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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KAL858, 교민 상대 대북규탄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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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8-21 09:4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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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 교민 상대 대북규탄 유도
<기고> 외교부 KAL858 문서 공개 (8) - 박강성주
박강성주 (KAL858기 사건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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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1월 14일 당시 외무부 국제기구조약국은 “미.일 등 지역에서 교민들에 의한 자발적 북한 규탄 데모 등 유도” 계획이 명시된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대책 보고” 문건을 작성했다(34137, 43쪽).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금도 그렇지만 1980년대 한국인들은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었다. 정부는 이 교민들을 KAL858기 관련 대북규탄 활동에 적극 동원했다. 1988년 1월 14일 당시 외무부 국제기구조약국은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 대책 보고” 문건을 작성한다. 여기에는 “미.일 등 지역에서 교민들에 의한 자발적 북한 규탄 데모 등 유도” 계획이 명시되어 있다(34137, 43쪽).


이 작업은 1987년 12월 2일부터 안기부 주도로 진행된 이른바 ‘무지개 공작’과 흐름을 같이 한다고 하겠다. 무지개 공작 내용 가운데 하나는 “탑승 희생자의 유가족을 포함한 국민 각계의 대북 규탄 집회, 성명 및 논설 등 수단 총동원, 북괴 규탄 분위기 확산”이다.


집회 경비 전액 지원하기도


   
▲ 파키스탄 카라치 주재 총영사는 수사발표 직후인 1월 17일 “한인회 간부전원을 관저에” 초청하여 “북괴의 반민족적, 비인도적 만행을 상세 설명하고, 북괴 규탄집회개최를 유도, 동임원들은 흔쾌히 한인회주관으로 개최키로” 했다고 보고했다(2016070069, 111쪽). [자료사진 - 통일뉴스]


먼저 파키스탄 사례가 주목된다. 김동진 당시 카라치 총영사는 수사발표 직후인 1월 17일 “한인회 간부전원을 관저에” 초청하여 “북괴의 반민족적, 비인도적 만행을 상세 설명하고, 북괴 규탄집회개최를 유도, 동임원들은 흔쾌히 한인회주관으로 개최키로” 했다(2016070069, 111쪽).


이 집회는 1월 19일에 열렸는데 파키스탄 정부의 “제3국 비방금지 지침을 고려”해서 총영사관 직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총영사는 원칙적으로 해외공관이 특정 국가 규탄행사를 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궐기대회를 유도한 것이다. 참고로 교민들은 총영사관에서 “제작, 제공한 허리띠”와 손팻말 등을 사용했고, 이를 포함해 “장소 임차료및 행사개최부대경비는 전액 당관에서 지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도 규탄대회 유도에 함께한 듯하다. 1월 31일 궐기대회가 있었는데 반공협회가 주관한 행사였다. 500명 정도가 참여했고, “평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또는 민주평통], 한인회, 재향군인회, 노인회등 교민단체 및 KAL 지사 협조”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총영사관은 “교민사회의 긍정적 움직임을 계속 고취시킴으로서 불순세력에 대처하는 한편, 평소 교민사회 전면에 나서기 꺼려하던 일반 교민사회 및 건실한 교민지도자의 영향력 제고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2016070057, 146쪽).


미국 호놀룰루에서는 교포 방송국 KBFD TV가 “교민들의 북괴 규탄궐기대회를 촉구”하였는데, 이는 총영사관 “홍보활동 결과”의 하나였다(13쪽). 이에 1월 24일 호놀룰루 청사 앞에서 규탄대회가 열렸고 58개 교민단체가 참여했다(2016080012, 13쪽).


“규탄궐기 대회를 유도”


정부가 수사결과를 발표한 1988년 1월 15일, 이정빈 당시 스웨덴 주재 대사(이후 김대중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는 저녁에 민주평통 위원들 및 한인회장단과 모임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교민들로하여금 적당한 기회를 이용, 당지 주재 북괴공관앞에서 … 평화적인 시위를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서 북괴 테러 집단에 대한 교민및 주재국인들의 인식을 제고시킬계획”이라고 알린다(2016070061, 27쪽).


