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15 > 새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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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도서]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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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10 04: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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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연재하며

 

편집국

 

 

 

 

재미동포전국연합회는 북 바로알기 운동을 위해 북 문예소설 작품인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새 나라》를 소개합니다. 《새 나라》는 윤경찬 저자이며 2013년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통해 1945년 해방된 북 조국 땅에 어떻게 새나라가 건설되었는가를 문학적 감동과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15

 

다음날 김일성동지께서는 리주연이네들과 약속한 시간이 되기도 전에 현관앞에 나와계시였다. 봄날치고는 류달리 맑고 따스한 아침이였다. 여름이 시작된다는 립하를 배웅한지 이틀밖에 안되는데 아침부터 해가 쟁글쟁글 내리쪼이며 대지를 달구었다. 거리로 오가는 사람들의 차림새도 며칠전과는 헨둥하게 달라졌다.

 

리주연네 일행은 장군님께서 나와계시는것을 보고 황황히 달려왔다.

 

장군님께서는 그들을 안심시켜주시며 마치 변명이라도 하시는듯 말씀하시였다.

 

《동무들이 늦은게 아니라 내가 먼저 나왔습니다. 공사장에 나갈 생각을 하니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구만.》

 

그것은 사실이였다. 장군님께서는 오늘 아침에 계획하시였던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시였다. 래일 열리는 북조선민주녀성동맹 제1차대표자회에 참가할 녀맹일군들앞에서 하실 연설문의 초안을 잡아보시려고 책상에 앉으시였댔는데 자꾸만 공사장이 얼른거려 도무지 글을 쓰실수 없었던것이다.

 

장군님께서는 리주연과 시인민위원장의 얼굴을 번갈아보시며 의아스러운 표정을 지으시였다.

 

《그런데 김운상동무는 안 왔습니까?》

 

리주연이 좀 당황한 기색으로 말씀드렸다.

 

《어제 밤에 제가 그 동무의 하숙집에까지 갔댔습니다. 장군님말씀을 전달하고 오늘 함께 가자고 했는데 좀전에 들려보니 새벽에 떠났다고 합니다.》

 

장군님께서는 그럴수 있다는듯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그가 이 자리에 싱글벙글 웃으며 나타난것이 아니라 혼자서 걸어갔다는 사실에서 그의 모대김이 느껴지고 그래서 더 정이 가고 믿음이 가시였다.

 

《우리도 떠나봅시다.》

 

장군님께서는 리주연과 함께 승용차에 오르시였다.

 

두대의 승용차는 종로를 거쳐 만수대를 넘어 서평양쪽으로 달리였다. 서평양조차장다리를 넘어선 승용차는 서포천과 형제산강이 합수되는 봉수산서북쪽기슭에 멎어섰다.

 

차에서 내리신 장군님께서는 한손을 허리에 얹으시고 공사장과 주변일대를 부감하시였다. 멀리 제산리와 형산리벌판에는 흰옷 입은 농민들이 점점이 널려있었다. 씨붙임이 한창인 벌판에서 아지랑이가 피여오르며 눈이 사물거리게 했다. 이 나라 어디에 가나 볼수 있는 봄풍경이였다.

 

봄이여! 너는 허구한 세월 해마다 겨울을 이겨내고 이 땅에 찾아오군 했었다. 하지만 이 봄날처럼 사람들의 가슴에 그렇듯 크나큰 희망과 행복을 안겨준적 있었더냐! 봄이여! 우리 이제 이 땅우에 위대한 새시대를 창조하려 하나니. 력사는 세세년년 해방조선의 첫봄을 기억하게 될것이다!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벌판을 바라보시던 장군님께서는 문득 오성재농민의 땅에는 아직 씨앗을 묻지 못했을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치시였다. 그 순간에 그이의 시야에서는 아지랑이도 사라져버렸다.

