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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올해 북한의 키워드는 ‘외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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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11-01-25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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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올해 북한의 키워드는 ‘외자 유치’

기사입력 2011-01-26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한‧미‧일과의 대화와 해외자본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북한은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제의했고, 이명박 정부도 이를 수용해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남북대화의 성패는 6자회담 재개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도 대단히 높다.
북한의 대화공세는 지난해 12월 20일 방북중인 미국의 빌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언급했다는 ‘포괄적인 대외 전략’과 관련이 있다. 이것의 핵심은 북미관계 정상화를 대외노선의 중심으로 설정했던 것에서 벗어나, 북미‧남북‧북일 대화를 병행해서 전방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은 지난해 향후 경제노선, 대남노선, 대외노선과 관련해 1990년대 초반 김일성 주석이 취했던 노선으로 돌아가 이를 김정은 후계자 시대의 기본 방침으로 확정했다”라고 밝혔다. 김정은 후계자 등장 이후 북에서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한이 ’1990년대 초 김일성 주석의 노선’을 언급한 만큼 당시 북한의 움직임은 향후 북한의 행보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즉 1990년대 초 걸어온 길을 통해 볼 때 북한은 남북‧북미‧북일관계를 동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대화공세로 나오면서 내부적으로 농업과 경공업 발전을 강조하고, 대외무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도 전반적으로 이같은 방향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남북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남과 북의 상호인식과 의제 설정에서 입장 차이가 커 대화가 제대로 이어질지 우려된다. 북한은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알 수 있듯이 연평도 사건에 대한 유감 및 비핵화 의지 표명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측은 개성공단 활성화, 금강산 관광 재개,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의 요구를 받기 위한 준비는 소홀한 듯하다. 오히려 남북이 평화협정을 주도해야 한다는 등 남북대화에 장애를 될 수 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6자회담도 평화협정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공전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일 위원장까지 해외투자 유치 나서
북한은 오히려 성과가 유동적인 남북대화, 6자회담보다 해외투자 유치 면에서 올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핵문제와 남북관계의 긴장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한 상황에서 북한이 외자유치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회의론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북한의 행보를 보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집트의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의 만남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사위리스 회장은 만찬 후 김정일 위원장과 손을 잡고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팔짱을 껴 친분을 과시했다. 오라스콤 텔레콤은 2008년 75%의 지분(북한 체신성 25%) 투자로 ‘고려링크‘를 설립해 북한 내에서 휴대전화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지난해 말 현재 가입자 수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사위리스 회장은 200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세계 50대 부자‘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기업인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사위리스 회장을 만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고 흥미로운 일이다. 통일부는 “1998년 이후 김정일 위원장이 외국의 투자사절단 등을 만난 적은 있었지만, 외국 기업인을 접견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면서 “현대그룹 회장단을 접견 이외에 김정일 위원장의 외국 기업인 접견 사실을 북한 매체가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위리스 회장을 만나고 북한의 언론이 이를 발 빠르게 보도한 것을 놓고, 오라스콤에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행상 투자유치를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라 사전에 상당한 투자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지방 현지지도에 수행하지 않으면서 조선합영투자위원회 이수영 위원장과 함께 투자유치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조선합영투자위원회의 투자유치 사업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주)이제이컨설팅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합영투자위원회는 지난해 7월 8일 북한 내각 전원회의에서 비준, 결성되었으며 외자 유치와 합영, 합작 등 외국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통일적으로 지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북한의 국가적 중앙지도기관이다. 국가적 투자전략과 계획에 기초해 다른 나라와의 정부간, 민간급, 개별 투자가의 투자협정 및 투자계획을 체결하고, 다양한 방식의 투자와 경제특구에 대한 관리운영을 하는 내각 직속 기관인 것이다.
국가적 중앙지도기관은 북한이 라선특구 투자 유치 촉진을 위해 지난해 3월 개정한 ‘라선 경제무역지대법’에도 등장하는 조직으로, 이 법은 라선특구 개발을 국가적 중앙 지도기관이 관리 감독한다고 명시했다. 한마디로 북한 내각의 외자유치 전담창구인 셈이다.
지난 30년간 스위스 주재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초 귀임한 이수영 전 제네바 북 대표부 대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산하에 13개의 국(局)이 설치되어 있다.
