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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아침햇살31]친미의존안보 혁파하고 통일안보로 가야 한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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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9-06-11 16:0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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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31]친미의존안보 혁파하고 통일안보로 가야 한다①
한미동맹은 정당성도 실효성도 없다

주권연구소 문경환 연구원 

한국 정부가 미국의 ‘승인’에 매달리는 배경에는 친미의존경제와 함께 친미의존안보도 있다.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 미국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 한미동맹의 문제점

 

친미의존안보는 한미동맹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한미동맹이 과연 정당하고 실효성이 있는지,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따져보자. 

 

(1) 친미의존안보는 정당성을 갖췄나

 

안보란 외부의 위협이나 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나라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적으로 간주하고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따라서 안보에는 상대, 즉 ‘적’이 있다. 

 

한미동맹이 규정하는 적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다. 대한민국 국방부에서 격년으로 발행하는 국방백서는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8 국방백서』는 예전과 달리 북한을 ‘적’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제1장 제3절의 제목도 ‘북한 정세 및 군사 위협’이라고 하여 북한이 안보의 상대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중국,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서술하였다. 미국 역시 2017년 국가안보전략(NSS)과 2018년 국방전략(NDS)을 통해 한반도 관련 지역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를 안보의 상대로 지목했다.

 

과연 북한, 중국, 러시아를 우리의 적으로 규정하는 게 타당한가. 이들이 우리의 주권, 영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있는가. 

 

일단 북한을 살펴보자. 북한을 ‘적’으로 보는 측의 논리는 ▲한국전쟁이라는 남침 경력이 있다 ▲무장공비를 투입한 경력이 있다 ▲지금도 각종 군사훈련으로 한국을 위협한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① 한국전쟁이 근거가 될 수 있나

 

한국전쟁에 대한 정부의 논리는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나라를 빼앗길 뻔했으나 미국이 지켜줘서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북한은 언제든 다시 쳐들어올 수 있다고 인식한다. 반면 북한은 이승만 정권을 앞세운 미국이 북침을 했으나 반공격을 했으며 미국의 공격을 막아내고 나라를 지켰다는 입장이다. 또 북한은 전쟁 과정에서 한국군과 미군에 의해 엄청난 민간인 학살과 세균전 같은 전쟁범죄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한국전쟁에 대한 남북의 주장은 서로 다르다. 그리고 자기 주장을 입증할 자료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각자의 근거를 제시할 때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아무리 숨겨도 드러날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여러 현상을 통해 본질을 추정해볼 수 있다. 우리가 지금껏 교육을 받아왔고, 그래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한국 정부의 논리가 이상하게 들어맞지 않는 현상이 곳곳에 있다. 세 가지만 들어 보자. 

 

첫째, 한국전쟁의 결과에 대한 평가가 이상하다. 

 

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에 따른 공산화를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전쟁이다. 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기준은 전쟁을 일으킨 세력의 의도가 실현되었는가 아니면 좌절되었는가에 있다. 따라서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한국전쟁은 명백히 한국군이 승리한 전쟁이다. 또한 정전협정은 승리한 협정이자 전리품이며 7월 27일은 승전기념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정전협정에 서명한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은 1954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나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승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전협정에 서명한 최초의 미군 사령관이 되었다는 부끄러운 이력을 갖게 되었다. 나는 패배감을 느꼈다. 솔직히 말해서 협정 조인을 끝낸 후 형언할 수 없는 좌절감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이승만 대통령도 전쟁 결과가 치욕스럽다고 했고 끝까지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정전협정 체결을 반대하였다. 정전협정 체결을 방해하기 위해 ‘반공포로 석방 사건’까지 일으켰다. 

 

반면 북한은 한국전쟁을 승리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침략을 막아내고 나라를 지켰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남침을 통한 ‘적화야욕’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해할 수 없는 평가다. 

