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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통일시대 기고] "비핵화”라는 낡은 주문에 스스로를 가둔 조현의 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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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5-09-19 19:1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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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핵화”라는 낡은 주문에 스스로를 가둔 조현의 방중

서도영(자유 기고가) 

 

역사는 자주를 택한 나라를 기억하지만, 예속을 자처한 나라는 결국 제 발로 낙오자의 길을 걸었다. 한국이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바로 그것이다. 다극화라는 거대한 조류를 읽지 못한 채, 미국의 낡은 패권질서에 목숨줄을 걸고 있는 이 어리석음은 머지않아 돌이킬 수 없는 대가로 되돌아올 것이다.


저자: 서도영(자유 기고가)

 


[사진출처: 필자의 페이스북]


9월 17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회담이자, 향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상호 전략적 협력을 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담 직후 공개된 양국의 발표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그 언어의 결이 얼마나 다른지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외무부 발표문 어디에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다. 왕이 외교부장은 한중 관계를 “불가분의 이웃”이라 규정하며 상호 신뢰, 경제 협력, 다자주의 수호, 자유무역체제 강화 등을 강조했다. 심지어 항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글로벌 거버넌스 등 국제 질서 전반에 대한 중국의 구상까지 담겼다. 중국 발표의 키워드는 “상호 존중, 호혜 협력, 다자주의, 평화와 안정”이었다.


반면 한국 외교부 발표문에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추구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이 대목은 우리에겐 익숙한 외교적 문장일지 몰라도, 사실상 한국이 여전히 미국식 ‘비핵화 담론’에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다.


즉, 중국은 미래를 향해 협력의 언어를 사용했고, 한국은 과거에 갇힌 ‘비핵화’라는 낡은 주문을 반복했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현 장관이 조선의 핵문제를 거론한 것은 결국 한국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는 꼴이다. 이는 다극화 질서라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자멸을 선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늘날 조선의 핵 문제는 이미 단순한 비핵화 협상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사안이며, 중국조차 이를 담론의 중심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만이 여전히 “비핵화”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은 스스로의 외교적 자율성을 축소시키는 행위다.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되 국익과 실용에 기초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도 성숙하게 발전시키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언뜻 균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발표문을 보면 균형은 찾아보기 어렵다. 비핵화를 강조한 순간, 한국은 다시 미국의 대리인으로 자임했고, 이는 곧 남북관계 회복 포기와 한중관계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조현 장관은 방중 직전 국회에서 “과거의 미국이 아님을 실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동맹의 본질적 변화를 언급하며 미국이 더 이상 무조건적 신뢰의 대상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작 베이징에서 그는 미국의 입만 바라보며 조선의 핵문제를 들먹이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평화의 가능성을 스스로 닫아버리고 갈등과 대립의 굴레를 영구화하는 어리석은 선택이다.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속국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데, 정반대로 스스로 속국임을 선언해 버린 꼴이다. 한미간 통상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대미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마이너스가 됐다.


역사는 자주를 택한 나라를 기억하지만, 예속을 자처한 나라는 결국 제 발로 낙오자의 길을 걸었다. 한국이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바로 그것이다. 다극화라는 거대한 조류를 읽지 못한 채, 미국의 낡은 패권질서에 목숨줄을 걸고 있는 이 어리석음은 머지않아 돌이킬 수 없는 대가로 되돌아올 것이다.


 


== (한국 외교부 발표 전문) ==


한중 외교장관 회담(9.17.) 결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9.17.(수) 17:30-20:30(180분) 간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Wang Yi)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 및 만찬을 갖고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조 장관은 오늘의 만남이 우리 新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으로서 양국관계 발전에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관계 발전이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하였다.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하면서, 금년과 내년 한중 양국이 연이어 APEC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조 장관은 한미동맹을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가되 국익과 실용에 기초하여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우리정부 입장이라고 하고, 한중 양 국민간 상호이해 제고 및 우호정서 증진 등 한중관계 발전의 민의(民意)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해 나가자고 하였다. 왕 부장은 중국이 對한국 우호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자고 하였다.


조 장관은 한중간 경제협력 구조가 수직적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 협력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간 경제협력 모델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하고, 한중간 호혜적 협력관계가 양국 국민의 민생에 지속 기여할 수 있도록 각급에서 소통・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하였다. 또한, 양 장관은 한중일 협력 기제를 활용하여 역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아울러, 조 장관은 서해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중국 내 우리 국민들의 안전 및 권익 보호를 위한 중측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하였다.


한편, 조 장관은 우리정부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측의 노력을 당부하였다. 왕 부장은 중측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지속 소통해 나가자고 하였다.


조 장관이 경주 APEC 前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한 데 대해, 왕 부장은 조만간 한국에서 조 장관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화답하였다.


왕 부장은 중국 국민 구조과정에서 순직한 이재석 경사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중국 정부를 대표하여 심심한 애도를 표명하였다.


 


== (중국 외무부 발표 전문) ==


왕이,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


2025년 9월 17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외교부장인 왕이는 베이징에서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조현 외교부장의 첫 중국 방문을 환영하며,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통해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양측이 수교라는 초심을 이어가고, 선린 우호 관계를 지속하며, 상호 이익과 상생의 목표를 추구하여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과 한국이 불가분의 이웃임을 강조했습니다. 고대 중국 속담에 "만물은 함께 자라면서 서로를 해치지 않고, 만물은 평행으로 나아가면서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국 관계의 발전은 선린우호, 공통점을 추구하고 차이점을 존중하며 협력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임을 보여줍니다. 중국은 대한국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합니다. 중국은 양측이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고, 상호 신뢰를 강화하며, 협력을 심화하고, 윈윈(win-win)의 결과를 달성하는 동시에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랍니다. 중국과 한국은 모두 경제 세계화의 수혜자입니다. 오늘날처럼 일방적인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에서 양국은 보호무역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국제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 해경 장교가 중국 국민을 구조하던 중 사망했습니다. 중국은 그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올해 6월, 중국 장가계에서 한 운전기사가 한국인 승객 10여 명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한국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처럼 한중 양국에는 감동적인 사연들이 많으며, 양국 국민의 우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증진하기 위해 발굴하고 홍보해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왕이 국무위원은 올해가 중국 인민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자 유엔 창립 80주년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통일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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