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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연재17]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 4. 사라진 조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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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8-14 09:5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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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7]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  4. 사라진 조춘일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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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창작된 전인광 북녘 작가의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이 지금 북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소설은 타이의 어느 한 산간벽촌에서 일어난 두 명의 일본인들에 대한 살해사건을 파해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첫 서두에 이렇게 씌여져 있다.

《나는 죽더라도 증명할것입니다. 력사가 증명하고 내가 증명합니다. 이 력사를 지워버려서는 안됩니다.》 - 한 조선녀성의 증언중에서 -

 

<조선의 오늘>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4. 15문학창작단의 작가들을 비롯하여 나라의 관록있는 작가들이 《하나의 조일관계력사론문》《바늘끝도 안들어가게 구성이 째인 작품》《이렇게도 쓸수 있겠구나 하는 창작적묘리를 깨우쳐준 소설》이라고 평가하는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은 작가의 피타는 사색과 탐구불같은 열정과 높은 창작적기량에 의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였다.”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네덩이의 얼음>을 연재한다.





(제 17 회)

제 3 장

4. 사라진 조춘일

 

무라야마가 사다께와 함께 동방프레스쎈터에 있다는 《새 력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찾아간것은 도꾜에 도착한 이튿날이였다.

12층에 올라가니 승강대에서 내려 곧바로 마주서게 된 방에 《새 력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라는 명판이 눈에 밟혀왔다.

무라야마는 조심히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소리는 나는데 응대가 없어 할수없이 문기척을 다시하고 들어갔다. 문어구 책상에 다소곳이 앉아 타자를 치고있던 녀자가 누구를 찾는가고 물었다.

《도꾜대학 후지오까교수님이 계십니까?》

건너편 창밑에 놓인 책상쪽에서 후리후리한 키에 반백의 사나이가 이쪽을 흘깃 보더니 《내가 후지오까요.》하며 일어서 마중나왔다.

무라야마는 그에게 다가가 자기 증명서를 꺼내보였다.

《아, 경찰에서… 그러니 도미꼬양의 일로 오셨군요.》

후지오까는 증명서와 큰 키에 날이 선 코마루며 기름한 얼굴의 무라야마와 머리 하나는 작은 다부진 사다께를 번갈아 보더니 머리를 끄덕이며 두 형사에게 의자를 권했다.

《도미꼬씨와 평시에 제일 가까웠던분이 선생님이시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몇가지 물어볼 일이 있어서 왔습니다.》

《도미꼬양은 우리 <모임>의 기발같은 녀자였는데 참 애석하게 됐습니다. … 뭐, 벼랑에서 떨어져 잘못됐다는 말도 있고 자살했다는 랑설도 있는데… 허 참, 자살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지요. … 그런데 물어볼 일이 뭔지요?》

《그가 이 <모임>참가문제로 관계가 복잡했던 사람들은 없었습니까? 다투거나 싸운…》

후지오까는 《허.》하고 한숨을 토하더니 저으기 분개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다투고 싸우는 정도였겠습니까. 그간 도미꼬씨와 충돌하고 격돌했던 그 인간들을 생각하면 정말…》

후지오까는 불시에 얼굴이 검붉게 충혈되며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과장님이 하도 경시청에 계시니 내놓고 하는 말이지만 지금 우리 일본에 그렇게도 애국자가 없습니까? 지난 대동아전쟁을 온통 침략으로, 략탈로 매도하며 사죄하라, 사죄하라 온 세계가 매타작인데 나중엔 위안부문제까지 불거져나와 지금 우리 일본체면이 세상에 얼굴들고 다닐 형편이 아니란 말입니다.

아, 제놈들은 녀자 싫어요? 저들도 전쟁하면서 할짓 안할짓 다하고 살면서 우리 일본만 꼬집어뜯는단 말입니다.》

후지오까교수는 경찰은 물어보나마나 자기들 편이라 생각했는지 야비한 언어도 가리지 않고 분풀이하듯 터놓는다.

