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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 평창올림픽을 기회로 대북제재를 완전히 해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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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국 작성일18-02-21 07:24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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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기회로 대북제재를 완전히 해제하자

 

문경환(주권연구소 연구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북제재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깨알같은 대북제재 실태

 

먼저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을 위해 방북하는 남측 대표단의 전세기 논란부터 살펴보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대북제재 행정명령에 따라 북한을 경유한 모든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에 착륙할 수 없다. 물론 행정명령을 문구 그대로 해석하자면 해당 전세기가 미국 노선에 취항하지만 않으면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전세기를 제공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한국 정부가 미국의 독자 제재 예외를 요청해 승인받았다.

 

문제는 더 있었다. 영공통과료, 갈마비행장 이용료를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북한이 모든 비용을 부담해주기로 하여 논란을 피할 수 있었다.

 

만경봉92호 묵호항 입항도 문제가 됐다. 이명박 정부가 5.24조치를 통해 북한 선박의 한국 해역 운항과 입항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5.24조치는 한국 정부의 독자적 조치이므로 정부 재량으로 제재를 유예하여 만경봉92호 입항을 허용했다.

 

한편 만경봉92호 입항과 별도로 정부가 만경봉호92호에 유류 공급을 추진한 것도 문제가 됐다. 정부는 북한의 요청은 없었지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등 전례에 준해서 음식, 기름, 전기 등 편의를 제공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유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 품목으로 북한 반입량이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되어 있다. 만경봉92호에 제공될 유류 양이 제한량에 비해서는 미미하기 때문에 제재 위반은 아니지만 대북제재 공조에 역행한다는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또 유엔 안보리 결의와 별도로 미국 국내법인 ‘제재를 통한 잠재적 적성국 대응법(H.R.3364)’에 따르면 ‘상당량’의 유류를 직간접적으로 공급할 경우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당량’의 기준이나 제재 시행 여부는 트럼프 행정부 재량 사항이라 더욱 애매했다. 이 문제는 북한이 유류 제공을 받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유류 제공의 경우 금강산 합동문화행사 때도 논란이 됐다. 행사를 위해 현대아산이 금강산에 건설한 발전기를 가동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경유를 반입해야 했던 것이다. 이 논란은 북한이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를 취소하면서 사라졌다.

 

개회식 대표단으로 온 최휘 북한 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문도 문제가 됐다. 일단 최 위원장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여행금지 대상이었는데 정부의 제재 유예 요청을 안보리가 승인하면서 대표단 방문이 허용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 인도적 목적 등의 상황에 따라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를 유예할 수 있는데 개인에 대한 제재로는 첫 유예조치라고 한다.

 

김 제1부부장은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의 특별지정 제재 대상 명단에 올라 있어 미국 방문이 금지되어 있다. 물론 한국 방문은 상관없지만 한미 간 대북제재 공조에 역행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대표단이 타고 온 전용기도 논란이 됐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에 고려항공에 대한 제재 규정이 있는데 전용기가 고려항공 소속인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항공기가 오면 화물을 검색해야 하는데 대표단 전용기를 검색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됐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도 문제가 됐다. 스마트폰 같은 첨단 전자기기는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어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선수가 다 받은 이 스마트폰을 북한과 이란 선수들만 받지 못했다.

 

 

대북제재 과연 공정하고 정당한가

 

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북제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려지면서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대북제재가 원래의 취지인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억제를 넘어 정상적인 사회·문화 교류마저 가로막고 있으며 기준 또한 모호하고 미국 정부 재량에 맡겨져 있어 공정성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을 방문한 북한인들이 마음껏 사서 들어갈 수 있는 스마트폰을 올림픽 공간에서만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서 과연 핵·미사일 개발을 막을 수 있겠는지 실효성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의 평창동계올림픽 성사를 위해 성의를 보였는데 과감히 올림픽 기간 대북제재를 전면 유예하는 게 도의상 맞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아무튼 이처럼 대북제재의 정당성, 공정성, 실효성에 의문이 들면서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과연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제재 대상이냐는 것이다. 법리적으로만 따지자면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 후 핵무기를 개발했고,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도 가입해있지 않기 때문에 핵·미사일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하기 어렵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일 뿐이다.

