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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 이명박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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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5-02-12 16:5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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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본 이명박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국내외를 막론하고 은퇴한 국가의 지도자가 회고록을 펴내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잘 잘못을 솔직하게 기록함으로써 오히려 가치 있는 역사의 자료로 아로새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2008- 2013)이 최근에 내놓은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이름의 회고록은 왠지 유별나게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이명박 회고록은 전반적으로 자화자찬 일색이다. 심지어 사실을 날조 왜곡했다는 비난이 일면서 연일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마도 이 문제의 회고록은 국민의 혹독한 심판을  비켜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회고록이 무엇 때문에, 왜 하필 지금에서야 서둘러 나왔는냐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다. 여기서는 회고록이 다룬 한반도 문제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거기서 옥석을 가려내는 동시에 가치 있는 교훈을 얻자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난 이후 공개석상에 일절 나타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은막에서 아예 사라진 사람으로 간주되어 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그를 가리켜, 국민의 뇌리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일 것이라는 말도 한다. 사실, 권좌에서 물러나 2년이 되도록 공개석상에 얼굴을 전혀 내밀지 않았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가장 큰 실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4대 강 사업과 해외 자원개발이 도마 위에 올려진 지가 근 해를 넘기고 있다. 드디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4대강 사업에만 42조 원을 낭비한 것을 비롯해 이 대통령이 국민의 혈세인 국고를 탕진한 것이 무려 189조 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 오히려 "4대강 사업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한편, "자원외교는 그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거쳐 나타나는 장기적 사업이다"라며 속단할 게 아니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어떤 기자가 이 대통령에게 "청문회에서 답변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을 하자, "구름 같은 얘기"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혀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오만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들을 하고 있다.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두고 사람들은 한결같이 "국고 탕진에 대한 비난을 사전에 차단하고 청문회라는 꿈도 아예 꾸지 못하게 하려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 게 분명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사주권을 포기하고 남북관계를 전면 파탄으로 몰고 간 이 대통령의 대실책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한다. 왜냐하면, 그의 대북 적대정책은 예속의 심화와 민족 간 적개심 고조로 통일을 요원하게 만드는 데 공헌했다는 것을 몰라선 안된다.

 

  

 회고록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북한이 2009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가성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정상회담 대가로 비료, 쌀, 옥수수를 포함, 100억 달라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원칙 있는 대북정책"으로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았다는 것과 "정상회담 안 한 것을 국민들이 알 때가 됐다"는 말로 자신의 처사가 옳았다는 자랑을 늘어놓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자기 회고록을 "북한이 보면 뜨끔할 것이다"라는 표현을 썼다. 남북 관계를 전쟁 전야의 비극으로 몰아넣고도 자신은 책임이 없고, 북한에 전적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 약을 올리는 처사는 대통령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만들고 있다.

 

 2009년 10월, 싱카폴 대북 물밑접촉에 참여했던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은 작년 2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 대가성에 대해 언급했다. 임 장관은 "북한이 그런 요구를 했다면 이 대통령이 협상을 용인했을 리 만무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도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한 바가 있다."라고도 했다. 북한의 곡물과 비료에 대한 언급은 남한의 요구와 "주고받기식"의 목적으로 의제에 올랐던 것이라고 임 전 노동부 장관은 말했다. 실은 정상회담에 대한 대가성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의 본질은 누가, 왜 <6.15시대>를 때려 부수고 <5.24조치>라는 높은 장벽을 쌓았느냐에 있다고 봐야 한다.

