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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리고 나니, 어느새 야스쿠니 반대 전사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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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7-08-12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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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국미란, 정은숙, 남동윤

  8월 15일, 일본에겐 특별한 날이다. 지난달 29일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 패배라는 고배를 마신 아베 신조 총리가 패전일인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이냐는 또 다시 한국과 중국에선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로 국내가 뒤숭숭한 일본에서 아주 특별한 학생들을 만났다.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출판만화전공 국미란(00학번 4학년), 정은숙(05학번 3학년), 남동윤(01학번 4학년) 학생 ⓒ민중의소리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학생 3명이 그 주인공들. 평소 시사만화 시간에 제작해왔던 작품들 중에서 한국인 2만 1여명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관련 기사를 보고 그린 풍자 카툰 작품을 모아 일본 사회에 보여주겠다는 게 이들이 일본행을 결정한 이유랄까. 7월 31일부터 8월 8일까지 히로시마-나가사키-오사카-교토-도쿄 등을 순례하는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의 <2007 Peace Tour Japan>에 참가한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출판만화전공 국미란(00학번 4학년), 정은숙(05학번 3학년), 남동윤(01학번 4학년) 학생들은 만화가인 고경일 전공교수와 함께 ‘NO! 야스쿠니 풍자만화단’을 구성, 오는 7일까지 도쿄에서 야스쿠니 합사와 관련된 풍자 카툰 작품 2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4일 반전, 반세계화 운동의 국제연대를 통해 인간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본 시민운동의 축제인 <평화와민주주의를향한전국교류회> 자리에서 전시는 물론, 현장에서 캐리커쳐도 할 예정이라 준비가 분주한 이들을 3일 만났다. 예술인들은 작품으로 말을 한다고 했던가. 그림들을 보니 이 사람들, 실력들이 보통 내기들이 아니다. 국미란, 정은숙씨의 캐리커쳐는 혀를 내두를 정도. 특히 남동윤씨는 현재 월간 <인물과 사상>과 월간 <사람>에서 만화 연재를 하고 있고, 오는 10월부터는 <작은책>에서 연재를 하기로 했다. 고경일 교수가 이 학생 세 명 모두를 쉴 새없이 칭찬할 만 하다.
  
  세 학생의 공통점은 잘 몰랐던 야스쿠니 문제를 이번에 그리게 된 야스쿠니 그림을 통해 많은 공부를 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겐 어찌보면 관심없는 재미없는 주제였을지 모를, 야스쿠니 문제를 이들은 어떻게 그림을 그리게 됐을까.
  
  
△ 정은숙씨 ⓒ민중의소리

 은숙: 시사만화 전공 수업 시간에서 격주로 주제에 맞게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있어요. 야스쿠니에 관련된 주제는 5월말쯤 나왔죠. 여러가지 자료를 봤지만 교수님이 보여주신 <안녕, 사요나라> 영화는 많은 공부를 하게 했죠. 며칠 걸려 작품을 완성했는데 교수님이 일본에 그것을 전시하자고 하시더라구요.
  
  미란: 졸업작품을 앞두고 있어서 솔직히 부담은 됐었어요. 하지만 학생이라면 공부하면서 지성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야스쿠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죠. 야스쿠니에 대해 말만 들어봤지 공부를 제대로 해 본적은 없거든요. 일본에 행사가 있는데 역사 공부할 생각있느냐고 고 교수님이 물어보셨어요. 공부하겠다고 했더니, 교수님이 그럼 일본 가는 김에 만화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냥 가지말고 그림을 그리자고 하셨죠.
  
  동윤: 교수님이 처음 <안녕,사요나라>를 보여주셨는데 그것을 보고 야스쿠니에 대해 접하게 됐어요. 공부하기 위해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봤는데요 지금생각해보니 타카하시 테츠야 교수님이 말했던 ´야스쿠니는 연금술´이라는 그 말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과연 합사당한 일본 병사들도 행복했을까? 그 사람들도 같은 피해자가 아닐까? 마약같이 속아서 한 전쟁이 과연 옳은 일이었을까? 라는 등의 고민을 해보면 그들도 모두 전쟁 피해자거든요. 천황을 위해 죽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게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지금 시대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어요.
  
