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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핵능력, 누가 초래했나] 2. 전략없는 강경책이 낳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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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동기 작성일16-10-18 15:0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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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핵능력, 누가 초래했나] 2. 전략없는 강경책이 낳은 결과

2016년 10월 18일

글쓴이 : 곽동기 상임연구원

 

북미대결과 한반도 안보의 관점에서 본다면 2016년은 북한이 핵시험을 2차례나 강행한 해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5차례에 걸친 핵시험으로 미뤄볼 때, 북한핵은 사실상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상당수의 보수논객들은 마치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개발을 야기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남북경제협력으로 북한에 제공된 자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되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그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에 해당하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왜 그런가요? 먼저 핵개발 시점이 맞지 않습니다. 북한은 1차 핵시험은 노무현 정부 집권말기에 단행하였지만 2차 핵시험은 이명박 정부 집권기인 2009년에 실시하였습니다. 그러다 3차 핵시험부터 4, 5차 핵시험은 모두 현 박근혜 정부 집권기에 실시하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북한은 박근혜 정부에 와서 수소탄 시험을 주장하였으며 핵탄두의 규격화를 언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한 가지 살펴볼 것은 북한이 핵시험을 대남협상카드가 아니라 대미협상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고 2005년에 핵보유선언을 한 것은 당시 부시행정부의 ‘핵선제타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북한의 제1차 핵시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실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 사태이며, 정부도 이 마당에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남북경제협력 자금이 핵개발로 들어갔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14일, <KBS>에 출연해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하였지만 그 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말씀드린 것이며 구체적인 증거자료는 없다”며 근거 없는 주장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자금으로 따진다면 남북경제협력보다 북중교역으로 북한에 흘러들어간 금액이 훨씬 많습니다. <민주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남북교역은 17억 1386만 달러였지만 북중교역은 56억 2919만 달러로 남북교역의 3배에 달했습니다. 북한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으로만 따진다면 북한의 핵개발로 이끈 세력은 바로 중국 시진핑 정권이 될 판입니다.

 

결국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을 핵개발로 이끌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입니다.

 

북한을 핵개발로 끌어간 동인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개발을 야기했다는 주장은 북한이 지금도 호시탐탐 대한민국의 붕괴를 노린다는, 아무런 설득력도 없는 반북대결 사고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지난 9월 10일(현지시간), '북한은 미치기는커녕 너무 이성적이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정치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은 지극히 이성적인 국가"라는 답을 내놓는다고 하였습니다.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배경에는 생존을 위한 이성적인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NYT>에 따르면, 미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정치 전문가 데이비드 C. 강은 북한 지도자들이 국내외에서 하는 행동들이 혐오감을 자아내긴 해도 이성적인 자국 이익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NYT>는 "잔혹성과 차가운 계산은 상호 배타적인 게 아니며 서로 협력 관계에 있다"며 북한의 전략을 두고 "힘이 약한 국가가 강대국을 적으로 마주했을 때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이성적인 방법"이라고 분석하였습니다. <NYT>는 선군정치를 토대로 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불규칙하고 때로는 실패도 했지만, 국제사회의 위기감 증폭과 자국 이익 실현 면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NYT>의 기사에서 보듯 북한의 핵개발은 ‘도발전략’이 아니라 ‘생존전략’의 차원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는 북한이 핵능력을 강화하였던 기간을 볼 때 설득력있는 관점입니다. 북한이 핵개발을 결심하고 핵보유를 선언하였던 것은 네오콘으로 뭉쳤던 미 부시행정부 시절이었습니다. 미 부시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전 승리를 선언한 이후 대북압박을 노골화하였습니다. 북한의 제1차 핵시험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아니라 미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가 낳은 산물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면서 대북대결에는 남측도 가담하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에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이야기하며 남북간 신뢰를 쌓겠다고 하였지만,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로는 북한의 선핵폐기를 완강하게 주장하며 대북대결을 전면화하였습니다.

 

미국과 박근혜 정부의 대북대결정책

 

미국과 한국의 보수정권, 그 가운데 박근혜 정부는 대북대결정책을 전면화하였습니다.

 

흔히들 오바마행정부의 대북접근법을 “전략적 인내”라고 합니다. 미국이 북한과 직접협상에 나설 대신,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해 군사동맹 태세를 구축하고, 중국을 견인해 북-중 관계에 균열을 내어 북한을 고립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바마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미국이 협상테이블의 전면에 앉지 않겠다는 것이지, 대북대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바마행정부는 한국에서, 중국에서, 일본에서 대북대결을 호소하였고 설득하였으며 지휘하였습니다.

 

오바마행정부의 동북아 안보정책에는 3가지 기조가 있었습니다. 첫째, 북한의 선핵폐기를 주장하는 것이고 둘째,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며 셋째,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오바마행정부의 모든 동북아 안보기조는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의 대북정책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제5차 핵시험 직후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비롯하여,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 대목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얼마나 대결적이었는지 살펴봅시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의 제5차 핵시험 직후 정부 성명에서 “무모한 도발을 하면 할수록 더욱 더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와 외교적 고립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제 또한 파탄에 이르게 됨으로써 종국적으로 자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라고 경고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적극적으로 북한붕괴를 추구하는 듯합니다. 이들은 ‘참수작전’이라는 북한 지휘부 타격작전을 언론에 공개하고 이를 위한 군대를 구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도 건드리지 못했던 개성공단을 간단하게 가동 중단시켜 버렸습니다. 심지어 지난 9월, 북한 지역에 수해가 났을 때에는 박근혜 정부는 저들이 만들어놓은 북한인권법에도 규정해놓은 인도적 수해지원조차 외면해버렸습니다. 

