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 장애물을 높이 쌓으면서 대화 타령만 하는 한국 정부 - 말보다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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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25-09-19 18:59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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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을 높이 쌓으면서 대화 타령만 하는 한국 정부
말보다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이흥노 재미동포
새 정권이 집권한 지도 벌써 석 달째로 들어섰다. 워낙 내란세력이 심각하게 나라를 망쳐놓고 쑥대밭을 만들었기 때문에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새 정권은 정신이 없다. 숱한 문제들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그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는 우선 내란세력 척결과 남북관계 조기 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패잔 내란세력과 지하에 숨어있던 일당들이 도처에서 준동하고 난관을 조성하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한다. 하지만 내란을 제압하고 수괴를 투옥한 각성한 시민들이 스스로 새로운 정부를 내왔기 때문에 조금도 위축되거나 후퇴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남북대화가 개시되지 못하고 지금 답보상태에 머무는 게 너무 가슴 아프고 답답하다. 여기에는 반드시 무슨 문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좀 따져보자. 남북이 우선 대화의 물꼬라도 터야 하는 데 워낙 꽉 막힌 남북관계라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 남북관계가 거덜난 근본 원인은 반조선, 반통일, 반민족적인 윤석열 정권의 대조선 적대 정책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대조선 적대 정책 폐기가 정답일 것이다. 헌법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적대적 제도와 행위를 즉시 수정, 폐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정석이다.
헌법의 영토 조항을 비롯해 국가보안법 폐기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한국 정권은 기존 장애물을 고수하고 새 장애물을 쌓으면서 대화 타령이다. 그러니 문제가 풀리지 않고 꼬여지기만 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대화를 가로막는 큰 걸림돌 중 하나가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이다. 더구나 이 훈련은 10년 전 확대 개편된 ‘작전계획 5015’에 따른 것으로 선제타격→참수작전→북침 및 상륙작전이 핵심이다. 참수작전은 조선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이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잘못 고른 곳에서의 힘자랑질은 분명코 스스로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주게 될것이라는것을 상기시킨다」라는 제목의 담화(9/13)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한미가 벌이는 핵전쟁연습을 포함한 합동훈련은 전임 정권의 것을 계승한 것으로 매우 위험한 전쟁놀이라고 이미 주의를 환기시킨 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도 담화를 발표해 맞대응 행동을 보다 명백하게, 강도 높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조선은 한미, 한·미·일 다국적 훈련을 결사반대, 규탄하는 동시에 비상한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초강경 경고를 날렸다.
중러도 한국이 벌이는 다국적 훈련을 매우 강하게 반대할 뿐만 아니라 이에 맞서 중러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푸틴은 중국 80주년 전승절에 참석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또 국내에서 최근 진보당이 “말은 평화, 행동은 전쟁연습”이라고 하면서 한반도 긴장 위기의 원흉인 다국적 침략훈련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은 단순한 연례 방어훈련이 아니라 침략훈련, 공격훈련이라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조미대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도 조미대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도 다국적 침략훈련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니 심각한 문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연합훈련은 미 네오콘(특히 미 군부)의 조미대화 훼방 공작 냄새가 짙은 것 같다. 또, 트럼프가 네오콘에게 자유롭지 못한 증거일 수 있다. 이미 집권 1기에서 이를 경험한 바가 있다. 트럼프가 네오콘 손에 놀아난다면 또 하나의 하노이 회담 결렬 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조선은 미국에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이라고 여러 번 경고했다. 조선은 다국적 군사훈련은 조미대화를 않겠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한 협의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을 두고 급선회를 하는 듯한 흉내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통령이 누구라 할지라도 “미국의 특등 충견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 그는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대조선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없는 대물림”이라면서 이재명 정부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시늉과 함께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고 개탄했다. 