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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여는 호랑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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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10-01-13 00: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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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사에서 2010년이 갖는 역사적 의미-강정구

 

 

강정구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평화통일연구소 소장)


올해는 경인년 흰 호랑이해다. 우리 민족의 상징인 호랑이, 그 가운데 60년 만에 맞는 흰 호랑이해는 더욱 각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나라를 일본제국주의에 강탈당한 경술국치 100년이고, 미국 주도의 남북분단이 65년인 노년을 맞은 해이고, 외국군인 미군이 남한에 주둔한 지도 65년이 되며, 외세기원의 내전인 6·25전쟁이 60년 환갑이 되는 해이다. 이들 통한과 시련의 민족사를 60년 만에 맞는 흰 호랑이해에 되살피고 되물으면서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통한과 시련에서 환희와 발돋움으로

이미 우리는 미국 주도 외세의 냉전분단체제 강요 속에서 우리 스스로 주체적으로 일군 6·15남북공동선언이라는 민족의 금자탑을 창출해 내었고, 이 환희와 발돋움의 역사도 이제 10년을 맞았다. 비록 반민족, 반평화, 반민주, 반통일, 반민생의 행보를 하등의 역사의식이나 반 푼어치의 도덕 및 윤리적 가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치달아오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서 이 민족의 금자탑이 일부 훼손되긴 했지만, 이 7천만 겨레의 열매가 영글어질 날도 머지않았음을 호랑이해 원단에 낙관적으로 전망하게 된다.

역사를 너무 미시적으로 또 단기적으로 보면, 도대체 앞으로 가는지 뒤로 가는지 또는 옆길로 새는지 온통 뒤범벅이 되어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현미경 속의 요지경을 가늠하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런 미시를 뛰어넘어 거시적으로 보면, 곧 시야를 멀리하고 큰 테두리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망원경으로 보면 큰길 행보는 나타나기 마련이다.

6·15와 북의 핵실험과 같이 외세 강요의 구조적 벽을 뛰어 넘은 우리 민족의 적극적인 주체행위와 세계구조의 변동을 서로 교접시켜 보면 지금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이행에서 본격적인 전환국면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곧, 6·15와 핵실험이라는 주체 행위를 통해 외세 강요의 냉전분단체제라는 견고한 구조적 장벽을 돌파하여 평화통일의 대문을 열어젖힌 마당에,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몰락으로 미국의 단극패권이 쇠락하고 새로운 세계질서가 태동하는 세계사적 거시구조 전환이 덧붙여져 금상첨화(錦上添花)를 맞았다는 것이다.

세계사적 거시구조 전환에 앞선 우리 민족의 주체적 행위

첫째, 미국의 단극패권 몰락과 새로운 세계질서의 태동이라는 새로운 객관적 구조가 발현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한반도에는 평화체제와 통일에 관한 돌파구가 주체적으로 열렸다. 그것은 2000년의 6·15남북공동선언이었고 이는 남과 북의 7천만 겨레를 억눌러 왔던 냉전분단체제를 해체 하는 결정적 돌파구였다. 이를 바탕으로 또 이에 따라 북·미 사이에는 10·12공동코뮈니케가 합의되었다. 그 서문은 “역사적인 북남 최고위급 상봉에 의하여 한반도의 환경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강화하는 데 이롭게 두 나라 사이의 쌍무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들을 취하기로 결정하였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합의는 북·미 사이 정전협정을 공고한 평화보장체계로 바꾸고, 6·25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하고, “첫 중대조치로서 두 나라는 그 어느 정부도 다른 쪽에 대하여 적대적 의사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앞으로 과거의 적대감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공약을 확언하였다”처럼 적대정책 철회를 선언했고, 자주권을 상호존중하며,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천명하고, 호혜적인 경제협조와 교류, 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예, 한반도 비핵평화와 안정 중요성 확언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6·15공동선언에 따른 기념비적인 북·미 합의도 부시 미국의 등장으로 휴지조각이 되었다. 그렇지만 당대에 실현되지 못한 이 합의는 역사 속에 내재되어 부활을 예비하고 있었다. 물론 남북 간에는 6·15선언이 10·4평화번영선언과 민중시민사회의 평화통일운동 활성화로 계승 발전되고 있다.

