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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 [연재4]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판결집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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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7-30 13:4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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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4]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판결집행장》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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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창작된 전인광 북녘 작가의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이 지금 북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소설은 타이의 어느 한 산간벽촌에서 일어난 두 명의 일본인들에 대한 살해사건을 파해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첫 서두에 이렇게 씌여져 있다.

《나는 죽더라도 증명할것입니다. 력사가 증명하고 내가 증명합니다. 이 력사를 지워버려서는 안됩니다.》 - 한 조선녀성의 증언중에서 -

 

<조선의 오늘>사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4. 15문학창작단의 작가들을 비롯하여 나라의 관록있는 작가들이 《하나의 조일관계력사론문》《바늘끝도 안들어가게 구성이 째인 작품》《이렇게도 쓸수 있겠구나 하는 창작적묘리를 깨우쳐준 소설》이라고 평가하는 장편소설 《네덩이의 얼음》은 작가의 피타는 사색과 탐구불같은 열정과 높은 창작적기량에 의하여 세상에 나오게 되였다.”라고 밝혔다.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네덩이의 얼음>을 연재한다.






(제 4 회)

제 1 장


3.《판결집행장》

 


《트레킹》은 타이의 관광수입의 주요품목이다.

유럽에서는 《트레킹》을 《탐험》이라는 뜻으로 리해한다면 타이에서는 《도보려행》, 《력사기행》이라는 말로 쓰인다.

타이에는 트레킹회사가 근 120개에 달한다.

그중 대부분이 타이 제2의 도시인 치엥마이에 자리를 잡고있다.

이 회사들이 한해에 수백만이 넘게 찾아오는 트레킹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해준다.

방코크에서 북쪽으로 700여㎞ 떨어진 치엥마이의 트레킹명소는 세계적으로 소문이 났다.

치엥마이 남쪽으로 백리쯤 되는 지역에 솟아있는 타이에서 가장 높은 인타논산(2595m)에서부터 급격히 산세가 높아지고 원시냄새가 가득한 쟝글이 치엥마이 북쪽의 먄마, 라오스, 중국국경일대까지 펼쳐져 열대림에 향수를 느끼는 수많은 외국관광객들을 끌어당긴다.

외국관광객들이 이 일대의 관광에 특별히 매력을 느끼는것은 이 열대림에 11개나 되는 산족들이 수백개의 산간마을에 널려 사는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볼수 있고 그들의 각이하고 특이한 생활양식을 직접 체험할수 있기때문이다.

산족들이 해주는 현지음식을 맛보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고산마을에서 잠도 자보며 산족안내원들을 따라 열대림속을 걷거나 산골강을 떼목을 타고 내리고 코끼리등에 오르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숲속을 헤치는 감흥은 류다르다.

관광객들은 개인뿐아니라 집단적으로 산족마을에서 야영하거나 떼목우에서 불을 피우고 밤을 지새기도 한다.

치엥마이가 이 관광을 시작한지는 20년이 넘는다.

초기에는 이 동방의 《숨쉬는 페》라고 부르는 광활한 열대림을 찾아 유럽인들의 발길이 잦았는데 최근에는 아시아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

웅카라부장은 일본인들과 함께 라후족의 마을에서 살해된 녀인을 안치했다는 병원부터 찾기로 했다.

방코크에서 치엥마이까지는 직승기로 세시간정도 걸리는 거리다.

웅카라를 태운 직승기는 아침의 누런 황금빛해발이 부채살처럼 퍼져가는 북부산간지대의 원시림을 날아 천여년전 옛 왕국의 도읍이였던 치엥마이항공역에 내렸다.

벽돌과 돌로 축조한 세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병원은 방금 보수한듯 외벽의 선명한 회색빛이 정원과 어울려 꽤 아늑해보였다.

그러나 정작 안에 들어서니 수많은 환자들의 발길질과 삼륜차에 긁히고 밟힌 흔적들이 여러곳에 남아있어 어지럽기 그지없었다.

현관으로 올라가 2층 맨 끝방에 이른 그들은 병원원장이 안내하는대로 카텐을 친 안으로 들어섰다.

방안에는 흰 위생복을 입은 의사와 치엥마이경찰서의 두명의 경찰이 지켜서있었다.

지독한 소독약냄새가 코를 물컥 자극한다.

방가운데 놓인 침대에 백포를 씌운 시체가 놓여있고 그옆에 초췌한 몰골의 세 사나이가 박힌듯 서있다가 그들이 들어서자 와뜰 놀라 이쪽을 바라보았다.

웅카라는 의사에게 시체를 보자고 했다.

의사는 침대옆에 다가가 머리에서부터 백포를 벗겨내렸다.

음습한 기분이 웅카라의 잔등을 훑어내려갔다.

퍼르끼레하면서도 창백한 낯빛이며 옥다문 입모습이 죽어서도 어떤 괴기스런 기를 발산하고있는듯 했다.

복부와 가슴의 두곳에 칼에 찔린 자리가 있었다.

의사가 녀인을 다시 백포로 덮자 일본의 두 외교관은 차렷자세를 취하며 정중히 머리숙여 조의를 표했다.

웅카라도 정모를 벗고 함께 조의를 표했다.

그때 웅카라의 옆에 섰던 가또서기관이 시체의 머리맡을 돌아 반대켠에 서있는 세명의 사나이에게로 다가갔다.

처음에 선 사나이앞에 이른 가또는 무엇인가 몇마디 물어보았다.

하더니 다음순간 불이 번쩍나게 그자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러며 소리질렀다.

《고노야로, 무슨 일을 저질렀는가?》

어떻게나 후려쳤는지 당장에 그자의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외교관의 초보적인 례의조차 잊을만큼 그자는 격앙됐었다.

