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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 어느 나라가 더 <정상적인 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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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8-04-30 14:0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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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가 더 <정상적인 국가>인가?

 

김현환(재미자주사상연구소 소장)

 

 

나는 이남의 방송국들 중 주로 JTBC, MBC, 그리고 KBS를 통하여 4.27 남북정상회담의 보도를 상세하게 보았다. 이 3방송국 보도자들은 내 귀를 의심할 정도로 비상식적인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였다. 이북이 이제 <정상국가>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표현이다. 예를 들어, 북의 리설주여사가 4.27정상회담 만찬에 참석한 것은 이북이 이제 <정상국가>로 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3 방송사가 공통으로 언급하였다. 그러면서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주석과 정상회담할 때 리설주여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도 <정상국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고 거들었다. 참으로 어이 없는 시각이다.

 

이 말 속에는 지금까지 이북은<비정상적인 국가>였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과연 이북은 비정상적인 국가였나? 과연 이북은 세계로부터 고립된 비정상적인 국가였던가? 물론 이북과 적대관계를 갖고 있는 미국과 이남의 시각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내가 80년대 이북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시기 시카고에서 미국방송을 듣고 깜작 놀랐다. 이북을 방문하고 온 퀘이커교도 부부가 대담에서 이북이 결코 은둔된 고립된 나라가 아니라 200여개의 나라와 수교하고 있으며 특별히 아프리카의 모든 나라들과 수교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나는 정말 이 소식을 듣고 내가 이북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대부분의 코리안들이나 미국인들은 미국과 이남이 이북과 수교를 하지 않아 전혀 교류를 하지 않고 있으니 이북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내가 1979년 중동을 한달간 방문하면서 이집트에 9일간 머물렀는데 거기에 미국 장로교 총회장까지 한 이승만목사가 체류하고 있었다. 나는 그 분을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그때 그 분은 그 지역담당 선교사들의 책임자였다. 그 분에 의하면 이집트가 이남과는 수교가 없고 오히려 이북과 수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정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이승만목사는 중동에 체류할 때 이집트의 이북 대사관과 접촉하여 이북에 있는 여동생들의 생존 소식을 듣고 조용히 이북을 방문하였다. 우리가 현상을 꺼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때 나는 이남과 미국의 언론보도와 교육에 세뇌되어 이북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을 알고 시카고대학의 극동연구소 도서관을 찾아가서 이북에 대한 책들을 처음으로 빌려보기 시작하였다. 거기에는 이남의 책들도 많았지만 이북의 책들도 많이 있었다. 나는 이북의 책들을 처음으로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이북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갖고 있었는지 어렴풋이 알기 시작하였다. 그후 나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이북을 자주 방문했기 때문에 이북사회에 대해 편견없이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게 되었다.

 

재미이산가족들을 모시고 자주 이북을 방문하면서 새롭게 형성된 나의 새로운 안목으로 볼 때 이북은 지극히 <정상적인 국가>라는 것이다. 도대체 정상적인 국가의 기준이 무엇인가?

 

나는 여운형선생의 전기를 여러 권 읽었다. 그 분이 이북을 여러번 방문하여 김일성주석을 만나고 나서 자신의 자식들을 맡길 곳은 김일성주석의 댁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우선 이화여대에 다니던 딸 둘을 김주석 댁에 맡겼다. 김주석의 부인 김정숙여사는 그들의 어머니가 되어 손수 식사를 해주었다. 댁을 방문하는 여러 손님들도 김정숙여사가 손수 밥을 지어 대접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을 이들은 직접 목격하였다. 해방후 보통강 보수공사가 있었을 때 김정숙여사는 어린 김정일위원장을 데리고 자신이 누구라는 것도 밝히지 않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은 다 알려진 일화이다. 일국의 최고지도자의 영부인이 이렇게 바쁘게 나라건설 사업과 가사일에 몰두하였다. 그러다 1949년 김정숙여사는 서거하였다. 김정일위원장의 영부인도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라일들과 가사일들에 바빴을 것이다. 리설주여사도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아이들 키우랴 나라일도 도우랴 바쁠 것이다. 이북에서는 높은 간부들일수록 일을 더 많이 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최고지도자의 영부인이라고 해서 특권계층이 아니라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나라일도 남보다 더 많이 해야한다. 현재의 젊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꼭 필요할 때 부인과 동행하는 것이지 그것이 정상국가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이북은 어떤 외세의 간섭도 없이 <자주의 길>을 걸어왔다. 사회주의 형제국가들인 소련과 중국이 대국주의를 하면서 간섭할 때도 이북은 자기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왔다. 동구와 소련이 붕괴되었을 때도 전혀 동요없이 이북식 주체 사회주의의 길을 지켰다. 90년대 중반부터 불어닥친 고난의 행군 때도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력갱생의 길을 걸어왔다. 외세에 예속되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인가, 자주의 길을 가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인가? 이북에 외국군대가 주둔하고 있는가? 자주국방의 길을 가는 나라가 정상적인 국가인가 외국군대가 주둔한 상태에서 군통수권마저 최고지도자가 갖지 못하고 외국군대가 갖고 있는 나라가 정상적인 국가인가?

