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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11] 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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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5-11-12 14:4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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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4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다시 가본 평양>이라는 제목의 글은, 1부에서 재미동포이산가족들의 가족상봉에 대한 이야기, 2부에서 당 창건 70돌 행사 참관기, 그리고 3부에서 중국 쪽의 북중 국경도시를 돌아본 이야기로 나누어 실기로 한다.

 


 

 

14시간 완행열차를 타고 도문에서 심양으로

 

 

 주인 아주머니와 종업원의 따뜻한 인정 덕택으로 오랜 시간 즐겁게 보내고 드디어 도문발 심양행 열차를 타기 위해 그들과 작별을 한다. 사람이 정이 들면 서로 해어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 한구석에 섭섭함이 남아 있다. 내가 탄 열차는 3층으로 된 침대칸이다. 나의 침대는 2층에 있다. 늙은이가 오르내리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복도에 앉아서 1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를 생각하며 혹시 조선족이 주변에 있는지를 살펴본다. 조선족임을 알아내는 방법은 말하는 소리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정말 재수가 좋은 날이다. 같은 칸 아래층 손님이 전화로 우리말을 하는 게 들렸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가 전화기를 끄기가 무섭게 말을 걸었다. 그는 친절하게도 침대 옆자리에 앉으라며 질그배 (싼자)를 권한다. 평생 처음 보는 과일이다. 탁구공 보다 작은 빨간 열매가 예쁘기도 하지만,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자기를 이 씨라 소개한 그는 "이 과일은 소화에도 좋고 고혈압에도 좋은 특효약"이라며 많이 드라고 한다. 자기의 사업은 크진 않지만, 주로 심양에서 건자제를 사서 도문으로 보내기 위해 잦은 심양 출입을 한다고 한다. 자신의 건자제 판로는 지방 걸설업체와 북조선이라고 한다. 북쪽과 거래시에 대금지불 문제로 시비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현금을 주고 받는데 문제가 있을 수 없지요"라고 한다. 초기에는 북쪽의 어물을 라진에서 구매해 도문시에 파는 일을 했지만, 규모가 좀 큰 건설자제에 흥미가 있어 손을 대기 시작한 게 벌써 2년이나 됐다고 한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씨의 동생은 도문에서 식당을 경영한다며 큰 돈은 벌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 "동생이 서울에 가서 돈벌이를 하라고 하면 더 좋지 않겠는가?"라는 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서울에서 돈번다는 사람들의 가정은 다 절단나고 있습니다. 내가 못가게 하지요."라고 응수한다. 초기에 서울에서 돈벌어 온 사람들은 대부분 잘살지만, 이제는 다 옛날 이야기란다. 중국도 초기에는 집장사를 한다거나 해서 돈이 쉽게 벌렸지만, 이제는 어렵다고 한다. 서울에서 중국에 투자한 사람들도 초기에 시작한 사람들은 돈을 모았지만, 이제는 힘들다는 말을 한다. 심지어 서울 사업가가 봇짐을 싸들고 줄행랑을 치는 경우도 가끔 중국에서 벌어진다는 말도 덧붙인다.

 

어느덧 14시간의 긴 기차여행 끝에 목적지인 심양역에 도착했다. 이 씨는 자기가 택시를 잡아서 기사에게 심양공항 까지 모시라는 부탁을 하겠다고 안심을 시킨다. 그는 택시비를 절대 선불하지 말고, 꼭 공항에 내려서 주라고 두 번이나 부탁을 한다. 우리는 또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과연 서울이나 워싱턴에도 이렇게 친절한 동포들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심양→인천행 비행기 속에서

 

 

 저녁에 떠나는 인청행 비행기를 타자니 너무도 지루하다. 밤새 완행을 타고 왔으니 우선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렸다. 커피 생각이 난다. 공항 내에 있는 KFC (닭고기 전문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커피와 닭고기튀김을 샀다. 닭고기에서도 중국 특이한 냄새가 풍긴다. 껍질을 벗기고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 KFC식당은 장소 때문인지, 초만원이다. 장사가 퍽 잘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점심에는 국수집에서 국수를 시켰다. 역시 중국식이라 맘에 내키진 않지만, 그냥 입에 집어넣고 말았다.

 

중국말은 못알아 듣지만, 영어로 심양-대만행 탑승수속을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린다. 나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훌딱 일어나서 심양-대만행 창구로 가보니 끝없이 중국사람들의 행열이 이어져 있다. 대만으로 가는 손님들은 누구나 큰 종이상자와 육중한 가방을 가지고 있다. 심양에서 무엇인가 선물을 많이 샀다는 예기다. 대만과 중국, 양안 관계의 급속한 발전은 나의 큰 관심사다. 우리는 남북 정상이 만나 <6.15선언> (2000년)을 통해 통일의 이정표를 세웠고 이어서 역사적 <10.4공동선언> (2007년)으로 사실상 절반의 통일이 달성 단계에 들어섰지만, 양안 관계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양안 관계정상화에서 어떤 형태이건 간에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6.15선언>은 분명히 양안 지도자들과 국민에게 지대한 충격을 줬을 것이고, 오늘의 양안 관계개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믿어진다. 우리는 <6.15시대> 이전으로 후퇴한데 반해, 양안 관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향해 부단한 전진을 해서 지금은 매년 800만 관광객이 왕래하고 4만여의 학생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들은 정치적 통일만 남았을 뿐, 모든 분야에서 통일된 것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그들이 우리를 부려워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부려워하게 됐다. 참으로 원통하고, 분하고, 애석하기 그지 없다. 지금까지 우리가 <6.15선언>을 고수 실천해왔다면 지금쯤 세상에 부려울 게 없는 행복을 누리고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다. 심양→대만 여행객들을 보니 부려움과 실망이 교차된다. 

 

착잡한 심정을 안고 인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의 좌석은 중간이고, 왼쪽에 재미동포가, 오른쪽에 서울사람이 앉았다. 재미동포 아줌마는 아마 70이 갓넘어 보이는데, 우리말보다 영어가 편하다며 나와는 줄곧 영어로 대화를 했다. 서울 여권을 가진 중년 신사는 한마디 말도 않고 영화만 본다. 동포아줌마는 입심도 좋지, 13시간을 식사시간을 잠간 빼고는 줄기차게 이야길 한다. 동덕고녀를 졸업하자말자 미군 장교와 연애결혼해서 집식구들 몰래 미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서울을 떠난지 34년만에 다시 가보니 부모님들은 돌아가셨고 오직 언니만 남았으나 연로해서 많이 울었다고 한다. 당시 국제결혼을 반대한 부모가 몹시 미웠으나 지금은 다 이해를 한다는 말도 한다. 동포 아줌마와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나 서울 양반은 덜레스공항에서 내리는 순간까지 끝내 말 한마디 않았다. 이것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겠지.  (끝)    

 

 

 

 

 관련기사

►[방북기 10] 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3

►[방북기 9] 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2

[방북기 8] 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1

[방북기 7] 다시 가본 평양 2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2-3

[방북기 6] 다시 가본 평양 2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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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4] 다시 가본 평양 1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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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1] 다시 가본 평양 1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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