 

이처럼 전쟁에 대한 남과 북의 평가는 우리가 배운 논리와 전혀 맞지 않는다. 이런 평가는 남침설과 맞지 않고 오히려 북침설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이 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정전협정이 전리품이라면 우리가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거꾸로 초반부터 정전협정을 폐기하는 작업에 들어간 점도 논리에 맞지 않다. 

 

우선, 정전협정 제2조 13항 ㄹ목 “한반도 경외로부터 증원하는 작전비행기, 장갑차량, 무기 및 탄약을 들여오는 것을 정지한다”는 합의를 파괴하였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4일 만인 1953년 7월 31일 미국이 부산출입항을 통해 106문의 포와 수십만 발의 각종 총포탄을 반입하려다 중립국감독위원회에 적발되었다. 정전협정 체결 후 9개월 동안 미국이 반입하다 적발된 무기만 해도 비행기 177대, 대포 465문, 로켓 6400기, 기관총 1365정에 달한다. 1956년 5월 31일 군사정전위원회 제70차 회의에서 미국은 남한에서 활동하는 중립국 감시 활동을 중지시키겠다고 선언하였고 1957년 6월 21일 군사정전위원회 제75차 회의에서 정전협정 13항 ㄹ목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였다. 이때부터 미국은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했으며 일본에 있던 미8군 사령부와 유엔군 사령부도 서울로 이전하였다. 

 

다음으로, 정전협정 제4조 60항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군사사령관은 쌍방의 관계 각국 정부에 정전협정이 조인되고 효력을 발생한 후 3개월 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하고 한국으로부터의 모든 외국군대의 철거 및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 등 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이에 건의한다”는 조항을 파괴하였다. 정전협정 체결 일주일만인 8월 3일부터 한국과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 8월 8일 최종안을 서울에서 가조인했고 다시 10월 1일 공식 체결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에 미군을 무기한, 무제한 주둔시키는 내용으로 정전협정 60항에 명시된 ‘모든 외국군대의 철거’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외국군대 철거 문제를 협의하기로 약속하고서 주한미군을 영구히 주둔시키겠다고 결정한 것은 정전협정을 지킬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준다. 반면 중국인민지원군은 1958년 10월 26일 철수했다. 

 

또한, 같은 항의 내용에 따라 1953년 10월 27일까지 미국, 북한, 중국 정부는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해야 했지만 10월 26일부터 판문점에서 시작한 예비회담은 참가국 문제, 장소와 시간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논쟁만 거듭하다 12월 12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퇴장하면서 결렬되고 말았다. 

 

이처럼 미국은 정전협정을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파괴하였다. 만약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고, 미국이 이를 막아 승리했으며, 정전협정이 그 전리품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다.

 

둘째, 한국전쟁을 기념하는 날이 이상하다. 

 

정부는 1973년 제정한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에서 6월 25일을 6.25사변일로 지정하였고, 2014년 6.25전쟁일로 변경하였다. 1973년 전에도 정부는 한국전쟁 기념식을 했다. 그런데 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6월 25일은 북한군에게 기습 남침을 당한 날로 이를 기념할 이유가 없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신들이 공격당한 날을 기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구 소련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5월 9일을 ‘승리의 날’로 지정해 기념했고 러시아도 이를 계승하고 있지만 독일 침공이 시작된 6월 22일은 기념하지 않는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도 5월 8일을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로 기념하지만 전쟁 발발일을 기념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11월 11일을 1차 세계대전 휴전기념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정부 주장대로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고 3년의 전투 끝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다면 전쟁을 중단시킨 7월 27일을 승전기념일이든 정전기념일이든 지정해서 기념해야 한다. 하지만 그간 정부는 7월 27일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2013년에야 ‘참전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을 통해 이 날을 기념일로 지정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날이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임에도 정전협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됐다. 유엔군사령부는 7월 7일에 설립됐고 이승만 정권이 유엔군사령부에 한국군 작전지휘권을 넘긴 것은 7월 14일이다. 대체 7월 27일이 유엔군과 무슨 관계가 있는 날인지 알 수 없다.