 

장군님께서는 공사지휘부쪽으로 천천히 발길을 옮기시였다. 장군님의 승용차를 알아본 장혁수가 먼발치에서부터 구을듯 달려왔다.

 

《장군님!》

 

장군님께서는 장혁수와 인사를 나누신 다음 주변을 두루 살피시며 그동안 해놓은 일들을 물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이미전에 일군들로부터 장혁수의 가족을 봉수산 양지바른 곳에 잘 안장해주었다는 보고를 받으시였다. 그러나 본인의 마음속상처를 건드릴것 같아 우정 내색하지 않으시고 장혁수에게도 그런 말을 할 틈을 주지 않으시였다.

 

《오성재농민이 토성랑을 떴다지요?》

 

그렇지 않아도 장혁수는 오성재가 토성랑을 떠난데는 제게도 책임이 있다고 자책하고있었다. 오늘같은 날이 이렇게 빨리 올줄 알았으면, 그래서 자기를 찾아왔던 오성재에게 속시원한 대답을 주었더라면 그가 제땅을 버리는 망녕된짓은 안했을게 아닌가.

 

장군님께서는 대답을 못하고있는 장혁수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시였다.

 

《너무 걱정마오. 이제 공사를 한다는 소문이 시내에 퍼지면 그가 제발로 찾아올거요. 그런데 그 땅엔 아직 봄씨앗을 뿌리지 못했겠구만.》

 

장혁수는 그제서야 제 몫을 발견하고 얼굴을 들었다.

 

《그건 제가 한동네 농민들에게 말해서 땅을 묵이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래주면 좋겠소.》

 

장군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다시 주변을 살피시였다.

 

《여기에 설계가동무가 나와있겠는데…》

 

장혁수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다가 한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기 있습니다.》

 

《가서 데려오시오.》

 

장혁수가 데리러 가서야 운상은 고개를 숙이고 장군님앞에 나타났다.

 

《김운상동무! 반갑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진정으로 반가우시여 그의 손을 힘있게 잡아주시였다.

 

운상은 뒤늦게야 몸가짐을 바로하며 장군님께 인사를 올렸다.

 

《장군님!》

 

《이미전부터 한번 만나보고싶었습니다.》

 

《장군님, 용서하십시오. 제가 장군님의 뜻을 받들지 못하고…》

 

《그 이야긴 그만합시다.》

 

장군님께서는 운상의 사죄의 말을 막아버리시고 대신 공사에 대해 물으시였다.

 

《설계자가 한번 말해보시오. 수정한 설계대로 한다면 공사규모가 얼마쯤 될것 같습니까?》

 

《아직 설계를 완성하지 못해서 구체적으로는…》

 

《일없소. 대략적으로만 말해보시오.》

 

운상은 정신을 가다듬으며 말씀올렸다.

 

《장군님께서 강폭을 45°경사각으로 넓히라고 하신 말씀대로 설계를 수정하면 강의 너비는 50m, 깊이는 7m로 파야 하는데 그러면 총토량이 대략 60만㎥으로 추산됩니다. 그리고 3개의 수문과 6천㎡에 달하는 호안석축공사를 해야 합니다. 또한 세개의 뚝을 새로 쌓아야 하는데 하나는 서포천과 형제산강이 합수되는 곳에서 웃쪽으로 뚝을 쌓아야 하고 또 하나는 서포천의 량쪽에 쌓아야 하며 형제산강의 물길을 새 물길로 꺾어들리는 곳에도 쌓아야 합니다. 뚝의 전체 연장길이는 시오리정도 될겁니다. 이 숱한 일감을 장마철전에 처리하자면 연 백만명의 로력이 동원되여 일인당 하루 0. 7㎥이상의 토량을 제껴야 합니다.》

 

김운상은 열두번도 더 타산해본 공사량을 단숨에 말씀드렸다.

 

장군님께서는 장혁수에게 물으시였다.

