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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촛불 1년 평가 – (4) 여전히 팍팍한 서민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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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7-11-11 10:1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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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 평가 – (4) 여전히 팍팍한 서민들의 삶

 

곽동기(주권연구소 수석연구원)

2017년 11월 1일

 

 

국민들이 광장에 촛불을 들고 모여든 것은 단순히 박근혜가 헌법을 위반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헬조선’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과 박근혜-최순실-정유라 등으로 대변되는 ‘그들’의 삶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촛불을 든지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서민들은 ‘헬조선’에 살고 있다. <한겨레>가 촛불집회 1돌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당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나아졌다”는 응답은 21.2%에 그쳤다. 반면 “그대로이다”라는 응답이 64.4%, “나빠졌다”는 대답은 13.9%였다.

 

 

여전히 ‘헬조선’에 사는 서민들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1년 전보다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2016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등 모든 소득)은 424만6,000원이었으나 2017년 2분기 423만1,000으로 하락했다. 가구당 실질소득 증가율은 2015년 3분기 0% 성장(전년동기대비)을 기록한 이후 줄곧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근로소득만을 놓고 보았을 때 2016년 4분기 286만1,000원 이었으나 2017년 2분기 280만1,000원으로 하락했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2016년 4분기 -1.1%, 2017년 1분기 -2%, 2017년 2분기 -1.4%로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소득 불평등은 여전히 극심하다. 통계청의 2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하위 10% 저소득층의 월 평균 가계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8.0% 증가한 99만원을 기록했다. 하위 10% 소득은 2015년 3분기(104만원)를 끝으로 7분기 째 100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약 1600만 가구 중 160만 가구가 100만원 이하의 수입에 그쳐 빚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상위 10%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987만원에 달했다.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의 처분가능소득이 저소득층인 1분위(하위 20%)의 처분가능소득의 몇 배인지를 보면 올해 2분기 4.73배로, 지난해 2분기 4.51배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국사회의 문제로 자리 잡은 청년실업문제 역시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11월 8.2%를 기록한 청년실업률(15~29세 실업률)은 2017년 들어 12%대 까지 올랐다가 2017년 9월 기준 9.2%를 기록 중이다. 취업준비생과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청년층의 체감실업률(통계청 고용보조지표3) 역시 작년 11월 21.3%를 기록했다가 올 초 24%대 까지 상승한 이후 2017년 9월 21.5%를 기록 중이다. 청년층의 고용 상황 역시 전혀 개선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어정쩡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불평등과 저소득에 시름하는 서민들의 삶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동관련 정책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하였다. 문재인 정부는 ‘쉬운해고’ 등의 내용을 담은 박근혜 정권의 노동개악 방침을 폐기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정책들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언이 말잔치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곳곳에서 들린다. 서민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여당 내에서 속도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2020년까지 1만원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9월 13일 김동연 부총리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방향은 분명하지만 내년 이후 속도는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현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진표 의원도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인상하는 정책의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언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역시 비정규노동자들에게 ‘희망고문’으로 끝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월 19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모든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것이 처음부터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20만명 규모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계획을 발표했지만,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는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41만 6천명 중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가능한 전교조, 공무원노조 인정은 아직도 요원한 채 법외노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없다. 현재 한국은 ILO가 국제 노동기준과 관련해 채택한 189개 협약 중 28개만을 비준하고 있다. 그 중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등 핵심 8개 협약 중 4개 만을 비준하고 있다.

 

 

저곡가, 개방농정에 시름하는 농민

 

우리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들의 삶도 여전히 어렵다. 지난 10월 10일 농민들이 가을걷이를 멈추고 벼를 싣고 다시 서울에 모였다. 정부를 향해 적절한 쌀값보장(1kg 3천원)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백남기 농민이 죽어가면서 까지 외쳤던 쌀값보장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에 따르면, 현재 1kg당 쌀값은 30년 전 가격과 다름없는 1500원 정도다. 농민들의 쌀값 보장 요구가 거세지자 문재인 정부는 내년까지 쌀값을 1kg당 1875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단체들은 “30년 전으로 폭락한 쌀값을 20년전 쌀값으로 회복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며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문재인대통령의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지난 촛불집회 당시 ‘퇴진행동 촛불개혁 100대 과제’ 중 농민들과 관련된 부분인 ▲밥쌀수입중단·쌀값 보장,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통한 농가소득 보장, ▲개방농정 철폐와 식량자급률 제고 등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서 모두 외면당했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한미FTA 협상을 주도해 한국 농촌을 파탄낸 김현종을 통상교섭본부장에 다시 앉히더니 트럼프를 위한 한미FTA 개정도 약속하고 말았다. 농민들의 사활이 걸린 개방농정 철폐는 요원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렸지만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벼랑 끝을 오가고 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 민중들의 삶을 정치적 타협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현 시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친노동, 친서민 정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자본과 재벌, 보수기득권과 적절히 타협하면서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면 적폐청산 사회대개혁은 무산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촛불 1년 – (3) 건재한 국정원, 요원한 세월호 진상규명

►촛불 1년 평가 – (2) 돈 뜯어가는 미국, 무기력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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