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 【재미동포 기고문】우륵 실내 오케스트라 제135회 음악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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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5-12-16 20:34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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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륵 실내 오케스트라 제135회 음악회를 마치고
리준무(우륵관현악단 단장, 지휘자)
우륵 실내 오케스트라가 준비한 제135회 공연 겸 송년 음악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숭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공연 당일은 밤새 많은 눈이 내려 발목이 잠길 정도로 쌓였고, 매서운 추위로 인해 관객들의 발걸음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공연 전에는 악천후로 인한 관객 감소가 우려되었으나, 공연을 두 시간 앞두고 눈이 그치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공연장은 곧 음악에 집중하는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전반적인 공연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엄숙했으며, 연말을 맞아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년 음악회로서의 의미가 잘 드러났다.
첫 곡은 ‘Long for It(그리워)’로, 서정적인 선율이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 곡은 청중으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며 공연에 몰입하도록 이끌었다.
이어 연주된 자크 우드 교수의 첼로 협주곡 ‘축원(Blessing)’은 깊고 절제된 첼로의 음색을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바치는 기도와 같은 인상을 주었다. 첼로 선율은 공연장의 공기를 차분히 가라앉히며 청중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은 우륵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탄탄한 합주력 속에서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다. 이 곡은 고전음악 특유의 명료함과 균형미를 잘 살린 연주로, 곡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음악적 깊이를 동시에 느끼게 했다.
마지막 공식 프로그램으로는 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가 연주되었다. 목가적 분위기의 1악장, 리듬감 있는 제2악장 경쾌한 왈츠, 주고받는 대화형식의 빠른 3악장, 아름다운 선률이 끝없이 흐르는 4악장 그리고 활기차고 기쁨에 찬 마지막 5악장을 능숙하게 연주한 출연자들에게 청중들은 뜨거운 박수와 아낌없는 환호를 보내주었다.
앙코르에 앞서 지휘자는 관객에게 함께 ‘아리랑’을 부를 것을 제안했다. 이에 객석의 관객들은 조용하지만 하나 된 목소리로 노래에 동참했다. 공연장은 연주자와 청중의 경계가 사라진 공동의 공간이 되었고, 아리랑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 공동체적 공감과 연대의 상징으로 울려 퍼졌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고, 서로 감동을 나누는 모습이 이어졌다. 어떤 이는 내 손을 꼭 잡으며 “정말 잊지 못할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서로를 포옹하며 감동을 나누는 모습 속에서, 그날의 음악회는 비로소 완성되었다.
이번 음악회는 단순한 연주 감상을 넘어, 음악을 통해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특히 눈 내린 밤 울려 퍼진 아리랑은 한의 정서를 넘어 최후의 승리를 내다보는 우리의 긍지이자 존엄의 강력한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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