이 유도 계획은 성공했는데, 1월 24일 스톡홀름에 있는 왕립도서관 앞에서 교민 100명 정도가 규탄대회를 연 것이다. 교민들은 북 대사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50분 동안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궐기대회를 마무리했다. 문서에 따르면, 스웨덴 북 대사관 앞에서의 항의시위는 이것이 첫 사례였다고 한다(2016070062, 89쪽).


박선호 당시 아랍에미레이트 주재 대사 역시 “한인회장, 평통자문위원, 업체 및 교민대표와 금번사건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 한인회 주최하의 대북괴 규탄궐기 대회를 유도”했다(2016070065, 28쪽). 이에 따라 “한인회 간부들은 … 영자 및 아랍어 일간지에 광고형식으로 북괴 만행규탄 및 사망자에 대한 조의를 표명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로 했다.


그리고 1월 17일 두바이 경남건설 현장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교민들은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인류와 더불어 잔악무도한 북한괴뢰집단의 만행을 온 인류의 이름으로 응징할 것을 다짐한다”(2016070065, 114쪽).


김태지 당시 인도 주재 대사도 뉴델리의 한인 유지들을 관저로 초청, “북괴의 만행 전모 및 북괴의 저의를 설명, 해외 거주 교민들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켰다(2016070069, 109쪽). 이 유도 계획 역시 성공했는데 “교민회는 북괴의 만행에 경악과 울분을 표하고, 북괴를 규탄하는 성명을 본국 정부에 전달키로” 결정했다.


목사 기도회도 포함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규탄대회가 있었고, 이 역시 총영사관이 교민들을 상대로 “유도”한 것이었다(2016070061, 128쪽). 대회는 1월 20일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광장에서 열렸는데, 식순에는 순복음교회 소속 목사의 기도회도 포함되어 있었다(2016070062, 8쪽).


이복형 당시 아르헨티나 주재 대사도 정부의 수사발표에 맞춰 “교민회장등 각 단체장 초청, 북한규탄 성명발표 유도”에 힘을 쏟았다(2016070058, 71쪽). 그리하여 1월 21일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민회관에서 규탄대회가 열린다(99쪽).


태국도 마찬가지다. 김좌수 당시 태국 주재 대사는 “교민회가 자발적인 북괴규탄 대규모 궐기대회를 1.18.북한 통상대표부 앞에서 갖도록 조치”했다고 보고한다(2016070068, 191쪽). 홍콩 총영사도 한인회를 상대로 “북한만행 규탄결의 지도” 활동을 했다(10쪽).


궐기대회는 아니지만 캐나다 토론토 총영사관의 경우, “평통지역 협의회 승공문화협회 등 관련단체에 북괴만행 규탄 성명 게재 유도” 작업을 진행했다(2016070058, 19쪽). 김동호 당시 카메룬 주재 대사는 “교민들에게 금번 사건을 상세히 설명하고, 대북 경각심을 일층 고양시키기 위해” 외무부에서 만든 “칼기 폭파사건 진상 발표 및 김현희 기자회견 비데오 테입을 회람하여 시청”하게 했다(2017050067, 16쪽).


이밖에 현지 공관에서 직접 유도했는지 분명히 확인되지는 않지만, 미국 뉴욕,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및 시모노세키, 캐나다, 스위스, 브라질, 노르웨이 등 수많은 곳에서 규탄대회가 열렸다. 아울러 대부분의 경우 한인회, 민주평통, 반공주의 단체 등이 앞장선 것으로 보인다.

대북규탄을 위한 선전도구

교민들 가운데는 정말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규탄대회에 나오셨던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이를 떠나 핵심은, 전두환 정부에게 교민은 대북규탄을 위한 선전도구로서의 가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때로는 경비를 전액 지원하면서까지) 궐기대회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수없이 전개됐고, 공관장들은 각 대회를 ‘실적’으로 여기며 보고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외무부는 “KAL기 사건 관련 북괴규탄 교민행사”라는 특별 문건을 최소한 6회까지 별도로 꾸준히 작성해갔다.


[출처: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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