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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 옥중칼럼] 세계 경제 위기와 9.5담화 그리고 2012 구상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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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12-18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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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으로 지난 10월 구속된 최한욱 실천연대 집행위원장과 아들 유림이     © 실천연대조작사건 가족대책위 카페 펌
지난 주말에는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한파가 기세등등하더니 일요일에 눈발을 좀 날리곤 마음이 누그러졌는지 금주에는 포근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서 따뜻할 것이라는군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면 몸의 체감온도에 마음의 체감온도까지 함께 더해지니까요. 그래도 예전 징역보다 육체적으로 견딜만 합니다. 10년만의 징역생활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보다도 난방입니다. 예전엔 거실난방이 전혀 없어 겨울이면 하루에 2-3번 지급되는 온수통을 신주단지라도 모시듯 하루 종일 부둥켜안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법 바닥에서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난방이 제공되니 예전에 비하면 호사(?)인 셈이지요. 그래도 ‘잃어버린 10’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더군요. 그 변화라는 것이 고작 구치소의 난방상태정도일 뿐이지만요.

올 겨울은 포근할 것이라지만 포근한 겨울은 이미 끝난 것 같습니다. 80년 만에 가장 혹독한 추위가 벌써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으니까요. 1930년대 대공황과 비교되는 강력한 경제 한파는 겨울이 오기도 전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모두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구속되기 전-9월 27일 이전-만해도 2MB정부의 내놓라하는 경제 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은 ‘괴담’이라며 ‘위기는 없다’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심지어 위기설을 퍼뜨린 사람들을 처벌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습니다. 그런데 채 석 달도 안 된 지금 위기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위기설이 괴담이 아니라 ‘위기 괴담론’이 ´괴담´이었던 셈이죠. 한나라당이 ‘사이버보안법’이라는 소위 ‘최진실법’을 기어이 만든다면 그 법의 첫 테잎은 ‘미네르바’가 아니라 강만수가 끊어야 할 듯 합니다.

아무튼 이제 위기는 인터넷을 배회하는 유령이 아니라 현실을 지배하는 엄연한 실체입니다. 물론 2MB와 그 잘난 경제팀은 아직도 유령이라고 믿고 싶겠지만...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대공황은 필연적이다

위기의 실체가 분명해진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두 가지로 모이 집니다. 그것은 위기의 과거와 미래, 즉 위기의 원인과 결과이지요. 이 위기가 왜 발생했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며 또 어떤 결말로 막을 내릴 것인가? 사실 이 두 초점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하나의 초점입니다. 위기의 원인에 대한 관심은 결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또는 그 결말을 예측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결국 위기의 끝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인 셈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세게 경제위기를 ‘금융자본의 탐욕과 무절제가 초래한 재난’, ‘카지노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체제의 모순’이라며 ‘고삐 풀린 자본주의’, 또는 ‘금융자본주의’, ‘신자유주의’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그는 ‘금융현대화법’ 등을 제정하여 21세기 대공황의 발화점이 된 ‘금융혁명’을 주도하였습니다 -과 같은 ‘조직적 사기집단의 CEO’ 의  도적 혹은 불가피한 정책적 오류들, 여전히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의회로 구걸을 다니는 GM의 릭 왜거너와 같은 일부(?) 부도덕한 최고경영자들 또는 자본가들의 ‘도덕적 해이’와 같은 지루한 우연적인 요소들로부터 위기의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이 같은 진단은 ‘고삐 풀린 금융자본’의 목덜미를 죄고 일부 부도덕한 경영자들과 그 기업들을 ‘건전한 시장’에서 축출하여 자본에 대한 도덕적 통제를 강조하고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을 통해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여 소진된 구매력을 일부 회복함으로써 경기의 순환을 정상화한다는 고색창연한 처방으로 귀결됩니다. ‘냉혹한 신자유주의’를 ‘따뜻한 신 수정자본주의’로 대체하면 위기가 치유될 것이라는 순진한 환상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능시험의 논술 문제 같은 지극히 고전적인 경제학적 처방에 따라 지금 전 세계의 자본주의 정부들은 좌파, 우파 가릴 것 없이 선심 쓰기 경쟁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어느새 ‘따뜻한 자본주의’자들의 희망이 된 오바마입니다. 케네디를 연상시키는 이 매력적인 흑인 대통령 당선자는 한 손에는 링컨의 전기를, 다른 한 손에는 루즈벨트의 전기를 들고 위기의 제국을 구원하기 위해 식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마치 ‘초인강박증’에라도 걸린 듯 합니다. 우리는 곧 링컨의 관용과 루즈벨트의 추진력, 케네디의 성적 매력까지 두루 갖춘 미국의 ‘수퍼 대통령’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러나 그 ‘담대한 희망’에 비해 그의 해결책은 궁색하기만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파산 직전의 자동차산업을 위해 150억 달러를 탕진-파산직전의 금융자본을 위해 7천억 달러를 출연한 부시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하고 “50년 만에 최대 공공사업”을 통해 2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실직상태의 미국 빈곤층을 위해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군비증강으로 전쟁기업들에게 ‘고율의 독점이윤’을 보장한 네오콘의 공공사업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는 아이디어-하기 위해 4천억~7천억 달러의 공적 자금을 투하하는 것입니다.

