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 이란에서의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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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5-15 17:2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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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란에서의 패배
통일시대
-워싱턴은 이 전쟁에서 패배함으로써 초래된 결과들을 되돌리거나 통제할 수 없다.
저자및 출처: Robert Kagan, 미국의 대표적인 네오콘외교전략가
The Atlantic,미국시사잡지
번역:통일시대번역팀
원문제목:Checkmate in Iran
저자 :로버트 케이건(Robert Kagan)
《아틀란틱(The Atlantic)》의 기고가,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선임 연구원. 최근 저서로는 《반란: 반자유주의는 어떻게 미국을 다시 분열시키고 있는가(Rebellion: How Antiliberalism Is Tearing America Apart—Again)》
< 역자주 : 미국 네오콘-글로벌리스트의 대표적 이론가이자 로버트 케이건이 이란전쟁에 관한 글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끝없는 전쟁 전략인 <신세기 미국 프로젝트>을 세우는 데 참여한 군산복합체의 대변인이기도 하다. 그의 처 빅토리아 눌랜드는 우크라이나 친미 마이단 쿠테타의 배후로 유명하다. <신세기 미국 프로젝트>는 미국이 이라크, 리비아, 레바논, 시리아, 수단, 소말리아 그리고 이란을 침략하여 영구적 패권체제를 수립하려는 전략이다. 이번의 이란 침공도 바로 이 전쟁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칼럼은 미국 네오콘-글로벌리스트 세력의 이란 전쟁 평가서이기도 하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출처:The Atlantic]
미국이 이토록 결정적인 패배를 당해 그 전략적 손실을 복구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했던 적은 기억하기 어렵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몇 달 동안 진주만, 필리핀, 그리고 서태평양 전역에서 겪었던 참담한 패배는 결국 뒤집혔다.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패배는 막대한 비용을 치렀으나, 세계 경쟁의 주요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미국의 전반적인 세계적 위상에 영구적인 타격을 입히지는 않았다. 이라크에서의 초기 실패는 전략 수립을 통해 완화되었고, 결과적으로 이라크를 이웃 국가에 위협이 되지 않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만들었으며 해당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시켰다.
그러나 현재 이란과의 대결에서 겪고 있는 패배는 전혀 다른 성격을 띤다. 이는 복구될 수도, 무시될 수도 없다. 과거의 상태(status quo ante)로 돌아갈 일도 없으며, 입은 피해를 되돌리거나 극복할 궁극적인 미국의 승리도 없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예전처럼 "개방"되지 않을 것이다. 해협의 통제권을 쥔 이란은 지역의 핵심 주역이자 세계의 주요 강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란의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은 강화되었고, 미국의 역할은 실질적으로 축소되었다. 전쟁 지지자들이 거듭 주장해 온 '미국의 위력 과시'는커녕, 이번 전쟁은 미국이 신뢰할 수 없고 스스로 시작한 일을 끝낼 능력조차 없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그 결과 동맹국과 적대국들은 미국의 실패에 맞춰 각자의 입장을 조정하면서 전 세계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카드"를 쥐고 있는지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그에게 남은 좋은 카드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37일 동안 파괴적인 효율성으로 이란을 몰아붙여 국가 지도부 상당수를 살해하고 군사력의 핵심을 파괴했지만, 정권을 붕괴시키거나 아주 작은 양보조차 얻어내지 못했다.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무력으로도 이루지 못한 일을 이란 항구 봉쇄를 통해 달성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5주간의 가차 없는 군사 공격에도 무릎 꿇지 않은 정권이 경제적 압박만으로 굴복할 가능성은 낮다. 또한 그들은 자국민의 분노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란 전문가 수잔 멀로니(Suzanne Maloney)가 최근 지적했듯이, "지난 1월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자국 시민을 학살한 정권은 이제 그들에게 경제적 고난을 강요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습니다.“(역자: 시민 살해는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밝혔듯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기와 테러리스트를 이란에 들여보낸 결과다)
따라서 일부 전쟁 지지자들은 군사 공격의 재개를 촉구하고 있지만, 37일간의 폭격이 해내지 못한 일을 또 다른 폭격이 어떻게 해낼 것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추가적인 군사 행동은 필연적으로 걸프 지역 인접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보복을 부를 것이며, 전쟁 옹호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다.
트럼프가 이란 공격을 중단한 것은 지루해서가 아니라 이란이 지역의 핵심 석유 및 가스 시설을 타격했기 때문이다. 전환점은 지난 3월 18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South Pars) 가스전을 폭격하자 이란이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 공장인 카타르의 라스 라판(Ras Laffan) 산업도시를 공격하며 보복했을 때 찾아왔다. 이 공격으로 생산 시설에 대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트럼프는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 공격 중단(moratorium)를 선언하고, 이란이 단 하나의 양보도 하지 않았음에도 휴전을 선언했다.
