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플러스] 20년 만에 부활하는 ‘자주평화 전진대회’, 그 시대적 의의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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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8-04 18:4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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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부활하는 ‘자주평화 전진대회’, 그 시대적 의의와 과제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2026년 8.15를 맞이하며

▲ 지난달 25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7.27 자주평화시민대행진에서 행진하는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가운데). ⓒ민주노총
8.15는 우리 민족에게 자주해방을 상징하는 뜻깊은 날이다. 해마다 8.15를 전후하여 자주 평화 통일투쟁이 집중되어 왔지만, 올해 2026년 8.15가 갖는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본대회 전날인 8월 14일, 무려 20년 만에 ‘자주평화 전진대회’를 연다. 전진대회는 8.15 본대회의 전야제 성격을 띤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이전까지 진보진영은 대단히 어려운 조건 속에서 투쟁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6.15 선언 이후 진보진영의 자주통일투쟁은 오히려 이완되거나 약화되는 측면이 존재했다. 미 제국주의와의 근본적인 싸움보다는 남북 교류와 화해가 진행되면 분단과 전쟁, 미국의 지배라는 근본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일정한 기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의 결과는 어떠한가. 예속과 분단의 모순은 한층 심화되었으며, 대한민국은 미 제국주의의 전쟁 첨병이자 군사기지, 병참기지화될 것을 강요받았다. 경제적 약탈과 내정간섭 역시 폭력적이고 노골적으로 전개되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자주운동의 과제도 달라져야 한다. 6.15 선언 이전에도 그랬듯, 시대를 먼저 자각하고 앞장선 대오의 결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올해 8.15 자주평화 대행진을 앞두고 20년 만에 부활한 ‘전진대회’의 시대적 의의와 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 6.15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 땅의 자주와 평화를 바라는 진보진영은 현재의 정세를 올바르게 직시할 때 비로소 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정확히 설정할 수 있다. 자주 평화 통일운동(자주운동)의 역사는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전의 투쟁 과정, 6.15 이후 20여 년간의 과정, 그리고 2023년 말부터 현재에 이르는 단계이다.
김대중 정권의 6.15 선언으로 출발해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정권으로 이어진 20여 년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던 시간이었다. (중간에 등장한 수구보수 정권은 평가할 가치조차 없다.) 그러나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발표되었던 6.15 공동선언은 2023년 12월 31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통해 사실상 그 막을 내렸다.
6.15 공동선언 제1항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아가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이 조항이 1항에 위치한 이유는 미국에 대해 자주적인 입장을 갖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자주적 입장을 세우지 못하면 그 이후 아무리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합의를 이루더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채 무산되고 만다. 실제로 역대 정권은 수차례 공동선언과 합의를 남겼으나, 미국의 뜻을 거부하면서까지 자주적 입장을 지켜내고 실현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가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천명하며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적시한 것은 7.4 공동성명, 6.15 선언, 10.4 선언, 4.27 판문점 선언 등의 효력을 없앤 조치라 할 수 있다. 이는 감정적·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지난 20여 년간의 경과에 대한 총화에 기초한 결론이다.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단 한 번이라도 미국의 의도에 맞서본 적이 있었던가. 부분적으로 유화 국면에 기대를 걸어보았으나 번번이 좌절되어 되돌이표를 반복해야 했다. 과거의 활동이 오늘을 이루는 데 기여한 바는 있으나, 그것은 지나간 역사다. 자주 평화 통일운동은 남북의 화해·협력을 추구하던 6.15 시대와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 미국이 허용하는 한계 내에서 교류와 협력이 지속되면 자주통일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정세는 교류와 협력이 아닌, 전면적인 반미투쟁을 요구하고 있다.
2. 6.15 시대가 다시 열릴 것인가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6.15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시대적 조건과 미국의 처지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3년 말, 북의 입장 표명은 남북 교류와 화해를 통해 자주평화통일을 지향하던 진보진영에 거대한 충격을 주었다. “대한민국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 “더 이상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적시한 냉혹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의 입장 표명 후 2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 많은 이들은 ‘아무리 그래도 한민족인데...’, ‘언젠가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겠지...’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7.4 공동성명 이후 명맥을 이어온 역사가 있기에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심정은 이해한다.
현 이재명 정권 역시 “끊임없이 선의를 전하고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라며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라. 북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이 온존하고, 연일 한미일 전쟁군사연습이 실시되며, 헌법상 이북5도지사를 임명하고 평양과 압록강을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대화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 냉정히 돌아보면, 과거 DJ의 햇볕정책조차 햇볕으로 북 체제의 옷을 벗기겠다는 흡수통일론의 일환이었다.