이런 오바마의 계획에 ‘신뉴딜’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더군요. 도대체 얼마나 획기적인 정책인지 새롭다는 접두어가 두 번이나 반복됩니다.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죠. 부정에 대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듯 새로움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오히려 낡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신신장개업은 결국 재개업일 뿐입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70년 전 케인즈와 루즈벨트의 고전적인 이론으로부터 단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위기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은 없다는 뜻이지요.


물론 좀 더 기발한 아이디어들도 있습니다.

독일의 메르켈 정부는 이번 성탄절에 국민들에게 500유로-한화 약 90만원-씩 쏜다는군요. 올 성탄절에 독일의 산타클로스는 쉬어야 될 것 같습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유럽의 2MB라는-는 200억 유로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새 차를 사는 국민들에게 1천 유로씩 지급할 예정입니다. 역시 부자라 화끈(?)하지요. 그런데 2MB는 그 잘난 재산을 언제쯤 내놓는답니까? 일본의 아소 다로는 1만 2천~2만 엔씩 현찰을 전 국민에게 분배한 답니다. 바닥을 기는 지지율을 생각하면 좀 더 써야 할텐데요. 대만 정부는 전 국민에게 107달러짜리 쇼핑쿠폰을 지급한다는군요. 해외토픽에나 나올 법한 기상천외한 정책들을 선진국인 권위 있는 정부들이 앞 다퉈 쏟아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정책들은 설령 그것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극약처방’일지라도 본질적으로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인위적으로 대중의 구매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케인즈가 고안하고 루즈벨트가 도입한 우리에게 ‘뉴딜’이라고 알려진 ‘수정자본주의’적 처방입니다. 댐을 쌓건, 고속도로를 닦건, 운하를 파건 그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인위적으로 구매력을 회복하여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2MB가 ‘좌파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아이디어에는 매우 중요한 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대중의 구매력을 고갈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매력의 고갈이 바로 공황의 원인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생산력은 끊임없이 확대 발전하지만 대중의 생활수준은 그에 조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아파트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엔 미분양 아파트들이 넘쳐흐르지만 집 없는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인 것처럼 말이죠. ‘풍요속의 빈곤’, 이것이 공황의 근본원인입니다. 이러한 생산력과 구매력의 불균형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공황은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이 같은 근본적인 모순을 제거하지 않는 한 그 어떤 기발한 정책도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원하지 못할 것입니다.


공황은 더 큰 공황을 통해서만 비로소 해소된다

지금 오바마는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그것은 사르코지도, 메르켈도, 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1929년에서 1939년까지 10년간 전 세계 자본주의를 강타한 대공황을 잠재운 것은 케인즈의 탁월한(?) 경제학적 재능도 아니고 화롯가에서 서민들의 아픔을 달랜 루즈벨트의 ‘따뜻한 자본주의’도 아닙니다. 큰 불은 오직 더 큰 불로만 다스려지듯 대공황은 오직 더 큰 공황을 통해서만 비로소 해소됩니다. 그것은 혁명 또는 전쟁, 혹은 양자가 결합된 격렬한 투쟁입니다. 30년대 대공황은 수정자본주의적 처방으로 더욱 촉진된 제 2차 세계대전과 함께 세계적 규모의 대전쟁을 통한 인위적 수요의 창출과 괴멸적인 생산력의 파괴를 통한 생산의 재조정으로 비로소 종식되었습니다.

부시가 전쟁의 해를 선포하고, 아프간과 이라크를 침공하고, 그 악명 높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MD와 같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는 신무기 개발에 사력을 다한 것은 단지 그가 태생적으로 폭력에 흥분하는 변태이거나 미치광이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 외에는 탈출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공황은 하루아침에 어느 날 문득 밤손님처럼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고막이 찢길 정도로 요란스럽게, 전 세계가 그의 귀환을 알아챌 수 있도록 왁자지껄하게 찾아왔습니다.

