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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연재19]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 1. 영문모를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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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8-16 09:4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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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9]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  1. 영문모를 환대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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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창작된 전인광 북녘 작가의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이 지금 북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소설은 타이의 어느 한 산간벽촌에서 일어난 두 명의 일본인들에 대한 살해사건을 파해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첫 서두에 이렇게 씌여져 있다.

《나는 죽더라도 증명할것입니다. 력사가 증명하고 내가 증명합니다. 이 력사를 지워버려서는 안됩니다.》 - 한 조선녀성의 증언중에서 -

 

<조선의 오늘>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4. 15문학창작단의 작가들을 비롯하여 나라의 관록있는 작가들이 《하나의 조일관계력사론문》《바늘끝도 안들어가게 구성이 째인 작품》《이렇게도 쓸수 있겠구나 하는 창작적묘리를 깨우쳐준 소설》이라고 평가하는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은 작가의 피타는 사색과 탐구불같은 열정과 높은 창작적기량에 의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였다.”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네덩이의 얼음>을 연재한다.




(제 19 회)

제 4 장

1. 영문모를 환대

 

무라야마가 도꾜로 날아간 다음날까지도 꼬카시에 간 가니다니형사에게선 아무 소식이 없었다.

웅카라는 여간 우려되지 않았다.

사건수사를 위해 일본에서 온 형사가 행방불명이라면 그자체가 또 하나의 중대사건이 될 소지가 충분했다.

더구나 무라야마일행이 일본으로 다 출국하고 혼자 남은 가니다니였다. 게다가 그가 추적하는것이 북조선사람들이라니 꼭 무슨 사건이 터진것만 같은 예감을 어쩔수 없었다.

웅카라는 수사국장과 토론하고 수사본부에 망라되지 않았지만 가니다니와 프리야춘, 와뚜욤이 람빵시에 갈 때 차를 몰고 갔던 한 형사를 불렀다.

그에게 형사 하나를 더 붙여주며 그날중으로 꼬카시에 도착해 가니다니의 행방을 찾아볼 임무를 주어 떠나보냈다.

함께 갔던 프리야춘과 와뚜욤에게 임무를 주었으면 좋겠지만 그들에겐 당장 수행해야 할 다른 임무가 있었다.

그것은 한시바삐 삥강에서 발견한 커누의 출처를 찾는것이였다.

웅카라는 무에타이도장로인이 발견한 그 커누야말로 틀림없이 범인들이 리용했던 배라는걸 확신했다.

그 로인이 그날 새벽에 그야말로 큰 《물고기》를 낚아냈던것이다.

그래서 급기야 형사들을 동원해 삥강류역의 정박장들을 샅샅이 훑었지만 결국 헛물만 켜고말았다.

무라야마가 도꾜로 떠나간 후 웅카라는 펀뜩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삥강정박장들에 등록된 배들은 관광객들이 당일치기로 리용하거나 2~3일씩 원시림속에 끌고 들어가 리용하다가 다시 끌고 내려와 대기시키는 배들이다.

하지만 쟝글속의 호수들에 한두척씩 고정시키고 쓰는 커누가 있을수 있지 않는가.

애당초 그 배들을 등록조차 하지 않고있다면 외부사람은 누구도 그 현물을 확인할수가 없다.

웅카라는 벌떡 일어났다.

아편밀수단을 추적하는중에 쟝글속의 한 호수에서 그런 커누를 피뜩 본 기억이 났다. 그게 어느 호수였던지 아무리 생각해도 짚이지 않았다.

그때 총질까지 하며 도망치는 놈들을 추격하느라 경황이 없었거니와 엇비슷하게 크고작은 호수가 너무 많아 가늠이 안갔다.

이 주변의 쟝글에는 10여개의 호수가 있다.

웅카라는 프리야춘과 와뚜욤형사를 불러 임무를 주었다.

《자네 둘이 이 일대의 호수들을 샅샅이 다 뒤져보게. 내가 틀림없이 어느 호수에서 저 비슷한 커누를 보았어. 그런 배는 등록이 돼있지 않을게 분명하거던. 공식적으로 경찰이란 내색을 말고 관광객처럼 돌아보며 수단을 다해 조용히 알아보오. 알겠소?》

《알았습니다.》

웅카라부장은 직속부하인 프리야춘을 따로 불러 사건의 주목이 츄홍따이에게 쏠리고있는데 그 커누가 관건적열쇠라고, 그 출처만 찾으면 모든 문제가 확정되니 사소한 징후도 놓치지 말고 조사해보라고 당부했다.