결정적으로 현재 미국의 처지와 전 세계 반제자주역량의 지형이 과거 6.15시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 미국은 몰락의 궁지에 몰려 대한민국을 적당히 봐줄 여유가 전혀 없다. 반면 북은 핵보유국이 되었고 경제제재를 뚫어내며 자체적인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중·러 및 브릭스(BRICS) 등 전 세계 반제국주의 진영의 역량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여유가 없어진 미 제국주의는 대한민국에 대한 전쟁 압박과 경제 약탈을 더욱 빠르고 노골적으로 가할 수밖에 없다. 미국 입장에서 대한민국은 전쟁의 전진기지, 군수기지로 만들고 한국의 재부를 강탈하지 않고서는 일극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만큼 강력한 군사력과 전쟁물자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가가 없고, 제조업과 반도체 산업 등 수탈할 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EU나 나토는 군사력도 변변치 않고 수탈할 자원도 부족하다.
주한미군사령관 브런슨이 대한민국을 ‘항공모함’, ‘단검’이라 표현한 것이나, 최근 부임한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가 쿠팡 사태를 거론하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검증 및 투명성을 요구하는 압박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전쟁의 앞잡이로 내세우고 내정을 간섭하며 동맹을 수탈하는 수위는 6.15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폭력적일 것이다. 그렇기에 6.15 시대는 다시 오지 않는다.
3. 자주 없이는 평화도, 민주주의도, 민생도 없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전쟁 구상과 경제 약탈만 없다면 훨씬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 80년대 이후 진보민중진영의 오랜 화두였던 ‘민족이냐 계급이냐’라는 NL·PD 관념적 논쟁은 지금의 현실 앞에서 말끔히 정리된다. 미 제국주의의 방해와 탄압을 이겨내지 않고서는 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것은 물론,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나 민생이 보장되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대하는 태도는 부당한 내정간섭 수준을 넘어 사실상의 지배·통치나 다름없다. 일제 통치 방식과 흡사하다. 미제는 자국의 지배에 맞서 자주적·민주적 입장을 취하려는 나라에 대해 정권 전복, 직접 침략, 지도부 참수, 달러 패권을 통한 경제제재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왔다.
동시에 친미 세력을 육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해방 직후 서북청년단이 존재했다면, 오늘날에는 ‘윤어게인’을 외치며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민주개혁 정권을 흔드는 세력들이다. 미셸 스틸 대사의 부임에 환호를 보내는 집단과 대한민국에서 자주와 평화를 거부하는 세력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은 거의 일치한다. 이 반통일수구집단이야말로 미국 제국주의 지배의 가장 든든한 배후이자 대북 적대 의식의 배양지다. 따라서 미 제국주의에 맞서는 투쟁은 친미 수구집단을 청산하는 투쟁과 직결된다.
민생과 경제 문제 역시 동일하다. 미국의 풍요와 패권은 약소국 민중들의 피와 땀을 약탈한 결과다. 삼성과 SK 같은 대기업이 미국의 식민지 약탈 경제정책에서 독자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가? 미국은 자국의 몰락한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한국의 핵심 제조산업을 갈취하려 하고 있으며, 3,500억 달러라는 거액을 생짜배기로 강탈하려 한다. 쿠팡의 예에서 보듯, 제국주의 독점자본이 한국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며 착취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주권을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이론은 회색이지만 푸른 삶의 나무는 영원하다”는 괴테의 말처럼, 우리 민중이 당하는 삶의 고통은 미국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미국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평화나 통일, 참된 민주사회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미투쟁이야말로 평화와 참된 민주주의, 평등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다.
4. 대중의 자주의식과 투쟁, 역량이 결정적이다
미 제국주의가 자주의 길을 열어주거나 통일을 선사할 리 만무하다. 자주와 평등사회 건설은 노동자 민중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민중 스스로가 자주의식으로 깨어나 투쟁에 나설 때만 가능하다. 자주의 길에는 왕도가 없다. 대중이 자각하고 광장으로 나와 투쟁하는 길뿐이다. 미국을 몰아내는 것은 물론, 몰아낸 후 자주권을 지키는 것 역시 전 민중의 단결된 투쟁으로만 완성된다.
미제와의 싸움은 일부 정치권이나 특정한 세력의 힘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과거 박근혜·윤석열 퇴진 투쟁을 되돌아보라.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기성정치권이 주도한 것도 아니다. 민중들이 오랜 시간 투쟁을 통해 준비했고, 우왕좌왕하던 정치권을 광장의 힘으로 견인하며 이뤄낸 승리였다.
