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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8] 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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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5-11-09 23:3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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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본 평양 3부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3-1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다시 가본 평양>이라는 제목의 글은, 1부에서 재미동포이산가족들의 가족상봉에 대한 이야기, 2부에서 당 창건 70돌 행사 참관기, 그리고 3부에서 중국 쪽의 북중 국경도시를 돌아본 이야기로 나누어 실기로 한다.

 


 

 

3. 북중국경 중국측 조선족들의 목소리

 

 

 

 심양에서 훈춘까지 급행열차로

 

 

 고려항공 편으로 심양에 도착한 것이 10월 14일 정오경이다. 재미동포들 중에서 다음 날 인천-나성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칠보산호텔로 가고, 나는 나진-선봉을 가기 위해 심양→훈춘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시간이 많이 있어 역전 광장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테러 때문인지 완전무장 한 차량에 드나드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 옆에 앉아있던 젊은 청년이 무엇이라 말을 건다. 손으로 모른다는 신호를 보내도 여전히 말을 한다. 그의 보따리 속에 삶은 계란이 여럿 있는 것으로 봐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소를 서로 교환하고 보니, 내몽고 출신에 농촌 사람이라 금새 신뢰가 간다. 담배를 서로 권하며 입과 손으로 의사소통을 간신히 했다.

 

이윽고 기치 시간이 다가오자 작별을 하고 기차에 올랐다. 급행이라 불과 5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린다. 종착역 훈춘에 도착했다. 눈을 떠보니 다들 하차하고 나만 덩그러니 앉아 있음을 발견하고 기절했다. 아마 깜박 잠이 든 모양이다. 황급히 보따리를 챙겨가지고 기차에서 내리면서 "좀 깨워줬으면 좋을텐데, 사람들이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춘시의 밤은 춥고 바람이 세다. 늦은 밤인데다, 반갑게 맞아줄 사람도 없으니 마음이 착잡하다. 무작정 텍시를 타고 호텔로 가자고 하니 "오케이"라고 기사가 말한다. 영어를 해도 되느냐고 물으니 된다고 한다. 하도 신기해서 어데서 영어를 배웠냐고 하니 아일렌드에 10여 년 살았다고 한다. 간혹 대화에 어려움은 있었으나 무난하게 소통이 됐다. 그는 영어를 전혀 못하는  당시 17살에 아일렌드에 가서 처음 몇 해는 먹고 사는게 문제라 왼종일 일만 하고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야 낮엔 일하고 밤엔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그는 친절하게 호텔을 잡아주고 다음 날 나진-선봉행 뻐스역 까지 안내하겠다고 한다.

 

무엇인가 요기를 좀 하고 싶다니 그는 자기가 아는 조선족 식당으로 가잔다. 주인 아주머니는 우리말이 서툴고 알아듣기 어려워, 되래 운전사가 영어로 통역을 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족 운전사는 다음날 아침 약속시간에 호텔로 와서 나를 라진행 버스표를 사는 데까지 도움을 주고 떠났다. 나진행 버스는 불과 반 시간 정도 지나니 북중 국경에 있는 중국 측 이민세관국에 도착한다. 금세 수속이 끝나고 다시 그 뻐스를 탔다. 북중국경을 연결하는 두만강다리는 꽤 길다. 다리를 벗어나니 금새 북측 이민세관국이 있다. 신청사 공사가 한창이다. 아마 명년 중순에는 준공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라진행 뻐스 안에서 호감이 가는 한 조선족 청년을 만났다. 그는 매일 아침 라진에 들어갔다가 저녁차로 훈춘으로 돌아오는 게 일이라고 한다. 자세한 것을 묻질 않았지만, 북중 상인들을 위해 훈춘과 나진의 시장 조사를 매일 하는 게 아닌가 짐작된다. 초행인 나에게 도움이 될 게 있으면 기꺼히 도우겠다는 말이 참 고맙다. 그런데 난데없이 상상도 못했던 황당한 일이 북측 세관이민국에서 벌어졌다. 버스 일행들은 모두 떠나고 나만 덩그러니 남았다. 초청자가 없다는 이유란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평양공항에 배웅나왔던 해동 부국장도 나진 해동사업처에 연락할테니 걱정말라고 했었는데...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열이 나는데,식은 땀이 흘러내린다.