  그림을 한 번 보자.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고, 그림 한 컷에 담긴 야스쿠니의 본질. 한 컷으로 야스쿠니를 말한다는 것이 만화에 대해 모르는 기자로서도 어려울 것이라는 걸 실감할 것 같았다.
  
  
△ 국미란씨 ⓒ민중의소리

 미란: 아이디어만 짜는데 15일정도 걸렸어요. 그리는 건 몇 시간 안 걸리는데 말이죠. 어떻게 재미를 주고 메시지를 줄 것인가하는 감이 잘 안오더라구요. 한번은 메모지를 머리 맡에 두고 자다가 꿈에서 떠오른 생각이 있으면 메모지에 적어놓고 또 자고 했었는데요. 근데 일어나서 보면 말도 안 되는 게 쓰여있는 거에요. (웃음)
  
  사실 야스쿠니에 대한 카툰이 많이 나왔었어요. 작년에 세이카 대학에서 ´돌창고´라는 만화를 공부하는 시사만화 그룹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전시회를 크게 한 적도 있거든요. 야스쿠니가 쉬운 주제가 아니잖아요. 이번에 낸 그림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것을 어떻게 만화적으로 표현할까´, 또한 ´다양한 연령층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시사만화의 매력인데´ 라는 고민이 참 많았죠. 야스쿠니가 큰 덩어리의 주제가 엉켜있다보니 하나를 꼽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제가 그린 그림의 의미요? 음, 하나는 해골(A급전범)과 아베 총리가 전통혼례 의상을 입고 서로 손을 맞잡은 채 빨간 융단 위에서 혼례를 하는 그림인데요. (그림을 가르키면서) 일본 전범 자민당 둘 사이가 공생관계,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런 사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과거 전쟁을 일으켰던 세력들이 지금까지 온 세력들이라고 생각해요. 총리는 물론 자민당의 의원들이 참배하는 것은 과거 당신들이 해왔던 것을 인정해주겠다는 뜻이잖아요. 조상들은 범죄를 저질렀던 주범인데도 불구하고, 과거를 긍정해주고 인정을 해준 것이 현재 아베 내각이니까요.
  
△국미란 학생 작품 ⓒ민중의소리

  그래서 결혼 그림은 서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조를 지키겠다는 아베 총리와 A급전범의 결합 의미를 담고 있어요. 그 그림의 이름이 <천생연분> 이구요. 또 하나는 아베 총리가 기생으로 A급 전범에게 차를 따르는 그림인데요. 기생은 몸을 파는 것이잖아요. 물주를 위해 아부를 하는 것인데 자세히 보면 아베가 따르고 있는 것이 피와 유골이에요. 아베의 일그러진 얼굴은 코믹하면서도 그의 신사 참배 등과 같은 일련의 행동들을 비꼬기 위한 것이구요.
  
  동윤: 저도 아이디어 짜는데 12일정도 걸렸어요. 저는 그림을 그리면서 쉽게 일반 사람들이 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접근했는데요. 시사만화라는 자체가 내용을 제대로 정확히 알아야 이해하고 또 그것이 만화에 나타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렸죠.
  
  
△남동윤 학생 작품ⓒ민중의소리

  먼저 그림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그네를 타고 있는 아베 총리를 밀어주는 것인데요. 아베 총리가 고이즈미 전 총리의 후계자이잖아요. 밀어주는 것이 뒤에서 지지해준다는 의미에요. 조용하던 문제가 고이즈미 전총리의 참배로 인해 점점 커지고 또 그것을 아베 총리가 받아 참배를 하고 있잖아요. 그것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노무현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밑에서 비난을 하고 있구요. 두번째는 고이즈미가 꼬마 아베에게 야스쿠니 장난감 세트를 선물하는 것인데 채색방법을 좀 다르게 심플하게 표현했어요. 아베 총리는 멍하게 아이처럼 앉아있는데 받고 있고, 고이즈미 총리는 비웃으면서 야스쿠니를 건네는 그런 설정이죠.
  
