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 [일화] 하늘을 믿어도 자기 나라의 하늘을 믿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7-21 18:02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일화] 하늘을 믿어도 자기 나라의 하늘을 믿어야
위찬미 기자
2015-07-21
<통일신보>는 김일성 주석과 <전조선 제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김구 선생과 김규식 선생을 비롯한 이남 지도자들이 함께 즐거운 휴식 시간을 보내는 자리에서 있었던 통일일화 한 편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1948년 5월의 따뜻한 봄날. 김일성 주석과 함께 대동강의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쑥섬에서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는 남북 정당, 사회단체 지도급 인사들의 마음은 한없이 설레었다. 이윽고 모두가 아름드리 버드나무 밑에 둘러 앉았다. 돗자리 위의 널직한 상 위에는 김 주석이 몸소 잡은 고기로 만든 어죽이며 숭어회를 비롯한 구미를 돋구는 갖가지 물고기 요리들이 푸짐히 차려져 있었다. 김 주석이 마련한 소박한 야외오찬이었다.
김일성 주석이 먼저 축배잔을 들면서 말했다. “여러분들에게 대동강의 이름난 물고기를 대접하려고 이렇게 오늘 섬에다가 음식을 차려놓았으니 사양말고 많이 드십시오. 이제 떠나가시면 어려운 일들을 벌여야 하겠는데 통일대업을 위하여 부디 건강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양옆에 앉아있던 김구, 김규식 선생들도 김 주석의 건강을 진심으로 축원하여 잔을 들었다.
김 주석은 이남 대표들 앞으로 손수 음식그릇들을 당겨주면서 이렇게 강변에 둘러 앉아 어죽을 쑤어먹는 맛이 별맛이라고 말하였다. 오찬석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차넘쳤다. 우사 김규식 선생이 기쁨을 금치 못해 자기 한생에 이렇게 마음 즐겁게 들놀이를 해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하자, 백범 김구 선생은 대동강숭어 맛이 참 별맛이라고 하면서 자기도 용악산 근방에 있는 사찰에서 주지승을 할 때 여기 와서 대동강숭어 맛을 여러번 보았다고 옛일을 추억하였다.
김 주석은 부처님이 알았더라면 대단히 노했을 것이라고 하며 그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 바람에 좌중은 떠들썩하게 웃어댔다. 이런 속에서 백범이 “장군님 말씀이 옳지요. 이 사람이 그때 숭어를 잡아먹은 것을 누구도 몰랐으니 망정이지 알았더라면 사찰에서 당장 쫓겨났을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또 한바탕 폭소가 터져 올랐다. 김 주석의 인품에 남북의 마음이 하나로 융합되고 차가운 가슴들이 봄바람처럼 훈훈해지는 민족대화합의 위대한 화폭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백범이 령천암 주지노릇을 하던 이야기가 나온 바람에 화제는 점차 종교에 대한 문제로 번져갔다. 김 주석은 이남 대표들에게 다시금 잔을 권하며 종교인 가운데는 우리와 정견이 다른 사람들도 많지만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정견과 신앙에 관계없이 누구나 나라와 민족을 위한 성스러운 일을 할 수 있다고, 임진왜란때 수천 명의 승병을 거느리고 왜놈들의 침입을 반대하여 잘 싸운 우리 나라의 서산대사와 사명당도 중이었다고 뜻깊게 말하였다.
그러시고는 이렇게 계속하였다. “신을 믿고 안 믿는것은 사람들의 자유입니다. 그렇지만 하늘을 믿어도 남의 나라 하늘을 믿을 것이 아니라 자기 나라의 하늘을 믿어야 합니다.” 이 말에 이남 대표들은 정견과 신앙의 차이에 관계없이 온 민족을 하나로 묶어세워 통일을 위한 애국 애족의 한길로 이끌어 가는 김 주석의 그 숭고한 뜻에 절대적인 공감을 표시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