둘째, 북과 미국의 체스판을 바꾸는 계기를 만든 2006년 10월 북의 핵실험이다. 이로써 이미 50여 년 전 정전협정 4조 60항에서 약속한 평화체제 구축과 당면과제인 비핵화가 2·13합의에서 기본적으로 합의되었다.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미국은 북·미 양자회담을 부시집권 이후 일체 거절해 왔지만 핵실험 직후인 2007년 1월 베를린 양자회담을 수용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중심의 핵패권 질서 이완을 미국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결정적 합의의 이행은 미국의 정권교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이 같은 주권국가 고유권한 행사에 대한 유엔제재라는 미국의 탈법적 대응, 북의 2차 핵실험이라는 맞대응으로 4차 핵위기로 치달아 중단사태를 맞았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응은 북의 핵심적 요구이고 미국의 기존 약속사항인 평화체제 이행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더 이상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지연은 북의 핵무기양산, 핵탄두소형화, 장거리미사일개발, 우라늄핵무기개발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올 5월로 예정되어 있는 NPT 검토회의와 오바마가 공약한 ‘핵 없는 세계’와 전면 배치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시인한 것처럼 2002년 고농축우라늄핵개발 정보 조작에 의한 10·21북미제네바합의 파기는 결과적으로 10여기의 핵무기 양산으로 귀결되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핵안보정상회의가 4월로 예정되어 있고, NPT 검토회의도 5월에 열린다. 어쨌든 미국으로서는 대북 핵 규제 합의 틀을 작동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북이 핵심적으로 요구하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수용이라는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은 단순한 북의 생명권 보장이라는 개별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의 평화구도 진척과 같은 보편타당성을 띤 역사순응적인 것이다. 동시에 중국이나 새로운 일본에게도 역시 동북아공동체와 동북아 협력안보체제를 위한 선행조건이다.

북 역시 2012년을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설정하고 있고, 후계구도 본격화, 7차당대회 등을 예정하고 있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이행구도를 마무리해야할 상황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의 신년사인 공동사설은 작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북의 적극적 노력 결과로 “북남사이에 대화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하였다”면서 남북정상회담과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시에 “오늘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데서 나서는 근본문제는 조미사이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것이다.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면서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의지를 명확히 재확인했다. 다시 지난 11일 북의 외무성 성명은 ‘평화협정 당사국 회담’과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의 병행’을 요구하면서 보다 구체화했다.

경제난 등으로 지속되는 역경 속에서도, 이 역경 극복과 평화와 통일을 향한 주체적 역사구현 행보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는 2008년 미국의 서버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계기로 폭발한 세계경제위기와 신자유주의 몰락, 이에 따른 세계질서의 변환이라는 거시구조 변환의 시동을 맞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곧 6·15와 핵실험이라는 주체적 행위로 새로운 역사창출을 남북이 꾀한 바탕위에 한반도 냉전분단체제를 강제해 왔던 세계차원의 객관적 구조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는 주마가편(走馬加鞭) 형국(形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민족자주 역량이 확대될 세계사적 거시구조의 변환

셋째, 거시 구조적인 전망에서 푸른 신호는 한반도 냉전분단체제의 주범이고 평화위협의 주도자인 미국의 단극패권주의 쇠락에서 온다. 이미 신자유주의 몰락에서 형성된 미국 경제패권의 몰락은 머지않아 정치군사 패권의 쇠락과 몰락으로 귀결될 것이다. 마치 러시아가 정치경제적으로 쇠락하고 난후 곧바로 군사 위력마저 무의미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제1 장애물이 허물어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몰락은 빅뱅처럼 경착륙 또는 급락이 아니라 파열음이 좀 빠르고 요란한 연착륙과 조조락(早凋落)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주의 세계경제체제 자체가 서로 얽히고설킨 네트워크체제를 이루고 있고, 새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나 브릭스(BRICS)의 경우도 경제적으로 미국과 상호의존관계가 높은 상태이기에 경착륙은 이들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그렇지만 경제위기가 해소되기 이전으로 되돌아간 미국 금융자본이나 주류층의 도덕적 타락상은 극에 달하고, 이라크, 아프간전쟁에 이어 예멘으로까지 전쟁을 확대하는 제국주의의 끈질긴 근성은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고 있어, 미국은 자가(自家) 치유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넷째, 미국의 빚잔치로 ‘G-2´의 일원으로 불릴 정도로 예상보다 빨리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다. 이는 미국의 한반도 냉전분단평화위협체제의 규정력을 더욱 감소시키면서 남과 북의 민족자주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여 우리 민족의 자율성이 높아지는 구조를 형성할 것이다. 이 새로운 구조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기존 냉전분단체제 강제력은 노쇠하고 새로 부상하는 중국 영향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치기에 더욱 우리 민족의 자주역량이 발휘될 공간이 확대될 것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평화5원칙(영토주권존중, 불가침, 내정불간섭, 호혜평등, 평화공존)을 견지해 왔고, 동시에 반패권, 반일방주의, 주변국과의 3린정책(안심, 부유, 화목)이라는 외교원칙을 표명하고 있다. 물론 이 원칙이 G-2로 부상하면서 바뀔 수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동북아 체스판’의 변동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귀결