두 형사가 총총히 떠나갔다.

그때 방코크의 수사국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먼저 취급하던 아편밀수단사건을 결속해야겠으니 암만 바빠도 당장 올라와 담당검사를 속히 만나고 내려가라는것이였다.

할수 없었다.

결말처리를 눈앞에 두고나왔던 그 사건도 한시바삐 아퀴를 지어야 할 큰 사건이였다.

웅카라는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종합해가지고 방코크로 올라갔다.

국장을 만나 그동안의 수사과정을 요약해 보고하고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며 투덜거리는 검사를 만나 두시간나마 땀을 흘리며 사건결속문제를 토론했다.

웅카라부장에게서 임무를 받은 프리야춘과 와뚜욤형사는 그날 저녁늦게야 뻐스를 타고 치엥마이에 도착하였다.

뻐스에서 내리자마자 와뚜욤은 관광안내소에 들려 래일 삥강건너 세 관광호수로 가는 뻐스에 승차신청을 하고 쎈터에서 팔아주는 관광안내책자를 하나 사가지고 왔다.

10월말은 건조기가 시작되는 관광의 황금계절이여서 온 치엥마이가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희고 누렇고 검은 인종의 관광객들로 차고넘쳤다. 곳곳에 지어놓은 호텔은 물론이고 2류, 3류려관들도 만원이였다.

시내에 와뚜욤의 집이 있다는것을 아는 프리야춘은 집에 들어가보라고 그를 떠밀었으나 와뚜욤은 함께 임무받고 나온 처지에 방코크에서 온 《형님》을 의리없이 모시면 되겠냐며 시경찰합숙에서 함께 자자고 했다.

그들은 경찰합숙 2층 맨 끝방에 자리를 잡았다.

식당에서 대충 저녁을 때고 방으로 올라온 그들은 탁상에 관광지도를 펼쳐놓고 마주앉았다.

이번 수사진에 망라되여 통성하면서 마흔 갓 넘은 나이도 비슷하고 직급도 같은데다 다 내노라 하는 축들이여서 그들은 어렵지 않게 친구가 되였다.

와뚜욤은 지도우에 벌레같은 형체들이 파랗게 표시된것들을 가리켰다.

《자, 보게. 프리야춘. 웅카라부장이 말한 소택지, 수렁들로 돼있어 관광호수로 개발하려다 그만두었다는 호수들이 먄마국경쪽의 여기와 여기 그리고 내려오면서 이곳과 또 이곳들이네.

세개의 호수만이 현재 관광호수로 리용되고있는데 삥강에 제일 가까운 이 무챠룬호수는 싸칼리 트레킹사가 운영하고 이 닝카와 칸나운호수는 와끼 트레킹사소속이네. 자네 싸칼리 트레킹사 사장 츄홍따이를 알겠지?》

《알지. 이 일대에 그를 모르는 사람이 있나? 어제 그 회사소속 삥강정박장에 내가 갔댔네. 거기 책임자녀자가 자기네 사장자랑을 굉장히 하더군.》

《그 츄홍따이사장이 괜찮은 사람같구만.》

《거의 20년동안 려행사를 운영하면서 명예도 얻고 숱한 재부도 축적했지만 워낙 인간이 안팎으로 벌레 안 먹은 티크나무같이 협잡과 투기를 모르고 정의감이 불같아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

프리야춘은 와뚜욤이 타놓은 차를 마시며 지도를 가리켰다.

《자네는 닝카와 칸나운호수쪽으로 더 올라가야 할테니 아무래도 아침에 먼저 떠나는 관광뻐스를 타야 할걸세.》

《무챠룬호수는 해발 700m높이에 있다면서? 산세가 너무 험해 누구도 엄두 못 내는걸 그 츄홍따이사장이 작년에 삭도까지 놓았다고 하더군.》

《그렇네. 삭도를 놓기 전엔 산세험한 그곳으로 줄사다리를 타고 사람들이 올라갔다네. 그러니 사실 웅카라부장이 마약밀수단을 추적하면서 커누를 보았다는건 무챠룬호수가 될수 없는거지.

분명 닝카나 칸나운호수였다고 난 생각하네.》

《하여튼 가봐야지.》

《자, 자자구. 눈꺼풀이 맞붙을것 같군.》

피곤에 짓몰렸던 두 형사는 그동안의 로독을 풀며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다.