 

반면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20주년이 되던 1973년에 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정하고 매년 경축행사를 한다. ‘북침을 막아냈다’는 논리의 일관성이 있다. 

 

셋째, 전쟁 명칭이 이상하다. 

 

6.25전쟁은 정부가 사용하는 공식 명칭이다. 한국전쟁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이는 미국 등에서 사용하는 Korean War를 직역하면서 일각에서 사용하는 명칭일 뿐 공식 명칭은 아니다. 

 

전쟁의 명칭에는 그 전쟁의 성격이나 특징이 들어있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임진왜란은 임진년에 시작한 일본의 침략을 의미한다. 백년전쟁은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116년에 걸쳐 싸운 전쟁으로 전쟁 기간이 매우 길다는 특징을 담고 있다. 세계대전은 세계 전역에서 많은 나라들이 충돌한 전쟁을 의미한다. 

 

전쟁이 벌어진 장소로 명칭을 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 전쟁은 베트남과 인근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이다. 베트남은 이 전쟁을 ‘대미항전(Kháng chiến chống Mỹ)’이라 부른다. 

 

전쟁 명칭을 정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날짜로 전쟁 명칭을 정하는 경우는 없다. 전쟁 개시일은 아무런 상징성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그동안 우리가 배운 대로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을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전쟁이라면 ‘자유수호전쟁’ 쯤이 적절할 것이다. 

 

6.25전쟁이란 명칭은 그간 정부의 논리와 맞지 않다. 왜 전쟁 명칭을 떳떳하게 정하지 못하는지, 착오인지 아니면 성격 규정을 못한 것인지 혹은 성격 규정을 회피한 것인지 의문이다.

 

반면 북한은 한국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른다. 미국의 식민지 지배 위협으로부터 조국의 해방을 지켜냈다는 의미다. 중국은 항미원조전쟁이라 부른다. 미국의 침략에 대항해 북한을 도와준 전쟁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세 가지 의문을 놓고 볼 때 남침설, 북침설은 지금 상태에서는 심각한 연구 과제를 주고 있다. 따라서 한국전쟁을 근거로 북한을 ‘또 쳐들어올지 모를 적’으로 규정하는 것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② 무장공비 침투가 근거가 될 수 있나

 

북한이 무장공비를 침투했다는 근거도 살펴보자. 

 

영화 「실미도」(2003년 개봉)로 널리 알려졌듯 한국 정부도 북파 공작 부대를 육성했고 실제 침투작전도 있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인천 실미도에서 북파 목적의 비밀부대인 684부대의 창설부터 최후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부대는 공군 정보부가 20 특무전대(2325부대)의 209 파견대로 북한 요인 암살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684부대의 경험은 후에 공정통제사(CCT) 창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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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실미도.     © 자주시보


2003년 9월 21일 국군정보사령부가 국회 국방위 이경재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1951년 육군첩보부대(HID)가 창설된 뒤 1994년까지 양성된 북파공작원은 1만3천여 명, 사망 및 행방불명자는 7천8백여 명, 부상자는 2백여 명, 나머지의 생사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해 이들에 대한 보상을 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북파공작원 출신들도 기밀이라는 이유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언론, 잡지 등에 이들의 증언이 부분적으로 공개되기도 하는데 주로 북한에 침투해 정보수집, 군부대 습격, 요인 암살, 테러, 납치 등을 했다고 한다. (「‘음지의 전사’ 북파공작원의 현대사 비화」, 『월간조선 2002년 5월호』)

 

