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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정부간 대화 재개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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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창현 작성일14-04-16 13:1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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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 정부간 대화 재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연재> 정창현의 ‘김정은시대 북한읽기’ (47)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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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일보(一步)다. 현안의 해결을 위해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와 협력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3월 20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에서 열린 북일 간 적십자 실무회담과 외무성 과장 간 비공식 협의에서 정부 간 교섭 재개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후 나온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첫 반응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리호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서기장도 이날 회담을 마친 뒤 “쌍방이 진지하고 솔직한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음날 일본 외무성은 오는 30~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부간 공식 협상을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회담이 성사되면 아베 정권 출범(2012년 12월) 이후 처음 열리게 되는 셈이다.

3가지 회담 의제

회담의 의제는 크게 3가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북일적십자회담에서는 평양에 있는 일본인 유골의 조사 및 반환 문제가 집중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리호림 서기장도 “일본인 유골 문제와 관련해 쌍방이 계속 연락하며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 주둔한 일본군과 종전 후 귀국하지 않은 사람 등 34,000여 명이 북한 지역에서 숨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13,000여 구의 유골은 종전 직후 일본으로 보내졌다. 북한에는 종전 전후의 혼란 상황에서 사망한 일본인 매장지가 약 70곳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매장이 확인된 곳은 5~6 곳 정도다.

일본은 2011년 북한 측과 접촉해 2차 세계대전 전후 북한에 남았다 숨진 일본인 유골의 수집과 반환을 요청했고, 2012년 4월 북한도 일본인의 유골 반환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송일호 북일국교정상화 교섭담당대사는 북한에서 일본인으로 보이는 유골이 발견됐다면서 일본 측으로부터 수집과 반환 요청이 있을 경우 얼마든지 응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사는 “평양시내에서 진행되는 도로와 주택 개발 현장에서 많은 유골이 발견됐다”면서 “그 중에서 일본인으로 확인된 유골은 보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일본이 파악하고 있는 미반환 21,000여 구보다 더 많은 수의 일본인 유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8일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들의 유골이 묻혀있는 매장지에 대한 현지 조사가 평양 교외에서 실시되기도 했다. 일본 교토(京都)대 미즈노 나오키(水野直樹) 교수 등 4명은 조희승 북한 사회과학원연구소장의 안내로 일본인 2,400명 이상이 합동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평양 교외의 ‘룡산묘지’를 방문, 매장 장소 등을 확인했다.

이번에 북일 간 대화가 진행되면 일본인 유골 반환문제는 상당히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측으로서는 평양 개발과정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는 일본인 유골을 어떤 형식으로든 처리해야 하고, 일본의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유골 반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도 6.25전쟁 시기에 사망한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일본인 유골반환은 대북 제재와는 별개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인 유골 반환 논의는 진전 예상

둘째, 일본은 일본인 납북자 및 행방불명자 문제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중단된 2012년 11월 이후 1년 4개월만에 재개되는 북일회담에서 이 사안이 진전될 수 있을 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북한 측은 납치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이 납치문제에 대해 종전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국장급 공식회담에서 납치문제 재조사 등 일본 정부의 요구에 전향적으로 화답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일본 언론은 분석했다.

그러나 2008년 8월 13일 열린 6자회담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회의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에 동의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일본 측의 태도에 따라서는 일정한 진전이 있을 수 있다.

당시 북한과 일본은 북한의 납치 피해자 재조사와 일본의 대북 경제제재 일부 해제라는 방침에 합의했었다. 이 합의는 “내 임기 중에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가 물러나고 대북 강경파인 아소 다로 총리가 등장하면서 무산됐다. 북한이 2008년 9월 10일 “(새 일본 총리가) 양국 간 합의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에 대한 어떤 보장도 없다”며 납치재조사 위원회 설치를 연기한 것이다.

당시 송일호 대사는 납치문제 재조사 재개 시점에 대해 “얼마나 빨리 일본이 내부 조정을 마치고 약속을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일본의 진행정도와 연계할 뜻을 내비쳤다. 이것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 논의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일본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8월 합의 당시 일본은 북일 간 인적 왕래 및 전세 항공편 입국 규제 해제를 약속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일본 정부의 태도에 따라서 일본인 납북자 재조사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한미일 공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과연 일본이 독자적으로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북한이 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의 유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북 사업을 북일 정부 간 사업으로 승격시킨 뒤 원산과 니가타(新潟) 항을 왕래했던 만경봉 92호의 운항을 재개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셋째,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북일관계 정상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은 한반도 강점과 관련해 과거청산 문제를 의제로 꺼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이지마 이사오(飯島勳) 일본 내각관방 참여(參與.자문역)는 아베 총리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북일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포괄적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당시 회담을 마치고 일본에 돌아온 이지마 참여는 “북측과 북일 수교 협상 재개 등과 관련한 사무적 협의를 모두 끝냈다”라고 밝혔다. 남은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일본 외무성 통로로 북일 수교 교섭이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외무성에서) 왜 교섭할 필요가 있느냐. 앞으로 서로 어떤 생각으로 임하느냐일 뿐”이라고 말해 ‘일본인 납치문제’ 등과 관련해 북일 양측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지마 참여의 이같은 발언은 평양에서 북측 요인들과 회담을 가졌을 때 북일 양측의 주장과 입장, 제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충분히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북한은 아베 총리의 친서가 없었다는 점에 ‘실망’했지만 북일교섭 재개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지마 참여 방북 때 북한이 ‘명분’만 만들어주면 일본이 북한 남포에 15억~20억 달러를 선투자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후 수교 협상 때 받게 될 배상금의 일부를 선지급하겠다는 제안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지마가 방북한 다음 날인 5월 15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납치.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이 중요한 수단이라면 당연히 (정상회담을) 생각하며 협상해나가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설사 이러한 내용의 제안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6자회담 재개와 비핵화회담의 진전 없이 일본이 독자적으로 15~20억 달러를 선지급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아베 총리가 방북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이지마 참여의 방북을 공개하는 순간 그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세 변화를 염두에 둔 준비 포석

단기간에 북일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다만 이번 회담을 “중요한 일보”라고 평가한 아베 총리는 정권 출범이후 처음 열리게 되는 북일 정부 간 협상채널을 유지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 제안’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도 일본 측의 태도를 보아가며 북일대화의 끈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월 21일 재일 <조선신보>는 “앞으로 재개될 정부간 회담은 과거와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진행되게 된다”면서 “국제정세는 크게 움직이고 6자회담에 참가했던 나라들의 역학구도, 지역의 국제관계가 급변하고 있다”고 평가해, 변화된 상황과 조건에 맞게 북한이 일본과의 정부간 회담에 과거와는 다르게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일단은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반환문제가 본 궤도에 올라야 납북자 재조사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될 것이다. <조선신보>도 “조일(북일) 정부간 회담과 적십자 회담이 병행추진 된다면 두 협상이 서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6자회담의 재개, 북미 대화, 남북관계의 개선 등의 동북아 정세 변화 없이 북일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북일대화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까지 아베 총리는 북일협상에 통 큰 결단을 내렸다기보다 한국, 미국과의 관계에서 북한을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쉽게 유연한 태도로 나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북일관계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출처: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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