새벽에 그들은 거뜬한 마음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경찰식당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히 치른 그들은 시간이 되여 관광안내쎈터로 나갔다.

거기서 각각 자기 방향의 관광뻐스를 탔다.

와뚜욤형사의 장점은 표나지 않는 그의 외양의 평범성에 있었다.

체소한 몸매에 등까지 약간 굽고 깡마른 얼굴에 보슬보슬한 염소턱수염까지 나있는 그를 40대초의 형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농촌에서 코끼리로 나무나 나르고 벼나 가꾸는 농민으로 보기 십상이였다.

그의 허줄한 외양속에 온갖 능란한 계교와 수완이 감추어져있었다.

그런 통속적인 외양이 별로 위장하지 않아도 시장에 나가 쭈그리고 앉거나 술집에 들어가 끼여앉으면 그 세계에 꼭 어울리는 하층민의 한사람이 되는것이였다.

그의 말마따나 《물처럼 가장 깊은 밑바닥까지 스며들어 수사하는 천민형》의 형사였다.

관광뻐스에서 내린 와뚜욤은 호수를 둘러보았다.

와끼 트레킹사소속의 칸나운호수는 관광객들의 환성을 자아낼만큼 천연의 자연냄새가 물씬 풍기는 열대원시림의 수려한 풍치속에 자리잡고있었다.

물속에 한절반 몸을 잠근 수백년 자란 아름드리줄기와 가지들이 등나무넝쿨처럼 엉킨 짬으로 배길들이 나있는데 밑바닥의 잔돌이며 자갈까지 들여다보이는 맑은 호수는 더위와 인파의 가쁜 숨결에 달아오른 관광객들의 가슴을 한순간에 청신하게 식혀준다.

호수의 잔교에는 여러가지 유람용배들 수십척이 진을 치듯 흥떡이며 손님들을 기다리고있었다.

도착해서부터 와뚜욤의 눈은 잔교에 매인 세척의 커누에 가있었다.

세여보니 그 세척의 커누와 함께 발동기가 달린 단정이며 돛대가 솟은 작은 요트, 노를 젓는 쪽배들이 도합 22척이였다.

관광객들은 가족, 친구들끼리 또는 홀로 정박장대기소에서 표를 떼고 배들을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 많은 배들이 사람들을 태우고 푸른 물결우에 열대림이 거꾸로 박힌 호수의 건너편 산굽이를 돌아 깊은 쟝글속으로 흩어져갈 때까지 와뚜욤은 정박장 우아래를 세심히 둘러보고 돌아왔다.

텅 빈 잔교에는 관리원만이 남았다.

와뚜욤은 그가 바줄이며 갈구리따위를 걷어가지고 정박장대기실로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다.

《수고많았수다, 숱한 들짐승고삐들을 풀어놔줄래기.》

와뚜욤이 싱긋 웃으며 인사하자 관리원은 그를 힐긋 보더니 《임자는 왜 앉아있나? 놀러왔겠는데, 어디 불편한가?》 하고 물었다.

와뚜욤은 배를 싸쥐고 머리를 끄덕이였다.

《아이고, 형님은 첫눈에 벌써 알아보는구려. 내 종종 느닷없이 재발하는 이 체증때문에 이러지 않수. 원체 속이 좋지 않아 싫다는걸 부디부디 잡아끄는통에 오긴 왔는데 저 호수에 배타고 들어갔다가 속이 뒤틀리면 어찌겠수. 건조기때가 되면 꼭 재발한다니까요, 젠장.》

《잘했구먼 뭐. 그런 몸으로 물 한가운데 떴다가 탈이 나면 큰일 아닌가? 마침일세. 나와 여기서 지나가는 세월훈수나 들다 가라구.

뭐 꼭 물을 타봐야만 맛인가? 배타는게 무서워 이 물가에서 놀다가는 사람들도 많다네. 점심대접은 내가 륭숭하게 해주지.》

관리원은 늘 배를 내준 뒤 하루나절 혼자 기다리던 그 고적함을 풀 상대를 만난게 기쁘기 그지없는듯 했다.

관리원과 마주앉은 와뚜욤은 챠오프라야강 상류에 새로 나온 수상시장 얘기며 치엥마이 한 마을에서 코끼리 세마리를 훔쳐 팔아먹다 잡혀간 협잡군에 대한 이야기(실제는 자기가 처리한 사건이였다.)들을 구수하게 이야기하며 그속에 섞어 호수에 등록된 배들의 실태를 물어보았다.