 

다음으로, 이북은 그 어려운 고난의 행군을 걸었던 1990년대 중반부터 10여년간 이북 민중들이 누리고 있던 무상 11년 의무교육제도(지금은 12년)와 무상 의료치료제도, 무세금제도, 무상주택 분배제도, 등을 그대로 지켰다. 근로민중에게 이러한 무상의 복지제도가 베풀어지는 국가가 정상적인가, 아니면 돈이 없으면 병이 걸려도 치료도 못받고 죽어야 하며 돈이 없으면 집없이 길거리에서 자야하며 돈이 없으면 교육도 받지 못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국가인가?

 

또한, 이북은 우리 민족의 전통을 존중하고 우리 민족의 언어의 순수성을 잘 지켜왔다. 이북에서는 우리말 속에 외래어가 섞여있지 않다. 그렇다고 이북의 학교에서 외국어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북의 2월의 광명성 절(2월16일)이나 4월의 태양절(4월15일)에 이북에 갈 때마다 김정일화 전시회와 김일성화 전시회에 참석하였다. 그곳을 갈 때마다 외국인들에게 꽃에 대해 해설해주는 강사들의 영어 실력에 놀라곤 하였다. 그러나 이북의 방송들이나 신문들에서 외국어를 섞어 방송하는 것을 한번도 본일이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김정숙여사가 리설주 여사와 손을 잡는다든가 등을 만지는 것을 <스킨쉽>이라고 이남방송들은 보도하였다. 아마 노인층에서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았을 것이다. 나는 이남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였고 미국에 와서 5년간 대학원에서 영어로 공부를 하였다. 그런 나도 이남의 방송을 듣다가 이상한 영어가 나오면 한참 생각해야 겨우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외국의 말을 우리 말에 섞어 방송을 하는 나라가 정상적인가 순수 우리 말로 방송을 하는 나라가 정상적인가? 우리 민족전통을 그대로 유지발전시키는 것이 정상적인가 외래풍의 문화가 판을 치는 것이 정상적인가?

 

이북은 해방후부터 평등한 사회를 지향해왔다. 인간은 누구나 다 재능은 다를 수 있으나 평등하다. 인간사회에 불평등을 만드는 것이 생산수단의 사유화다. 토지를 많이 소유한 사람들과 토지를 소유하지 못해 소작농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평등이 존재할 수 없다. 공장이나 상점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과 거기서 단지 노동이나 파는 근로노동자들이 평등할 수 없다. 그래서 이북에서는 생산수단을 사유화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했다. 이북의 농촌에는 우리 농장, 즉 <협동농장>이 있고 공장도 노동자들이 주인인 <협동공장>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북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가 별로 없다. 이북에서는 적대적인 계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 이러한 이북의 평등한 사회가 정상적인가, 아니면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을 대물림받는 그러한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가 정상적인가?

 

그리고,이북은 80퍼센트가 산이고 20퍼센트가 논과 밭이다. 그럼에도 서해바다를 막아 논농사 면적을 늘리고 낮은 산을 개간하여 밭을 늘려왔다. 그리하여 이북의 민중들이 풍족하지는 못하지만 거의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남은 25프로 정도만 자급자족할 수 있다고 한다. 비상시에는 식량을 외국에 의존해야 하는 이남의 경우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한다. 식량을 외국에 의존하는 나라가 정상인가 자급자족하는 나라가 정상인가? 

 

이북이 고립되고 싶어서 고립된 것이 아니다. 유엔안보리 이사국들인 미국을 비롯하여 중국, 러시아, 영국, 불란서 5대강국들에 대하여 언제 이북이 참략하거나 적대정책을 쓴 일이 있었던가? 오히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이북의 사회주의 제도를 고립압살시키려고 온갖 강권을 휘들러왔다. 특히 미군은 이남에 주둔하고 1년 내내 군사연습을 하면서 이북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였다. 그리고 주변 강대국들은 이북의 자주노선을 반대하고 자기들의 말을 잘 듣는 예속국가로 만들려고 온갖 제재를 다 가해왔다. 그리하여 이북은 자체적으로 자강력을 키워 생존하려고 노력하다보니 비상체제를 항상 유지해야 하였다. 주변 강대국들과 미국이 이북 민중들로하여금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강요하여왔다.

 

이번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과 남이 서로 긴장을 완화하고 북미회담 후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고 서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고 국교정상화를 이룩하게 되면 이북도 여유를 가지고 다른 나라들과 지극히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고 정상적으로 외국여행도 다니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북의 최고지도자와 영부인도 자유스럽게 청화대도 가고 백악관도 가서 어느 나라 영부인보다 멋지게 외교활동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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