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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초청장을 받은 남북 지도자의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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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5-02-28 23:1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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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초청장을 받은 남북 지도자의 희비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다가오는 5월 9일,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승전 (2차 세계대전) 70주년 기념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이 국제행사에는 많은 세계 정상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남북 지도자들도 물론 초청됐다. 초청된 세계 정상들 가운데 남북 정상들도 포함됐다는 것은 당연하고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그것은 남북 우리 온 민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고, 또 유별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동시에 그것은 전 세계의 이목과 시선이 집중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특히 남쪽의 여론은 집권 여당을 포함해 압도적 다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전승절 참석은 한러 관계는 물론이고, 특히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민들은 전폭적으로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에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웬일인지 겨우 2달 남짓 남겨놓은 현재까지도 청와대는 참석 여부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의 변은 아직도 "면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라고 하는 게 전부다. 참석하지 않을 구실을 찾는지, 아니면 남의 눈치를 살피는지, 참 알 길이 없다. 

 

 이에 반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석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러시아 측이 그렇게 밝히기도 했지만, 북측도 긍정적 답변을 한 바가 있다. 북쪽이 당면한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에 김 위원장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 작년 11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면담했다. 거기서 '해방 70주년'과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북러 공동경축행사를 합의한 바가 있으므로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은 예견돼왔던 터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전승절 행사 불참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시진핑 중국 수반을 비롯한 여타 서방 정상들의 참석은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아베 일본 총리의 참석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을 의식한 청와대가 아베 총리의 행동만 따르면 무난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그의 참석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지도자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운명이니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게 하나도 이상할 건 없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두 '동양의 푸들' (애견)인 아베와 박근혜가 미국 상전의 뒤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고 한다. 상전의 비위를 상하게 할 수 없어 결국 둘 다 불참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같은 푸들이지만, 아베가 좀 더 자유로운 입장이라 참석 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아베의 참석이 마지막 순간에 결정될 가능성이 많다는 견해도 있다. 박 대통령에겐 기쁜 소식이다. 충분히 참석해도 될 수 있는 구실이 되고도 남는다. 민족에 더 이상의 실망을 안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막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향해 달려가는 게 옳다. 그러나 일찌감치 미국은 박 대통령의 참석을 노골적이고,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지만, 아베 수상에 대해선 말이 없다. 청와대는 골머리를 싸매고 앓게 됐다.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부보좌관이 기자회견에서 "개별 국가들이 스스로 판단하겠지만, 미국의 동맹이란 차원에서 보면 한목소리 (One Voice)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공동대응 차원에서 오바마와 같이 불참해야 한다는 압력을 넣은 것이다. 차관급 관리가 명색이 한 나라의 지도자에게 어떻게 감히 오만 무뢰한 발언을 서슴없이 해댈 수 있을까? 정말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에 대해 사회와 모든 국민이 말 한마디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현실이다. 이건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게 분명하다.

 

 러시아가 남북 정상을 초청한 배경에는 남북 화해를 위한 대화를 주선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다. 물론 남, 북, 러를 아우르는 경제협력의 활성화를 노리고 있음직도 하다. 그래서, 특히 박 대통령의 초청에 정성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8월 한러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을 강조했던 터이다. 한러 경제협력의 일환인 송전선 건설, 석유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그리고 남북한 종단철도 (TKR) 건설 등에 한국의 조기 참여를 독려키 위한 포석도 깔렸을 수 있다.

 

 동북아정치외교에서 탄탄한 한러 관계 유지는 한국의 중요한 국제외교 중의 하나다. 푸틴의 방한(2013년 11월)으로 마련된 한러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정성을 기울였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현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각종 한러경제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비틀거리는 한국 경제의 유일한 탈출구도 평양을 거쳐 모스크바를 아우르는 삼각경제협력에 있음은 불문가지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남북 대화를 위해 주어진 절호의 이번 기회를 민족의 이익을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반대로, 한미 동맹의 균열을 들먹이며 박 대통령의 참석을 극구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친미 보수우익 대변지로 널리 알려진 조선일보 사설 (2/12/15)의 일부를 예로 들어보자. 사설의 제목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러시아까지 갈 필요 없다>로 돼 있다. 사설의 요점은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가를 반대한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의 발언을 그저 "무례하다"고 표현했을 뿐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분명 망언이 아니면 명령인데, 겨우 예의가 없다는 것으로 끝냈으니 놀라지 않을 도리가 없다. 나라의 자주와 존엄, 그리고 위신의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엄중한 사건을 슬그머니 깔아뭉개듯이 무시하며 국민을 오도하고 있으니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다음으로 더욱 놀라운 것은 남북 정상이 잠깐 만난다고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며 조우 무용론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국제사회가 등을 돌린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우리의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국제사회가 이 행사에 등을 돌렸다는 말은 미국이 국제사회를 대표하고 있다는 정신상태에서 출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을 국격 저하로 보니, 혹시 정신병자가 아니겠느냐는 생각마저 든다. 진짜 정신이 온전하다면 이렇게 나올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럼, 어쩌자는 건가? 한 판 붙어보자는 것인가?

