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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연재9]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 국경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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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8-05 10:5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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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9]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국경초소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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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창작된 전인광 북녘 작가의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이 지금 북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소설은 타이의 어느 한 산간벽촌에서 일어난 두 명의 일본인들에 대한 살해사건을 파해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첫 서두에 이렇게 씌여져 있다.

《나는 죽더라도 증명할것입니다. 력사가 증명하고 내가 증명합니다. 이 력사를 지워버려서는 안됩니다.》 - 한 조선녀성의 증언중에서 -

 

<조선의 오늘>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4. 15문학창작단의 작가들을 비롯하여 나라의 관록있는 작가들이 《하나의 조일관계력사론문》《바늘끝도 안들어가게 구성이 째인 작품》《이렇게도 쓸수 있겠구나 하는 창작적묘리를 깨우쳐준 소설》이라고 평가하는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은 작가의 피타는 사색과 탐구불같은 열정과 높은 창작적기량에 의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였다.”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네덩이의 얼음>을 연재한다.



(제 9 회)

제 2 장

2. 국경초소

 

그때 웅카라의 손전화기에서 호출음이 길게 울렸다. 웅카라가 접이손전화기를 펼쳐들자 거쉰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려나왔다.

《웅카라부장인가? 날세.》

그를 찾은것은 치엥마이경찰서장이였다.

《자네 지금 어디인가?》

《방코크시내일세. 무슨 일인가?》

《방금 말일세. 치엥마이항공역의 세관검사에서 마약단서로 잡힌 세사람이 경찰을 때려눕히고 소형뻐스를 훔쳐타고 매홍쏜고속도로로 달아났네. 경찰들이 추격하자 먄마국경으로 갈라져 들어간 지점에서 뻐스를 버리고 쟝글속으로 잠적했네. 그런데 그자들이…》

증폭시켜놓은 웅카라의 전화가 미처 끝나기 전에 무라야마의 손전화음이 또 길게 울렸다. 무라야마가 급히 손전화를 드니 치엥마이에 떨어졌던 모리형사였다.

《과장님! 치엥마이항공역에서…》

무라야마는 설명하려는 모리의 말을 중도에 잘랐다.

《모리군! 방금 들었다. 그런데 그자들이 단순 마약범들이라면 상관할 필요가 없다. …》

《과장님! 그게 아니라 타이경찰은 도망친자들이 <한국>국적을 가진자들이랍니다.》

《뭐? <한국>국적?》

무라야마는 놀라 되물었다.

중대살인사건이 벌어진 이 일대에서 《한국》국적의 사람들이 검거되였다 도망쳤다면 그것은 문제가 다르다.

무라야마는 웅카라를 돌아보았다.

《웅카라군! 그게 확실하다면 그자들을 반드시 잡아야하네. 내가 가겠네. 그쪽 지리에 밝은 사람들로 협조만 해주게.》

웅카라는 머리를 흔들었다.

《거긴 국경이네. 먄마의 카렌족반란군이 얼마나 갈개는지 모른다네.》

웅카라는 전화로 수사국장을 찾아 발생한 정황을 보고하고나서 직승기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됐네. 직승기가 곧 오네.》

웅카라는 손으로 허공을 가르며 무라야마를 돌아보았다.

《젠장, 이거 3년만의 해후를 나눌 짬도 없구만.》

두사람은 택시를 타고 수사본부가 있는 교외의 작은 2층집으로 갔다.

무라야마는 거기서 며칠째 관광객들의 인물자료를 조사하고있던 스즈끼형사를 끌고 웅카라와 함께 멀지 않은 곳의 학교마당으로 갔다.

금시 올것 같던 직승기는 40분이나 기다려서야 도착했다.

경찰용이 아닌 십여명이 비좁게 탈수 있는 민간용직승기였다.

너무 다급하니 수사국장이 있는대로 대책을 세운 모양이였다.

그들은 서둘러 직승기에 올랐다.

거의 두시간을 날아 매홍쏜고속도로가 갈라지는 지점에서 치엥마이경찰서에서 협조팀으로 나온 수색경찰 여섯명을 만났다.

그들은 도망친 세명의 범인들이 버리고 간 소형뻐스안에서 얻었다는 가방과 옷들을 무라야마에게 넘겨주었다. 가방안에서 몇봉지의 마약과 남조선잡지들, 라면봉지따위들이 나왔다.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무라야마는 웅카라에게 《분명 <한국>놈들이 맞네.》하고 끄덕였다.

직승기는 그들을 태우고 곧바로 국경쪽으로 날았다.

그런데 한참 밀림우를 날고있는 창황중에 웅카라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며 뭐라고 묻고 따지고 하던 웅카라가 흥분해서 무라야마를 돌아보았다.