련이어 선 다른 두자의 정갱이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내질렀다.

그러고도 분이 삭지 않아 늘어질사 한 두볼이 실룩실룩 경련을 일으키고 목에는 피줄이 불룩하니 일어섰다.

묻지 않아도 세 사나이가 녀인의 경호원들이였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가또가 대사관의 보안관계를 담당한자인 모양이였다.

《저 녀자의 신원을 알수 있는 증명서는 없었는가?》

웅카라는 옆에 선 치엥마이경찰에게 물었다.

《저, 그건 우리 서장님이… 서장님이 방금 여기로 떠났답니다.》

《그래?!》

《자네들 저 세 자식을 어디 못 가게 단단히 감시하고있어.》

웅카라는 그에게 이렇게 지시하고 문밖으로 나왔다.

1층 대기실로 내려오니 키가 꺽실한 치엥마이경찰서장이 금시 현관으로 들어서고있었다.

《아, 마침 오누만. 그래, 저 녀자의 신원을 알아봤나?》

《여기 있네.》

서장은 서둘러 옆구리에 끼고있던 가방에서 무슨 증명서류 같은것을 꺼내여 웅카라에게 넘겨주었다.

그 녀자의 려권이였다.

웅카라가 그것을 받아쥐는데 《가만, 이걸 먼저 보게.》하며 서장은 가방안에서 두겹으로 접은 8절크기의 종이 네댓장을 꺼내여 넘겨주는것이였다.

《범인들이 현장에 떨궈놓고 간것인데 저 자식들이 이걸 먼저 집어오는 통에 지문이고 뭐고 다 엉망이 됐네.》

다섯장의 종이에는 어떤 광고문 같은 내용이 영어와 일어, 조선어, 중어, 타이어로 인쇄되여있었다.

웅카라부장은 한눈에 들어오는 타이어로 된 종이장의 내용을 읽다가 그만 소스라치게 놀랐다.

한번 읽어보고 재삼 다시 읽어보았다.

 

판결집행장

 

본 아시아정의련합은 2000년 12월 《일본군성노예제를 재판하는 2000년 도꾜녀성국제전범법정》이 1946년 도꾜극동전범재판에 기소되지 않았던 일본의 《천황》을 기소심의하고 전쟁범죄나 인도에 관한 범죄, 노예범죄 등 기본인권과 관련한 범죄에는 시효기간이 설정되지 않으며 따라서 일본군전쟁범죄, 성노예범죄자들을 마지막 한사람까지 추적처벌해야 한다는 법적시효에 관한 국제관습과 성문법에 따라 전쟁범죄의 원흉인 《천황》에게 유죄를 선고한 사실에 류의하면서 일본의 잔악한 만행으로 죽어간 수천만 원혼들의 한을 모아 여기에 참회할줄 모르는 《천황》가문을 단호히 응징한다.

 

                                            코리아민족정기사수회

                                            전쟁과 녀성에 대한 폭력반대일본모임

                                            중국《위안부》폭력연구중심행동대

                                            필리핀 릴리 필리피나인권동맹

                                            타이 일본의 반인륜범죄조사단

 

                                                  2001년 10월 8일

 

처음 웅카라는 종이에 적힌 엄청난 내용이 얼른 판단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이 사건과 지난해 도꾜에서 세계 여러 나라가 모여 진행한 민간재판이 어떤 련관이 있다는건가?

《천황》가문 운운은 또 무엇인가?

그때 웅카라의 놀란 표정을 띄여본 가또와 야마시다가 옆에 다가와 그 종이장을 넘겨받아 읽어보더니 그만 굳어진 두볼을 푸들푸들 떨뿐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러니 렌꼬라는 이름으로 된 죽은 저 녀자는 도대체 누구라는거요?》하고 웅카라가 묻자 키가 큰 야마시다외무사무관은 맥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살해된 녀자는 현 황태자의 처제가 되는분입니다.》

《뭐라구?!》

웅카라의 매눈같은 작은 눈이 치떠졌다. 얼음이 닿는듯 한 느낌에 그는 저도 모르게 외마디소리를 질렀다.

《그럼 칸쿤마을에서 죽은 로인은 바로…》

《예, <천황>의 사돈되는분으로 저들은 할아버지와 그의 외손녀입니다.》

웅카라의 두 눈빛이 전률하듯 떨었다.

그는 황급히 종이장을 앗다싶이 펼치고 그 내용을 다시, 또다시 읽어보았다.

《천황》에 대한 응징을 그 가문에 대한 복수로 대체한 살인사건!

그렇다면 일본인들의 예언대로 이것은 보통의 사건이 아니다.

그들이 범행하고 남겨놓은 《판결집행장》에 서명한 나라들과 서슬푸른 명칭의 단체들에 소속된자들이 사실 그대로라면 이 사건은 아시아는 물론 국제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했다.

그는 어떤 거대한 절벽과 마주선 기분이였다.

웅카라는 치엥마이서장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함께 죽었다는 아지자와는 어디 있소?》

치엥마이서장은 경호원들이 렌꼬라는 녀자를 먼저 발견하고 실어간 뒤에 그 녀자가 죽은 장소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아지자와로인의 시체를 발견했다면서 그 시체를 지금 사건현장에 그대로 두고있다고 했다.

웅카라부장은 수사진을 끌고 급히 칸쿤마을로 향하면서 무선전화로 수사국장을 찾았다.

사건이 가지고있는 엄청난 파장을 이야기하고 시급히 어제부터 오늘사이 치엥마이일대로 려행중인 일체 외국인들을 빠짐없이 장악하고 조사해줄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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