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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는 동포들의 북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돕고자 북녘 매체들의 글을 "있는 그대로" 소개합니다. 이 글들이 본회의 입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님을 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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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어느 땐데 아직도 “적화 통일” 타령인가? - 이흥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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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12-26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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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1/20/08) 워싱턴 판에 유흥주 Freedom House 회장의 “쥐고 흔들고 떼쓰고”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유 회장의 글 내용 요지는 “친북 좌익 세력”의 준동과 “적화 통일 야욕”으로 오늘의 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며 북한이 손들 때까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북인사와 미국이 북한에 굴종적 자세를 취하고 북의 깡패 짓을 받아주기 때문에 북한은 행패만 부리면 굴복한다는 착각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결론에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는 말을 치켜세우면서 “목마른 놈이 샘 팔 때까지 기다리면서 무시전략으로 나가는 것이 정답”이라 했다. 지난 10년 누렸던 한반도의 화해협력과 평화가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얼어붙기 시작하더니 작금에는 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일촉즉발의 사태로 접어들고 있다. 유 회장은 이러한 남북관계의 파국이 북한 내부사정과 적화통일의 일환이라며 전적으로 북한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재미동포 중에서 “친북 좌익” 혹은 “적화 통일”이라는 표현을 가장 즐겨 쓰는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도 유 회장이 으뜸일 것이다. 하기야 국내외 보수 우익 중에는 유 회장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구호들은 실제 용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까놓고 말해서, 군사정권이 몰락할 때까지 이놈의 빌어먹을 이름으로 얼마나 무고하고 선량한 시민들이 고문을 당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던가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들 한다. 이 요술 같고 도깨비와도 같은 꼬리표는 양심적 민주통일 인사들을 생매장시킬 때 사용되는 편리한 딱지표이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적화 통일 야욕” 타령은 우리 민족 전체를 머저리로 보고 불신하는 태도이며 민족을 모욕하고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일 것이다. 이 사람잡는 딱지를 아무데나 붙이는 사람일수록 제 민족을 불신하고 외세에 매달리는 경향이 짙고, 자신들만이 가장 애국적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이 특징으로 보인다. 우리 민족은 현명하고 민족애가 넘쳐흐른다. 어떤 국가의 위기에도 자발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날 그 어려운 IMF의 난국도 거뜬히 돌파한 위대한 민족이다.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을 말하는 시대에 “적화 통일”을 다시 운운하는 행위는 민족대결과 공멸로 향하는 길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제발 시대에 역행하는 냉전의 사고방식을 그만 뒀으면 얼마나 좋으랴. 이제 미국도 오바마 시대가 열린다. 힘을 가지고 세계를 좌지우지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가고 “다자 안보”와 “협력”으로 지구촌은 일대 변혁을 맞게 됐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도 동북아 안보평화라는 다자틀 안에서 포괄적 타결 (Package Deal)이 불가피할 것이란 것이 오바마의 구상이라고 한다. 따라서 남북의 반목과 적대는 민족의 화해통일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평화에 절대적 장애가 된다. 오바마 집권 이전에 서울 정부가 대북강경책을 시정하지 않으면 결국 김영삼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당시 김 정부는 미국의 남북대화 종용을 거부하다가 왕따가 됐고 끝내 경수로비용만 물고 말았던 것이다.

유 회장은 이 대통령이 ‘G20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워싱턴에서 발표한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궁극적 목표”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한마디로 ‘흡수통일’ 내지는 무력에 의해서라도 남쪽과 같은 체제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차라리 입이나 다물고 있다면 불씨는 생기지 않을 것을! 유 회장은 기다리면 언젠가 북한이 굴복하고 엎드릴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는 말을 지지하고 나섰다. 북한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서울 정부와 유 회장은 찰떡궁합일 것이라 생각된다. 북한에 대해서 너무도 무지하던지 아니면 미국의 대북압살정책을 지금도 철석같이 지지해선지 알 길은 없지만, 적어도 북한은 자주와 주권, 그리고 민족의 존엄을 위해서라면 절대로 타협이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미 부시 행정부도 북한의 목을 조이다 기권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가지 않았는가.

세계를 강타한 경제 쓰나미까지 겹쳐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남쪽의 방방곡곡에서 들려오고 실업자들이 연일 투신자살을 하는 현 시점에 유 회장은 한가롭게 이념논쟁을 벌리고 있다. 또 이것이 독자들을 오도하지나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남북 간에는 첨예한 대립으로 언제 화약 냄새가 풍길지 모른다. 이것을 먼저 염려함이 도리에 맞는 순서일 것이다. 경제가 죽을 쓰는데도 금강산 관광을 차단하고 개성공단마저도 고사하도록 부추기는 서울 정부의 처사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해를 못한다. 현대아산과 공단기업주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제발 공단만은 살려달라며 울부짖고 있다. 공단업주들이 소위 좌편향이라는 성분 때문에 고의적으로 외면당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기가 찰 노릇이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대북정책 전환요구가 천지를 진동하는 데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10년이나 쌓은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이고 남북관계는 끝장을 보게 될 것이다.

지난 12월 15일 대만과 중국은 60년 만에 역사적인 ‘대3통 시대’ (통상, 통항, 통신)가 열리고 경제적 통일을 이뤘다.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치르고도 화해를 하고 번영을 위해 손을 맞잡았으니 분단민족의 입장에서 이를 지켜보노라니 정말 마음이 착잡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우리는 이미 10년 전에 화해와 협력을 위한 작업이 시작되어 역사적인 ‘6.15선언’이 발표됐고, ’10.4선언’도 나왔다. 두 정상선언은 민족의 열화 같은 지지와 유엔이 2번이나 만장일치로 채택한 민족의 화해 협력과 평화번영의 청사진이다. 민족의 앞길을 열어주는 2개의 리정표 이외의 다른 방도는 없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필요하다면 이것을 수정보완 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을 부정한다면 남북의 대결을 고집하는 것이며 결국 분단을 고착하고 외세에 매달려 영원히 예속을 하겠다는 것으로 달리 볼 도리가 없다. 추호도 유 회장의 애국심을 의심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면서 건설적인 토론의 장이 되도록 기회를 만들어준 유 회장에게 감사를 표한다.

[작성 : 이흥노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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