《무라야마군, 됐네.》

《무슨 일인가?》

《그자들을 체포했다는구만.》

《그렇소?! 어떻게 잡았다오?》

무라야마는 긴장되여 되물었다.

《글쎄 먄마쪽으로 넘어섰다가 깊은 쟝글속이라 방향을 착각해서 우리 국경초소쪽으로 되넘어왔다는거요.》

《그런가?》

무라야마는 저도 모르게 심신의 탕개가 풀리는것을 느끼며 외웠다.

《참, 바보같은 놈들이군. …》

무라야마는 어이없어 웃었다.

지형지물도 가리지 못하는 놈들이라니…

자기가 예상했던 문제점과 무엇인가 빗나가는감을 느꼈다.

《그래서 련락받고 대기했던 국경경비대가 그들을 억류하고있다누만.》

웅카라는 성급히 직승기조종사옆으로 가더니 그에게 초소와의 접선신호를 알려주는지 조종사가 연신 뭐라고 대답했다.

밤인데도 직승기조종사는 요령있게 비행기를 몰아가며 부단히 지상과 련계를 가졌다. 높은 산마루를 넘어서자 깊은 골짜기에서 올리비치는 불빛신호가 보였다. 직승기는 그 불빛신호를 따라 판자로 된 작은 건물이 있는 마당에 천천히 내려앉았다.

스즈끼형사는 웅카라가 시키는대로 직승기안에 떨어지고 무라야마만이 웅카라와 같이 내렸다.

마당에서 기다리던 타이국경경비대중위가 다가오더니 무엇이 못마땅한지 연신 투덜거리며 그들을 데리고 초소안으로 들어갔다.

담배냄새, 발냄새가 숨막히는 악취를 풍기는 병실을 거쳐 뒤로 잇달린 건물로 들어가니 살창을 댄 류치장이 나졌다.

세칸으로 된 그 첫칸에 세 사나이가 수갑을 차고 앉아있다 들어오는 그들을 쳐다보았다.

희번득이며 치떠보는 눈찌들이 별로 거칠고 사나운 기상들이였다.

체포도중에 결투가 있었는지 얼굴의 여기저기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초소장이 저자들이라고 턱짓으로 가리켰다.

한참 그들을 투시해본 웅카라는 다시 전화로 누군가를 찾았다.

그사이 무라야마는 초소장을 따라 류치장의 다음칸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그안에서는 허줄한 잠바를 입은 두 사나이가 마주앉아 고기안주를 놓고 술을 퍼마시고있었다.

도대체 죄인인지 숙박객인지 알수 없었다.

그중에 턱에 칼자리가 패인것이 유표한 뚱뚱보는 그들에게 뜯던 닭다리를 들어보이며 껄껄 웃기까지 했다.

전화를 끝내고 뒤따라온 웅카라가 그 모양을 보며 뭐라고 묻자 초소장은 그 다음칸을 턱질했다.

불빛이 흐릿한 세번째 칸을 들여다보니 열세넷 나보이는 애어린 처녀 둘이 그안에서 웅크리고 자고있었다.

초소장의 말이 이 초소를 기본통로로 먄마반정부군에 장사를 다니는 놈들이라고 하는데 자기 보기엔 분명 분쟁에 시달리는 국경넘어 카친족의 애어린 처녀들을 팔아넘기는 인신매매업자들 같다는것이였다.

수염이 텁수룩하고 눈에 피발이 선 초소장은 손에서 줄담배가 떠나지않았다. 그자 역시 마약중독자가 분명했다.

초소장이 이끄는대로 그들은 사무실로 들어갔다.

웅카라는 초소장에게 우의 승인을 받았다며 그 세놈을 데리고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초소장은 단마디로 거절하는것이였다.

그놈들이 먄마로 넘나드는 전문마약장사군들이 분명한데 자기네가 잡은 성과를 절대로 경찰에 넘길수 없다는것이였다.

웅카라가 사령부의 지시를 받고 왔다고 하자 중위는 단도직입으로 안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당신들이 와서 조사만 하게 되여있지 이송하라는 지시는 받은게 없다고 소리치며 막무가내였다.

그러면서 류다른 사복을 입고 말없이 따라다니는 큰 키에 예리한 눈빛의 무라야마가 아무래도 이상하게 보이는지 흘끔흘끔 흡뜬 눈으로 주시하는것이였다.

더 지체하면 재미없겠다고 생각한 무라야마는 웅카라에게 귀띔했다.

《자칫하단 여기 무지막지한 경비대에 내가 걸릴것 같네. 빨리 대책하게. 국경경비대사령부에서 직접 지시를 떨구게 말일세.》

30분 실히 걸려서야 무조건 그들을 넘겨주라는 전화가 초소장에게 걸려왔다.

