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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꽃제비'들, 차라리 여기서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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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은미 작성일16-06-17 12:0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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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꽃제비'들, 차라리 여기서 살길 바란다

[수양딸 찾아 평양으로 ⑮] 다시 찾은 원산

 

신은미(재미동포)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그리고 10만인클럽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 6월 14일부터 23일까지 일본 순회강연을 마치고 6월 24일부터 7월 9일까지 북녘의 수양딸을 찾아 북한을 여행했습니다. 또 2015년 10월 초에도 북한을 한 번 더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연재 '수양딸 찾아 북한으로'를 통해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전하려 합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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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으로 들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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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 근교의 한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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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으로 들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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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으로 들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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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일, 평원(평양-원산)고속도로에 있는 군사용 콘크리트 구조물의 잔영이 북송 장기수분들을 만났던 기억과 어우러져 여행길을 무겁게 한다. 주유소가 보이는 것을 보니 원산에 가까이 온 모양이다.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 원산 앞바다에 가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훌훌 털어버리고 싶다. 

원산시 입구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점점 더 모습을 드러낸다. 도로 수리를 하는 사람들, 아이 손을 잡고 어디론가 걸어가는 엄마, 보행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교통안전원…. 자전거도,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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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바라본 원산 갈마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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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서 바라본 원산 갈마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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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갈마반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게 솟아있는 하얀 빌딩들은 군인호텔과 휴양소라고 한다. 차가 해변을 끼고 달려간다. 오른쪽엔 황금모래사장, 왼쪽에는 푸르른 소나무숲. 이름 그대로 '송도원'이다. 

바닷가 옆에 있는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해변으로 들어서니 모래사장에 반사되는 햇빛이 눈부시다. 두 번째 와보는 원산이다. 당 창건일 기념행사 연습으로 인해 붉은 깃발이 도시를 뒤덮었던 2011년 10월의 원산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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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원 해변가를 방문한 피서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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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 송도원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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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한쪽에는 피서객들이 잔뜩 몰려있다. 단체로 온 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의 주의사항을 듣고 있다. 다른 쪽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나온 사람들이 파라솔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먹고, 마시고,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이 북한이라는 걸 잠시 망각한다. 아직도 이런 모습이 북한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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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니 밥부터 먹자'는 남편의 말을 뒤로하고 나도 신발을 벗어던지고 물가로 다가간다. 북한 해변을 여러 번 걸어봤지만, 몸을 직접 물에 담가보기는 처음이다. 발이 물에 닿는 순간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저 남녘 동해바다 언저리까지 내 몸의 전율을 흘려 보낸다. 내 몸은 점점 더 깊숙히 들어간다. 치마가 젖어든다. 온몸을 담그고 싶다. 멀리서 바라보던 안내원 김혜영 선생이 소리를 지른다.

"신 선생님, 그만 나오시라요. 그러다 큰 파도라도 덮치면 오짤라 그러세요?"

들은척 만척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세찬 파도가 온몸을 때린다. 몸이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자 정신이 번쩍 든다. 뒤따라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부리나케 뒷걸음질 친다. 겨우 물을 벗어났다. 따뜻한 모래가 발끝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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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의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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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다는 남편은 식당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소주 먼저 찾는다. 이곳 소주는 이름이 없다. 병 위에 붙은 상표에 그냥 '소주'라고만 적혀 있다. 제조사는 '온천대성식료공장'이며 도토리와 '신덕샘물'이 주원료다. '신덕샘물'은 북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병물이기도 하다. 안주도 없이 소주 한 병을 다 비워버렸다. 광어회, 해삼회, 소라회, 생복회(전복), 모듬야채, 백김치, 그리고 식사로는 어죽과 가재미국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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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에서 맛본 광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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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에서 맛본 해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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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의 한 식당에서 주문한 소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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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에서 맛본 생복회(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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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재미 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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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죽(해삼, 전복, 섭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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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광어회는 두껍고 크게 썰어 접시를 가득 채웠다. 소라는 어른 주먹만 하고 해삼 역시 푸짐하다. 전복은 부드러우면서도 오돌오돌하게 씹힌다. 가재미국은 된장의 구수한 냄새와 생선의 진한맛이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어죽은 주재료가 섭조개, 해삼, 전복인데 온 바다 향을 품고 있다. 

