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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있는 나라와 희망이 없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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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8-10-01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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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 전 KBS 9시 뉴스를 보다가 깜작 놀랐다. 지금 이남의 식량 중 4분의 1만이 자급자족이고 4분의 3은 중국, 미국, 호주, 캐나다 등으로부터 수입한다는 것이었다. 겨우 25 퍼센트만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나라가 과연 희망이 있는 나라인가? 요사이 휘발유 값이 오르고 곡식가격도 올라가자 모든 음식 값이 올랐다. 지금 옥수수를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는 미국의 미시시피 강 유역의 주들에서 홍수가 나서 옥수수 농사가 상당수 망가졌다. 미시시피 강이 범람하여 옥수수 밭이 호수가 되어 버렸다. 지금 곡물 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사료 값도 올라 육류 값도 당연히 오르고 있다. 지금 이남에서는 곡식을 외국에서 재배해 들여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당국이 발표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쉬운 일일까?

최근에 나는 이남의 여러 곳을 버스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해 보았다. 놀란 것은 이남에 외국인들이 아주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시외버스를 타고 농촌을 달리다 보면 외국인들이 자기 나라 말로 떠드는 장면을 자주 본다. 한번은 하도 시끄럽게 젊은 외국인들이 버스 안에서 떠들어 대니 한 한국 아저씨가 화를 내며 “조용히 해!” 하고 소리치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일부 농촌에서는 농사를 짓는 총각들이 결혼 상대자들을 구할 수 없어 베트남과 동유럽 나라들에서 여자를 구해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일부 농촌에서는 외국인 여자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술집이나 노래방에서 일할망정 농촌에서 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것이 요즘 이남의 젊은 여성들의 취향이란다. 참으로 한심한 희망이 없는 나라라고 생각된다.

나는 이북을 방문할 때마다 농촌에 살고 있는 나의 가족들을 만나곤 한다. 내가 황해도 출신이라 외삼촌을 비롯해 외사촌과 고종사촌들이 모두 황해도에 살고 있다. 내 사촌 동생들은 군대에 입대했다가 제대하고는 모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있다. 사리원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 사촌 동생은 졸업 후 자기 고향의 군병원으로 발령이 나 거기서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동생을 제외하고는 사촌동생들이 다 자기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몇 년 전에 백두산의 대홍단 지구에 감자농사를 대대적으로 짓기 위하여 천여 명의 남녀 제대군인들이 지원해 간 소식을 노동신문을 통하여 읽었다. 대홍단 감자 밭의 위쪽에서는 돼지를 대대적으로 키우고 거기서 나오는 거름을 감자 밭으로 내려 보내 감자 수확을 높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거기서 남녀 제대군인들이 결혼도 하여 대홍단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고 한다. 집들도 잘 지어 농촌 마을을 아름답게 꾸리고 문화시설도 잘 꾸려 대홍단이 살기 좋은 고장이 되었다고 계속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지금 이북은 총 면적의 80 퍼센트가 산이지만 토지 면적을 늘리고 토지정리와 토지개량을 하고, 그리고 흐름식 물길공사를 비롯한 수리시설 확충, 저수지 확보를 늘려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1970년대에는 식량이 남아 일부 아프리카 나라들에 식량을 원조하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토지가 산성화되고 소련과 동구가 망하면서 비료확보가 어렵게 되자 자급자족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1990년도 중반에 계속 홍수와 가뭄이 들어 곡식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에도 홍수가 심하여 알곡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이북은 온 나라가 떨쳐 일어나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여기고 알곡생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농사철에는 평양시를 비롯하여 여러 도시에 사는 노동자들과 학생들, 교원들, 사무원들, 그리고 군인들도 모두 농사일을 돕는다. 지금 이북의 농촌에서는 젊은 남녀 청년들이 농사를 짓고 있고 일하면서 공부하는 농과대학들이 각 처에 있어 농촌인재들이 육성되고 있다. 이북에서는 이들 젊은 인재들이 농사를 과학적으로 짓고 있어 알곡생산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농촌 집들도 요사이 대대적으로 개량되어 농촌이 살기 좋은 마을로 변모되고 있다. 돼지, 토끼, 염소를 많이 키워 농촌의 수입도 늘고 있다고 한다. 농촌의 학교 마다 학생 수가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농촌에 젊은 부부가 많이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나라가 희망이 있는 나라가 아닐까?

이남을 비롯하여 다른 자본주의 나라에서는 지금 농촌에 노인들과 부녀자들만이 남아 있고 일부 청년들이 있으나 처녀들이 없어 결혼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회만 오면 농촌을 떠나 도회지로 나가려고 하고 있다. 지금 중국 연변의 농촌에도 젊은 조선족 청년들이 집을 떠나 도회지의 여행사나 회사들에 취직을 하여 농촌이 폐허된 지역이 많다고 한다.

거기다 요사이 이남에는 골프장과 아파트, 공장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어 농사를 지을 경지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곡물을 외국에 의존하다가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어떻게 하려는지? 전쟁이 일어나면 곡물은 곧 무기가 되는데. 식량문제는 단순히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경제문제뿐 아니라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정치문제이다. 그리고 곡창지대인 평야지대의 총각들이 계속 외국의 처녀들과 결혼을 하게 되면 이남 농촌은 다른 나라로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나라의 장래가 염려된다. 다른 나라에서 농사를 지어 알곡을 들여 올 생각을 하기 전에 국내의 곡창지대인 평야지대를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적 시책이 시급하다. 계속 골프장과 공장, 아파트만 건설할 생각을 하기 전에 알곡생산을 위한 경지 면적을 늘리는 정책을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멜라민 문제를 비롯하여 지나친 농약살포, 지나친 방부제 문제로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외국에 식량을 의존하기보다 자주적으로 믿을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작성: 김현환 재미자주사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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