1국은 내부 총괄을 맡고 2국이 아시아, 3국이 유럽, 4국이 나머지 국가, 5국이 홍콩국제석유유한공사를 담당해 외자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6국은 라선특구 개발을, 7국은 압록강 하구의 지대를 담당한다. 또 일본 총련계 상공인들을 전담하는 총련과(科), 외국과 계약을 체결한 북한 회사를 담당하는 외국과, 해외에서 합영‧합작을 하는 북한 회사를 담당하는 해외과 등 3개 과를 산하에 둔 투자기업국도 설치돼 있다. 이밖에 내부 실무행정을 담당하는 심의국과 가격국, 계획국, 의례국, 재정국 등을 두고 있다.
이같은 기구 구성은 북한의 투자유치 방향과 내용을 보여준다. 특히 엄성룡 국장이 맡고 있는 5국이 홍콩국제석유유한공사만을 맡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북한과 중국은 2008년 북한 서해 서안만에서 석유 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으며, 중국 측 참여 업체가 홍콩국제석유유한공사다. 이것은 북한과 중국이 머지않아 본격적으로 서해 석유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 중앙정부의 대북투자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김일영 부위원장이 이끄는 합영투자위 대표단은 베이징에서 중국 상무부와 라선특구와 압록강의 섬인 황금평 개발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북한은 35억 달러를 들여 5년간 추진될 이 합작개발을 위해 토지와 인력 등을 제공하고 중국 측이 자금을 투자한다. 최근 합영투자위는 중국 상무부가 지정한 중국의 한 국영기업과 투자지역과 사안별로 계약을 체결하거나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라선시 경우 5성급 호텔과 골프장, 대규모 무역시장, 20만KW 규모의 발전소 등이 구체화되고 있고, 올해 내로 도문과 청진을 잇는 철도 현대화 사업도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과 중국은 이같은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평양에 공동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라선시 등에 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5일 북한이 공식 발표한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도 주목된다. 이날 북한은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관한 내각결정을 채택하고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기로 했다”며 “새로 설립되는 국가경제개발총국은 국가경제개발 전략대상들을 실행하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총괄하는 정부적 기구”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또 국가경제개발 전략계획에 속하는 주요 대상들을 전적으로 맡아 실행할 것을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에 위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북한 국가개발은행의 투자유치 창구로 발족했던 조선대풍국제그룹이 지난 1년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유명무실한 존재로 전락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합영투자위원회가 대풍국제그룹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북한은 ’10개년 전략계획’의 내용과 관련해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에 따라 하부구조 건설과 농업, 전력, 석탄, 연유, 금속 등 기초공업, 지역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경제개발의 전략적 목표가 확정됐다”며 이 계획이 수행되면 북한은 “당당한 강국으로서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국제경제관계에서 전략적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대북소식통들은 북한이 목표로 하는 총 투자 규모가 100억 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북한의 외자 유치액을 고려할 때 엄청난 규모다. 더구나 대북 경제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달성하기에는 터무니없는 액수다. 그러나 북한이 10개년 전략계획을 공식 발표한 데는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나름의 복안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해답은 의외로 신년 공동사설에 숨어 있다. 북한은 공동사설을 통해 “원료, 자재생산을 주체화, 국산화하기 위한 투쟁에 커다란 힘을 돌려야 한다”며 이를 위한 재정 마련을 위해 지하자원 개발을 지적했다. 풍부한 지하자원을 적극 개발 이용해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강국 건설에 필요한 원료도 해결하고 자금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원 개발을 매개로 외자유치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구상이 엿보인다. 실제로 조선대풍국제그룹은 중국이 필요로 하는 ‘전략적 자원’을 앞세워 중국의 한 국영기업과 실무교섭을 벌이고 있다.
더 주목할 대목은 국영 및 합작회사를 통해 집행되는 형태를 띠지만 사실상 중국 중앙정부의 자금이 투자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광산, 항만 등에 투자하려고 해도 북한의 취약한 인프라 때문에 성사되지 않거나 계약 이행이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북한의 인프라 개발에 중국 중앙정부의 투자가 진행되면서 개별 기업의 대북투자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후계자가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후 북한의 개방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 모델을 100% 수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중국이 개혁개방 과정에서 경험한 시행착오와 성공사례 등을 본보기로 ‘북한식 개방노선’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올해 북한을 읽는 핵심키워드는 ‘외자유치’다. 내각 산하 조선합영투자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산하 조선대풍국제그룹을 앞세워 외자유치에 나선 북한이 올해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지가 ‘북한체제 위기론”경제 파탄론’에 기반해 ‘전략적 인내‘를 강조하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정창현 <민족21> 대표‧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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