 

《왜정때는 하루 운토량이 평균 얼마였습니까?》

 

《겨우 0. 3㎥이였습니다.》

 

《그러니 두배가 넘는셈이구만.》

 

장군님께서는 한동안 생각에 잠기시였다가 일군들쪽으로 돌아서시며 확신성있게 말씀하시였다.

 

《할수 있습니다. 이달중에 공사를 시작하면 장마가 시작되는 7월말전으로 얼마든지 할수 있습니다. 서평양과 보통강일대주민들을 큰물의 피해로부터 보호하자면 장마전에 무조건 끝내야 합니다.》

 

《장군님!》

 

운상은 어떤 충동에 떠밀리우듯 한걸음 나섰다. 설계가로서 솔직히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흥분을 걷잡지 못하고 나섰으나 장군님의 시선이 자기 몸에 와닿는 순간 그는 입이 얼어붙고말았다. 도대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한단 말인가, 감히…

 

《어서 말하시오.》

 

장군님께서 용기를 보태주시였으나 김운상은 그냥 머뭇거리기만 했다.

 

《혹시 이 공사를 장마철전으로 끝낼수 없다고 생각하는게 아닙니까?》

 

장군님께서 정통을 찌르시는 바람에 운상은 정신을 차렸다.

 

《그렇습니다. 방금 제가 말씀드린것은 종이장우의 계산에 불과한것입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운상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

 

《기적이 일어날것입니다. 난 그렇게 믿고싶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일군들을 향해 돌아서시며 이 공사는 단순한 자연개조가 아니라 민주건설의 첫 출발로 되는것만큼 공사를 통해서 사람들의 건국열의가 최대한 발현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시였다.

 

《이 공사는 인민위원회가 주동이 되여 진행하는것만큼 공사지휘부를 구성할 때에도 각 정당, 사회단체들을 다 망라시키는것이 좋습니다. 또한 공사과정에 민주력량의 단결을 강화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민주건설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체득하게 함으로써 새 조국건설에서 승리의 신심을 가지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 공사를 완공하면 앞으로 보통강물줄기를 대동강과 련결시키는 운하를 파서 수상운수로를 개척할수도 있으며 보통강일대를 풍치좋고 아름다운 유원지로 만들수도 있습니다.》

 

일군들은 한손으로 허공을 긋기도 하시고 주먹을 힘있게 흔들어보이시며 이 땅의 래일을 설계하시는 장군님의 열정적인 모습앞에 넋을 잃은듯싶었다. 오랜 세월 세상의 버림을 받아오던 토성랑에 인민의 유원지가 건설된다니 넋을 잃지 않고서야 그 황홀함을 어떻게 그려볼수 있겠는가.

 

장군님께서는 많은 시간을 바치시여 공사장의 여러곳을 돌아보시면서 있을수 있는 애로와 난관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시였다.

 

《일제놈들이 근 10년동안에도 완성하지 못한 공사인것만큼 단 두달동안에 끝내려고 한다면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것이고 반동분자들의 책동도 있을것입니다. 때문에 계급적각성을 높이고 시민들속에 공사의 중요성을 널리 선전하여 그들을 사상적으로 동원시키는 한편 사전에 조직사업을 잘하여야 합니다.》

 

일군들은 모두가 심봉사가 눈을 뜬 기분이였다. 앞이 환하니 신심이 생기고 용기가 백배해졌다.

 

공사장을 떠나시기 전에 장군님께서는 김운상을 따로 부르시였다.

 

그이께서는 운상의 팔을 끼시고 산기슭을 따라 거니시였다. 발밑에서는 마른 락엽이 바삭바삭 밟히였다.

 

《난 조국에 개선해서 운상동무와 같은 건축가가 있다는 말을 듣고 기뻤습니다. 그리고 동무가 내 고향 만경대를 찾아가보고 새집을 설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이지 인간적으로 고마웠습니다. 한번 만나면 꼭 인사를 하고싶었습니다.》

 

그이의 말씀 한마디한마디는 운상의 가슴을 불로 지지는듯싶었다. 그는 달아오르는 흥분을 묵새길수 없어 마음속의 고충을 한꺼번에 털어놓았다.