《일본이 력사적으로 개방적인 성문화에 인습되여온데다가 전장에서 병사들이 하도 참지 못하고 주둔지녀자들을 찾아 란동을 피우니 국가가 개입해 조선, 중국녀자들을 좀 끌어갔을뿐인데 이걸 바늘로 파듯 쑤시고 헤치고 해서 세상에 대고 온통 불결하고 타락한 나라로 일본을 매도한단 말입니다. 그래 안되겠다 해서 우리 지각있는 량심학자들이 일떠선겁니다. 조선이나 중국에서 날아드는 비난은 예견했던것이지만 이건 우리 국민들속에서까지 매일 신문방송에 기자회견이요, 성명이요 하니…》

교수가 여기까지 말하는데 그들의 원탁에 놓인 전화기가 따르릉 울렸다. 교수는 전화기를 들었다.

《아, 나까가와상님! 제 후지오까입니다. 예, 예, 고맙습니다.

이렇게 정부 여러 장관님들이 힘을 실어주니 그렇지… 예, 일본회의도 도, 부, 현들에서 지지성원이 많이 왔습니다. 예, 전력투구하겠습니다.》

후지오까교수는 만족해 전화를 놓으며 무라야마에게 《미안합니다.》하면서 웃었다.

《나까가와경제산업상님이십니다. 이렇게 격려의 전화가 오면 힘이 솟지요.》

교수는 무라야마에게 차를 권했다.

《사실 도미꼬양은 우리 집단의 홍일점이였는데… 조직의 강력한 추진력이였다 할가, 그렇게 사명감에 투철한 녀자는 처음 봤습니다.》

《좀 알아보니 성격이 강한분이였더군요.》

《기관차같은 녀자였지요. 그렇게 내부열이 강한 인간들은 터져서 산화되면 됐지 절대 어떤 일로 고민하다 자살하는따위 일이 없는게 아닙니까. 난 모든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습니다.》하면서 교수는 설레설레 머리를 저었다.

무라야마는 적중한 기회라고 생각해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우리도 몇가지 알아보고싶어 교수님을 찾아온것입니다.》

교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예, 아까 질문한 문제인데 력사인식에서 견해차이를 놓고 도미꼬씨와 제일 격돌한것은 우리 도꾜대학 대학원생들이였습니다.

아끼꼬라는 녀자와 하야시, 기따 붕꼬, <한국>류학생인 조춘일이 가장 치렬한 론적들이였지요.》

《조춘일? <한국>류학생이라구요?》

무라야마는 되물으며 교수를 쳐다보았다.

《예, 그 네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무라야마는 《미안합니다.》 하며 후지오까의 말을 잘랐다.

《그 조춘일에 대해 먼저 아는껏 말해주겠습니까?》

《조춘일은 <한국>의 전라북도 부안에서 류학왔는데 32살이고 원체 반일 감정이 강한 사람입니다. 할아버지가 광주학생사건주동자로 감옥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에 대한 감정이 상당히 좋지 못한데 하루는 제가 그렇게 일본을 좋지 않게 보는데 일본에 류학은 왜 왔는가고 물었더니 뭐라고 했는지 압니까?

일본이 조선에 얼마나 나쁜 일을 많이 했는가를 그 본적지에 와서 력사적으로 속속들이 파헤쳐 자기의 반일을 공고하게 완성해가려고 왔다고 하더란 말입니다. 자기 주견이 명백한 청년인데 이런 녀석이다보니 강의시간에 쩍하면 강사인 도미꼬와 맞붙었지요.

사실 도미꼬의 제일 치렬한 론적은 아끼꼬였지만 조춘일도 그에 못지 않았습니다.》

《그 조춘일이 지금 대학에 있습니까?》

《예, 있을겁니다. 직접 만나보시겠습니까?》

《예, 정말 좋은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차를 몰아 도꾜대학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라야마는 시노미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에 시간이 있는가고 물었다.

시노미는 시간을 내겠다고 하면서 자기 집에서 만나자고 했다.

언제 만나도 부드럽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만들줄 아는 시노미는 눈앞에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녀자였다.

겐조에게는 안됐지만 그를 만난것은 자기 인생에 다시없을 행운이란 느낌을 털어버리지 못하는 무라야마였다.

사다께가 옆에 있는 까닭에 무라야마는 더 긴말을 않고 전화를 끊었다.

도꾜대학 대학원에 들어간 무라야마는 사학과 주임교수를 만나 후지오까이야기를 하고 조춘일을 만나러 왔다고 했다.

