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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기 7] 다시 가본 평양 2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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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15-11-06 13:5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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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본 평양 2부

 

재미동포 이산가족들 틈에서 본 평양 2-3

 

 

 

이흥노(재미동포전국연합회 논설위원)

 

 

 <다시 가본 평양>이라는 제목의 글은, 1부에서 재미동포이산가족들의 가족상봉에 대한 이야기, 2부에서 당 창건 70돌 행사 참관기, 그리고 3부에서 중국 쪽의 북중 국경도시를 돌아본 이야기로 나누어 실기로 한다.

 


 

 

떠나기 전날밤에 되새겨 본 평양의 추억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들을 때면 눈물 없이는 들을 수가 없다. 7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이 지나도록 편지 한 통 서로 주고 받지 못하는 비극이 분단된 코리아에서만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면 할수록 안타깝고 원통하기 그지없다. 사실, 원망이나 하고 신세타령이나 해서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1천만 이산가족들이 목소리를 모아 크게 합창을 했다면 청기와집 안방까지 들렸을 것이고, 그래야 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6.15공동성명>이 조금만 더 지속됐다면, 부술래야 부술 수도 없을 것임은 너무도 자명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6.15>로 복귀하느냐, 못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당 창건 70돌 경축사에서 언급된 "해외동포"라는 표현이 매우 감명 깊다. 해외동포들에게 관심을 기우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그러기에 해외동포의 한 성원으로서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말이다. 노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서명한 <10.4선언>에도 "해외동포"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구상 일찍이 있어본 일이 없는 악랄한 제재와 봉쇄를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었는지이다. 그리고 핵보유국, 인공위성보유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동시에 놀라운 경제건설이 착착 진행될 수 있는 힘과 재원이 도대체 어데서 나오는 것일까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김 위원장은 이번 축사에서 미국이 원하는 어떤 전쟁에도 상대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을 했다. 미국과 당당하게 맞짱뜰 수 있다는 게 진정일까 아니면 허풍일까도 궁금한 것 중의 하나다.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가 완공되고 이어서 뚝섬에 <과학기술전당>이 일떠섰다. 얼마전에는 라선지구 수해복구에 군대가 투입돼 한 달만에 수천가구의 집을 건설했다니 탄성이 절로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표정과 발걸음에서 해답이 나오기 시작했다. 열병식과 군중시위는 어떤 난관이 닥쳐도 뚫고 나간다는 결연한 의지와 자신감을 말해주고 있다. 군, 민, 당의 철통같은 단결과 응집된 <힘>이 뒤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에 경제건설이 가능하고 동시에 지도자는 용기와 뱃짱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쪽으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열병식에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시위하는 텡크를 보라. 지구를 들어올리고도 남는 인민의 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용기와 뱃짱이 분출되리라. 

 

 류운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은 중국 측 대표단장으로서 50여 명의 수행원을 대동하고 방북했다고 한다. 그동안 북중관계가 소원했던 것을 이번 기회에 복구하려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평양에서 들은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당창건 행사 전에 북미간 막후 접촉이 있었으나 북측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 때문에 결국 북미접촉은 무산됐다고 한다. 미국이 노린 것은 관계 정상화보다 당장 당 창건 70돌  행사를 전후해 예견된 인공위성 혹은 핵실험 중단에 있었을 것이다. 미국을 의식해서 인공위성 발사를 보류했다기보다 중국의 류운산 상무위원의 방북 때문이라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아마도 북중 관계회복을 위해 북쪽이 인공위성 발사를 보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류운산을 비롯한 중국대표단들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만수대 의사당에서 접견하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만난 류운산 상무위원은 "조선을 다시 방문하여 활기에 넘친 평양의 모습을 봤다.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김정은 제1비서 동지의 현명한 령도의 결과다."라고 했다. 그의 발언으로도 짐작이 되지만, 열병식과 휏불행진에서 보인 김정은 국방위원장과의 친근한 대화와 행동은 북중 관계의 회복을 의식한 것으로 봐도 무리한 말이 아닐성 싶다. 경제적 실리라는 명분 때문에 북중 관계에 흠집을 냈던 중국이 북쪽을 향해 손을 내밀 게 만든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정치적 수완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하기야 미국도 쩔쩔매게 하는 판이니... 앞으로 남북, 북미, 북중 관계에서 변수가 있다면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굳어진다.

 

 

마지막 평양의 밤거리를 걸으며

 

 

 내일이면 평양을 떠나니 왠지 마음이 쓸쓸해서 뉴욕의 김태희씨와 같이 밤거리를 걷는다. 고려호텔 옆에 있는 <우편전시관>을 둘러본다. 이층 전시실에서 김태희씨가 기증한 이조 말기 발행 우표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렇게 귀중한 우표들을 수집했다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값비싼 우표들을 기증한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김씨는 이제 6.25전쟁 당시의 우표들을 구입해서 <우편전시관>에 기증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 어려서 부터 우표에 취미를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수집된 우표에 파묻힐 정도라고 한다.

 

거기를 나와 평양역을 거쳐 어떤 시계수리집에 둘렀다. 마침 나의 로렉스 시계가 고장나서 수리를 부탁했다. 짬이 나서 옆에 진열된 안경점에서 안경을 골랐다. 시계 수리비와 안경 값을 현지돈으로 내라니 기가 막힌다. 조선돈이 없다고 하니 난색을 표한다. 우리는 미화로 3불을 지불하고 볼펜을 기념으로 드렸다.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미안하기 짝이 없다.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다. 김태희씨는 갓뽑은 무를 아주 좋아한다면서 남세상점 (야체)으로 들어선다. 우리는 무를 깎아서 절반씩 먹는다. 무의 맛은 평양이나, 서울이나, 워싱턴이나 같은 것 같다.

 

밤이 늦었으니 빨리 숙소로 가잔다. 나는 지하도로 가자는데 김씨가 우겨서 차도를 건너가기로 했다. 둘이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이게 웬일인가. 난데없는 곳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요란하다. 앞을 쳐다보니 여자 교통경찰이 돌아가라는 손짓을 한다. 교통위반으로 잡혀갈까 걱정도 되긴 했지만, 마음씨 좋은 여경을 만났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왠일인지 김태희씨와 같이 어딜 가면 꼭 문제가 생긴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제 오늘밤만 지나면 평양을 떠나 제각기 해어져야 하니 걱정꺼리는 아니다.

 

드디어 재미동포들은 순안공항을 향해 떠난다. 공항에는 원호위원회 부 처장이 재미동포들을 배웅하기 위해 나와 있다. 해동 부처장은 나의 나진-선봉 여행 편의를 위해 나진 해동에 연략을 취하겠다는 언약까지 했다. 이제는 나의 나진-선봉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낯설고 물설은 미지의 세계를 현지인의 도움 없이 여행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만면에 웃음을 뛰고 마중나온 사람들과 작별을 했다. 이민국 심사대 직원이 먼저 중국말을 한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여권을 달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여권을 내밀었다. 평양발 심양행 고려항공 승객 중에는 몇 사람의 재미동포를 재외하고 전부 중국사람들이다.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배치했다는 것은 국제비행장의 면모를 갖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라 보기에도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대합실로 들어섰다. 이제 2주일의 평양체류를 끝내고 심양으로 따난다. 심양→훈춘→나진-선봉 일정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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