 

 회고록에 의하면, 2012년 1월,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 전 중국 총리는 베이징 다오위타이에서 회담을 가졌다. 이명박은 김정은의 종신집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참고 인내할 시간이 있겠느냐"며 원 총리의 발언을 유도한다. 이에 대해 원 총리가 "역사의 이치가 그렇게 되겠습니까?"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국제외교와 남북관계 등에서 당사자의 발언을 직접 인용함으로써 외교의 <외> 자도 모르는 무식이 그래도 폭로됐을 뿐 아니라 국제외교에서 망신을 자초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제히 일고 있다. 결례를 범한 것은 국제외교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특히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더욱 비일비재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 사례가 <베이징 비밀접촉>이다. 원래 이 남북 간 베이징 접촉은 비밀에 부치기로 양측이 합의한 것이나, 다가오는 대선과 총선에 유리한 고지 선점을 위해 이 정권이 약속을 어기고 비밀접촉을 먼저 공개한 것이다. 비밀접촉에서 성과는커녕, 망신만 당하고 빈손으로 돌아온 실세들은 사실과 거리가 먼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북한은 펄쩍 뛰며 자초지종을 완전히 공개하고 나섰다.

 

 이 정권은 베이징 접촉을 통해 <베를린제안>의 진의를 설명하고 <천안함과 연평도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한 접촉임을 먼저 공개하고 나섰다. 그러자 북측은 즉각 "이것은 약속 위반"일 뿐 아니라 "사실을 날조 왜곡했다"며 펄쩍 뛰었다. 그리고는 반박성명을 2차례에 걸쳐 내놓았다. 만약 이것으로도 부족하다면 당시 녹음테이프를 세상에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베이징 비밀접촉에 참여한 남측 대표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태효 청와대 비서관, 그리고 홍창화 정보원 국장 등이었다. 이들은 "천안함 사건은 지혜롭게 넘어야 할 산"이라며 "이남 정서"에 부합하는 "북측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말을 먼저 했다고 한다. 

 

 북측에서는 진실에 위배된다며 단숨에 "사과"를 배격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기상천외의 묘안인 "절충안"이라는 것을 남측에서 제시했다. "북측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보면 <사과>로 간주되는 절충안"이라는 것이다. 이것이라도 내놓자며 애걸복걸했다고 한다. 이것마저도 거부되자 결국 <유감>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대결정책>도 철회되고 <정상회담>도 빨리 추진될 수 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북측은 우리와 무관한 사건을 가지고 <사과>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또한 우리에 대한 모독이라며 비밀접촉은 이제 필요 없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남측은 "제발 좀 양보해달라"고 간청하면서 구체적인 <정상회담> 시간표까지 내놓고 양보를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 북측 국방위원회 대변인이 남측 정상회담 시간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6월 판문점, 8월 평양 장관급 회담을 각각 열고,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2012년 3월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가지는 것으로 돼있었다.

 

 접촉에서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자 마지막 카드로 달러 뭉치가 든 돈 봉투가 007가방에서 불쑥 나왔다. 김태효 청와대 비서가 돈 봉투를 건네려 하자 북측에서 잽싸게 그것을 내려쳤다고 한다. 그러자 김 비서는 얼굴이 벌게져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절충안>과 <유감>을 요구하고, 달러 뭉치로 매수하는 재간이야말로 이명박 정부가 아니고선 상상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모든 분야에서 죽을 쓰던 이 정권은 임기 말이 되자 초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엇인가 했다는 기록을 남길 필요성을 절감하고 비밀접촉을 벌열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걸도 했고, 구걸도 했고, 나중에는 달러 뭉치를 내질러도 북측의 <사과>는 요지부동이고 끝내 받아낼 수가 없었다.

 

 부시가 하던 짓을 가장 잘 흉내 내선지 이명박은 부시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다. 부시가 클린턴의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서> (1994)를 때려 부수고 북을 <악의 축>이라며 적대정책을 폈다.  이명박도 <6.15와 10.4공동선언>을 쓰레기통에 집어 던지고, 북한의 목줄을 조이는 일이라면 <5.24조치>를 비롯해 못 하는 일이 없었다.