2001년 미국의 ‘4개년국방계획보고서’(QDR)는 중국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잠재력을 가진 유일한 나라로 평가하면서 잠재적 적국으로 삼았고, 1995년 2월까지 미국의 호감도 조사에서 미국인 64%가 중국을 적국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비우호국 1위로 중국을 꼽았다. 이후 미․일 신안보선언은 안보위협 대상으로 중국을 공개적으로 지목했고, 이어 2005년 2월 9일 안전보장위원회(2+2회담)는 동맹범위를 일본과 주변지역에서 중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으로 확대하였다.

이러한 구도에서 미국은 전력의 2/3를 태평양에 배치해 중국포위봉쇄전략을 구축해 왔다. 이에 발맞추어 한미동맹 또한 “미래 잠재적 위협에도 동시에 대비”한다는 미명아래 포괄동맹을 추진하면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평택미군기지의 확장과 이전을 추진하여 대중국포위봉쇄망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대중국 동복아 신냉전전략 구도는 미국 자체의 치유력 상실과 중국의 위상변화 때문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2조5천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하고, 미국에 8-9천억 달러 가까이 투자하며, 이번 코펜하겐 기후협약회의에서 이미 ‘지도국’의 지위로 부상하였다. 또한 세계적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9% 안팎의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노릇을 해왔고 또 계속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일본을 제외한 아세아 국가들은 세계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은 전망했다.

이 결과 당연히 동북아 신냉전의 대중국포위봉쇄전략 하에 추진된 주한미군 이전 및 재편과 한미군사동맹은 장기적으로는 근본적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위협의 토대이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결정적 전제조건인 주한미군철수와 한미군사동맹철폐는 우리의 주체적 역량에 따라 촉진될 수 있는 구조가 객관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다 작년 10월 원자바오 중국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대규모 대북 무상원조와 경제협력이 이루어져 유엔의 대북제재 효력이 상실됐다. 또 양국 우호관계를 ‘대대손손 계승하자’면서 후계 이후까지 지원하겠다는 중국의 대북 공약이 있었다. 이로써 김정일 건강이상설 이후 가동되고 있는 대북급변사태계획인 작전계획 5029로 북을 무력으로라도 무너뜨리려는 과대망상이 결코 작동될 수 없다는 것이 보다 명확해졌다. 이런 마당에 아직도 사라지는 메아리처럼 울리는 이명박의 ‘비핵 개방 3000’, 그랜드바겐, 흡수통일 등 북한붕괴론에 근거한 대북 도발적대정책은 허공에 사라질 수밖에 없다.

다섯째, 언제나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 행보에 발목을 잡아왔던 일본의 변신이다. 고이즈미 자민당 정권의 신자유주의 획일화 정책은 전통적인 일본사회의 근본을 해쳐 사회안전망이 해체되는 위기를 맞았고, 이는 54년의 자민당 일당독재라는 부끄러운 일본의 자화상을 스스로 벗도록 했다. 동시에 미국시장보다 더 커진 중국시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골드만삭스 ‘2050년 세계경제보고서’는 2050년 GDP가 중국 45조 달러, 미국 35조 달러로, 2041년부터 중국 우위를 점치고 있고, 세계은행은 2020년 중국의 GNP가 9조8천억 달러로 미국의 9조7천억 달러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하지만 경제위기 이후 이 기간은 더욱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중시 정책으로 전환하고 공통통화와 정치통합까지 모색하려는 동아시아공동체를 지향하기까지 한다.

이런 구도 아래 자민당 정권이 추진해 왔던 대미 자발적 노예주의와 같은 외교군사적인 미·일 일체화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그 서막이 류쿠(일본 병합이전의 오키나와 본명)에 있는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재검토에서 나타났다. 이어 미 해병대의 괌 이전과 미 육군 제1군단의 일본 자마기지 이전이 중단되면서 대중국포위봉쇄망으로서의 미·일군사일체화와 주일미군재편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또한 1960년 미·일안보조약 개정 때 일본 국내로 미국의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반입은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겉으로 규정했지만, 실제로는 핵무기를 탑재한 함정의 기항과 항공기의 영공 통과 등에는 사전협의를 하지 않도록 했던 비밀협약이 민주당 정권에 의해 폭로되었다. 당시 자민당정권은 "미국 정부는 중대한 긴급사태에 대비해 오키나와에 현존하는 핵무기의 저장지, 즉 가데나, 헤노코 기지 등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까지 밀약했다. 자민당은 국민들을 속이는 사기극을 벌이면서 한반도나 중국 및 소련과의 무력충돌에서 미국과 함께 전쟁을 벌이는 무시무시한 합의를 했던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밀약이 지탱될 수 없는 구도가 되었다.