  
△ 남동윤씨 ⓒ민중의소리

 그동안 그림을 그려오면서 대부분 국내 사회 문제를 많이 접했었어요. 야스쿠니 문제로 처음 국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야스쿠니 문제는 사실 일반 대중들이 제일 관심을 가질 문제이면서도 잘 모르는거든요. 한국인들이 강제 징용 당한 것도 모자라 강제 합사당한 것이 근본적인 큰 문제점이잖아요. 만화를 그린 다른 친구들은 그것에 초점을 많이 맞췄는데 그것과 다르게 저는 인물을 중심적으로 해서 표현했어요.
  
  죽어서까지 영혼이 평화롭지 못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죠. 아무리 해방됐다고 해도 그분들은 해방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빨리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미약하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도와드리는 차원에서 만화를 그렸어요. 시사 아마추어이고 또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야스쿠니는 알릴 수 있는 방안에서 최대한 알리고 싶은 문제에요. 또한 제 2,3의 야스쿠니가 생기지 않기를, 전쟁에 목숨거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왜 우리 병사들을 강제로 합사하고, 또 유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는가´, 그것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일본 병사들도 전쟁의 피해자라는 것을 일본 내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은숙: 저는 끊임없이 이어오는 일본의 제국주의 사상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첫번째 그림은 끊임없이 이어받아서 이념들에 의해 계속 지배당하는 민중들, 끝없는 지배 속에서 암울하게 살아가는 민중들을 그리고 싶었는데 약간 공포스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웃음) 미란 선배는 문제를 돌려서 비판해 재미있게 읽어가는 재미를 주는 것 같은데 저는 직접적으로 표현된 것 같아서... 희생자들 포함한 현재 일본 민중들 위 사람이 아랫사람을 지배하는 모양새에요.
  
  
△정은숙 학생 작품 ⓒ민중의소리

  도조 히데키, 고이즈미, 아베 로 이어지는 얽힌 구조를 말하는 것이구요. 다른 하나는 유치원생들이 야스쿠니에 소풍을 가서 고이즈미와 야스쿠니의 토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인데요. 카메라의 뷰파인드로 비쳐진 장면이 한 컷이에요. 뷰파인더로 보면 귀신이 찍히는데 그것이 전범들이 칼과 총을 들고 순수하게 웃고 있는 아이 뒤에서 웃고 있죠. 사실 저도 그런데, 저와 같은 젊은층들은 일본에 대한 관심 높고 우상적이고 추상적 개념을 가지고 있잖아요. 제가 그린 그림으로 큰 바람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일본내 이슈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야스쿠니 본질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어요. 이런걸 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떤 아픔이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동윤: 전시회는 조금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목소리의 한 형태에요. 만화는 메세지를 쉽게 전달할 수도 있고, 또 신선하게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카툰을 일반사람들이 보고 ´이런 문제가 있었구나´라고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면 그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란씨와 은숙씨는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공개편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미란씨는 "야스쿠니 문제가 워낙 큰 문제이다보니 편지를 쓰는데도 쉽지 않았다"면서, "감정적으로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미란: 편지에 이렇게 썼어요.“우리는 피해국으로서 더 이상 수치감 갖고 시피 않고 너희도 알지 못하는 전쟁에 짐을 지고 싶지 않을텐데 이제는 자기말만하지말고 들어보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전쟁일어나서는 안되고 전쟁 단어 알아서도 안되고 몰랐으면 좋겠고 일본 젊은이들이 좀더 선거할 때 관심갖고 했으면 좋겠 다. 그 친구들이 표를 분산시켜줘도 자민당 같은 의원들이 점거하지 않았을까. 감정 소모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질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말이에요.
  
  은숙: 우리 세대가 부모님한테 주입을 많이 받았던 세대잖아요. ´일본 것을 좋아하지 마라´는 등의 반일감정 같은 거 말이에요. 그 때문에 일본의 문화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던 저로서는 부모님하고 충돌이 있기도 했거든요. 그러나 야스쿠니 문제를 놓고 보면 정말 옛날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어져 오고 있고, 또 피해자들이 아직 존재한다는 게 관심 가지면 알 수 있는 문제인 것이잖아요. 해결되면 세대간의 감정들도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귀기울여 노력하면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민중의소리

 

출처: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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