한 달 전 트럼프를 물러서게 했던 위험 계산은 여전히 유효하다. 트럼프가 추가 폭격을 통해 이란의 "문명"을 파괴하겠다는 위협을 실행한다 하더라도, 이란은 정권이 무너지기 전까지(무너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수많은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몇 차례의 성공적인 타격만으로도 이 지역의 석유 및 가스 인프라는 수년, 아니 수십 년 동안 마비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과 전 세계를 장기적인 경제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다. 설령 트럼프가 자신의 후퇴를 가리기 위해 강해 보이려는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 이란을 폭격하고 싶어 하더라도, 이러한 대재앙의 위험 없이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이것이 패배(Checkmate)가 아니라면, 그에 근접한 상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 정보 공동체에 단순히 승리를 선언하고 발을 뺄 때의 결과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를 탓할 수는 없다. 정권이 반복적인 군사적, 경제적 타격 속에서도 살아남은 마당에 정권 붕괴를 바라는 것은 제대로 된 전략이 아니다. 정권은 내일 무너질 수도 있고, 6개월 뒤일 수도 있고, 영영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다.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또는 200달러를 향해 치솟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며 전 세계적인 식량 및 원자재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에게는 그만큼 기다릴 시간이 없다. 그는 더 빠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의 사실상 항복 외에 다른 해결책들은 트럼프가 지금까지 감수하려 하지 않았던 엄청난 위험을 수반한다. "일을 끝내라"고 무책임하게 외치는 이들은 그 대가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이 이란의 현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 전면적인 지상전과 해전을 벌이고, 새로운 정부가 자리 잡을 때까지 이란을 점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분쟁 중인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을 호위하며 군함을 잃을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란의 보복으로 인해 발생할 지역 생산 능력의 파괴적인 장기적 피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지금 발을 빼는 것이 '가장 덜 나쁜 선택'처럼 보일 수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 트럼프는 패배를 견뎌내는 것이, 여전히 실패로 끝날 수 있는 더 크고 길며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보다 승산이 더 높다고 느낄 것이다.
이제 미국의 패배는 유력해 보인다. 패배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유지한다. 위기가 끝나면 어떻게든 해협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가정은 근거가 없다. 이란은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테헤란 내의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분열을 이야기들 하지만, 온건파조차도 이란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안 받더라도 해협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와의 합의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는 협상 중에 이란 지도부를 살해하는 것을 승인함으로써 진주만 기습 공격을 재현했다고 자랑하다시피 했다. 이란인들은 트럼프가 합의 후 몇 달 안에 다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또한 그들은 이스라엘이 자신의 이익이 위협받는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행동에 제약받지 않고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이익은 위협받을 것이다. 많은 이란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테헤란 정권은 잠재적인 핵 능력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더 효과적인 무기, 즉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인질로 잡는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전쟁 전보다 훨씬 강력한 상태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란이 해협을 "재개방"하겠다고 말할 때, 그것은 여전히 해협을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뜻이다. 이란은 통과 통행료를 요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로 통행을 제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만약 어떤 국가가 이란 통치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한다면, 그들은 해협을 드나드는 해당 국가 화물선의 속도를 늦추거나 늦추겠다고 위협하는 것만으로도 응징할 수 있다.
해협을 폐쇄하거나 선박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이론적인 힘보다 더 크고 즉각적이다. 이러한 지렛대는 테헤란의 지도자들이 각국에 제재 해제와 관계 정상화를 강요하거나 징벌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이란이 더 부유해지고 재무장하며 미래의 핵 선택지를 보존함에 따라 이스라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립될 것이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리 세력(proxies)을 추격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란이 수많은 국가의 에너지 공급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상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가자지구 또는 그 어디에서도 테헤란을 자극하지 말라는 엄청난 국제적 압력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현상은 지역적, 세계적으로 권력과 영향력의 실질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이 지역에서 미국은 '종이호랑이'임을 스스로 입증하게 될 것이며, 걸프 국가들과 다른 아랍 국가들이 이란과 타협하도록 만들 것이다. 이란 학자 루엘 게레트(Reuel Gerecht)와 레이 타케이(Ray Takeyh)가 최근 썼듯이, "걸프 아랍 경제는 미국의 패권이라는 우산 아래 건설되었다. 그것과 그에 수반되는 항해의 자유를 제거한다면, 걸프 국가들은 필연적으로 테헤란에 구걸하러 가게 될 것이다.“
그들만이 아닐 것이다. 걸프 지역의 에너지에 의존하는 모든 국가는 이란과 자신들만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그들에게 무슨 선택권이 있겠는가? 막강한 해군을 보유한 미국조차 해협을 열 수 없거나 열지 않으려 한다면, 미국 전력의 극히 일부만을 가진 그 어떤 연합군도 해협을 열 수 없을 것이다. 휴전 후 해협을 감시하겠다는 영·불 이니셔티브는 비웃음거리나 다름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연합"이 해협의 평화로운 상황에서만 작동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즉, 호위가 필요 없는 배들만 호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통제권을 쥐고 있는 한, 해협은 오랫동안 다시 안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테헤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겠지만, 중국조차 단독으로 해협을 강제로 열 수는 없다.
이러한 변화의 한 가지 결과는 거대 강대국 간의 해군 군비 경쟁 확대일 수 있다. 과거에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미국이 이러한 비상사태를 예방하고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이제 페르시아만 자원에 대한 접근에 의존하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 정치적 안정에 필수적인 에너지 공급 중단 앞에서 무력해졌다. 질서와 예측 가능성이 무너진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함대를 구축하기 전까지 그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이를 견딜 수 있을까?
미국의 걸프 지역 패배는 더 광범위한 세계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전 세계는 2순위 강대국과의 몇 주간의 전쟁만으로도 미국의 무기 비축량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빠른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목격했다. 이것이 미국의 차기 주요 분쟁 대비 태세에 던지는 질문은 시진핑이 타이완 공격을 개시하게 하거나, 블라디미르 푸틴이 유럽에 대한 침략 수위를 높인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동아시아와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은 향후 분쟁 발생 시 미국의 지속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스트 아메리카' 세계로의 글로벌 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때 걸프 지역에서 가졌던 미국의 독보적인 지위는 앞으로 발생할 수많은 희생양 중 첫 번째에 불과하다.
[출처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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