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 [기고] 김정은위원장이 밝힌 해양강국의 구상 ― 《강건》호에 담긴 조선의 힘과 정신, 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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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9-08 20:44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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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위원장이 밝힌 해양강국의 구상 ― 《강건》호에 담긴 조선의 힘과 정신, 담력
윤현일 (자유기고가)
2026년 9월 6일 원산항에서 신형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이 열렸다. 그런데 새 군함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었다. 행사장에는 81년 전의 《개선》호와 오늘의 《강건》호가 나란히 서 있었다. 왜 최첨단 구축함 《강건》호의 취역식에 1945년의 배가 등장했을까.
《개선》호는 1945년 9월 19일 김일성주석과 항일혁명세대가 조국으로 돌아와 원산에 도착할 때 탔던 배다. 김정은위원장은 이날 두 함을 가리켜 “저 함은 우리의 과거이고 눈앞의 이 함은 우리의 현재”라고 말했다. 이어 《강건》호에 직접 올라 전투준비태세를 점검한 뒤 새 구축함을 동해로 내보냈다. 조국해방에서 오늘에 이르는 81년의 역사를 두 척의 배로 펼쳐놓은 장면이었다.
김정은위원장은 연설에서 《강건》호를 “국가핵대응체계에 망라된 하나의 수단이고 력량”이라고 선언했다. 해군 핵무장화와 새로운 함선·기지·부대창설을 언급하고, “8개월후” 다시 세상에 증명하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왜 구축함 한 척의 취역식에서 81년의 국가사와 핵전력, 원양함대의 미래까지 한꺼번에 꺼냈을까. 연설과 행사 전체에는 조국해방과 건국에서 해군현대화로 이어지는 국가의 역사와, 그 과업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려는 조선의 의지가 함께 담겨 있다.
1. 《강건》호 취역식, 9·9절을 앞둔 국가행사
9월 6일 원산항에서 《최현》급 구축함 2호함 《강건》호 취역식이 열렸다. 불과 석 달 전 서해함대에 《최현》호가 취역한 데 이어 동해함대에도 5천t급 신형 구축함이 들어갔다. 행사의 규모와 형식은 일반적인 군함 취역식과 달랐다.
국가수반 영접과 명예위병대 사열, 국기 게양, 예술공연이 이어졌다. 당과 정부의 중앙일꾼, 군 지휘관, 전세대 해군지휘관, 노동자와 과학자, 원산시민과 청년학생들이 참석했다. 중앙일꾼들은 가족과 함께 나왔고 자녀와 손자 세대도 새 전함의 취역을 지켜봤다. 김정은위원장은 《강건》호에 직접 올라 함내 여러 구역을 돌아보며 전투준비태세와 운용상태를 점검했다.
보도영상은 과거와 현재를 한 공간에 세웠다. 한쪽에는 《개선》호가 있었고 그 앞에는 《강건》호가 서 있었다. 김정은위원장은 《개선》호를 가리켜 “저 함은 우리의 과거이고 눈앞의 이 함은 우리의 현재”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개선》호는 원산에 남았고 《강건》호는 바다로 나갔다.
조선은 이 행사를 9·9절 경축행사라고 따로 이름 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공화국 창건일을 사흘 앞두고 국가의 출발과 오늘의 국력, 다음 세대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행사 시점과 구성을 보면 9·9절을 앞두고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내놓은 자리였다.
2. 김정은위원장 연설이 밝힌 조선해군의 방향
서방과 한국·일본의 상당수 보도는 김정은위원장의 발언 가운데 핵위협과 도발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그것만 봐서는 왜 구축함 한 척의 취역식에서 해군 핵무장화와 새 함선, 해군기지, 부대창설, 8개월 뒤의 계획까지 한꺼번에 꺼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연설의 중심은 개별 무기보다 앞으로 어떤 해군을 만들 것인가에 있었다.
김정은위원장의 연설에서 핵심어를 순서대로 놓으면 다음과 같다.
동해와 인근수역 → 공격형 구축함 → 동해 해군기지 → 해상과 수중의 주권행사 → 해군 핵무장화 → 핵전투체계 실전화 → 전략자산의 중요수역 전개 → 각이한 계열의 함선 → 조선소와 하부구조 → 해군무력개편과 새 부대 → 8개월 후 → 국가핵대응체계.
조선은 동해를 가장 직접적인 군사대결 공간으로 지목했다. 그곳에 공격형 구축함을 넣고 새로운 해군기지를 건설하며 수상함과 수중전력을 함께 키운다. 핵전투체계를 해군작전에 연결하고 여러 계열의 함선을 건조하며 조선소와 기지, 해군조직까지 손본다. 함정 몇 척을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해군 전체를 다시 짜는 작업이다.