2008년 9월 시작된 대공황의 징후는 적어도 90년대 말 ‘IT거품’이 붕괴되고 성장의 동력이 소진된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들어섰을 때 포착-물론 그 기원은 훨씬 더 오래전이지만-되었습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 미국 정부는 국가 개입을 통해 경기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대공황을 회피하려 하였습니다. 1999년 금융현대화법, 2000년 선물상품현대법-금융자본의 고삐를 풀어 사기와 다를 바 없는 금융파생상품들을 탄생시킨 바로 그 법안들- 등을 통해 투자은행들에게 영감을 불어놓고 2001년 금리인하로 증시에서 이탈한 국내외 자본들을 부동산으로 유입시켰습니다. ‘IT거품’은 ‘부동산거품’으로 교활하게 대체되었습니다. 이 같은 사기적인 미봉책들은 의도했던(?) 바대로 사상유례없는 부동산 과열을 가져왔고 거품에 취한 미국의 투기꾼들과 중산층들은 흥청망청 과소비를 즐겼습니다. 그것이 곧 다가올 대재앙을 더욱 파괴적으로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

이 같은 미 재정당국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하향세를 완전히 돌려 세울 수는 없었습니다. 부시 집권 첫 해인 2001년 3/4분기에 이미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국면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우연 같은 필연처럼 9.11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 부시에게 경제를 회복시킬 단 하나의 아이디어가 섬광처럼 스쳐갑니다. 그것은 ‘미국적 삶의 방식에 대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 즉 전쟁입니다. 아프간에서 창출된 새로운 수요와 더불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다시 상승국면으로 돌아섰고 마침내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2003년 상반기 최고점에 도달하였습니다. 만약 이러한 ‘전쟁수요’가 없었다면 미국 경제, 세계 자본주의 경제는 이미 2000년대 초반 대공황의 소용돌이 속으로 미친 듯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전쟁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최대 공공사업”이며 ‘테러와의 전쟁’은 ‘부시의 뉴딜’이었습니다.

허나 전쟁사업도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그 의도가 빨리 보이는 이기적인 전쟁에 대한 동맹국들의 태도는 싸늘했고 전쟁의 기간이 한없이 늘어지면서 투자효과 역시 생각만큼 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아프간과 이라크의 게릴라들은 회생될 수 없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처럼 정부 예산만 고장난 진공청소기처럼 한없이 빨아들였습니다. 마지막 탈출구인 전쟁조차 위기를 결정적으로 상쇄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라크·아프간 전쟁, 북한·이란의 핵위기는 대공황과 더불어 또 다른 측면에서 세계 자본주의 위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잠재된 대공황을 더욱 파괴적으로 축적해온 지난 10년을 현대 자본주의-현대 제국주의-가 이제 전쟁이라는 마지막 탈출구마저 봉쇄된 ‘최후의 발악하는 제국주의’라는 사실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과 21세기 대공황의 가장 큰 차이점은 탈출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미국을 비롯해 세계 자본주의 정부들이 내놓고 있는 그 어떤 해결책도 공황의 늪에서 그들을 구원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대공황은 전쟁이 아닌 단 하나의 해결책을 향해 맹렬히 돌진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혁명, 즉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세계의 탄생입니다.


공황은 밑바닥부터 강타한다

전 세계의 정부들이 앞 다퉈 내놓고 있는 인위적인 경기부양대책들은 필연적으로 세계화된 자본주의 체제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게 될 것입니다. 물론 G7, G20과 같이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집단적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자본주의 세계에서 이타적 자기희생을 기대하는 것은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이제 타이타닉이 본격적으로 침몰하기 시작하면 구명보트에 올라타기 위한 필사적인 투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2MB가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대공황은 선진국 정부들을 보호무역과 고립주의로 유도하게 될 것입니다. 각국 정부들은 자국의 생산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수에 더욱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파산 직전에 몰린 자국의 주요산업-미국의 투자은행과 자동차산업과 같은-을 보호하기 위해 단지 구제금융이라는 소극적 수단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각종 규제의 장벽들과 보호 장치들로 무장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경쟁 국가들의 기업들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그들의 정부를 공공연하게 압박할 것입니다. 세계시장에서 자유경쟁의 허상은 적나라하게 폭로되고 국가와 결탁한 또는 국가를 집어삼킨 거대 독점체들이 드디어 본 모습-미국은 국가가 자동차 3사의 일부 자산을 인수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쪽으로 ‘자동차산업 구제법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사유재산의 국유화라니. 이제 남은 건 사회주의 혁명인가?-을 드러낼 것입니다.

이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직적으로 재편된 자본주의 세계 서열 따라 아래로부터 생존을 위한 ‘광적인 투쟁’이 개시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투쟁은 ‘제국주의 전쟁’, 즉 세계대전으로 전화되지는 않습니다. 서열화된 자본주의 세계체제 내에서 자유경쟁은 거의 제거됐기 때문에 대공황의 시기에도 제국주의 국가 간의 전쟁 가능성은 낮습니다. 물론 생존을 위한 ‘광적인 투쟁’의 시기에 제국주의 체제 내부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이며 세계 곳곳에서 그 파열음이 들려 올 것입니다.