큰 포상을 받을수 있는 먹을알있는 로획물을 빼앗겼다는 분풀이인지 중위는 그들이 세 사나이를 끌고 직승기에 오를 때까지 뭐라고 계속 소래기를 지르고 직승기다리를 걷어차고 했다. 말그대로 쟝글속에서 살기에 적합한 포악하고 야생적인자였다.

직승기에 오르자 웅카라는 세놈의 눈을 싸매게 하고 하나의 포승으로 결박하게 했다.

그들에 대한 감시를 한시도 늦추지 말라고 부하들에게 다그쳤다.

그러는새 아침이 밝아오고있었다.

해가 동켠에 솟을무렵에야 치엥마이항공역에 이른 그들은 거기서 대기하고있던 수인이송차에 옮겨타고 고속도로를 따라 방코크로 향했다. 오후시간도 퍽 지나서야 방코크교외의 수사본부에 도착했다.

곧 그들에 대한 심문이 진행되였다.

사나이들은 자기들이 타이에 건설나와있는 남조선의《대한건설》로동자들이라고 신분을 밝혔다.

곧 외무성과 관계기관에 알아보는 사업이 시작되였다.

외무성에서 인차 련락이 왔는데 실제 그런 회사가 타이측의 주문을 받아 다리건설을 진행하고있었다.

웅카라는 《대한건설》의 현장책임자를 전화로 찾았다.

발생한 사건을 이야기하고 리인수, 박도식, 황영만이라는 사람들이 그의 직원들이 맞는가를 직접 확인해줄것을 요구했다.

현장책임자는 그런 이름을 가진자들이 한달전에 종적을 감췄는데 현재 자기들도 그들을 찾고있다고 했다.

몇시간이 지나서야 승용차를 타고 현장책임자라는 미끈하게 생긴 사나이와 눈찌가 매서운 중키에 다부진 체격의 사나이가 수사본부에 도착했다.

그들을 만나자 자기 사람들이 맞다는것을 알아본 현장책임자는 대바람에 그자들의 멱살부터 움켜쥐였다.

타이에 와서부터 마약밀매를 하다가 한달전에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되자 건설장에서 달아난 놈들이라며 지독한 악담으로 욕설을 퍼붓더니 너희들 집에서 기다리는 처자들 생각해서도 이럴수 있느냐며 한참 통탄했다.

중키의 사나이는 시종 말없이 그들을 쏘아보며 뒤전에서 지켜볼뿐이였다. 무라야마는 그가 현지에 따라나온 정보원나부랭이쯤 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무라야마와 웅카라는 그들이 보는 앞에서 세 사나이에게 10월 7일과 8일 어디에 있었는가를 시간별로 따져물었다.

세 사나이는 자기들이 그날들에 유따빠오라는 항구의 부두지하창고에 류숙하면서 그때 부두에 정박했던 리베리아배를 타려다가 실패하게 되자 치엥마이를 거쳐 먄마로 도망치려 했다고 실토했다.

심문을 하던 무라야마와 웅카라는 유따빠오라는 말에 약속이나 한듯이 눈길이 마주쳤다.

몇해전 가또의 인신매매단사건이 벌어졌던 곳이 바로 그 유따빠오였던것이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을수는 없었다.

무라야마와 웅카라는 세 사나이를 경찰차에 태우고 유따빠오로 내려갔다.

그자들이 이틀간 숙식했던 호텔에 들려 명부를 확인하고 거의 한주일이나 숨어지냈다는 부두지하창고를 찾았다.

7일과 8일사이의 리베리아배의 항만출입과 출항정형을 기록록화화면으로 직접 확인했다. 결국은 세 사나이가 모두 그 이틀사이에 유따빠오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였다. 살인사건혐의에서는 벗어났으나 세 사나이는 마약밀수현행범으로 예심에 넘겨졌다.

《제기랄, 그 자식들때문에 공연히 이틀을 떼웠군.》

잔뜩 기대감에 부풀었던 웅카라는 수사본부로 돌아오자 맥이 풀려 쓴입을 다시며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무라야마의 심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흘사이에 눈에 피가 지고 다리가 뻣뻣해지도록 수사전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사는 더욱 미궁에 빠져든듯싶었다.

무라야마는 생각되는 점이 있어 웅카라를 쳐다보았다.

《웅카라부장, 난 지금 우리 수사가 너무 넓은 범위에서 가닥을 잡지 못한채 나가고있는게 문제가 아닌가 하고 생각되는데 어떻소?》

무라야마는 며칠사이의 수사과정을 더듬어보며 생각하고있던것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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