김정은위원장은 그 목적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압축했다. 이 말만 떼면 위협으로 들린다. 그러나 연설에서는 곧바로 “힘의 균형을 보장하는 것 외에 평화수호의 다른 담보는 없다”는 주장과 이어지고, 상대가 먼저 무력을 사용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조선이 말하는 ‘두려움’은 상대가 전쟁을 시작할 생각부터 접게 만드는 억제력이다.
김정은위원장은 또한 “합법적인 자위권을 행사할 것이며 필요한 만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그 동맹국의 군사활동을 먼저 제시한 뒤 조선의 해군력 강화와 군사적 대응을 자위권 행사로 규정한 것이다. 조선의 해군 무장을 일방적인 위협과 도발로 설명하는 미국과 그 동맹국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서는 논리다.
연설에는 시간표도 있다. 김정은위원장은 “8개월후에 다시금 세상에 증명해보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강건》호를 “국가핵대응체계에 망라된 하나의 수단이고 력량”이라고 규정했다. 해군 핵무장화와 원양진출, 기지건설과 조직개편이 한 묶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3. 국가핵대응체계에 망라된 《강건》호
이번 연설에서 가장 무거운 문장은 《강건》호가 “국가핵대응체계에 망라된 하나의 수단이고 력량”이라는 대목이다. 김정은위원장은 승조원들에게 전략적 임무가 부여된다고 밝혔다. 적이 무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절대의 힘” 사용을 명령할 것이며, 승조원들은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핵대응체계의 세부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국가가 위협을 판단하고 핵사용을 결정한 뒤 그 명령을 지정된 전력에 전달하는 국가 차원의 핵지휘·운용체계라는 뜻은 분명하다. 《강건》호는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함정이라는 수준을 넘어 국가 핵작전의 해상전력으로 임무를 받은 것이다.
이것만으로 《강건》호가 평시에 언제나 핵탄두를 싣고 다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핵탄두의 상시 탑재 여부와 실제 운용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함정과 승조원이 유사시 국가의 핵사용 명령을 집행하는 전력으로 편입됐다는 사실은 연설에서 직접 확인된다.
1호함 《최현》호 취역 때에는 국가핵대응체계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현》호도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했고 당시부터 해군 핵무장화와 전략적 임무가 강조됐다. 같은 함급인 《최현》호도 이미 같은 임무를 맡고 있었고, 이번 《강건》호 취역식에서 그 성격을 처음 공개했을 수도 있다. 3호함 취역 때 같은 표현이 다시 등장하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4. 8개월 후,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김정은위원장은 “지금 중요한 계획을 실행중”이며 “8개월후에 다시금 세상에 증명해보이겠다”고 예고했다. 9월을 첫 달로 세면 여덟 번째 달은 2027년 4월이다. 2027년 4월 15일은 태양절 115돌이기도 하다.
조선은 큰 정치기념일과 정주년에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해왔다. 2020년 당 창건 75돌 열병식에서는 뒤에 《화성포-17》형으로 알려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처음 내놓았고, 2025년 당 창건 80돌에는 《화성포-20》형을 공개했다. 김정은위원장이 굳이 “8개월후”라고 시점까지 못 박은 만큼 2027년 봄의 정치기념일과 새 해군전력 공개가 맞물릴 가능성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미 모습을 드러낸 전력도 있다. 《최현》급 3·4호함이 건조되고 있고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잠수함의 선체도 공개됐다. 여기에 새로운 대형 수상함이 추가될 수도 있다.
그때 모든 함정이 완전히 전력화될 필요는 없다. 《최현》호와 《강건》호, 3호함, 기존 신형 초계함만으로도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수상전력이 네 척 안팎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4호함과 핵동력잠수함, 새 대형 전투함, 해군기지와 지휘조직까지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면 원양함대 발족을 선언할 조건은 상당 부분 갖춰진다.
김정은위원장은 “각이한 계열의 함선”, “하부구조건설”, “해군무력개편”, “새로운 부대창설”을 차례로 말했다. 그리고 8개월을 제시했다. 특정 함정 한 척보다 더 큰 해군조직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5. 동해에서 미일한의 구도는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동해는 사실상 미일한 해군전력이 주도해온 공간이었다. 미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한국 해군은 대규모 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를 반복했고 조선해군은 주로 연안에 머물렀다. 그러나 《강건》호를 비롯한 신형 구축함과 잠수함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동해는 더 이상 미일한 전력이 별다른 제약 없이 활보하는 바다로 남지 않는다.
미일한 훈련 때 일본에 주둔하거나 전개된 미 해병대와 공병·수송·군수부대가 한국으로 이동한다. 장비와 탄약, 연료와 각종 물자도 일본과 한국의 기지와 항만을 오간다. 조선 동해함대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면 미일한 함정뿐 아니라 이런 병력과 군수물자의 이동경로도 감시와 대응 대상에 들어간다.