 

장군님, 전 오늘까지 헛살아왔습니다. 해방전에는 나라가 없는탓에 현대건축학을 배우고도 제 할 일을 못 찾았고 해방후에는 기중기같은 건설기계 하나 없으니 현대적인 건축설계가 소용없다고 한탄하면서 제 기분내키는대로 무의미하게 살아왔습니다. 이번에 장군님께서 저를 믿구 큰일을 맡겨주시였는데도 제정신을 못 가지고 살아온탓에 그 뜻을 제대로 새기지 못하구 장군님을 실망시켰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량심의 가책에 시달리는 그를 믿음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시다가 오던 길로 돌아서시였다.

 

《알았으면 됐습니다. 난 동무가 농촌주택들을 기와집으로 개량할 꿈을 안고있다는 말을 듣고 나와 뜻이 같은 동지를 알게 되여 기뻤습니다. 대대로 못살던 우리 인민들을 기와집에서 살게 해주겠다니 난 평생 동무를 업고다니고싶습니다. 운상동무의 고향은 강남이라지요?》

 

《예.》

 

《부모님들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

 

《벽지도리에서 남새농사를 짓습니다.》

 

《그것 보시오. 운상동무도 농민의 아들인데 달리될수 있겠습니까? 물론 우리에게는 아직 부족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아빠트를 하나 짓자고 해도 기중기도 없고 강철도 없고 세멘트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것을 제힘으로 만들어내여 이 땅우에 인민이 주인된 나라를 세울것입니다. 그러니 운상동무, 마음껏 설계하시오. 우리 인민정권은 동무의 리상을 반드시 실현시켜줄것입니다.》

 

리주연이나 리병설이 초조한 마음으로 승용차곁에서 서성거리고있었지만 장군님께서는 좀처럼 떠나실념을 하지 않으시였다. 헤여지고싶지 않은 사람과는 화제거리가 동나지 않는 법이다. 장군님께서는 운상에게 생활의 사소한 문제들까지 세세히 물으시였다. 형제는 몇인가, 하숙생활이 불편하지 않는가, 왜 아직 장가를 안 갔는가, 봐둔 처녀는 있는가…

 

기다리다못해 리병설이 다가오는것을 보고서야 그이께서는 시계를 들여다보시며 아쉬운 표정을 지으시였다.

 

오늘 공사장을 돌아보시면서 그이께서는 평양시인민위원회 주최로 각 정당, 사회단체련합회의를 소집하며 시당에서는 이 문제를 가지고 확대회의를 해야겠다고 계획하시였던것이다. 그러자면 이제 들어가서 해당 기관 일군들과 련합회의를 성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토의사업을 하셔야 했다.

 

장군님께서는 차에 오르시기 전에 운상의 손을 다시 꼭 잡아주시였다.

 

《이제 공사를 하느라면 건국의 출발선에서 조선의 건축가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잘 알게 될겁니다. 운상동무, 정말 할 일이 많습니다. 난 앞으로도 큰 집을 지을 일이 생기면 동무부터 찾겠습니다.》

 

《장군님, 저같은 놈을 그렇게까지 믿어주시니…》

 

운상은 끝내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인간으로서, 건축가로서 세상에 새로 태여나는 기분이였다.

 

장군님께서 떠나가신 뒤 운상은 공사장에서 하루해를 보냈다. 그는 새로운 안목으로 공사현장을 오르내리며 물흐름량과 속도를 계산하고 강바닥의 토질을 분석했다. 원래는 설계만 끝내고 공사장에서 손을 떼려댔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진것이다. 그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여기에 남아있으리라 결심했었다. 그만큼 그가 장군님으로부터 받아안은 충격은 강렬한것이였다. 그래서인지 해질녘까지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 감탕판을 걸어다녔는데도 힘들지 않았다.