 

 

7월 8일에는 한-미가 전면에 나서서 한반도 사드배치를 공식화시켰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그 동안 중국외교에 공을 들였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미국이 한반도 사드배치를 요구하자 덥썩 받아들여 중국외교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북한을 핵시험으로 몰아넣은 군사적 압박

 

한미당국은 특히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고조시켜 북한에게 핵을 개발할 명분과 기회를 주었습니다. 만일 한미당국과 북한이 비슷한 덩치였다면 한반도의 끊임없는 군사적 갈등의 책임은 양측이 함께 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북-미의 대결은 지난 냉전시대의 미-소 대결처럼 볼 수 없습니다. 북-미 대결은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미국과 자기의 체제를 지키려는 북한의 대결입니다.

 

미국과 박근혜 정부는 북한이 핵시험을 할 때마다 대화를 거부하고 군사적 대응으로 일관해 북한의 핵개발을 부추겼습니다. 한미가 군사적으로 압박할 때마다 북한은 핵능력 강화로 대답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의 핵증산 선언이라 할 수 있는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선언한 것도 제3차 핵시험 이후인 2013년 3월 31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미의 대결일변도의 대북접근법은 2013년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키리졸브 훈련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은 여전히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에게는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군사회담을 요구하기도 하였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것마저 거부하였습니다.

 

한미의 대북군사적 압박은 보수진영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실제로 북한을 붕괴시키지는 못한 채 북한에게 핵능력을 강화시킬 명분만 줘 버린 잘못된 정책입니다.

 

지금까지의 대북압박정책으로 북한이 결국 핵을 보유하게 되어버렸고 그 핵시험의 횟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면, 한미당국은 이제라도 지금까지의 대북접근법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방향전환을 모색해어야 합니다.

 

북한의 전략적 계산

 

북미대결에서 파생된 한반도 핵문제는 이제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제 곧 망한다고 하던 북한은 21세기가 한참이나 지난 2016년까지도 망하기는커녕 정지위성을 시험하고 있으며 거창한 우주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북미의 핵대결은 지난 10년의 대결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지난 10년간 이어진 북한의 핵활동을 보면 “미치기는커녕 너무 이성적이다”란 <NYT>의 기사제목이 연상됩니다. 그들은 다음 행동계획을 준비해놓고 움직였습니다. 

 

 

지난 9월 9일의 제5차 핵시험 이후에도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의 가증되는 핵위협과 공갈로부터 우리 자주권과 생존권,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병진노선을 높이 들고나가고 있으며 우리의 이번 핵탄두 폭발시험도 병진노선 관철의 한 공정일 뿐"이라며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미국의 가증되는 핵전쟁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존엄과 생존권을 보위하고 진정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국가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이 나라일에서 군대의 과제를 우선시한다는 선군정치를 전면화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20년전입니다. 북한의 핵보유선언과 제1차 핵시험도 10여년간의 선군정치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단순히 핵탄두만 개발한 것이 아닙니다. 미국의 면전에서 핵을 개발했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그렇게 개발한 핵을 10년째 지키며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첫 핵시험으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국제사회는 북한의 수소탄 주장과 핵탄두 규격화 주장. 인공위성 발사성공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성공, 정지위성용 고출력로켓 시험성공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탄두를 발사하기 위한 운반로켓과 평화시에 핵탄두를 지킬 수 있는 재래식 병력까지 함께 강화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10여년간 핵능력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행보를 단순히 “무모함”으로 치부해서는 올바른 정책적 해법을 찾을 수 없습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두고 폭발력이 역대 최대인 것을 비롯해 기술적으로 가장 진전된 실험으로 평가받는다며 며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에 올라간 상황일 수 있다"라고 평가하였습니다. 김연철 교수는 “흔히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고 표현하는데, 일정 수준에 올라가면 그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기 때문이다.”고 하였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는 이어 “고농축 우라늄 생산 등을 통한 핵물질 양산, 폭발기술의 향상, 무수단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같은 핵무기 운반 수단의 다종화 등을 종합해보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하였습니다.

 

결국 북한이 전략적 계산대로 한미당국을 상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 환경도 불리

 

동북아에 펼쳐진 정치형세를 보아도 북한의 공세가 무모해보이지는 않습니다.

 

2016년은 오바마행정부의 집권 마지막 해입니다. 다가오는 11월 8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북한의 거듭된 핵시험에 미국은 당연히 군사적 압박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월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은 핵실험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우리가 핵무기 확산 방지노력을 하지 않고, '핵 없는 세상'을 추구하지 않으면 핵전쟁의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반대급부로 북한이 미국의 대선국면에 비집고 들어갈 틈을 줘버렸습니다. 미국의 행정부가 교체되는 시기에는 대북정책의 일관된 추진이 어렵습니다. 차기행정부가 구성되지 않은 미국은 북한이 핵시험을 자제하도록 유인할 당근책을 마련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지난 시기, 북한은 미국과 협상에 주력하며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다소간 지연시키는데 주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북한은 미국과 대결을 피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전환시키는데로 목표치를 수정하였을 수 있습니다.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박창권 연구위원은 북한이 5차 핵시험을 통해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 군축 협상을 하려 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결국 정치적 환경도 한미가 북한핵을 제거할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양자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강구하는 한편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입장을 반복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안보를 책임질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니 북한의 군사적 행보가 시간이 흐를수록 배짱 두둑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이는 모두 미국과 박근혜 정부의 전략의 빈곤이 낳은 결과입니다.

 

이제라도 대북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대결일변도의 단순접근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강화시켜줄 것이 아니라 대화와 평화를 호소해서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필요없는 안보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끝>

 

관련기사

►  [북한의 핵능력, 누가 초래했나] 1. 핵선제공격력 갖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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