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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미국의 철강 반덤핑 관세, 사드 퍼주고 돈도 잃는 박 정부의 삽질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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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8-08 16:5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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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철강 반덤핑 관세, 사드 퍼주고 돈도 잃는 박 정부의 삽질 외교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2003년 6월,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이를 두고 “노 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는 등신 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이런 걸 보고 “번지수를 잘 못 찾으셨어요”라고 하는 것이다. 먼저 ‘등신 외교’라는 말이 장애인을 비하하는 그릇된 용어임을 분명히 하자(새누리당은 이런 것을 신경조차 안 쓰겠지만). 하지만 그 말이 ‘엉터리 외교’ 혹은 ‘삽질 외교’를 뜻하는 것이라면 그 말이 향해야 할 번지수는 2003년이 아니라 2016년 박근혜 정부다.

 

기껏 중국과 러시아 반발을 무릅쓰고 사드 배치를 결정하며 굽실거렸더니, 미국으로부터 돌아오는 답은 최대 61%에 이르는 철강 제품 반덤핑 관세 폭탄이다. 도대체 외교를 어떻게 했기에 대한민국이 사드 내주고 철강 관세 폭탄을 두드려 맞는 동네북이 됐단 말인가?

 

사드 내 주자 돌아온 답례품이 관세 폭탄

 

미국 정부가 한국산 냉연강판에 이어 열연강판에 최대 61%의 관세를 부과했다는 소식이 주말에 전해졌다. 폭격을 맞은 기업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다. 포스코는 반덤핑 관세율 3.89%, 상계 관세율 57.04% 등 총 60.93%의 관세 폭탄을 맞았다. 현대제철에게는 반덤핑 9.49%, 상계 3.89% 등 총 13.38%의 관세율이 부과될 전망이다.

 

상계관세(相計關稅)란 수출국이 특정 수출산업에 장려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였을 때, 수입국이 수입상품에 대해 보조금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들리는 소식으로 미국은 한국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워낙 낮게 책정해서 사실상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보조금을 줬다는 점을 시비를 삼는 모양이다.

 

포스코는 8일 즉각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이 제소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가정용 요금에 비해 턱 없이 낮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에 대해 국내에서도 불만이 하늘을 찌르기 때문이다. 한국 국민들도 동의를 못하는 전기요금 체계를 두고 포스코가 어떤 묘수로 WTO를 설득할 수 있을지 해법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미국이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내 들었느냐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대선과 연결 지어 해석한다. 최근 철강 산업 국제 경기는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미국의 철강 산업도 오랜 부진을 겪고 있다.

 

그래서 오바마 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보호무역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민주당이 공화당에 맞서 보호무역 경쟁 구도를 짜기 시작했고 그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의 철강 제품에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이야기다.

 

협상의 ABC도 몰랐던 박근혜 정부의 외교 무지

 

이렇게 되고 보니 사드 배치를 앞장서서 결정한 한국 정부의 꼴이 우스워도 너무 우스워졌다. 사드를 배치한 뒤 중국으로부터 먹는 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동맹을 더욱 굳건히 했다던 미국으로부터 관세 폭탄을 맞는 지금의 처지는 처량하기 짝이 없다.

 

경제학에는 ‘협상 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이 분야의 세계적 거장은 카터와 레이건 대통령 시절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협상 자문을 맡았던 허브 코헨이다. 협상 경제학 분야의 최고 거장 코헨은 협상에서 승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힘, 시간, 정보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양측의 힘은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기 전부터 이미 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실전 협상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시간과 정보를 누가 더 잘 활용하느냐이다. 코헨은 “급한 쪽이 진다”고 단언한다. 유리한 협상을 위해서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이야기다.

 

또 코헨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패(정보)를 최대한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대방의 패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모른다면 최소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라도 숨겨야 협상을 대등하게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도했던 2008년 쇠고기 협상은 그야말로 최악의 협상이었다. 2008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의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를 만나 골프를 친 뒤 미국산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미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미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당시 협상의 최대 쟁점은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광우병 위험이 특히 높다고 알려졌던)의 수입 여부였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스테이크는 32개월짜리 쇠고기로 먹읍시다”라며 호기를 부렸다. 이 말 한마디에 한국의 대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은 완전히 박살이 났다.

 

당시 협상에서 시간은 분명히 한국 편이었다. 부시는 FTA에 반대하던 민주당 의회를 설득했어야 했고, 그에게 남은 임기는 고작 7개월뿐이었다. 노출된 정보 측면에서도 한국은 월등히 유리했다. 미국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한국에 수출하고 싶어 했지만, 한국은 원하는 카드를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그래서 만의 하나 우리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할 의지가 있다고 해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 따위 말을 함부로 뱉어서는 안 됐다. 그냥 아무 말 안하고 조용히 비빔밥만 먹고 왔어도 다급한 쪽은 미국이었을 것이다.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막을 수도 있었고, 설혹 못 막았더라도 한미FTA에서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과 정보의 이점을 모두 팽개친 사드 협상

 

그런데 한국 정부는 이 바보 같은 짓을 다시 한 번 반복했다. 사드 배치 협상에서 시간과 정보는 모두 한국 편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8년 부시 행정부 때보다 더 시간이 촉박했다. 오바마에게 남은 실질적 임기는 고작 5개월이었다.

 

미국이 원하는 바도 분명히 공개됐다. 미사일방어체계(MD)에 한국을 포함시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무궁무진했다. 근본적인 힘의 열위를 극복할만한 이점이 충분했다는 이야기다.

 

만약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지 않고 한, 두 달만 시간을 더 끌었다고 가정해보자. 미국 정부가 지금처럼 한국 철강 기업들에게 보복 관세 폭탄을 던질 수 있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미국 입장에서 사드 배치는 수입 철강제품 관세 몇 십 % 높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배치 반대 백악관 서명 및 남북대화 재개를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모습.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배치 반대 백악관 서명 및 남북대화 재개를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모습.ⓒ정병혁 기자
 

 

만약 한국 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임기 말까지 사드 배치를 보류했다면 철강 분야 보복 관세는 영원히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차피 미국의 이런 보호무역 기조는 연말 대선용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기 때문이다.

 

똥줄은 미국이 탔는데, 한국이 알아서 너무 빨리 백기를 든 형국이다. 시간도, 정보도 모두 우리 편이었는데 우리는 “한미동맹 만세!” 한 마디에 엄청난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날렸다. 사드 배치에 확고히 반대하지만, 만의 하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결국 사드를 배치했어야 했대도 이런 방식은 결코 아니었다. 도대체 이 정도 협상력을 가진 정부를 어떻게 믿고 앞으로 1년 반 동안 외교를 맡길 것인가? 

 

[출처: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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