 

저녁무렵에야 공사장을 떠난 그는 가슴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흥분과 환희를 누구에게든 터쳐놓지 않고는 견딜수 없었다. 그런데 저녁때가 다 되였으니 건축가친구들을 만나자면 래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서평양조차장다리를 건너 시내로 들어오던 운상은 제1인민병원이 눈에 뜨이자 태호생각이 났다. 그와 동시에 지금껏 잊고있었던 수영이라는 처녀의사의 얼굴도 떠올랐다. 운상은 오늘에야 비로소 처녀를 만나야 할 리유가 명백해진듯싶었다. 그전에는 다만 마음씨 착한 처녀를 오해하고 모욕한데 대해서 사죄해야 한다는 리유밖에 없었다. 그때 태호의 말대로 처녀를 찾아갔더라면 그럭저럭 자기 인격은 지킬수 있었을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실수한것때문에(그것은 분명 실수였다.) 처녀를 우정 찾아가 용서를 빈다는것은 그의 성미에 맞지도 않았고 어딘가 인위적인데가 있는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래서 선뜻 찾아가지 못했고 그후에는 일이 바빠 잊고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처녀에게 진심으로 할 말이 생겼다. 그는 오늘 조선민족이 태양처럼 우러르는 김일성장군님을 직접 만나뵈왔고 인민의 건축가가 되자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가르치심도 받아안았다.

 

말하자면 장군님께서 삶의 좌표를 새롭게 정해주시였다. 사실 운상은 그때 자기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처녀를 훈시했던것이다. 운상은 처녀에게 이걸 말해야 했다. 그래야 솔직한 사죄가 될수 있었다.

 

저녁시간인데도 치료실에는 환자들이 있었다. 빠끔히 열린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예전처럼 태호는 없고 처녀의사 혼자서 환자치료를 하고있었다.

 

운상은 복도에서 서성거리며 환자들이 뜸해지기를 기다렸다. 그의 인내력을 시험하려는듯 환자들은 끊기지 않았다. 일단 치료실에 들어간 환자는 병을 다 고쳐가지고야 내보내는 모양인지 좀처럼 나올줄 몰랐다. 그렇게 기다리는게 초조하기는 해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성미 급한 운상으로서는 이상한 일이였다. 운상이자신도 그게 이상해서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지금 왜 처녀를 만나려고 하는가? 처녀를 오해한데 대해 용서를 빌자는거지? 그게 단가?)

 

 

그는 번거로운 생각을 날려버리듯 숨을 크게 내쉬였다.

 

《안녕히 가세요.》 하는 처녀의사의 상냥한 목소리와 함께 마지막환자가 문을 닫고 나가자 치료실에는 고요가 깃들었다.

 

《다음환자 들어오세요!》

 

운상은 대담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시종 따스한 빛이 흐르던 처녀의 두눈은 서서히 차거운 빛으로 바뀌여졌다. 상대는 환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처녀는 마스크를 벗었다. 병력서들을 간종그려놓고 책상우에 널려있던것들을 빼람에 넣었다. 애당초 운상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는듯 했다. 운상으로서는 응당한 대접이라고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 목소리같지 않은 억양으로 서두를 뗐다.

 

《난 수영씨에게 사죄하러 왔습니다.》

 

그래도 처녀는 대꾸를 안했다.

 

《수영씨가 용서해주고말고 하는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죄하지 않고는 내자신이 견딜수가 없어서 그래서 왔습니다. 난 오늘 김일성장군님을 만나뵈웠습니다.》

 

처녀는 흠칫하며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운상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인간사랑의 장중한 음악서사시를 온몸으로 들었다.

