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 베네수엘라 현지의 소리 〉베네수엘라 주권의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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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6-01-14 18:5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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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베네수엘라 현지의 소리〉베네수엘라 주권의 납치
통일시대번역팀
미국의 공격과 대통령 납치, 그리고 그것이 주권· 국제법· 다극주의에 갖는 함의를 살펴본다.
저자 및 출처: 아툴 찬드라(Atul Chandra), 팅스 착(Tings Chak) : 트리콘티넨탈 사회연구소(Tricontinental: Institute for Social Research)의 아시아 데스크 코디네이터 / 베네수엘라평론 2026년 1월 13일자 칼럼
번역: 통일시대번역팀
원문제목: The Kidnapping of Venezuela’s Sovereignty
원문출처: https://venezuelanalysis.com/opinion/the-kidnapping-of-venezuelas-sovereignty/

미제국주의자들에 의해 납치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귀환을 요구하는 베네수엘라 인민들의 시위
[사진출처: 프란시스코 트리아스(Francisco Trias)]
2026년 1월 3일, 미국은 단지 한 주권 국가를 폭격하고 그 대통령을 체포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이 구축하는 데 기여했던 전후 국제 질서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를, 가장 명백한 방식으로 드러낸 행위였다. 미 특수부대가 카라카스에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와 그의 부인이자 국회의원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해 브루클린의 감옥으로 이송했을 때, 그들은 베네수엘라만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미국 제국주의에 종속되기를 거부하는 어떤 국가에게도 주권이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베네수엘라 국회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 원수를 납치하는 일을 정상화한다면, 어느 나라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베네수엘라지만, 내일은 굴복을 거부하는 어떤 나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두로 정부에 대한 정치적 성향이나 평가와 무관하게, 이 행위에 대한 대응은 21세기에 국제법, 다극주의, 민족 자결이라는 개념이 여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이것은 좌파만의 문제가 아니다. 힘이 곧 정의라는 원칙에 의해 세계가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 모든 국가, 모든 정부, 모든 시민의 문제다.
▶ 드러난 초(超)제국주의의 논리
현재의 미국 외교정책을 과거의 개입들과 구별 짓는 특징은 그 노골성이다. 1954년 CIA가 과테말라 대통령 하코보 아르벤스를 전복했을 때, 워싱턴은 공산주의 전복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유지했다. 1989년 미군이 마누엘 노리에가를 체포하기 위해 파나마를 침공했을 때도, 그 정당화는 법 집행의 담론 속에 포장되었다. 하버드 학자 존 코츠워스에 따르면,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개입 역사는 한 세기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40건이 넘는 성공적인 정권 교체를 포함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질적으로 다른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어떤 가식도 없다. 작전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트럼프는 먼로 독트린을 언급하며 이를 “돈로(Donroe) 독트린”이라고 하였다. 이는 서반구가 여전히 미국의 지배 영역임을 드러내는 발언이었다. 그리고 이는 2025년 11월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에서 분명히 주장된 바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국은 단지 정책 변화와 석유 접근권을 확보할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제국주의적 기획의 노골성을 완화시키지는 못했다.
이는 우리 트리콘티넨탈: 사회연구소에서 규정한 “초제국주의(hyper-imperialism)”를 보여준다. 이는 제국주의의 위험하고 퇴행적인 단계다. 경제적·정치적 지배력이 약화되고 대안적 권력 중심(주로 아시아)의 부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 제국주의는 점점 더 자국의 무제한적인 군사력에 의존하고 있다. 채텀하우스의 분석은 명확하다. 이는 베네수엘라 주권과 유엔 헌장을 중대하게 위반한 행위다. 안보리의 승인도 없었고, 자위권 주장도 없었다.
1945년 이후의 국제 질서는 국가들이 주권적 평등을 가진다는 형식적 원칙과,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에 대한 무력 사용이 금지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유엔 헌장 제2조 4항은 강대국이 세계를 자신들의 영지처럼 다루는 것을 막기 위해 설계되었는데, 미국은 이를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 글로벌 사우스 연대에 대한 시험
마두로 대통령의 납치는 “다극화” 담론에 실존적인 질문을 던진다. 다극적 세계 질서의 씨앗—중국의 경제적 부상,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정치적 자기주장 강화, BRICS와 그 확장, 자국 통화 기반 무역의 증가—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일방적 무력 사용 앞에서 그것들은 극히 제한적임이 드러났다. 이는 불편한 진실이다.
각국 정부의 초기 반응은 수사적 비난에서 실질적 제약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이 사안의 중대성을 정확히 짚으며,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행위”라고 규정하고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며 국가를 공격하는 것은 폭력, 혼란, 불안정의 세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경고했다. 콜롬비아의 페트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라틴아메리카의 주권에 대한 침략”을 거부했다. 멕시코의 셰인바움 대통령은 “아메리카 대륙은 어떤 독트린이나 어떤 강대국의 소유도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규탄하며 마두로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고, “어느 나라도 세계의 경찰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대의 물결은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다.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 설계된 제도들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제약할 수 없다. 미국은 자신의 행동을 규탄하는 어떤 결의안도 거부권으로 차단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요청으로 소집된 긴급 안보리 회의는 비난을 쏟아냈지만, 집행 수단은 없었다.
독립적인 발전을 추구해 왔거나, 자국의 천연자원을 통제하려 했거나, 워싱턴에 종속되기를 거부해 온 모든 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난 일이 자신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가 쿠바와 콜롬비아를 향해 가한 위협은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 주권, 자원, 그리고 자주권(self-determination)
토지 개혁을 추진한 과테말라의 아르벤스, 자원을 국유화한 칠레의 아옌데와 이란의 모사데그 등, 국가 원수들이 주권적 정책을 추진하려 했을 때 전복된 패턴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 흐름은 오늘날 베네수엘라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약 3,030억 배럴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석유의 중심성을 숨기려 하지 않았으며,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재건할 것이고 미국이 “아마도 훨씬 더 많은 양의 석유를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군사 작전에 앞서 시행된 해상 봉쇄는 국가를 경제적으로 질식시키는 것을 명백한 목적으로 삼았다.
그러나 2001년 이후 미국의 대 베네수엘라 정책 전체 궤적—야권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2002년 쿠데타 시도, 2020년 기드온 작전, 그리고 ‘최대 압박’ 제재—은 베네수엘라가 자유로운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왔다. 이러한 공격은 베네수엘라가 2001년 석유자원에 대한 주권적 통제를 주장하는 탄화수소법을 제정한 이후 가속화되었다.
▶ 결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실리아 플로레스의 납치는 국제 질서의 현 상태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를 요구한다. 강대국의 침략을 막기 위해 존재해야 할 공식 제도와 법적 틀은 워싱턴의 제국주의적 공격을 제약하는 데 실패했다. 이는 글로벌사우스의 정부와 민중에게 막대한 책임을 부과한다.
다극화, BRICS, 남(南)-남(南)협력, 탈달러화에 대한 논의가 베네수엘라 침공과 같은 행위를 억제할만한 실질적 역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공허한 학문적 논쟁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국주의적 침략은 이념적 입장이나 마두로 정부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전 세계의 정부와 인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현 단계 미국 초제국주의에 의해 “다극화”의 실제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저항할 집단적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베네수엘라 인민의 주권을 방어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의 주권을 방어하는 일이다.
[출처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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