이런 특수부대 활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5월 28일 주한미군 특수전사령관인 닐 톨리 준장이 “한미 양국 특수부대원들이 낙하산을 타고 북한 평양에 잠입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5월 31일 존 커비 미 국방부 부대변인은 “혼동을 줄 수 있었다”며 “톨리 준장도 더 정확하고 명확하게 말할 수도 있었다고 인정했다”는 애매한 답변을 하였다. 관련 보도가 오보는 아니었다는 것인데 최근까지도 특수부대의 북파 공작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렇게 보면 특수부대 침투는 남북이 서로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두고 북한의 일방적인 잘못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③ 북한의 군사훈련이 근거가 될 수 있나

 

북한이 군사훈련을 하고 핵실험,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것이 모두 한국을 위협하는 것이며 따라서 북한이 우리의 ‘적’이라는 논리는 어떨까? 일단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나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훈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미연합훈련은 어떨까?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독수리 연습,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습에는 미국의 대규모 전력이 참여한다. 지금은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규모를 축소했다고 하지만 특정 시기에 집중하던 훈련을 연중 상시 훈련으로 전환했기에 실제 규모가 축소된 것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2017년에 진행한 키리졸브, 독수리 연습을 예로 들어보면 키리졸브 연습은 3월 8~23일 동안 미군 1만2800명, 한국군 1만여 명이 참가했고 독수리 연습은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한국군 29만여 명과 미군 3600명이 참가했다. 이 훈련은 북한 점령 계획이 들어있는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4만1천 톤 급 강습상륙함(LHD) 본험리처드함, 2만5천 톤 급 상륙수송함(LPD) 그린베이함, 1만5천 톤 급 상륙선거함(LSD) 애쉴랜드함,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 스텔스전투기 F-35B,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 특수부대 네이비실 등이 참가했다. 이런 훈련 규모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큰 규모다. 

 

이에 비해 북한의 군사훈련은 규모가 훨씬 작다. 이를 두고 북한이 우리를 위협한다고 규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④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문제는 재검토해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배경, 근거는 불분명한 부분이 많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다. 이 두 나라가 한국의 주권, 영토, 국민, 재산을 위협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다만 미국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 역시 대표적인 반미국가로 미국과 대결을 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안보관점에 배속돼 미국의 적을 우리의 ‘적’으로 만드는 측면이 강하다. 

 

(2) 친미의존안보는 실효성이 있나

 

그렇다면 친미의존안보가 과연 우리를 보호할 수는 있을까? 보호는커녕 오히려 우리 안보를 위협한다. 

 

첫째, 친미의존안보는 한국을 위험에 빠뜨린다. 

 

당장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북한은 같은 동포라서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한미군 기지는 공격하지 않을 수 없다. 주한미군 기지는 한국 주요 도시를 포함해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훈련장, 창고, 지하벙커 등도 곳곳에 있다. 이런 곳들이 공격을 당하면 인근 지역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중국, 러시아가 미국과 전쟁을 한다면 한국은 선제타격 대상이 되기 쉽다. 일단 주한미군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까지 겨냥한 전진부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대 해외 미군 기지가 평택에 있는 것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평택 미군기지는 중국의 심장부와 가장 가까운 미군기지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2005년 12월 14일 한겨레21에 기고한 글 「중국 공격기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 충돌시 주한미군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고, 중국은 이럴 경우 한국의 미군기지를 공격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주 사드 기지 역시 대표적인 중국, 러시아 견제 기지다. 사드 기지의 레이더는 중국 동해안, 러시아 극동 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 만약 전쟁이 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가장 먼저 성주 사드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면 친미의존안보는 우리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현실 능력을 따져보면 미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 

 