 

사실, <천안함 사건> (3/26/2010)은 미국이 만든 <통킹만 사건>에 비유할 수 있는 특대형 정치적 사건이라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은 끝내 귀신으로 둔갑해 이 대통령이 죽는 날까지 그의 꿈자리를 어지럽게 할 것이라는 사람도 있다. 국민의 절대적 다수가 정부의 발표, 즉 "침몰에 북한이 배후"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저명한 안수명 박사나 신상철 잠수 전문가 외에도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북의 소행으로 보기엔 0.0000001%도 안된다"는 확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북한의 합동조사 제의가 거부된 것과 러시아 조사단이 중, 미에만 조사결과를 통보하고 이 정권엔 안 했다는 사실이다. 유엔도 천안함 규탄은 했지만, 북한을 지목하지 않았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서울 정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합동군사훈련 중에 당한 추악한 패배의 기록을 미 해군사에 처음으로 쓰게 됐고, 동시에 북한의 해군은 진짜 귀신도 잡는 무적의 해군이라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증하게 된 꼴이다.

 

 국가권력이 자행한 부정선거란 큰 대형 사건이기에 정상적 회고록 같으면 이를 다루는 것이 타당하건만, 이 대통령은 거기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 오로지 자신의 국고 탕진 합리화와 변명에만 급급하고 있을 따름이다. 최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유죄 판결로 이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의 목소리가 크게 번질 모양이다. 이미 부산 시국회의는 시 청앞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관에 의해 감행된 부정선거에 이 대통령이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부정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은 합법, 비합법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해어나질 못하게 됐다. 불란서 빠리에서 우리 동포들의 반박근혜 시위 속에 나부끼던 "박근혜는 합법적 대통령이 아닙니다"라는 푸랑카드의 구호가 떠오른다.

 

 대선 직전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느닷없이 "노무현이 NLL을 포기했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김무성 (당시 총괄선대위 위원장) 현 새누리당 대표는 많은 인파가 몰린 유세장에서 회의록 일부를 낭독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위법인데도 국정원과 청와대는 회의록 내용을 누설하고 종북몰이 소동을 벌인 것이다. 기억에도 새롭지만, 대선 마지막 토론장에서 박 대선후보는 "국정원 여인의 인권" 운운하면서 댓글공작을 눈 하나 깜박 않고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집권세력이 벌이는 종북 굿판에 장단 맞춰 칼춤을 추고 있었고, 지금도 추고 있으니 권력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손가락질을 받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이번에 구속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 부시장으로 있었던 인물로 이 대통령의 오른팔이라고 알려져 있다. 원 씨의 국정원법과 선거법 위반은 이 대통령과 절대 무관한 게 아니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동시에 박 대통령의 적법성에 대한 시비는 그녀의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뭐니뭐니해도 집권세력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선거를 코앞에 두고 46명의 무고한 젊은 군인들이 수장됐다는 것은 이명박의 최대 실책 중의 하나다. 더 큰 실책은 부시 말기, 6자회담 타결이 임박했을 때, 이명박의 한일 반북 연합전선이 끝내 이를 파탄 내고 말았다. 그리고 잘나가던 남북 관계를 전쟁의 문턱까지 끌고 간 것은 민족에 대한 배신으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회고록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았다"는 게 무슨 큰 자랑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고 있다. "북과의 대화 차단을 국민이 알 때가 됐다"는 말은 남북 적대관계를 합리화하고 자신의 무능을 덮어보려는 말장난이라고 밖에 달리 볼 도리가 없다. 이번 이명박 회고록 집필에 참여한 박용석 작가는 뉴라이트 계열의 극우 매체에서 활동한 논객이라고 한다. 이 회고록에 대한 평가를 보면 일반적으로 부정적이다. 새누리당의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회고록은 매를 번 것"이라고 했다. 어떤 한 <부패척결>이라는 이름의 댓글은 "사기꾼 개독 장로를 찍은 무지한 국민들이 먼저 반성을."이라고 했다. 북측의 논평을 보면 남북관계의 파국과 자신이 개입된 각종 죄악에 대한 규탄 여론을 딴 데로 돌려보려는 데에 그 뜻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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