철모르는 이명박 정부

일본의 이런 행보에 미국이 미·일정상회담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자와 민주당 간사장은 사상유례가 없는 민주당 참·중의원 143명을 비롯한 620여명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중국 공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미·일동맹이 약화되면서 중·일 협력이 강화되는 ‘동북아 체스판’의 요동과 변동은 앞에서 고찰한대로 일시적이고 국면적인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거시 구조적 귀결이다. 이 체스판의 요동은 아무리 철모르는 이명박 정부가 한·미동맹의 가치동맹화와 한·미일체화를 내세우더라도 큰 체스판의 변동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과 선택으로 작동할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관건인 주한미군철수와 한미군사동맹철폐의 전망은 밝은 불빛을 예고하고 있다.

정상회담과 같은 내림차순의 포괄-근본적 접근을

이러한 구조적 흐름과 역사구현의 주체적 행보를 타산한다면 올 상반기 중으로 북미관계는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대한 얼개를 맞추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작년 11월 19일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을 대표해서, 우리는 북한이 수년간 끊임없이 제기해온 몇 가지 의제들, 즉 관계정상화,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조약, 경제개발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 며 ‘포괄적 패키지’를 밝혔다. 방북 당시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현재 그리고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미-북 양자관계의 미래 비전”을 북에 전달했다.

그렇지만 평화체제의 핵심내용인 대북 적대정책 철회에서 관건인 주한미군철수, 군사동맹폐기, 핵우산 제거, 군축 등에서 험난한 길이 예고된다. 이들 ‘큰일’은 올림차순의 기능주의적 접근보다는 내림차순의 포괄·근본적 접근으로 통 큰 결단을 이끌어내는 식으로 풀어야 한다. 그래서 북미, 남북, 남북미중 간의 정상회담 추진이 요구된다. 물론 올림차순의 기능주의적 접근을 함께 함으로써 종전선언 등을 먼저 추진·이행하고 평화체제 협의는 진행하되 구체적 결과는 2011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렇게 평화협정은 기정사실화 됐지만 관건은 이 협정이 한반도에서 전쟁 배제적 구조를 담보할 진정한 평화체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남의 당면 주체적 행위는 평화통일운동 진영으로부터

이제까지 살펴본 대로 우리 민족의 죽고 사는 문제가 직결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절대적 과제는 60년 가까이 지연되었지만, 우리의 주체적 행위로 이미 발현되었고 이제 그 이행이 본격화될 수 있는 객관적 조건까지 형성되었다. 우리의 당면 과제는 주체적 조건을 더욱 성숙시켜 구조적 조건과 상승국면을 촉발시키는 것이다. 객관적 구조의 변화는 국면적인 주체행위와 함께 할 때만 역사가 바뀌기 마련이다.

비록 6·15선언과 10·4선언은 김대중-노무현이라는 민족민주정부 아래 객관적 제약을 뛰어넘어 주체적으로 이뤄내었지만 현재 철모르는 이명박 정부에 이러한 선도적인 주체행위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단지 요동치는 정세에 수세적으로나마 동행하지 않을 수 없도록 남북정상회담, 10·4선언의 구체적 이행, 개성공단 활성화와 확장, 남북경제협력, 남는 쌀 북 보내기, 서해5도의 평화수역화, 정전협정기념일인 7·27 종전선언,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민중시민사회가 압박하고 각자 전문영역을 중심으로 견인하고 쐐기를 박을 것이 요구될 따름이다. 동시에 ‘4대강 살리기’처럼 남북관계를 야로 부리는 행각을 철저히 감시·통제해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평화생명권을 보장하는 평화체제 이행의 민족사적 전환기의 도래를 널리 알리고,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주한미군철수와 군사동맹철폐 등이 가시권에 들어 왔음을 인식하고 또 주위에 확산하는 일이다. 동시에 모든 평화통일운동진영이 평화체제 구현에 떨쳐나설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 실현운동을 벌일 수 있는 범국민운동의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백호의 해인 올해를 한반도 평화체제와 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여는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끝)

이 글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발행 <평화누리>(2010년 1월호)에 게재 예정된 것을 약간 수정한 글입니다. / 필자 주

 

[출처: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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