정권이 자주적 입장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권이 자주적인 입장을 가진다 한들 전체 민중이 정권을 중심으로 단결해 싸우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정권이 무기력하더라도 대중이 강력하게 일어서야 정세를 바꿀 수 있다. 정권을 바라보고 맡겨둘 일이 아니라는 점은 6.15 이후 자주통일 운동이 준 핵심 교훈이다. 정권에 기대어서는 천년이 지나도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베트남이 미국을 상대로 승리하고 이란이 미국의 침략에 맞서 밀리지 않는 근본 힘은 반제 의식으로 무장한 민중들이 정권을 중심으로 항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경제력이나 무기 체계라는 단순 기준으로 보면 세계 최강 미국에 맞설 수 없을 것 같지만, 결정적인 것은 민중의 투쟁 의지다. 박근혜·윤석열 퇴진 투쟁 때처럼 광화문 광장이 미국을 규탄하는 함성으로 메워진다면 트럼프도, 브런슨도, 미셸 스틸도 감히 우리를 압박하지 못할 것이다. 2026 자주평화 전진대회가 바로 대중을 반미투쟁의 주체로 세우는 결의의 장이다.
5. 반미투쟁의 승리와 대중 폭발의 조건
반미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다만 승리의 날이 언제 오느냐는 앞장선 선봉 대오의 노력과 투쟁에 달려 있다. “미국에 맞서 승리가 가능하겠는가, 차라리 미국의 지배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제국주의는 결국 몰락하고 자주의 투쟁은 승리한다는 역사의 필연성, 그리고 전 세계 반제자주투쟁의 흐름을 믿지 못한다면 영원히 미국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다.
우리 민중은 조만간 반미자주투쟁의 주력으로 나설 것이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은 주한미군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며 자주권을 유린하고 재부를 강탈해 가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불만이 가득함에도 대중이 미국 규탄 광장으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해방 이후 80년 이상 축적된 숭미 사상, 그리고 “미국이 경제제재를 가하면 어떻게 사나”, “미국이 없으면 북이 침략한다”는 패배주의와 공포심 이데올로기에 포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 학계, 정치권 전반에도 친미사대주의는 만연해 있다.
하지만 대미항쟁은 운동 주체들의 노력으로 대중적 에너지가 축적되다가 어느 계기를 통해 반드시 폭발한다. 미국의 전쟁 동참 압력과 수탈이 한층 노골화될수록 미국 지배체제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 국민적 분노를 자극할 것이다. 이번에 부임한 미 대사 미셸 스틸이 그 임무를 수행할수록 민심과 강력히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가 전쟁의 소용돌이로 끌려 들어가고 경제와 민생이 엉망이 되어 가는 경험을 한 대중들은 폭발할 것이다.
객관적 정세는 반미투쟁의 조건이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건은 주체역량이다. 앞장선 대오의 노력에 따라 민중의 고통 기간은 단축될 것이다. ‘반미의 무풍지대’라는 치욕적인 굴레를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
6. 결의와 승리의 대회로 나가자
미국을 몰아내는 투쟁은 지난 퇴진 투쟁보다 훨씬 복잡하고 고단한 과정이다. 자주평화실천단(통선대)만의 투쟁이나 8.15 대회 전후의 일시적 실천으로는 불가능하며, 일상적이고 전면적인 활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각계각층의 의제 투쟁 속에 반미투쟁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제국주의 침략자를 물리치지 않고서는 평화도 민주주의도 없다”는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대중적 반미운동을 일구고 단결시키는 선봉 대오가 필요하다.
이 시대의 반미투쟁은 정의의 투쟁이자 승리로 가는 길이다.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중동 등 전 세계 모든 전쟁과 약탈, 빈곤의 근원이 미 제국주의이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말 친일파들은 일제의 패망을 믿지 못하고 친일 행보에 골몰했으나, 일제의 패망을 예견하고 조국 광복을 준비한 선각자들이 존재했다.
자주의 길은 결코 탄탄대로가 아니며 희생이 따를 수 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주와 평화는 없다. 2026년 8월 14일 전진대회에 모이는 이들은 민중의 힘을 믿고, 대중을 자주의식으로 무장시키며 투쟁으로 앞길을 개척하는 자긍심 넘치는 선봉대다. 미제 일극패권의 몰락을 당겨오고 민중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정의와 자긍심의 대오로 8.14 전진대회 광장에서 함께 만나자.
[출처 민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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