 

 

북중국경에 발 한쪽씩 걸치고 다시 훈춘으로

 

 

 마침 이민세관국에 나와 있던 김현철 해동사업처 직원이 평양 해동에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평양 해동사업처에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금 훈춘시로 나가서 "방문신청서"를 작성해 내일 팩스로 보내라는 것이다. 그러면 즉시 입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화번호를 주면서 내일 전화를 하면, 팩스번호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전화를 걸어 팩스번호를 받으라는 게 이상했다. 모든 것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 그러나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해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다시 훈춘으로 택시를 타고 간다.

 

가는 도중에 어떤 여자 손님 두 분이 손을 든다. 택시기사가 두 손님을 태운다. 얼굴이 서로 닮아서 자매로 보인다. 그런데 택시 안에서 두 사람이 우리말을 한다. 말이 통한다는 게 얼마나 반갑고 동족이라는 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절감한 순간이다. 금새 말을 걸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나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다. 정말 고맙게도 그들은 훈춘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언니는 한 주에 한 번 정도 나진을 오가며 장사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동생은 4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서울에서 직장에 다닌다며 지금 휴가로 고향엘 다녀가는 길이라고 한다. 내일 아침에 연길로 나가서 연길→인천 비행기를 타는데, 오늘 밤은 사우나에서 언니랑 같이 보낼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사우나 휴게실에서 저녁에 만나기로 하고 해어졌다. 호텔옆에 사우나가 있고 바로 길 건너편에는 <전주비빔밥>이라고 쓴 대형 간판이 보인다. 얼씨구 좋다며 비밈밥집으로 들어선다. 그런데 우리말로 반갑게 맞아주리라는 기대를 했으나 주인이 한족이고 아무도 우리말을 하는 사람이 없다. 비빔밥을 단번에 해치웠다.

 

시내를 좀 구경하고프나 이놈의 보따리가 거추장스럽다. 일단 좀 이르기는 했지만, 내가 먼저 사우나에서 시간을 보내며 두 조선족 자매를 기다리기로 했다. 내일 "방문신청서"를 아침 일찍 팩스로 보내면 라진행 버스를 타게 될까를 걱정하면서 온탕, 냉탕, 찜질방을 들락거린다. 그것도 실증이 나서 이층에 있는 휴개실로 가본다. 손님들 중에 러시아 사람들이 발맛사지를 하고 있다. 맛사지사는 한족 여성인데 러시아말로 손님과 대화를 하는 게 신기했다. 싸우나 접수처 뿐 아니라 어딜 가도 영어, 로어를 하는 사람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신기하다는 말이다. 사우나에서 빈둥거리는 게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좀 생산적인 짓을 찾아보자는 심사로 사우나를 나왔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훈춘시내를 둘러보기고 했다. 그런데 호텔 접수처에서 소통이 안된다. 의젓한 호텔이고, 여직원도 세 사람이나 있는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이걸 어쩌나. 밖에는 "가스틴니짜" (호텔)이라 쓴 대형 러시아어 간판이 걸렸는데, 로어도 통하지 않는다. 영어도, 불어도 못하니 짜증이 날 지경이다. 하라는 데로 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방을 잡아놓고 밖으로 나와서 시내를 두리번거린다. 미장원, 약국, 결혼예식장, 극장, 식당등 벼라별 간판이 죄다 러시아어로 쓰여 있다.

 

북중러 3각지대에 위치한 훈춘이 3개국 중 가장 먼저 초현대식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 배경에는 천혜의 지리적 조건에 따른 교역, 관광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 여겨진다. 동북 3성 중에서도 유독 훈춘에서만 북중러 3개국어가 쓰여진 간판을 볼 수 있다. 물론 러시아인들의 발길이 많기도 하다. 아무튼 중국사람이 얼마나 약삭빠른 장사꾼인가를 간판을 통해서도 짐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장사에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외국어로도 통하지 않으니 천제적 장사꾼이라 하기엔 좀 어울리진 않는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대국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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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7] 다시 가본 평양 2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2-3

[방북기 6] 다시 가본 평양 2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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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2] 다시 가본 평양 1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1-2

[방북기 1] 다시 가본 평양 1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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