 

 사실, 전승절 행사에서 남북 정상이 그저 악수하는 것으로 그친다 해도 화해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의 서막이 열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름에 잠겨있는 8천만 우리 민족에겐 희망찬 내일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 세계의 이목과 시선이 전승절 행사보다도 남북 두 지도자의 역사적 상봉에 모일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전 세계의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남북 중 어느 일방도 화해를 위한 대화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승절 행사에서 두 정상이 화해의 신호만 보내도 전 세계는 우리 민족의 위대함에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이번 전승절 기념행사에 대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세계 정상들과 처음으로 상견례를 하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국제외교무대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미국 주도의 온갖 봉쇄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다각적이고 적극적 국제외교를 펼친 결과 지금 28개국과 투자협정이 체결됐다.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한 북한 내의 투자가 잠잠해진 사이, 북러경제협력이 최근 급속도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상호협력도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 보다 약 2주 앞서 개최되는 인도네시아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초대됐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출발한 '반둥회의'는 '비동맹운동'(Non Aligned Movement)의 모태가 됐으며 지금 제삼 세계가 총 망라돼 있다. 북한은 대외정책에서 비동맹원칙을 철저하게 추구하고 있다. 또한, 세계 120개국, 21개 오브저버로 구성된 비동맹운동의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반둥 60주년 기념행사에 김 위원장의 참석이 유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반둥회의'는 김 위원장과 인연이 매우 깊다. 1965년, 김일성 주석은 당시 김정일 조직비서를 대동하고 '반둥회의'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기념 행사장에서 김 주석은 자주성을 강조하며 열띤 연설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8월, 이란의 테헤란에서 개최된 16회 비동맹 정상회의는 120개국 대표들의 참석리에 거행됐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도 있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전승절 행사 초청장을 받은 남북 두 정상의 지금 형편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주 대조적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보면, 더구나 국민의 절대적 참석 지지에 힘입어, 박 대통령 자신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의욕이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인도 없는 국제무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전 세계의 이목과 시선이 집중되고 김 제1위원장 혼자 주목을 받는 것이 그리 좋을 리가 없기 때문에도 참석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게다가 요란한 옷을 걸치고 세계무대에서 패션쇼 하기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대통령이니 말이다.

 

 그러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서는 안된다는 어명이 떨어졌으니 이를 어쩌나!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길도 없는 신세가 됐으니 말이다. 미국의 명령이니 따르면 그만이긴 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스타일은 완전히 구겨지고 말았다. 그래도 그는 불행 중 다행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온 나라가 이 심각한 공개적 '모욕'에 대해 입을 꽉 다물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기야 과거 전두환 군부의 광주대학살 (1980) 직후, 당시 위컴 주한 미 8군 사령관이 미 국회청문회에서 "한국민은 들쥐 새끼와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돼도 졸졸 따라간다"는 증언을 했을 때도 이 기막힌 '망언'에 대해 일부 가톨릭을 제외하곤 쥐죽은 듯 조용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승절 행사 중,  남북 정상 대화를 마다치 않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세계 정상들 앞에서 남북 정상들이 다진 화해와 평화의 약속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 밝힌 남북긴장을 완화와 조국평화통일의 구상이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번 전승절 행사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적 통일의 입장을 다시 밝혀 국제사회에 북의 입장을 다시금 재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시진핑을 만나 상호 교차 국빈방문도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제재에 대해 북러는 미국에 대한 공동전선을 구축 강화하고 다각적 협력에서 비약적 발전을 꾀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 초청장을 받은 김 위원장은 웃음꽃을 피우게 됐고, 동시에 박 대통령은 울고 싶은 괴로움을 삼키게 됐다. 박 정권이 적어도 제정신이라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여부에 대해 미국이 공개적으로 반대한 처사는 참을 수 없는 '모욕'임을 깨달아야 한다. 주권 없는 예속 정권이 당한 치욕적 '수모'다. 이번 전승절 초청장이야말로 박 대통령에게 "자주와 주권"에 대한 값진 교훈을 터득하도록 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관점에서 전승절 초대장이 평가돼야 옳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5-03-01 02:21:01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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