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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 국방부는 3차대전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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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종대 작성일09-03-06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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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방부 자해적 배짱, 국민 인질로 한 자존심에 불과

3차 대전을 막아낸 문민통제

1962년 10월.

미국의 젊은 대통령 케네디는 외부로는 쿠바의 소련 핵미사일 배치 위협과, 내부로는 소련과 전쟁을 불사하려는 강경 군부와 대립하고 있었다. 케네디는 소련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미사일 추가반입을 막기 위해 고심했다. 그래서 여러 대안 중에서 검역ㆍ검색(Quarantine) 수준의 봉쇄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화책에 군부는 반발했다. 군부는 임의로 전쟁대비태세(Defcon)를 높이면서 쿠바 상공에서 위험한 공중정찰을 감행한다. 쿠바는 즉시 이에 반격하여 U-2 정찰기는 추락하고 조종사는 사망했다.

케네디는 장군들이 전쟁을 바라고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즉시 맥나마라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해군상황실에 상주하면서 군의 강경대응을 저지하도록 한다.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정치지도자의 의도를 넘어서는 군의 과도한 대응을 견제한 것이다. 이에 해군은 "표준운영방침(SOP)상 이렇게 하도록 되어있다"며 저항했다. 독립전쟁 이래 해상봉쇄는 해군 소관이라며 이미 규정된 교전규칙대로 행동하겠다고 버틴 것이다. 그러자 맥나라마는 이를 저지하고 전쟁은 대통령의 전권이라며 문민통제를 관철한다.

그러면서 후루시초프와 막후 교섭을 통해 사태를 해결한다. 미소 간에 전면적인 핵전쟁 바로 직전까지 갔던 20세기 최대의 위기를 관리한 케네디는 일약 국민의 영웅이 된다. ´쿠바 미사일 위기 13일간의 기록´은 성공적인 문민통제가 3차 세계대전을 막아낸 한편의 숨막히는 드라마다. 지금도 많은 학자들에게 주요한 연구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국방부는 북한의 서해 NLL 무력화 위협에 개선된 교전규칙으로 대응하겠다고 여러 차례 표방한 바 있다. 지난 2월 16일자 <조선일보>에는 북한의 NLL 도발위협에 대응한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대한 상세한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서는 "합참과 해군 등 군 당국은 북한이 NLL에서 다시 도발할 경우 백령도 등에 배치된 K-9 자주포, 해군 4500t급 구축함, 초계함, 호위함 등의 76·127㎜ 함포, 공군 F-15K·KF-16 전투기 등 지·해·공 전력(戰力)을 총동원해 초기에 제압한다는 계획이다"라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가 놀란 군의 초강경 대응

이 기사가 나가자 이날 국방부와 합참, 기무사 등 관련 군기관은 비상 대책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의하면 <조선일보> 보도내용은 보도 3일 전인 2월 13일에 이상희 국방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의 핵심을 거의 다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통한 관계자는 "어떻게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 언론에 대부분 누설되었는지, 그 출처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정작 심각한 문제는 <조선일보>가 보도한대로 우리 군이 대응한다는 것은 전면전을 불사한 강경 대응이라는 점에 있다. 우리가 북한 위협에 대한 군사적 억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대단히 긴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상세하게 그것도 청와대의 통제를 벗어나 군사기밀이 보도되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다. 이것은 현 정부에서 과연 문민통제가 제대로 관철되고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민간인 복장을 한 국방장관은 유니폼을 입은 합참의장과 달리 문민통제를 구현하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데 그 임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려면 국방부장관 건의에 의하여 국무회의에서 결정하도록 한다. 따라서 국방부장관은 단순히 대북 군사적 업무만이 아니라 국가 위기관리 본부장으로서의 위상도 갖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국무회의 때 국방장관이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는 이유도 바로 그러한 위기관리의 중차대한 책임이 부여된 상징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방장관은 군사적 조치만이 아니라 그에 앞서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의도´를 관리해야 한다. 즉 군사적 책임에 앞서 정치적 책임이 있다.

이럴 경우 국방장관은 위협을 가하는 북한의 의도에 끌려 다니지 않고 의연하게 국가안보를 관리해야 한다. 여기에서 제1의 목표는 ´전쟁억제´다. 그러나 최근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현장 지휘관에게 권한을 위임했다"고 말하면서, 어떤 사전지침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이러한 국방장관의 연이는 언행은 주로 군사적 대응에 초점을 맞춰 전승을 갈망하는 야전 사령관의 행태와 거의 닮아 있다. ´전쟁억제´보다는 ´전쟁승리´에 쏠려 있는 것이다. NLL에서 북한을 초기에 군사적으로 제압한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전쟁(war)의 문제´를 통찰하는 전략가라기보다 ´전투(warfare)´에 몰입한 야전 군인이라는 비판이다.

위기관리 아마추어 정부

이러한 국방부 입장과는 달리 통일부와 외교부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무시하자"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1월 17일, 북한의 총참모부가 ´대남 전면대결태세´를 선포하며 전쟁불사 강경발언을 하자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두 부처 장관이 그렇게 건의한 이래 지금껏 그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의 강경한 대응 건의를 무시하고 통일부와 외교부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 건의가 언뜻 보면 국방부에 비해 온건한 대응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러한 건의 역시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보여졌던 ´막후교섭´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주지하다시피 현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고 나서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을 통해 북한을 관리할 수 있는 국가의 외교적 역량이 현저하게 후퇴했다. 과거 같으면 주변국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대비책을 구사할 수 있었지만 지금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다.

결국 3.1절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하고 인도네시아와 호주를 순방하는 와중에 아주 온건한 표현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판하는 어정쩡한 태도를 취한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북한과 특별한 막후교섭을 원한다면 현대아산 관계자나 과거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인물, 심지어 김대중 대통령에게까지도 대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만하지만 ´이념의 감옥´에 갇힌 현 정부에게는 그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동서고금의 위기는 막후교섭 없이 해결된 사례가 없다. 정조 임금이 정적인 심환지에게도 엄청난 양의 어찰을 보낸 것과 같이 적과도 대화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근본이라 하겠으나, 현 정부에게는 그러한 역량마저도 준비되지 않았다.

이러한 위기관리와 소통의 부재 상황에서 국방부의 위험스러운 발언은 ´치킨 게임´의 양상으로 간다. 양쪽이 마주보며 달려오는 자동차 게임에서 지기 싫어 충돌을 불사하는 자해적 배짱이야말로 국민을 인질로 한 자기들의 자존심에 불과하다. 국방장관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어딘지,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김종대 D&D Focus 편집장

원문: 민중의소리 - 2009년 3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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