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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인명사전]명예로운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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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10-01-13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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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후과)

서울에는 지금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가 ‘친북반국가행위 인명사전’ 발행을 추진하고 있어 때 아닌 소동이 연일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의 갈등과 민족분열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대항코자 추진되고 있는 ‘친북인명사전’에 대한 기자회견이 지난 11 2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위원회의 고영주 위원장은 “친북. 반국가 행위자들의 폐해와 실체를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우선 12월에 100명을 발표하고 이어서 총 5000명 정도의 명단을 수록한 ‘친북인명사전’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보수단체 기자회견장에서 웃지 못 할 굿판이 벌어졌다. 1차 명단 중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주최 측에서 없다고 하자 기자회견장은 삽시간에 수라장으로 변했다. 보수우익들 간 명단문제 시비로 기자회견장이 난장판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니, 친북 빨갱이 대장인 김대중, 노무현 빼고 만들려면 뭐 하러 만드느냐”며 고성과 삿대질이 벌어졌다. “똑 바로 해! 그 따위로 하려면 집어치워!”라는 야유를 퍼부으며 떼를 지어 노인들이 단상으로 올라가 욕설을 퍼붓고 멱살잡이를 했다. 영리한 주최 측 위원회 사람들이 “당신들, 좌파 쪽에서 방해하려고 온 거 아니야!”라고 고함을 쳤지만 보수측 노인들은 “우리가 빨갱이라고? 너 이 xxx, 네가 빨갱이지?” 점점 험한 말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이번 난동을 놓고 기자회견을 추진한 주최 측과 주도권을 뺏긴 ‘대한민국어버이연합’등 일부 보수우익 단체 간의 알력이 표면화된 것이라고 논평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보수 세력 간의 주도권 싸움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미 10 19, 조계사에서 개최된 <희망과 대안> 창립식도 보수단체 회원들의 난동으로 중단된 일이 있다. 2010년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좋은 후보의 발굴 및 추천 등을 중요 목표로 한 박원순 변호사와 백낙청 서울대 교수 등이 망라된 시민사회진영의 시민운동이 암초에 부딪친 것이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애국가 시비를 걸고 단상에 올라가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경찰까지 동원되기도 했다. 지난 4, 촛불 1주년 토론회와 명동 MB악법 반대 집회에서도 떼를 지어 나타나 소란을 피우고 행패를 부린 일도 있다.

9 10, 보수단체 회원들은 현충원의 김대중 대통령 묘를 이장하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통령의 가묘를 만든 다음 이를 파헤치는 장면을 연출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오죽했으면 이와 관련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는 “무슨 이유로 낫과 곡괭이를 들어 돌아가신 분의 묘를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라며 한탄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실은 일도 있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지난 여름, 대북삐라를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는 것도 부족해 북쪽 돈, 달라, 중국 돈 까지 매달아 북쪽으로 날렸었다. 보수단체의 삐라 살포는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치닫게 한 바도 있다. 이들은 전 김 대통령 조문 차 방남했을 때도 따라다니며 “...북한 조문단은 냉큼 복한으로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쳐댔는가 하면, 임동원 평화센터 이사와 박지원 의원에게 “이 나쁜 xxx, 김정일 하수인아!”라고 고함을 질러대기도 했다.

건전한 사회, 이상적 민주주의란 좌 (진보)와 우(보수)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경쟁을 할 때에 가능한 것이다. 이영희 한양대 교수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그런데 좌파나 진보가 제거돼야 할 대상이라면 이미 민주주의를 포기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게다. 건전한 보수는 건전한 진보와 같이 바람직한 것이며 장려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보수단체는 건전한 보수우익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생산적 보수우익을 욕되게 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나라의 보수 (우익)는 자기 민족을 앞세우고 모든 초점을 거기에 맞춰나가는 것이 특색이나 우리의 보수는 민족의 자주와 존엄이라는 철학도 없고 그저 제 민족을 희생해서라도 외세의 이익에 복무하겠다는 전형적 사대예속의 속성만이 특징이라 보인다. 도대체 <보수단체>의 실체가 무엇이길래 무소불위의 특권을 향유하며 언제 어디서나,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판을 뒤집어엎는 것일까? 여기서는 그 실체가 무엇인지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보수단체회원들의 유전자를 먼저 살펴보면: <일제 복무 (친일)→미 군정→리승만 독재 → 군사통치→극단 네오콘>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방 공간에 미 군정은 냉전수행의 적임자는 민족주의 통일정부 지향 세력이 아니라 [친미반공]의 기수, 리승만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지지기반이 아주 약한 리승만을 지원키 위해 미 군정의 적극적 지원 아래 친일 반민족 세력이 리 박사의 주변에 모여들면서 민족정기는 땅에 떨어졌고 반민족 세력이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지배계층으로 변신되고 말았다. 상해 임시정부 김구 주석을 저격한 안두희가 권력의 비호가 없었다면 어떻게 군납업자로 변신해 이권을 향유할 수가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그의 배후에 미 군정의 총애를 받던 리승만이 있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북쪽에서 도망친 일제잔재들이 ‘서북청년단’이나 ‘반공청년단’이라는 권력의 통치 도구를 타고 앉아 권력의 비호아래 무법천지 종횡무진 특권을 남용했던 과거를 한번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작금에 와서도 덕수궁 앞에 마련된 고 노 대통령 추모제 박살, 고 김 대통령 묘지능욕사건, 대북삐라살포, 등 여러 곳에서 보듯이 경찰은 팔짱만 끼고 있었다. 의심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노릇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양한 이름으로 우후죽순 보수단체가 불어나 이제는 이들의 활동영역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세상에 역사를 올바로 쓰고 민족정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을 부정하기 위해 친북인명사전을 만들겠다니 자다가도 웃을 일이다. 민족화해로 평화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최대 과제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남과 북을 하나로 만드는 일 이상의 애국애족운동은 없다. 우리와 통일을 해야 할 당사자는 미국, 일본도 아니고 지척에 있는 북녘동포들이다. 그래서 남에서는 친북을 해야 하고 북에서는 친남을 해야 한다. 민족을 제물로 바치는 전쟁이 아니라, 화해→협력→평화→번영을 거쳐 궁극적 통일로 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면 당연히 친북친남 이외의 다른 방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친일인명사전’에서 빠지려고 몸부림치는 이들이 있는데 반해, 이번 보수단체가 만든다는 ‘친북인명사전’에 명단이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누구나 자부할 것이다. 피맺힌 민족의 한을 풀고자 역사적 <6.15 10.4선언>을 만든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이 ‘친북인명사전’ 명단에 빠졌다고 보수회원 간에 쌍말과 삿대질이 난무했다니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민족의 비극을 기어코 끝장내려던 두 분이 반역자의 대열에 올라야 된다니 이젠 말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정치적 음모가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것일까? 이 요지경 속을 들여다보노라니 사회의 갈등과 분열, 분단의 골만 점점 깊게 파이는 것만 같아 가슴이 쓰리고 저리다.

[작성 : 이흥노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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