전시에 이 이동경로를 완전히 끊어야만 효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위협이 커지면 미일한은 정찰·대잠·방공·호위전력을 더 붙이고 수송경로도 나눠야 한다. 병력과 장비의 도착이 늦어지는 것만으로도 뒤따르는 작전은 흔들린다. 일본을 비교적 안전한 후방으로 놓고 한국으로 전력을 보내던 미국의 기존 계획도 다시 계산해야 한다.
6. 원양함대는 어떻게 등장하는가
원양함대는 구축함 몇 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략잠수함과 대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해군기지, 정비와 보급시설, 장거리 지휘통신과 정찰능력이 함께 따라와야 한다. 김정은위원장이 함선건조만이 아니라 조선소 현대화와 하부구조 건설, 해군무력 개편과 새 부대창설까지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모든 조건을 갖춘 뒤에야 변화가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최현》호와 《강건》호, 3호함과 신형 초계함이 먼저 활동범위를 넓히고 전략잠수함과 대형 수상함이 뒤따를 수 있다. 조선 연안에 머물던 해군이 동해와 일본 주변, 더 멀리 북서태평양까지 자주 나가기 시작하면 그것만으로 이전과는 다른 해군이다.
앞으로 함정 숫자만 세어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함종이 함께 움직이는지, 얼마나 멀리 나가고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군수지원함과 새 기지·지휘조직이 따라오는지를 봐야 한다. 8개월 뒤 공개될 계획에서 그 윤곽이 더 분명해질 것이다.
7. 두 척의 배, 81년의 국가대서사
원산항 한쪽에는 《개선》호가 있었고 다른 쪽에는 《강건》호가 있었다. 《개선》호가 원산에 입항한 것은 김일성주석과 항일혁명세대가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와 새로운 국가를 세우기 시작한 역사와 연결된다. 81년 뒤 《강건》호의 동해 진출은 선대가 세운 국가를 더욱 굳건히 지키고 미일한의 전쟁도발을 억제하려는 오늘의 군사적 의지를 담고 있다. 김정은위원장이 “저 함은 우리의 과거이고 눈앞의 이 함은 우리의 현재”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정은위원장은 강력한 해군건설을 “후대들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세대의 자각과 사명감”이라고 규정했다. 해군현대화는 “능력타산에 기초한 목표설정”이 아니라 “시대가 제기하는 목표에 능력을 따라세우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지금 가진 돈과 기술에 맞춰 목표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목표를 먼저 세우고 부족한 능력은 거기에 맞춰 키운다는 것이다. 현재 세대가 힘들더라도 그 부담을 후대에 떠넘기지 않고 더 안전하고 번영할 수 있는 환경을 물려주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실행방식까지 제시돼 있다. 김정은위원장은 “실행담보가 마련되기 전에 먼저 실행의지부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조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린 뒤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해야 할 일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맞춰 조건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목표에 능력을 따라세운다는 원칙의 출발점이 바로 실행의지다.
“우리의 미래는 재력으로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다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라는 말도 이 맥락에서 나온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를 기다릴 수 없다는 뜻만은 아니다. 적수국의 함선들이 주권해역 주변을 오가는데도 이를 지켜보기만 해야 했던 과거의 상태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돈이 생긴 뒤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살 수는 없으므로 필요한 해군력은 현재 세대가 지금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위원장은 《강건》호를 경제·국방·과학기술력의 집합체이기 전에 “조선의 자존심이고 의지이며 강인한 정신의 결정체”라고 규정했다. 《강건》호는 선대가 남긴 건국정신, 현재 세대의 의지와 책임, 후대의 안전과 번영을 하나로 묶어 만들어낸 결정체라고 조선은 보고 있다.
8. 《강건》호에 내려진 명령
김정은위원장은 연설 마지막에 《강건》호 승조원들에게 “전략적임무”가 부여된다고 말했다. 《강건》호가 “국가핵대응체계에 망라된 하나의 수단이고 력량”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적이 무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절대의 힘”을 사용할 것이며, 명령이 내려지면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축하로 시작한 취역식은 이렇게 전투임무를 부여하는 말로 끝났다.
그 명령은 조선해군이 어디로 가려는지도 말해준다. 연안방어에 머물던 해군을 국가핵대응체계의 한 축으로 만들고, 현대화된 수상함과 전략잠수함, 해군기지와 원양함대를 갖춘 전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강건》호는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첫 전력 가운데 하나다.
김정은위원장은 연설을 “영용한 구축함해병들, 위대한 우리 조국을 위하여 앞으로!”라는 말로 끝맺었다. 새로 취역한 《강건》호에 내려진 첫 명령이었다. 선대가 세운 조국을 지키고 후대의 안전과 번영을 마련하기 위해, 《강건》호는 그 첫 명령을 안고 원산항을 빠져나가 드넓은 동해로 향해갔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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