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내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6자회담 관계정상화 실무회의를 열고 핵시설 불능화 등 비핵화 2단계 추진과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등 현안을 놓고 집중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1월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 양측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동을 가졌고, 3월에도 뉴욕에서 역시 양측 수석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양측은 이번 제네바 회의에서 비핵화 2단계 이행을 위해 서로 원하는 내용을 솔직하게 밝히고 합의점 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문제와 관련해 양측이 어떤 논의를 하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이번 실무회의에서 불능화 및 신고를 이행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와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 해제를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는 지를 집중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지난주 중국 선양에서 열린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불능화와 신고와 관련,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직접 "우리는 모든 핵계획과 핵시설들을 다 투명성 있게 신고하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이행의지를 보여줬으며, UEP 문제도 신고 논의 과정에서 다룰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과 미국은 이번 회의에서 UEP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인 핵 프로그램 신고 및 불능화의 개념,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현안을 놓고 구체적인 합의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불능화 단계에서 경수로 제공 논의를 시작하길 희망하는 북한의 입장이 반영돼 이번 실무회의에서 경수로 문제가 논의 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경수로 문제를 비핵화 이후의 문제라고 여기고 있는 미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 이상 의제화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외교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이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과 고위급 협상을 벌였던 제네바를 협상장소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 소식통은 "북한과 미국이 당초 동남아 제3국을 개최지로 검토하다가 최근 제네바를 회담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북한 측의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