대공황이 세계대전으로 전화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세계체제는 피라미드의 밑바닥부터 흔들리기 시작하여 곧 전체로 확산되고 궁극적으로 붕괴될 것입니다. 세계 자본주의 피라미드의 가장 허약한 밑바닥은 식민지, 반식민지 국가들이 떠받치고 있습니다. 이 국가들은 오직 선진자본주의-제국주의- 국가들의 이기적이고 변태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국민경제 전체가 일부 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출중심의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거의 기대할 것 없는 절망적인 내수시장과 외부의 충격에 치명적인 기록적으로 높은 대외의존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의 독점자본들이 살아남기 위해 모국의 울타리 속으로 몸을 더욱 움츠리는 순간 피라미드의 밑바닥은 가혹한 생존경쟁에 내몰리게 될 것입니다. 마치 일국 내에서 경제위기가 저소득층부터 집어 삼키는 것과 같이 대공황은 피라미드의 밑바닥부터 강타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위기가 빈곤층과 중산층의 가정을 산산 조각내 듯 공황은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의 낡은 국가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며 새로운 질서의 수립을 촉진합니다. 이같은 급진적인 사태발전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 이미 형성된 국가에서는 낡은 질서가 새로운 질서로 대체되면서 비로소 공황이 해소되고 그렇지 못한 국가는 정치, 경제적 일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어떤 경우건 하층의 동요는 곧 상층으로 전이됩니다. 아래로부터의 변혁이 새로운 세계 질서의 수립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공황은 변혁의 전조일 뿐입니다.


2MB는 신의 선물이다

과연 2008년의 세계 경제 위기가 대공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국 중심의 현대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해소될 수 있는 ‘국지적 금융위기’가 아니라 근본적인 질서의 변화를 통해서만 비로써 지정될 수 있는 ‘자본주의의 전면적 위기’입니다.

따라서 지금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자본주의 정부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놓는 위기 관리책들은 결코 임박한 대공황을 방어하지 못할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공황은 필연적이며 지금 중요한 것은 공황으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공황 이후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위기를 두려워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IMF사태 이후 지난 10년 동안 우리 민중들의 경제적 상태는 항상 위기였고 언제나 절망적이었습니다. 지금 위기에 빠진 것은 다수의 민중이 아니라 극소수의 독점자본가들과 그들의 정부, 그리고 한국을 비롯해 제3세계 도처에 기생하고 있는 그들의 하수인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2008년 9월부터 시작된 정치경제적 공황상태를 대담하게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선언해야 합니다. 대공황은 대도약의 발판입니다. 그 발판을 딛고 새로운 세계로 단숨에 뛰어 올라야 합니다.

지난 12월 8일 세계 7대 주요 투자은행들은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평균 1.2%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은 2009년 세계 경제가 사상 처음으로 0%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선진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전 세계 교역량도 27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2.1%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대공황에 진입했다고 보아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비관적인 경제 전망들이 마치 경쟁하듯 연말연시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MB 정부는 아직도 대공황은 ‘미네르바의 괴담’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합니다. 거의 모든 자본주의 정부들이 소속정당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필사적으로 사회주의를 연상(?)시키는 국가 개입을 통한 인위적 경기조정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오직 2MB만 규제완화와 감세, 공공부문의 사유화와 같은 신자유주의의 폐기된 무기들을 들고 풍차로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대공황과 맞서고 있습니다. 마치 벌거벗은 미치광이가 폭풍우가 몰아치는 해변가에서 태풍 속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2MB는 신이 내린 선물입니다. 난세에는 영웅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역사적 전환기에 때로는 간웅이 영웅보다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임무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2MB와 얼간이 같은 ‘소망’ 경제팀은 임박한 대공황을 더 격렬하고 빠른 속도로 한반도에 상륙시킬 것입니다. 실패가 예견된 그들의 재앙적인 경제적 처방들은 거대한 민중의 저항을 필연적으로 촉발시킬 것입니다. 그 때 ‘언제나 일상적인 생활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무시되거나 경멸받기조차 하는 대중이 적극적인 투사로 정치무대에 등장’하게 될 것이며 ‘전환의 전야에는 누구도 그러한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세력이 마치 땅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성장’하여 낡은 질서를 집어 삼키게 될 것입니다.

2MB정부의 착오적이고 심지어 괴기스러운 극적불명의 기형적 자본주의 정책들은 한국에 대재앙을 몰고 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재앙의 잿더미 위에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질서가 태동할 것입니다. 창조를 위한 철저한 파괴. 이것이 2MB정부의 역사적 사명입니다. 물론 자신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지만...<계속>

 
[출처; 최한욱실천연대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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