관리원은 그가 묻는대로 여러 배들의 성능이며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류형의 배가 어떤것이며 지난여름 단정 하나가 호수가운데서 전복돼 관광객 넷이 빠져죽은 얘기까지 다 들려주었다.

와뚜욤은 멀지 않은 매대에서 남비에 돼지내장과 다리를 푹 끓여 달고 짭짤하게 볶은 타이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챠로우》료리를 제 돈으로 사다 점심을 함께 치르었다.

관리원은 너무 흡족해서 술을 마시며 배가 일없는가 물었다.

《예, 이젠 좀 나았습니다. 이놈이 원래 이렇다니까요. 시도 때도 없이… 헌데 이 호수엔 커누가 적구만요.

원체 두척뿐이였습니까?》

《그럼. 여기 칸나운과 저우의 닝카호수는 호수폭이 좁아 속도가 빠른 커누는 맞지 않아. 그래 네척을 가져다 각각 두척씩 갈라 가졌는데 그것 마저도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거던. 그래 우리 사장은 인차 삥강으로 내려보낼 소릴 하더군.》

《예, 그러니 창고에 따로 건사했거나 다른데 빌려준것도 없단 말이군요.》

《그럼.》

점심식사를 마친 와뚜욤은 회사 과장에게서 기다리기 힘들면 전용뻐스를 타고 먼저 돌아가라고 전화가 왔다고 했다.

삽시간에 정들었던 관리원은 마음이 삽삽하고 인심푸근한 《목재수출회사원》을 떠나보내는것을 자못 섭섭해했다.

이어서 닝카호수까지 찾아간 와뚜욤은 그곳에서도 재작년 4월에 두척의 커누를 가져온 이후 현재 현물그대로 남아있다는것을 실물로 확인하고 저녁늦게 관광뻐스를 타고 돌아왔다.

한편 프리야춘형사는 뜻밖의 일을 당하였다.

와뚜욤이 떠난 후 무챠룬호수로 떠나는 뒤뻐스에 승객들이 오르기를 기다리던 그는 느닷없이 걸려오는 손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전화를 걸어온것은 뜻밖에도 츄홍따이사장이였다.

《형사님! 제 츄홍따이입니다.》

《아,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이거 정말 뜻밖입니다. 제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시고…》

《하하, 형사님. 엊그제 우리 싸칼리정박장에 찾아오시지 않았댔습니까? 그때 전화번호를 알려주셨더군요. 전화할 일이 있으면 련락하라구…》

《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오늘 형사님이 우리 무챠룬산정에까지 오신다기에 제 가만있을수 있습니까. 직접 만나뵙자고 이렇게 련락드렸습니다. 제 안내원을 삭도주차장에 내려보내겠으니 함께 올라와주십시오.》

프리야춘은 잠시 긴장해졌다.

자기가 오늘 무챠룬호수에 간다는것을 이 사람이 어떻게 알게 되였는가?

츄홍따이의 말대로 주차장에는 안내원이 기다리고있었다.

프리야춘은 그와 함께 삭도를 타고 산정으로 올랐다.

삭도하차장에서 기다리던 츄홍따이가 반갑게 프리야춘을 맞았다.

적동색으로 그슬린 약간 대머리진 얼굴에 눈이 크고 어깨가 벌어진 중키의 츄홍따이는 첫눈에 보기에도 50대 중반을 넘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혈기가 왕성했다. 그런데 어디를 상했는지 왼팔을 삼각건으로 매고있었다.

《형사님, 보시다싶이 이 무챠룬호수는 류역이 너무 좁아 유흥을 즐기며 놀만 한 호수가 못됩니다. 그러니 누구도 지금까지 이 호수를 크게 탐내지 않은거지요. 그래서 제가 착안한게 저 급류타기입니다.》

프리야춘은 츄홍따이가 가리키는 골짜기를 내려다보았다.

《저 호수에서 쉬임없이 쏟아지는 물이 산골강을 이루며 흘러내리는데 요즘 젊은이들 모험적인 배놀이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제가 이 산정에 삭도를 놓기 시작하니 손바닥만 한 호수밖에 없는 곳에서 무슨 관광수익이 나겠는가고 모두가 비웃더군요.

