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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8-01 19:4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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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만나는 우리 나라1〉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홍윤실

변창률 작 《한 분조장의 수기》(2001년)
필자가 만난 조국인민들이 고난의 행군을 추억할 때면 한결같이 말문을 닫고 끝내 눈물을 흘리군 한다. 상상조차 못할 희생을 생각하니 오늘의 발전을 무심히 바라볼수 없다. 력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는 인간들의 삶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련재의 첫걸음이 되는 이 글에서는 소설을 통해 가장 준엄한 시기를 산 인민들을 만나 조국을 떠받든 힘의 원천을 더듬어보려고 한다.
단편소설 《한 분조장의 수기》(2001년)를 펼쳐보면 시련속에서도 량심을 지켜간 농촌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협동농장원인 변창률작가의 체험이 바탕에 깔려있어 작품은 진실하게 다가온다.
소설의 도입부에는 하도 배가 고파 종자를 먹으려다 날벼락을 맞고 죽은 농민에 대한 전설이 서술되여있다. 종자를 먹어버리면 미래에 거둘 곡식은 없다. 작가는 이를 통해 미래를 꽃피우는 힘이 무엇인가를 암시한다.
이 소설은 시련속에서도 《인간답게》 살려고 한 사람들의 흔적이다.
시련은 무엇을 시험하는가

고난의 행군시기 농장을 무대로 한 예술영화 《붉은 열매》(2004년)의 한 장면
소설의 배경은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운 1990년대 후반의 경제적시련기이다. 주인공 리창훈은 분조장으로 선거된 자기를 반대했을것이라 생각되는 분조원들과의 갈등을 회상하는데 거기에는 시련앞에 흔들리는 인간의 약한 모습이 드러난다. 온 식구를 돌보느라 로동을 소홀히 하는 사람, 허위보고로 국가의 눈을 속이며 곡식으로 연회를 벌리는 사람… 이처럼 사람들의 로동에는 자기를 위한 거짓과 형식주의가 스며들고있었다.
창훈은 생각한다―나라가 발붙인 땅이 허위로 이루어졌다면 《아무리 거대한 탑도 졸지에 무너지고말것》이라고. 즉 농민이 나라를 속인다면 그 나라는 알곡생산실태를 파악할수 없다. 그 결과 수많은 인민들의 밥그릇을 비워놓게 된다. 사람들이 맡은 일을 속이고 량심을 저버린다면 어느 부문에서나 나라는 흔들리게 된다는것을 작가는 꿰뚫어보고있었다.
또 창훈이 사랑하는 처녀가 친분관계를 리용하여 비료 5톤을 얻어냈을 때의 비판은 충격적이다. 《원쑤들은 우리에 대한 봉쇄를 강화하면서 무엇을 바라는가? 우리들이 서로 자기밖에 모르는 짐승무리처럼 변할것을 원하고있다. 우리 분조가 비료 5톤을 가져다놓고 웃음지을 때 바로 그 때문에 더 힘들어진 분조가 있다는것을 잊지 말자. (생략) 붉은기를 지키는 우리의 투쟁은 결국 인간의 량심을 지키는 투쟁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 살고싶은 유혹앞에 놓인다. 그러나 자기가 조금 더 가지는 순간 누군가가 더 어려워질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것, 바로 그것이 인간다움인지도 모른다. 작가는 제국주의의 봉쇄가 무서운것은 굶주림보다도 사람들을 서로 무관심하게 만드는데 있다고 본다. 그러고보면 창훈이 지키려 한 《붉은기》는 인간이 서로의 운명에 책임을 지는 관계성의 상징이라 할수 있다. 인민들이 눈물을 삼키며 이악하게 버티고 사회주의를 지켜낸것도 서로를 잃지 않기 위함이 아닌가… 바로 그 진실성이 이 소설을 시대와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으로 만들고있다.
창훈이 이런 량심을 지닐수 있었던 리유는 추상적인 리념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련들앞에서 창훈은 천리마시대 분조장이였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알곡생산에서 1등을 하고 다같이 휴양 간 일, 땀에 뜬 잔등에 서로 부채질을 해준 일, 소박한 오이랭국동이를 둘러싸고 모두 《생명수》나 길어온것처럼 떠들고 기뻐한 일… 사람이 힘들 때 추억하는것은 배 부른 기억이나 실적이 아니다. 함께 웃고 함께 로동하며 서로를 믿고 의지하던 사람들의 따뜻한 생활세계인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창훈을 포함한 온 인민들이 자기 삶속에서 지키려고 한 사회주의조국의 구체상이 아닐가.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들
찬성표와 반대표의 내막은 뜻밖이였다. 창훈과 갈등한 사람들은 그를 농장의 미래를 떠메고나갈 사람으로 믿고있었다. 반대표를 던진 임신부들 역시 너무도 책임적인 그가 애기엄마들까지 몰아세울것을 걱정했을뿐이였다. 결국 찬성과 반대는 한사람에 대한 믿음의 두가지 표현이였다. 창훈은 감격에 젖어들며 수기에 이렇게 적었다. 《그 소박한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나는 인간이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무거운 말이다. 왜 그는 분조장직책이 아니라 인간을 그만두겠다고 했을가. 인민들은 농장원들이 자래운 곡식으로 하루를 이어가고 자식들을 키우며 미래를 꿈꾼다. 풍년소식은 수많은 가정을 살렸다는 소식이기에 인민들은 그것을 《전승소식처럼》 기다린다. 그래서 인민의 미래는 창훈 같은 일군에게 달려있다고 믿고 자기를 분조장으로 내세워준 농장원들의 기대를 외면하고 또다시 현실을 허위로 물들인다면 그것은 인민들의 삶을 짓밟는 죄와 다름없다는 책임감이 창훈을 일으켜세웠을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의 기대와 믿음은 서로의 삶을 떠받치고있는것이다.
이리하여 창훈네 협동벌에는 천리마시대와 같은 인간다운 생활이 되돌아왔다. 그 가을풍경은 눈물이 나도록 소중하고 아름답다.
작가는 앞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시기에도 인민들속에 남아있는 량심과 서로에 대한 믿음이 미래를 꽃피울 종자라고 확신했다. 오늘 조국인민들이 누리는 발전도 결국 그 종자에서 자라난 열매가 아닐가. 그래서 오늘의 조국은 인간다움을 지켜낸 사람들이 일떠세운 삶의 결실로 더욱 빛을 뿌리는것이다.
(조선대학교 준교수)
이 련재글에서는 조선의 소설을 통하여 우리 나리 인민들의 생활과 사회상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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