 

그런데 과연 유엔 안보리 결의가 정당한지에 대해 의심해볼 필요는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모두 핵·미사일을 개발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당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행위는 정당하고 북한의 행위는 부당하다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사다리 걷어차기’인 셈이다.

 

나아가 똑같이 핵·미사일을 개발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지 않았는데 유독 북한만 극심한 제재를 받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반미 국가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이처럼 유엔 안보리가 북한만 계속 제재한다면 대북제재가 불평등하고 부당하다는 북한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핵무기가 그렇게 나쁜 것이면 당신들부터 폐기하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유엔은 누구를 제재해야 하는가

 

국제사회가 한 나라를 제재하려면 그 나라가 다른 나라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침략, 약탈을 하는 등 유엔헌장을 위반할 경우에 징계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국제사회의 제재 1순위는 누가 뭐라 해도 미국이 될 것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이 넘는 기간 세계 곳곳을 부당한 명분으로, 국제사회의 동의도 없이 침략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반인륜 전쟁범죄를 일으켰다. 예를 들어 1965년 시작된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조작한 통킹만 사건이 빌미가 됐다. 미국은 전쟁 내내 민간인학살을 광범위하게 자행했고 베트남 국민은 지금도 미국이 살포한 고엽제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2003년 시작한 이라크 전쟁 역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명분으로 했으나 거짓말임이 밝혀졌다. 미국의 진짜 목적이 이라크 석유자원 약탈이라는 점은 모두가 아는 비밀이었다. 미국은 유엔과 세계 각국의 반대 속에 일방적으로 이라크를 침략해 수많은 이라크인을 살해하였다. 미군은 현지에서 이라크 군인과 민간인을 체포해 학대하고 고문하였다. 학대, 고문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전 세계가 경악했지만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뻔뻔하게도 고문이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이 베트남, 이라크같은 식으로 일으킨 침략전쟁 피해국은 세계 곳곳에 셀 수 없이 많다. 미국은 또 핵태세검토보고서 등 공식 문건을 통해 (핵개발 이전의) 북한, 이란 등 비핵보유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전쟁훈련을 진행해 정세를 긴장시키는 일도 다반사다. 한국, 일본을 비롯해 미군이 주둔하는 곳마다 엽기적인 미군 범죄로 인해 지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처럼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온갖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는 미국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제재 1순위 아닐까?

 

 

이번 기회에 대북제재 완전 철회해야

 

미국은 어떻게든 경제봉쇄와 대북제재로 북한을 압박해 붕괴시키려 하지만 미국의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처음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참가하고 대규모 공연단, 응원단 등을 내려보내겠다고 했을 때 미국 내에서는 ‘미국이 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또 북한 선수들을 지원하면 안 된다는 등 올림픽 때문에 대북제재가 약화되면 안 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와 달리 결국 각종 대북제재가 유예되고 말았다.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보면 그만큼 북한이 영향력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같은 이들은 한미연합훈련 등 대북준비태세를 협상수단으로 삼는다면 한미동맹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한다면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트럼프 행정부의 훈련 연기로 정리됐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전략국가’가 된 이상 미국도 북한과 극단적 대치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정당성도 의심받고, 실효성도 없는 대북제재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해제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는 화해와 평화를 목표로 대화를 수단으로 풀어야 하며 미국이든 한국 정부든 대북정책을 이 방향으로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그럴 때 평창올림픽이 진정한 평화올림픽이 되며 온 세계가 가장 위대한 올림픽으로 칭송하는, 역사에 길이 남을 올림픽이 될 것이다. 원래 올림픽의 근본정신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낸다면 근대 올림픽을 만든 이들이 땅 속에서라도 만족하며 미소 지을 것이다.

 

[출처: 자주시보]

 

[이 게시물은 편집국님에 의해 2018-02-21 07:26:09 새 소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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