세 나라 모두 핵폭탄,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고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미국을 겨냥해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난다면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날려보내겠다는 것이다. 그 전인 2017년 9월 22일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통해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2019년 2월 20일 연례 의회연설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러시아도 미국을 겨냥한 중거리 핵무기를 배치하겠다”, “미사일 시스템 사용을 결정하는 곳(미국 본토를 의미)을 향해서도 무기를 전개할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를 겨냥해 유럽에 미사일을 배치하려던 미국을 향해 핵전쟁 불사를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일에도 ‘무적의 핵미사일’ 등 6종의 신형 수퍼무기를 공개하며 미국에게 경고를 보냈다. 러시아 역시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9년 1월 4일 군사공작회의를 주재하며 “현재 세계는 백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변혁기를 맞고 있고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과 도전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군은 위기의식, 전투 의식을 강화해 군사 투쟁 준비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쟁과 작전 계획을 심화해 일단 일이 생기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에서 미국과 군사적 갈등이 커가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다. 중국도 미국과 전쟁을 피하지 않으며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공격력과 공격의지가 있다고 해도 방어력이 없다면 막대한 피해를 감당할 수 없다. 하지만 세 나라는 미국의 전략무기 공격에도 방어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2017년 5월 27일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아래 ‘번개-5호’ 요격미사일 시험을 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 요격미사일을 대량생산하도록 하면서 차세대 요격미사일 개발도 병행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의 북한전문 언론인 NKNews.org는 2017년 6월 5일 보도 「미사일 실험에 가려진 북한 신형 방공 체계의 중대한 발전」에서 “이 신형 무기는 러시아의 S-300PMU 지대공 미사일 체계를 본뜬 것으로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북한 자체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관측되었다”면서 “본체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이용되는 콜드런칭 기술은 러시아의 S-300PMU 변형 미사일들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2017년 9월 26일 연합뉴스는 러시아 고등경제학원 소속 바실리 카신 선임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 미사일이 러시아의 “S-300보다 사거리가 훨씬 길다”며 “서구 분석가들은 북한의 공업 능력을 자주 평가절하하기 때문에” 오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미국의 전략폭격기나 미사일을 요격할 방어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러시아의 S-400에 견줄 요격미사일로 번개-6호도 공개했다. 

 

러시아는 S-300과 함께 최신형 요격미사일인 S-400을 실전배치하였다. S-300은 미국도 부러워하는 요격미사일로 미국 상원 의원들은 S-300을 수입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대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으며 미 국방부도 S-300 미사일 부품을 비밀리에 사들여 패트리어트 미사일 성능개선에 활용하기도 하였다. S-400은 스텔스 비행기도 탐지하는 등 모든 종류의 비행체를 요격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은 2018년 러시아의 S-400 요격미사일을 인수해 실천 배치하였다. 또 2003년 자체 개발에 성공한 요격미사일인 훙치(HQ)-19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북·중·러 세 나라는 군사적으로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8년 9월 ‘동방-2018’ 군사훈련을 연합으로 진행하였다. 이 훈련에는 러시아군 30만 명, 중국군 3천여 명이 참여하였다. 이 훈련을 두고 시진핑 주석은 “중러 양군관계는 양국관계의 특수성에 중요한 표식”이라며 “연합훈련, 실전훈련, 군사경진대회 등 각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중국과 함께 전략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양군의 군사협력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하지는 않지만 여러 군사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2018년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제8차 샹산포럼에 참석한 김형룡 북한 인민무력성 부상은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 회담을 갖고 군사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2019년 4월 24일에는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나 군사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북·중·러의 군사협력 강화는 특히 미국의 사드 배치 이후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반면 미국은 한반도 지역에서 자신의 동맹인 한국, 일본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미, 미일 동맹은 여전하지만 한일 사이에 과거사 문제, 초계기 갈등 등 대립 양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가 지난 6월 7일 한국군사학회 주최 세미나에서 “이 지역의 어떤 중요한 안보 사안도 한·일 모두의 적극적 관여 없인 해결될 수 없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를 공개 요구할 정도였다. 

 

이처럼 친미의존안보는 실효성이 없다. 미국은 한국을 지켜줄 능력은커녕 자국 안보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할 형편이다. 나아가 한미동맹 때문에 한국의 안보만 더 위협받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미국, 중국, 러시아 사이의 싸움에 한국이 초토화될 위험마저 안고 있다. 

 

[출처: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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