북한 여행은 모든 것이 감동으로 전해온다. 아무렇게나 피어난 길거리의 풀 한 포기도 그토록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없다. 음식도 마찬가지. 단무지 외에는 들어간 것이 없는 가판대 김밥에도 감탄하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니 말이다. 

안내원, 운전기사 그리고 우리 부부 네 사람이 마음껏 즐긴 만찬의 식사비는 한국돈으로 약 5만 원. 싼값에 죄책감마저 고개를 든다. 그나마 외화식당이라서 그 정도지 일반식당에서는 훨씬 더 싸단다. 차마 돈을 든 손을 내밀기조차 꺼려진다. 우리를 담당했던 웨이트리스에게 감사의 목례로 보답한다. 

북한 어린이 붙잡고 묻는다는 말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명사십리가 있는 갈마반도로 가보자는 남편의 제안에 지금은 갈 수 없다고 한다. 현재 그곳에는 신공항·호텔 등 관광시설 건설을 위해 온통 공사 중이라 출입이 금지돼 있단다. 하기야 오늘 안에 송도원만 제대로 구경하기에도 시간이 빡빡한데 남편은 명사십리 구경을 못한다며 '독설'을 섞어가며 불평을 쏟아낸다.

"아니 공사를 하면 했지 왜 갈마반도 전체를 막아놔야 합니까. 나 원참…. 공사도 군사비밀입니까? 이러니까 외부로부터…."

내가 남편의 옆구리를 툭 치며 '그만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안내원 김혜영 선생이 어찌할 줄 몰라 한다. 

"정 선생님, 이곳 규정이 그러니 리해해주십시오. 다음에 또 오셔서 멋진 갈마반도를 관광해보시는 것이 더 좋지 지금 가셔서 먼지 구덩이 속을 다니시렵니까?"
"아, 그놈의 규정.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 원참…."

남편은 다 알면서도 꼭 이렇게 한마디 해야 속이 풀리는 모양이다. 참 못된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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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학습 나온 아이들. 남편은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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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거리던 남편이 저만치 야외학습 나온 아이들을 보고는 금방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아이들에게 뛰어가 말을 붙인다. 

"얘야. 이름이 뭐니? 몇 살이야? 어느 학교 다녀? 공부 잘해? 아빠 어느 회사 다니셔?"

대답할 시간도 주지 않고 마구 질문만 한다. 학교 이름을 대면 알기나 하는 건지 '어느 학교 다니냐'는 질문까지 한다. '아빠 어느 회사 다니시냐'는 질문을 할 때는 그야말로 아연실색이다. 내가 말리려고 하자 이번에는 또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한다.

"얘, 너는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이건 아니다 싶어 남편의 팔을 잡아당기며 내가 한마디했다.

"여보, 이 아이들이 나이가 몇인데 그런 한심한 질문을 해요! 얘들아, 어서 가서 재밌게 놀아." 

남편은 내 손을 뿌리치더니 급기야 아이한테 한국 사람 특유의 부탁을 한다. 

"얘, 노래 한 번 해봐."

나는 안내원 김혜영 선생을 쳐다보며 대신 사과했다.

"미안해요, 김 선생님. 저 이가 글쎄 애들만 보면 꼭 저런다니까요."
"아녜요. 신 선생님. 저는 옆에서 보고 가슴이 뭉클 했습니다. '아, 정 선생님도 천상없는 조선사람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여기 사람들도 똑같아요."

이름이 뭐냐고 재차 묻는 남편에게 아이가 수줍음을 타며 겨우 이름만 알려준다. 뒤돌아 옆에 서 있는 친구들에게 다가가서 함께 깔깔 웃는다. 

아이들의 세상, 송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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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원가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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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고향이 원산인 분으로부터 송도원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한 재미동포 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첫사랑 이야기다. 여고 시절 당시 보성전문학교(지금의 고려대) 학생과 몰래 첫 데이트를 하던 곳이 송도원이라고 했다. 그 남자를 따라 서너 발걸음 멀리서 솔잎 냄새를 맡으며 거닐던 송도원의 모습은 지금도 할머니를 어린 소녀로 만든다고 했다. 

38선이 그어지자 고향인 원산으로 돌아와 학교 선생을 하던 그 남자와 저녁노을 바라보며 결혼을 약속했다는 송도원. 결혼식을 앞두고 터진 전쟁 때문에 그 남자는 인민군에 입대했고, 몇 개월 뒤 할머니 가족은 피난길에 올랐다. 그 뒤 영영 이별을 했다고 한다.

