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 《화성포-11라》 보도, 왜 군단장이 거기 서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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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4-21 21:0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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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포-11라》 보도, 왜 군단장이 거기 서 있었나
윤현일(자유기고가)
1. 4월 20일 보도는 무엇을 공개했는가
4월 20일 조선중앙통신은 미싸일총국이 개량된 지상대지상전술탄도미싸일 《화성포-11라》형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위원장이 직접 참관했다. 제1·2·4·5군단장도 함께 나왔다. 이 대목만으로도 이번 보도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보도는 이번 시험의 목적이 산포전투부와 파편지뢰전투부의 특성과 위력을 확증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전투부는 흔히 탄두라고도 부른다. 산포전투부는 미사일이 목표 상공에 도달했을 때 내부에 실린 수많은 작은 폭탄, 곧 자탄을 넓은 지역에 흩뿌리는 방식이다. 넓게 퍼져 있는 병력과 차량 행렬, 비행장에 대기 중인 각종 전투기 등을 한꺼번에 무력화할 때 쓰는 전투부이다.
파편지뢰전투부는 미사일이 목표 상공에서 폭발할 때 날카로운 금속 파편을 넓게 뿌리는 기능과, 땅에 떨어진 뒤 지뢰처럼 작동하는 기능이 결합된 형태다. 이런 전투부는 군대의 진격 경로를 차단하는 데 유리하다. 파괴된 비행장 활주로의 보수 작업을 막는 데도 유리하다. 접근과 복구를 함께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는 5기의 전술탄도미싸일이 136km 계선의 섬목표 주변 표적구역 12.5~13헥타르, 곧 축구장 약 20개 면적을 높은 밀도로 강타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화성포-11라》 한 발의 성능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함께 서 있었는가이다. 최고지도부와 전방군단장이 동시에 등장한 그 장면은 전방 작전용 화력체계의 운용 방향을 공개했다.
2. 4월 9일과 20일, 무엇이 달라졌는가
4월 9일 보도와 4월 20일 보도는 같은 전술탄도미사일 계열을 다뤘다. 그러나 성격은 같지 않았다. 4월 9일 보도의 중심은 《화성포-11가》형 산포전투부 시험이었다. 그때의 핵심은 전투부가 실제로 작동하는가를 확인하는 데 있었다.
4월 9일에는 미싸일총국 탄도미싸일체계연구소와 전투부연구소가 시험을 진행했다. 김정식대장이 해당 시험들을 지도했다. 연구기관이 전투부의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였다. 연구와 확인의 성격이 강했다.
반면 4월 20일에는 김정은위원장이 직접 참관했다. 개량형 《화성포-11라》가 나왔다. 산포전투부와 파편지뢰전투부가 함께 나왔다. 전방 4개 군단장도 한꺼번에 등장했다.
이 변화는 작지 않다. 연구기관의 검증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최고지도부가 실제 적용 방향을 승인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4월 9일이 작동 확인이었다면 4월 20일은 운용 연결에 가깝다.
산포전투부와 파편지뢰전투부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무기는 아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도 이미 이런 전투부를 써왔다. 중요한 것은 조선이 그 전투부를 전술탄도미사일에 얹고 있다는 점이다. 결합된 미사일을 전방용 화력수단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김정은위원장이 “각이한 용도의 산포전투부들”을 직접 언급한 것도 그 방향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조선은 전투부 종류를 늘리고 있다. 그 전투부를 전술탄도미사일에 결합하고 있다. 결합된 미사일을 전방 작전에 쓰려 하고 있다.
3. 조선은 왜 군단장을 참관시켰는가
제1·2·4·5군단은 남부국경선, 곧 휴전선 정면에 배치된 조선인민군의 전방군단들이다. 이번 시험에 이들 군단장이 함께 나왔다. 이 배치는 의도가 분명하다. 전방 작전과의 연결 방향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번 참관 명단은 단순한 행사 참석자 명단이 아니다. 전방에서 이 화력효과를 실제로 쓸 지휘선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명단이다. 연구기관만 나온 시험과는 다르다. 전방 지휘관이 함께 선 시험은 의미가 달라진다.
보도된 136km 거리는 단순한 시험거리가 아니었다. 한국의 핵심 군사공간을 떠올리게 하는 숫자였다. 먼저 서울권을 떠올릴 수 있다. 오산 공군기지와 평택의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도 함께 떠오른다.
그 주변의 한국군 지휘축과 증원축도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 보도는 섬목표 타격 장면만 보여주지 않았다. 동시에 남측 핵심 군사공간도 함께 떠올리게 했다. 공개된 거리와 참관자 구성이 그렇게 읽히게 만든다.
전쟁이 발발하면 이런 종류의 전투부가 초기 미사일공격에 먼저 쓰일 가능성이 높다. 산포전투부는 병력 집결지와 무기 집적지, 지휘부와 통신기지를 넓게 제압하는 데 유리하다. 파편지뢰전투부는 군대와 무기의 접근을 늦추는 데 유리하다. 복구 작업을 방해하는 데도 유리하다.