주임교수는 자기도 유럽에 출장을 갔다가 방금 도착한 길이라며 저녁시간이니 대학기숙사로 찾아가보라고 했다.

대학원기숙사는 두개의 현관이 있는 14층짜리 건물이였다.

무라야마는 주임교수가 대준대로 락엽이 떨어지는 공원을 지나 첫 현관으로 들어갔다.

4층으로 올라가 두번째 방이 조춘일의 방이라고 했다. 두번째 방앞에 서서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었다.

이때 그 옆방문이 열리며 어디 나가려는듯 양복을 빼입고 나오던 청년이 문을 걸다가 흘깃 이쪽을 보며 말했다.

《조춘일씨는 며칠전 고향으로 간다며 떠났습니다.》

《고향으로요? 그러니 <한국>으로 갔다는 말입니까?》

《예.》

《당신은 누구신지요?》

《전 그와 기숙생활을 함께 하는 정경과 대학원생입니다.》

《아, 그래요? 참, 그가 떠난지 얼마나 됐습니까?》

《오늘이 18일이니 보름이 됐군요.》

《보름전에요?》

무라야마와 사다께는 동시에 긴장해졌다.

《저, 정확한 날자를 모르겠습니까?》

《참, 어디서 오셨습니까?》

《아, 미안합니다. 우린 여기서 왔습니다.》 하며 무라야마는 품에서 증명서를 꺼내보였다.

그것을 받아든 청년의 손이 한순간 굳어지는것 같았다.

《조춘일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요?》

청년은 인차 담담한 어조로 물었다.

《아, 아닙니다. 잠간 확인할 문제가 있어서…》

《3, 4일경인데 정확한 날자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조춘일군은 애인이 찾아와 함께 떠난다고 했는데 날자는 아마 대학학적부에 기록되여있을겁니다.》

《아, 그래요? 이거 고맙습니다.》

그들은 교무부로 갔다. 교무학적부에는 조춘일이 10월 4일 고향으로 떠난것으로 기록되여있었다.

《나리다비행장으로!》

무라야마는 숨돌릴새없이 사다께를 끌고 승용차에 올랐다.

4일 날자의 비행기를 탄 승객명단에 조춘일의 이름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착륙지는 동남아시아가 아니라 명백히 남조선의 인천국제비행장으로 되여있었다.

《비행기표를 사서 애인만 남조선으로 보내고 자기는 하네다항공역으로 가서 행선지를 바꿔탈수 있지 않습니까.》

사다께의 그 말에 무라야마는 머리를 저었다.

《아니, 아무리 예약을 하고 표를 샀다 해도 타지 않았으면 여기에 기재 되지 않아. 승객명단은 정확해. 조춘일은 서울로 갔소.

도미꼬일행이 10월 2일 도꾜를 떠났으니까 조춘일이 그를 뒤따를 생각이였다면 서울까지 갔다가 거기서 떠나면 되는거요. 문제는 지금 조춘일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거야.》

그때 무라야마의 머리에 남조선에 있는 사설탐정 엄탁준과 기자 미쯔오생각이 났다.

엄탁준은 몇해전 남조선에서 밀항도주한 가족살인범을 추적하면서 미쯔오의 소개로 알게 됐던 두사람만의 은밀한 비밀거래자였다.

당장 풀어야 할 긴급한 수사문제가 간단없이 제기되는 대외문제국이다보니 나라간의 문제에선 이런 개인적친분이 얼마나 용이한 방조가 되는지 모른다.

무라야마는 시간을 당기자면 아무래도 그들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무라야마는 국제전화로 엄탁준과 미쯔오를 찾았다.

서울에서 만나자는것을 알렸다.

전화에 인차 응대해나온 엄탁준은 마포구의 한 료리점을 알려주며 무라야마가 서울에 도착하면 약속된 시간에 거기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미쯔오는 지금 부산에 있다면서 밤중으로라도 꼭 올라오겠노라고 했다.

그런 때 겐조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버지! 엄마가 집에 왔다갔어요. …》

풀이 죽은 어조로 이렇게 말하던 겐조는 무슨 말인가 더 할듯 머뭇거리다 그만둔다.

엄마와 갈라진 뒤 퍼그나 주눅이 든게 알렸다.

무라야마는 무춤하고 섰다.

아무래도 잠간이라도 집에 들렸다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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