 

운상은 수영에게 장군님께서 올해장마철전으로 보통강개수공사를 끝낼데 대해서와 자기에게 공사설계를 맡겨주신데 대해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런데 난 장군님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서 그분을 노엽혔댔습니다. 난 오늘에야 깨달았습니다. 인민을 사랑할줄 모르는 사람은 장군님을 노엽힌다는걸 알았단 말입니다. 난 부끄러웠습니다. 보통강개수공사를 건국의 맨 앞자리에 놓으신 장군님의 뜻을 미처 몰랐던게 부끄러웠구 그 주제에 동무를 심장이 차겁다고 큰소리쳤던게 부끄러웠습니다. 난 장군님의 고향을 잘 꾸리는것으로부터 건국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장군님께서는 보통강을 다스리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하시였으니… 그래서 왔습니다. 수영선생에게 우리 장군님이 어떤분이신가를 알려주고싶었고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되는가를 말해주고싶었습니다.》

 

운상은 호흡이 가빠나서 더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달리기경주라도 한듯 전에없이 숨이 차오르는것 또한 이상한 일이였다.

 

수영은 운상에게 의자를 권했다.

 

《앉으세요.》

 

예상치 않았던 호의였으나 운상은 앉고싶지 않았다.

 

《난 이 공사에 나자신을 깡그리 바치겠습니다. 그래서 장군님의 사랑을 받는 건축가가 되겠습니다. 그때 가면 수영선생에게 무례했던것두 용서가 되겠지요.》

 

《아니예요. 그땐 제가… 하여튼 앉아서 말씀하세요.》

 

《난 다 말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운상은 누가 쫓아내기라도 한듯 얼른 그 방에서 나왔다. 말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숨이 더 가빠나서 견딜수 없었던것이다. 밖에 나와서야 그는 이마의 땀을 손바닥으로 훔치며 후- 하고 긴숨을 내불었다.

 

(젠장, 왜 그렇게 숨이 찼을가? 그 처녀가 앉으라고 권하는데도 바보처럼 뛰쳐나오다니… 허참.)

 

한편 수영은 운상이 나간 뒤에도 오래동안 진정을 못했다. 설계가청년이 폭풍처럼 들이닥쳐 자기 마음속에 일쿼놓은 풍랑때문에 진정할수가 없었다. 수영은 보통강개수공사가 어떤 의의를 가지는가는 잘 몰랐다. 서울에서 살다가 평양에 들어온지 몇달밖에 안되였으니 잘 알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공사가 보통강변 특히는 토성랑사람들에게 유리하다는것만은 알고있었다. 그리고 세상일에 문외한이라 해도 지금과 같은 나라형편에서 그런 자연개조공사가 어렵다는것쯤은 알고있었다. 그런데 장군님께서 그 공사를 그토록 중시하신단 말인가?

 

문득 오성재농민때문에 토성랑에 처음 다녀온 날 몸에 불결한 냄새가 묻어온것 같아 옷도 갈아입고 목욕도 하며 부산을 피우던 생각이 났다. 자기는 고작 제 몸에서 토성랑냄새를 없애자고 찬물을 마다않고 밤늦게까지 부산스러웠는데 장군님께서는 백성들전체를 걱정하시여 토성랑을 아예 없애려 하신다니 방금 김운상 그 사람의 말처럼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인민을 제일 사랑하시는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여기가 정말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란 말이 현실화되여가는 세상이란 말인가?…

 

수영이로서는 눈앞의 현실을 한마디로 규정할 자신이 없었다.

 

하기야 자기같은 처녀가 세상일을 어떻게 다 알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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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인민봉기​
조국광복회기관지《3.1월간》
[론설] 당사업을 친인민적, 친현실적으로 해나가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
그 어떤 궤변으로도 력사의 진실은 절대로 가리울수 없다
위대한 김일성주석님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1 제1장 비운이 드리운 나라 3. 독립만세의 메아…
[사설]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이 구호를 높이 들고 우리 식 사회주의의 위력…
조선식 사회주의의 참모습
반드시 심판받아야 할 죄악의 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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