남으로 내려온 할머니는 그 남자를 못잊어 결혼을 미루다가 뒤늦게 다른 남자를 만났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결혼했지만, 아직도 북에서 헤어진 그 남자를 생각하며 전쟁을 원망한다. 원산에 가봤다는 나를 붙잡고 애수에 젖은 눈물을 떨구면서 속삭였던 슬픈 사랑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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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원에서 만난 북한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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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가 묘사했던 송도원과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는 송도원의 모습엔 큰 차이가 없겠지 싶다. 도시화 되지 않은 북한의 명소들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금빛 모래사장이 소나무 숲과 평행을 이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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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에 있는 소년 국제야영소. 규모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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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에 있는 소년 국제야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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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그림 같은 소나무 숲에 넋이 빠진 채 얼마를 달렸을까. 현대식 건물의 훌륭한 시설을 갖춘 리조트가 나타났다. 청소년들을 위한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라고 한다. 엄청난 크기의 부지에 호텔급 숙박시설을 비롯한 식물원·수족관·경기장·물놀이 공원 등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리조트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이곳에서 매년 국제 야영대회도 열린다고 한다.

송도원에는 놀이를 나온 어른들도 보이지만 이곳은 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학생들로 꽉 차 있다.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놀이터이자 학습장일 듯하다. 

'꽃제비'의 보금자리?... 부디 이곳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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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의 인솔 아래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초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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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곳에서 솔향기에 온몸과 정신까지도 흠뻑 취해버렸다. 우리를 실은 자동차도 취한듯 굽이굽이 비틀비틀…. 오늘밤 숙소인 마식령 호텔로 향해 달린다. 차창 밖에는 아이들이 물놀이 기구를 들고 해변으로 향하고 있다. 혹시라도 아이들을 놓칠세라 담임 선생님은 대열의 끝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뭔가 지시를 한다. 아랑곳하지 않는 개구쟁이들은 히히덕거리면서 선생님의 속을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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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안에서 바라본 원산 애육원(보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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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원을 막 벗어나자 길가에 예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첫눈에 봐도 유치원 같은 건물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유치원이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 크다. 남편이 김혜영 선생에게 물었다.

"저 건물은 뭡니까?"
"애육원입니다."
"혹시 구경 좀 할 수 없을까요?"
"아니, 지난번 평양에서 가자고 할 때는 싫다고 하시더니…. 참관을 하려면 미리 연락을 해놔야 하는데 가능할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가 보십시다."

북한에서 애육원이란 고아원(보육원)을 말한다. 원래 이틀 전 평양의 애육원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지만, 남편이 거부했다. '선전용으로 평양에 하나 멋있게 지어놓은 애육원에 가면 뭘하냐'면서 말이다. 차를 돌려 애육원으로 가는 길에 남편이 김혜영 선생에게 물었다.

"애육원이 평양에만 있는 게 아닙니까?"
"아닙니다. 각 도에 모두 짓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일떠서고(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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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육원 아이들이 자라서 다니게 될 학교를 짓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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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육원에 도착한 우리는 김혜영 선생이 애육원 건물로 방문 요청을 하러 들어간 사이 차 밖으로 나와 기다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애육원 옆으로 계속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운전기사에게 물어보니 애육원 아이들이 자라서 다닐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짓고 있는 거란다. 

얼마 후 우리는 원장의 안내로 애육원 안으로 들어갔다. 현대식 주방, 식당, 음악교육실, 간호실 등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수용 인원이 대충 500명에서 1000명은 될 것 같다. 나는 마음 속으로 세어봤다. 각 시도에 애육원을 건설하고 있다니 대충 어림잡아 전국적으로 1만 명 정도의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을 듯하다. 소위 '꽃제비'(북한에서 일정한 거주지 없이 떠돌아 다니는 어린이를 지칭하는 은어) 아이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으나 이런 시설에 모두 수용되기를 바라며 애육원을 나섰다.

애육원에서의 기억 중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곳은 역사를 가르치는 교실이었다. 김일성 주석의 만경대 고향집 그리고 백두산 속 빨치산 밀영 모형을 전시해 놓고 서너 살 원생들에게 혁명의 역사를 가르치는 교실이다. 이런 교육을 받고 자라난 어린 원생들이 후일 충성스러운 '혁명의 전사'들로 자라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애육원을 나온 우리는 숙소인 마식령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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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에 있는 애육원. 아이들고 선생님들이 마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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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 애육원 아이들과 함께.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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