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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헌재의 위헌정당심판 선고의 논리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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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12-19 09:2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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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숨은 목적’이란 칼로 진보당을 해산했다

[해설] 헌재의 위헌정당심판 선고의 논리와 비판

 
 
최지현 기자 cjh@vop.co.kr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선고 앞둔 헌법재판관들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 선고기일인 19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소장과 재판관들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당시 키워드는 ‘관습헌법’이었다면,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키워드는 ‘숨은 목적’이라고 할 만하다. 정당해산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에 대해 헌재는 북한식 사회주의라는 ‘숨은 목적’이 있다며 통합진보당을 단숨에 해산시켰다. 이러한 ‘숨은 목적’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해산을 반대한 재판관은 9명 중 김이수 재판관 한 명에 불과했다.
 
실체적 근거 없이 ‘숨은 목적’ 있다는 법무부 논리 그대로 인용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진보당 해산 인용 결정을 내린 다수의 재판관들은 대부분 법무부의 논리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법무부의 논리는 진보당의 위헌성을 실체적인 근거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수 의견에는 진보당의 강령과 활동에 북한식 사회주의라는 숨은 목적이 있다는 법무부의 주된 논리가 그대로 인용됐다. 진보당이 강령에서 밝히고 있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론 ‘북한식 사회주의’라는 것이다. 진보당 주도세력이 북한을 추종하고 있고 그들이 주장하는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거의 모든 점에서 전체적으로 같거나 매우 유사하다고 밝혔다.
 
헌재가 진보당 주도세력이 북한을 추종하고 있다고 본 근거도 불명확했다. 헌재는 진보당 주도세력을 자주파, 즉 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 NL) 계열이라고 규정하며 이들이 맹목적으로 북한을 지지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무리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진보당 구성원을 두고 구체적인 근거 없이 학생운동 수준의 분류에 따라 NL이냐 아니냐를 가린 것이다.
 
이에 소수 의견은 이러한 다수의 의견에 '증거'가 없다며 이번 사건을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수 의견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의 판단에는 가능한 한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한데, 진보당에게 '숨은 목적'이 있다는 법무부의 논리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진보적 민주주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진보적 정치세력에 의해 수십 년에 걸쳐 주장돼오던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조합한 것으로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더 나아가 폭력적 수단이나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수단으로 변혁을 추구하거나 민주적 기본질서의 전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역시 구체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진보당 활동 짜 맞춰 위헌 판결
 
헌재의 다수 의견은 진보당 구성원들의 활동에 대한 위헌성도 제대로 입증 못하고 짜맞추는 데 그쳤다. 헌재는 진보당이 폭력을 행사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주된 근거로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을 들었는데,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 내란음모 부분 무죄를 선고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내란음모가 없었다는 것은 결국 정부가 주장한 지하혁명조직 'RO'도 없고 체제를 전복할 수 있는 위험성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다수 의견은 이석기 의원 등 피고인들이 국가기간시설 파괴, 무기 제조 및 탈취 등 폭력적 수단을 실행하려고 했다며 이 사건을 기소한 검찰과 국정원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청구인 진보당의 활동으로 귀속된다고 판시했다. 결국 다수 의견은 이들의 활동을 종합했을 때 진보당의 진정한 목적과 활동은 1차적으로 폭력에 의하여 진보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최종적으론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소수 의견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발언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비핵평화체제와 자주적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피청구인 전체의 기본노선에 반하기 때문에 진보당의 책임으로 귀속시킬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결국 법무부가 말하는 주도 세력이 실제로는 진보당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그 외 일부 당원들의 개별 활동이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실정법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되지만,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보당 자체가 조직적으로 나섰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체적 해악과 급박성 없음에도 급하게 해산 조치
 
다수 의견은 정당해산심판 제도를 민주주의 체제를 배제하거나 심각하게 훼손시켜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진보당이 민주적 기본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려고 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시급히 제거하기 위해 정당해산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진보당 주도 세력은 언제든지 위헌적 목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당해산 외에는 대안이 없으며, 그 실효성을 이어가려면 위헌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또한 박탈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수 의견은 해산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일단 강제적 정당해산은 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당의 자유 및 정치적 결사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약을 초래하고,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안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일부 당원들이 국가보안법이나 형법을 통해 처벌을 받고, 정책결정 과정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며 정당 해산의 불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진보당이 지난 6월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광역 비례대표 정당득표율 4.3%라는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은 만큼, 정당해산 여부는 정치적 공론(선거 등)의 장에 맡겨야 한다는 게 소수 의견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진보당 해산 선고에 대해 헌법학계와 법조계에서도 구체적인 근거 없이 편견과 이념에 따라 판결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해산심판에서 핵심적인 판단 대상은 진보당이 우리 사회에 실질적 해악, 구체적 위험을 야기했느냐는 것이고,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위험을 우리 사회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인지를 헌재가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헌재는 그 부분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공개변론을 모두 마치고 선고까지) 20일 기간 동안에 그 많은 자료를 다 분석하고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인간능력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이번 결정문에선 재판관들이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증표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단정 짓기 내지는 편견에 의한 재판이었다"고 비판했다.
 
진보당 소송대리인인 이재화 변호사도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는 헌재가 아니라 공안소설가였다"며 "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의 위헌성을 입증하기 위해 퍼즐조각을 짜집기 하듯 만들어낸 것"라고 비판했다. 그는 "증거에 의한 판결문이 아니라 재판관들의 가치관과 편견을 가지고 쓴 판결문"이라면서 "사실 관계를 자기들이 생각하는 대로 맞춰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가운데 소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교수는 "의미 있는 것은 몇 명이냐와 상관 없이 반대 의견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일수록 반대가 굴복해 만장일치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 의견이 소수 의견으로라도 기재됨으로써 진보당이 위헌이라는 다수 의견의 허점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출처: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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