두 전투부는 역할이 다르다. 그러나 함께 쓰이면 효과가 커진다. 그렇게 되면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초기 기동 속도는 떨어질 수 있다. 증원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
복구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이번 보도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타격 능력이 아니다. 전선과 후방의 움직임 자체를 늦추는 전쟁 방식이다. 군단장을 세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4. 이 보도는 왜 정치기사인가
물론 이번 보도는 시험발사 기사라는 점에서 군사기사의 외형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보도의 중심은 발사 장면 자체가 아니다. 참관자 구성과 전투부의 선택을 통해 전방 운용의 방향을 먼저 보여줬다. 그래서 이번 보도는 군사기사를 넘어 정치기사로 읽어야 한다.
이번 보도에서 특히 중요한 대목은 “5년”이다. 김정은위원장은 이번 결과를 5년의 시간을 바친 성과라고 말했다. 이 말은 한 차례 시험의 성공을 칭찬하는 수준이 아니다. 국가가 방향을 정하고 장기간 밀어온 사업이라는 뜻에 가깝다.
전투부 체계의 다종화는 우연히 나온 결과가 아니다. 정밀타격과 면적제압을 함께 추구해 온 결과로 보인다. 이것은 연구소의 개인 성과가 아니다. 국가시책으로 밀어온 사업이라는 뜻이 더 강하다.
보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정은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집단이 전쟁준비에 필요한 다양한 첨단기술력을 계속 쟁취하고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보도는 완성의 선언이 아니다. 계속의 선언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능을 가진 미사일이 나올 수 있다. 더 세분화된 전투부도 계속 나올 수 있다. 더 정교한 전방 화력체계도 이어서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보도의 핵심은 기술의 성공이 아니다. 전쟁수행방식의 공개이다. 최고지도부는 그 방향을 이번 기사에서 직접 드러냈다. 그래서 이 기사는 군사기사의 외형을 지녔지만 정치기사의 성격을 가진다. 이 점을 놓치면 시험발사 장면만 보고 보도의 본문을 놓치게 된다.
5. 한국언론은 왜 조선 보도의 핵심을 외면하는가
한국언론의 상당수는 4월 9일과 20일 보도를 집속탄, 강철비, 비인도적 무기, 사거리, 면적의 문제 등으로 소개했다. 이런 설명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핵심이 빠진다. 4월 20일 보도의 정치적 격상은 충분히 짚지 못했다.
연구기관 시험에서 전방군단 운용 승인 단계로 넘어가는 변화가 바로 그 핵심이다. 그런데 많은 보도는 그 변화를 잘 짚지 못했다. 숫자와 위력 설명은 많았다. 참관 구성의 의미 분석은 약했다.
그래서 보도는 다시 “미사일 한 발”의 기사로 축소되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를 부풀리는 과장이 아니다. 숫자 중심의 군사기사 소비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보도 형식과 참관 구성을 읽는 눈이다.
어떤 무기를 공개했는가만 볼 것이 아니다. 왜 지금 공개했는가를 보아야 한다. 왜 이런 형식을 택했는가를 보아야 한다. 왜 이 인물들과 함께 공개했는가를 보아야 한다.
이런 시각교정은 단순한 인식 문제가 아니다. 안보 판단과 연결된다. 전쟁 억제 판단과도 연결된다. 주한미군 운용 판단과도 이어진다. 조선이 지금 드러내는 것은 상징적 위협이 아니다. 실제 운용 방향이다.
전방군단과 결합된 면적제압 화력이 공개되었다. 타격과 지연을 결합한 전투부 체계도 함께 나왔다. 그것을 계속 고도화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도 드러났다. 이것을 놓치면 한국언론은 사거리 숫자를 세다가 전쟁 방식의 변화를 놓치게 된다.
결론
결국 4월 20일 보도의 본질은 《화성포-11라》 한 발의 시험성공을 자랑하려는 데 있지 않다. 조선은 전쟁에 필요한 다양한 첨단기술력을 계속 쟁취하고 고도화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이것은 앞으로 더 많은 기능과 성능을 가진 전술무기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는 선언이다.
조선은 한국에 산재한 미군과 핵심 군사거점을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 무력을 갖추려 하고 있다. 상대가 전쟁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다. 전투부 체계의 현대화도 그 방향 안에 있다. 전방 화력운용의 세분화도 그 방향 안에 있다.
조선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미군의 군사행동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번 《화성포-11라》 시험발사는 그에 대한 대응 성격을 가진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시험발사는 미국이 스스로 촉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보도를 여전히 미사일 한 발의 문제로만 읽는다면 전쟁의 첫 장면을 오판하게 된다. 조선은 이미 다음 수순을 밝혔다. 전투부 체계의 현대화, 전방 화력운용의 세분화, 전쟁 준비에 필요한 첨단기술의 지속적 고도화가 그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보도가 군사기사가 아니라 정치기사인 이유다.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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