전 못 들은척 내밀었습니다. 다 건설하고 산꼭대기에서부터 뽀트를 가지고 급류타기를 시작하자 아이쿠, 저 사람 저 놀음 시작하려는 속심이였구나! 하고 그때에야 탄성을 올렸지요. 첫시작부터 숱한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우리가 왜 저 생각을 못했노? 많은 사람들이 후회막심해서 무릎을 쳤지요. 하하하, 기업은 결국 기민한 순발력과 창의성, 이 머리 아닙니까?》

츄홍따이는 성한 팔로 거의 벗어진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런데 그 팔은 어떻게 그렇게 상했습니까?》

프리야춘은 따라웃으며 걱정스러워 물었다.

《아, 이 팔 말입니까?》 하며 상한 팔을 내려다보더니 츄홍따이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오토바이를 타다 한바퀴 덤부링을 했습니다. 뭐 괜찮으니 신경쓰지 마십시오.》 하고 대범하게 넘기며 츄홍따이는 이내 정색해서 프리야춘에게 말했다.

《형사님은 이 산정호수에 혹시 커누가 없는가 알아보러 오셨지요?》

느닷없는 그 말에 프리야춘은 멈칫 굳어졌다.

《아니, 사장님! 그건 어떻게 하시는 말씀입니까? 누가 그런 말을 합니까?》

츄홍따이는 여전히 웃으며 《에이 뭐, 다 아는 일인데… 우리 싸칼리정박장에도 그래서 오시지 않았댔습니까? 헌데 우리 무챠룬호수에 커누는 없습니다. 그리고…》

츄홍따이는 프리야춘을 돌아보며 조용히 강조하듯 말했다.

《형사님의 임무는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것은 뽀트를 타고 급류타기를 즐기며 돌아가는것입니다.》

프리야춘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러니 사장님은 뽀트놀이를 시키려고 날 이 꼭대기로 청했습니까?》

《아, 그럼요. 수사일에 진절머리날 때도 많겠는데 오늘 한번 심신을 팍 풀어보십시오.》

프리야춘은 수사하러 온 경찰에 대한 츄홍따이의 이 단호하고 주저없는 공격이 도무지 리해되지 않았다.

그 리면에 꼭 무엇인가 있는듯싶었다.

《하, 사장님! 이거 내가 이럴 경황이 아닙니다.》 하는데도 츄홍따이는 무작정 잡아끌었다.

《웅카라부장에게 욕먹을가봐 그럽니까? 문제가 서면 제가 막아나서리다, 원.》

이렇게 되여 프리야춘은 생각지 않았던 급류타기를 하게 되였다.

호수에서 쏟아져내리는 물이 바위너설많은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산골강의 한옆에 특별히 주문해 만든 공기를 채운 고무뽀트들이 늘어서있고 대다수가 젊은이들인 외국관광객들이 안전모에 구명복들을 입고 순서를 기다리며 벅적 끓는다.

수십척이 넘는 뽀트들속에서 하나씩 끌고 나와서는 여섯명의 관광객이 다 타면 안내원들이 내려갈 때 주의할 사항을 곱씹어주고 배를 슬쩍 떠밀어준다.

배가 떠날 때마다 기다리는 젊은이들, 떠나는 젊은이들이 지르는 괴성과 휘파람소리로 골짜기가 떠나갈듯 하다.

프리야춘은 할수없이 츄홍따이가 떠미는대로 우아래 련결된 구명복을 입고 안전모까지 쓰고 회사의 네 젊은이가 앞에 탄 뽀트뒤에 올라앉았다.

《함께 내렸으면 좋겠는데 팔이 상해 아무래도 난 저 삭도를 타고 형사님을 내려다보며 밑으로 가야겠습니다. 자, 밑에서 만납시다.》

츄홍따이는 그옆의 삭도장을 가리키며 성한 오른손을 내저었다.

안내하는 청년이 인원이 다 탄 뽀트를 밀어주었다.

떠나는듯 마는듯 슬쩍 오금을 뗀 배는 완만한 경사를 타고 흥떡이며 내려가다가 경사가 차츰 급해지자 점차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막아서는 집채같은 바위들을 이리 돌고 저리 도는 빠른 물살 따라 뽀트는 물우를 미끄러지며 얼음판을 질주하듯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휘파람같은 바람소리가 귀전을 스치고 강옆의 휘늘어진 관목들이 곤두박힐듯 눈옆을 스쳐갔다.

강 한복판을 막아선 집채같은 바위를 에돌 때마다 밖으로 뿌려져나갈듯한 탄성에 짜릿한 전률이 온몸을 훑어가고 그때마다 배에 탄 모든 사람들 이 일시에 악악 숨넘어가는 소리를 지르며 배전을 붙잡았다.

