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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사설] ‘촛불정부’임을 하나둘 포기해가는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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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8-07-09 09:1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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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촛불정부’임을 하나둘 포기해가는 문재인 정부

 

현장언론 민플러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포기해 나가려는 것 같다. 최근 보여준 일련의 반개혁적 조치와 주요 인사들의 퇴행적 발언들은 이런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촛불혁명의 민심은 한국사회를 ‘헬조선’으로 만든 가진 자 위주의 사회경제정책을 혁신적으로 바꿔 국민중심, 서민중심의 사회경제정책을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도 이에 부응해 소득주도성장이란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이에 걸림돌인 재벌적폐와 관료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은 구호만 요란할 뿐 실제 국민소득 신장으로 이어졌다는 보고는 없고, 오히려 소득하위계층의 소득이 더 줄었다는 보도만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적폐 중의 적폐 재벌적폐와 관료적폐에 대해서는 거의 손도 못 대고 있다. 재벌개혁 전도사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히려 ‘진보진영의 조급증, 경직성 탓에 개혁 실패를 우려’한다고 자신들의 무능과 부족을 진보진영 탓으로 돌리고, 집권 여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노동계 편만 들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재계에 러브콜을 보냈다. 단언컨대 재벌과 관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결코 국민주권의 소득주도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

 

6일 발표된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생색내기 이상이 아니다. 지난 참여정부 때보다도 못한 방안이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늘려 부동산 투기를 막는다지만 실제 시가 17억 원 아파트를 보유한 3주택 이상자의 종부세 추가분은 고작 9만 원에 불과하다. 시가 26억 원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는 증세부담이 거의 없다. 여기에 상가, 빌딩 등 업무용 부동산은 아예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모두 미흡하다고 비판받았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제안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아울러 예상대로 금융종합소득세제 확대 권고안은 아예 제외됐다. 이 나라 재벌위주 경제정책의 산실인 기획재정부 관료들의 논리에 청와대가 동의한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수구언론과 자유한국당 등은 ‘편 가르기 증세’라고 반발하면서 국회에서 저지할 태세다. 이들은 겉으로는 무슨 큰 변화나 있는 것처럼 소동이지만 속으로는 ‘역시 민주당도 별 거 아니다’고 웃을 것이다. 이런 정도의 수준으로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고 부동산 투기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를 기대한다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잡으려 하는 게 빠를 것이다.

 

무릇 정부의 개혁정책이 힘을 가지고 시행되려면 집권 초기 국민적 지지가 높을 때 이뤄져야 한다. 지난날 노무현 대통령은 재벌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얼마 안가 삼성보고서를 받더니 급기야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다”고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였다. 이른바 ‘대연정’의 사회경제적 배경이다. 당시를 직접 경험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노무현 정부야 수구적 기득권층의 흔들기에 초반부터 어려운 처지에 몰려 우왕좌왕했다 치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개혁의지가 충만한 조건인데도 겨우 이 정도 개혁안밖에 내놓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세간에는 정부와 민주당이 말과는 달리 진정으로 개혁할 의지가 없다는 의구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려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에 취해 자신들의 시대적 임무를 망각하고 여전히 기득권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현실과 타협하려는 조짐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 ▲전교적 법외노조 직권 철회 거부 ▲밥상용 쌀 수입 강행 ▲대한항공 및 조양호 일가 범죄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부재 ▲삼성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 비리 솜방망이 대처 ▲재계 요구에 의거한 과감한 규제개혁 약속 등 경제사회부문은 지난 박근혜 정부와 비교해도 과연 무엇이 촛불민심의 요구에 맞게 확 바뀌었는지 거의 알 수 없는 지경이다.

 

특히 개혁론자라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한겨레 인터뷰는 현 정부가 규제개혁이란 미명 아래 또 다시 기득권의 대명사 재벌에게 얼마나 다가가려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내세워 혁신성장을 운운하고, 규제개혁을 앞세워 핀테크(인터넷은행) 관련 은산(은행자본과 산업자본)분리 완화를 주장했다. 삼성, 현대 같은 재벌이 이제 본격적으로 은행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도 못했던 일이다. 경제민주화는커녕 경제독점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향을 명색이 공정거래위원장이 공공연히 밝힌 것이다. 그가 시민사회를 비판하면서 제시한 ‘합리적 진보’는 법과 제도의 개정보다 “현실조건 속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실현 방안으로 기존 법의 엄정한 집행과 재벌의 자율적 개혁 유도를 제시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재벌개혁 의지가 없음을 실토한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처럼 재벌이 스스로 개혁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돼지가 하늘을 날기’ 바라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주도한 연구소 ‘여시재’의 일원이었음을 알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에게 적폐 중의 적폐 재벌을 개혁할 의지나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아직 시간은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운 재벌 적폐청산은 물론 최저임금 1만 원과 밥상용 쌀 수입 중단, 은산분리 원칙 등을 이제 하나하나 포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는 것 자체가 그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것이요, 재벌개혁 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다. 국민은 한진재벌의 갑질과 범죄혐의에 모든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어떤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는 사법부와 정부에 “이게 나라냐”며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하고 있다. 높은 지지율에 자만해 촛불민심을 거스르는 행보를 계속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날개 없는 추락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부디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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