조선이 한국을 불신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근본적 원인이 한국 정부의 자주성 부재와 조선을 겨냥한 다국적 연합훈련임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자주성’을 특별히 중시, 강조하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얻은 불변의 값진 교훈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어떠한 금쪽같은 남북 합의도 미국이 틀면 결국 말짱 도루묵이 됐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의 간판을 단 윤석열은 국민을 마약쟁이로 만들고 전쟁을 벌여서라도 계엄을 통해 종신 집권을 하려고 했다. ‘민주’의 감투를 쓴 문재인은 숱한 남북합의서들을 코쟁이 눈치 보느라 걷어차야만 했고 심지어는 제재와 전혀 무관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지 못한 미국의 충견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래서 조선은 자주성 없는 허수아비 정권과 마주 앉을 이유도, 필요도 없다는 일관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 전승절(2025/9/3)을 전후해 전 세계의 지각변동이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 중국 전승절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전 세계에 다극화 시대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조·중·러 핵강국 정상들이 전승절 망루에 나란히 선 모습은 지구촌의 전통적 사고의 전환을 촉진한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놓칠 수 없는 것은 이번 행사에서 누구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연 배우였다는 것이다. 중러 정상이 경쟁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접근을 시도했고, 전 세계의 이목이 일제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집중됐다. 이 광경을 지켜본 사람 중에 가장 놀란 사람은 트럼프인 것 같다. 조·중·러 연대가 강화되는 가운데 트럼프는 대외 정책 방향 재정립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관세 협상 같은 민감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미 국방 전략 초안’이 언론에 공개됐다. 내용을 보면 중국에 대한 견제, 고립, 봉쇄, 대결로 미국은 자국의 경제적 손실과 고립만 초래했다는 일종의 반성이 엿보인다. 결국 “중국 견제 대신 경제 안보로 선회하는 동시에 미국 본토 방어에 집중한다”라는 것이다. 어쩌면 조만간 미중·미러 관계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걸로 보인다. 늦었지만 다행이라 하겠다. 세계 평화, 안정 그리고 경제에도 훈풍이 불어닥칠 수 있어서다.
누구보다 조선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푸틴이 조미대화, 남북관계 개선에도 관심이 크다고 알려졌다. 앞으로 우리는 조미대화는 물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푸틴의 역할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러시아 극동 개발과 북극항로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려고 해 한러관계 개선은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분명하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바뀌는 마당에 우리도 한중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한미연합훈련을 지체 없이 중단해야 한다. 이는 남북대화뿐 아니라 조미대화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집권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평양은 냉담하지만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조미관계 개선이 먼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남북대화 재개가 절박하다는 걸 누가 부인하겠나. 그러나 왜 대화 재개가 안 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로 한국 정부의 자주성 결핍과 한미연합훈련이 대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자주성은 비단 남북대화를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니라 정상국가로서의 기본적 필수 조건이다. 이 대통령의 조미관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주장은 일리가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대조선 특사를 가장 먼저 조선에 보내지 않은 것은 패착 중 패착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절박한 게 남북관계 복원이라면서 말이다.
전임 정권의 전쟁 도발 유인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국적 인내와 자제로 대응했기에 전쟁을 막고 오늘의 희망찬 이재명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감사의 말을 대조선 특사가 전달하고, 전임자와 완전히 다른 새 정권과 새로운 관계 복원, 대화를 개시하자고 정중하게 요청했다면 아마 조선이 뿌리치기 어려웠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조선 특사 파견은 예의고 도리다. 신뢰 회복에도 크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6명의 마지막 남은 장기수들과 김련희 씨를 조선으로 송환하도록 도와달라고 정중히 요청한다고 제안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꿈에서라도 고향 땅 혈육을 만나고 고인이 된 선친들에게 귀국 인사라도 올리는 것이 연로한 장기수들의 유일한 소원이기 때문이다. 인도적, 도덕적 견지에서도 남은 장기수들을 북송하는 게 이재명 정부의 열린 자세에 부합된다.

[출처 자주시보]
※ 북한 등의 표현을 재미련 편집국의 방향에 의거하여 조선 등으로 바꾸어 기재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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