신을 따라와야 한다는 자신감으로 ‘잠바옷’을 즐겨 입었다고 한다.

실제 우리도 점퍼가 활동하기에도 편하고 주머니가 있어 일하는데 실용적이기도 해서 활동할 때나 작업할 때는 점퍼를 더 선호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점퍼의 편리한 면을 양복에 접목시켜 세미정장이라는 새로운 패션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단색에 단정한 디자인이면서도 점퍼처럼 품이 넓고 주머니가 있는 스타일인 것이다. 그런데 같은 개념의 옷을 훨씬 이전부터 만들어 입고 다닌 이가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다.

3) 현지지도 방식을 선호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반북세력들이 주장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생활 가운데 그 선전에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것이 바로 ‘비밀 파티’이다. 측근들을 포섭하는 동시에 빠져나갈 수 없도록 공범자를 만들기 위한 파티라고도 하고, 그 파티 음식으로는 세계 각지에서 공수해 온 값비싼 희귀음식이 나오며, ‘기쁨조’라는 것이 있어 여자를 즐긴다는 등 ‘비밀 파티’의 구체적 내용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의 근거라고는 일부 탈북자들의 증언이 전부이다. 그런데 탈북자가 북한에서 어떤 신분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정확히 밝혀낼 수 없는 조건에서 그들의 증언을 100%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비밀 파티’의 ‘기쁨조’에 대해 탈북자들의 증언이 모두 다르다. ‘술자리의 분위기를 돋구기 위해 동원되는 여성’을 가리키는 것이라고도 하고, ‘별장에서 노래, 재담 등을 통해 참석자들을 즐겁게 하는 예술인’이라고도 한다. 60년대부터 조선노동당 고위간부로 있었다가 80년대 초 해외로 탈북했다는 신경완은 기쁨조란 존재하지 않으며 외국인을 상대하는 공연단을 오해한 것 같다고 증언했다.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그들의 취향에 맞게 공연을 하는데 주로 보천보 음악단이나 왕재산 경음악단이 맡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공연이나 연회는 김정일이 통치차원의 필요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고 하였다.([곁에서 본 김정일], 정창현 지음, 토지)

이는 연회나 공연이 사생활 차원이 아닌 공식적이며 공개적인 행사로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북한의 자료를 보면 탈북자들의 주장대로 잦은 연회나 ‘비밀파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잘 알려진 바대로 자주 현지지도를 지방으로 내려간다. 2002년 6월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에 배치되어 당사업을 시작한 1964년 6월 19일 이래 2002년 6월 현재까지 38년간 4200여 일 동안 공장과 기업소, 협동농장과 탁아소, 유치원 및 일반 가정 등 총 8,400여개소를 현지지도했으며, 이는 공직생활 중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지지도 과정과 잦은 연회나 파티는 상식적으로 공존할 수 없다.

또한 각 분야에서 올라오는 사업보고서를 비롯해 의견서 등의 문건이 많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이나 밤시간을 활용한다고 한다.

여운형의 둘째딸로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역임했던 여연구는 재미언론인 문명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증언을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분은 우리 공화국에서 가장 늦게 자고 가장 일찍 일어나는 분입니다. 모두들 총화짓고 가면 밤 11시나 되는데 그때부터 그 보고서들을 다 읽으시니까 잠이 부족해서 눈이 빨개집니다.”([곁에서 본 김정일], 정창현 지음, 토지)

고 정주영 회장이 1998년 10월27일 소 500마리를 끌고 방북하였을 때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새벽 2시에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일이 밀려 늦게 왔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고 한다.

3. 결론

북한에 들어가는 고가물품의 품목만으로 그것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몇몇 고위 관료들이 사용하는 것이라 단정 짓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독재체제라는 것을 전제한 뒤에 그에 짜 맞춰 넣은 것이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그것을 국가적 용도로 사용하며 어느 국가에서든지 북한 정도의 수입품목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치품과 관련된 모략은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이 기록적인 양주수입을 보이고 있지만 이것을 모두 노무현 대통령과 고위 관직자들이 소모한다고 하면 누가 이것을 그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방, 모략하는 이들이 일삼는 내용은 부패한 자본주의 사회의 최상위 권력층의 모습에 가깝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을 놓고 북한을 등지고 떠나온 탈북자나 탈출자들의 불분명한 증언만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을,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통용되는 편견을 모두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출처: 한국민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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