그 급한 고비를 벗어나 숨도 돌리기 전에 이번엔 까마득한 폭포를 날아내렸다.

검푸른 소로 떨어질 때는 모두가 아찔해 소리를 지르며 눈을 감았다. 프리야춘도 저도 모르게 숨막히는 괴성을 지르며 앞사람을 꽉 끌어안았다.

미처 급류를 타지 못한 배는 통채로 뒤집히며 몽땅 강물속에 나떨어지고말았다. 배가 뒤집히는 묘미도 로정의 일정에 들어있는것이였다.

물속깊이 잠겨들었던 프리야춘이 어푸어푸 갑시며 물속에서 허우적이는데 누군가가 어깨를 잡아 끌어당겼다.

물우에 떠오르니 앞에 탔던 안내자청년이였다. 맛이 어떤가 하는듯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하하하 통쾌하게 웃는다.

프리야춘도 더 말할나위 없는 쾌감에 《너, 날 이렇게 만들자구…》 맞받아 주먹을 흔들며 자맥질해가 청년을 물속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와와 소리치며 둘사이에 싱갱이가 벌어졌다.

그게 재미나 강반에 또 웃음이 터졌다.

물속에서 솟아오른 앞에 탔던 회사의 젊은이들은 이런 일을 수십번도 더 겪은듯 배를 바로잡고 먼저 올라가 프리야춘과 청년을 끌어올렸다.

뽀트를 다시 타고 올려다보니 높지 않게 미끄러져 내려가는 삭도바구니안에서 츄홍따이가 웃으며 손짓하고있다.

삥강과 합쳐지는 합수목에 급류타기정착장이 있었다.

그렇게 4㎞ 로정의 산골강을 내려오고보니 녹초가 돼버렸지만 일생에 다시없을 관광이라는 소리가 프리야춘의 입에서 절로 나갔다.

프리야춘은 형사라는 직책을 다 잊을 정도로 이날의 관광에 감복했다.

상쾌한 공기가 페부에 젖어들고 짙은 숲속으로 무한한 금가루마냥 해살이 부서져내리는 강반의 풍치는 도시의 콩크리트구조물속에 부대낄대로 부대끼던 그의 온몸을 상쾌하고 푸근한 정취로 감싸주었다.

정착장에 대기한 뻐스를 타고 떠날 때 츄홍따이는 프리야춘에게 웃으며 넌지시 말했다.

《형사님, 형사님의 이번 무챠룬호수수사를 이렇게 만족하게 끝내주었다면 아마 웅카라부장도 반가워할겁니다.》

《부장님이요?》

《예!》

츄홍따이는 붕대감은 한쪽팔을 쓸며 넌지시 당부했다.

《돌아가시면 부장님에게 저의 인사를 전해주십시오.

그리고 일본인로인과 그 손녀가 추락사고로 죽었다면서 범인을 추적한다는건 무슨 말인가, 진실은 다른것 같은데 왜 공개하지 못하는가 제가 묻더라고 말해주십시오.》

《…》

프리야춘은 그 말에 온몸이 굳어지는것을 느꼈다.

무챠룬호수에서 돌아온 프리야춘에게서 그 말을 전해들은 웅카라는 속이 띠끔하게 놀랐다.

츄홍따이가 자기들의 수사과정을 다 지켜보고있을뿐만아니라 현재 웅카라의 수사진행을 놓고 어떤 강한 불만을 가지고있다는것을 느꼈기때문이 였다.

어떤 불만인가? 커누를 놓고 자기뒤를 추적하는데 대한 불만인가? 하지만 츄홍따이에겐 지금 커누문제뿐아니라 사건 전전날 칸쿤에 나타났던 문제, 두 일본대학생 안내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걸려있다. 실제상 그가 범인이라면 이런 많은 의혹이 걸려있는 그로선 연막을 쳐서 미봉하는것이 수사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지 저처럼 내놓고 수사방향이 잘못됐다고 당당히 형사에게 충고하는것은 어리석은짓이다.

결국 따져보면 사건에 련루되지 않은 당당한 사람만이 저런 충고를 할수 있는게 아닌가.

웅카라는 츄홍따이를 믿고싶었다.

그의 말대로 내가 수사방향을 잘못 잡고있다면 오히려 대담하게 그를 만나 사건내막을 툭 터놓고 그의 방조를 청하는것이 옳지 않겠는가.

웅카라의 생각은 이렇게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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