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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소식

출판 | 북 노농적위대원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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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13-09-29 19:2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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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노농적위대원의 생각은?
[통일문화 만들어가며](195) 시초 《총창우에 흐르는 시간》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3/09/29 [00:54]  최종편집: ⓒ 자주민보
 
[편집자 주: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한 가치판단과 본지의 편집방향은 무관합니다. 다만 필자가 소개하는 북에 대한 정보를 통해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조선(북한)의 건국 65돌경축행사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9월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이었다. 7월 27일에 굉장한 열병식을 진행했었기에 9월 9일에 열병식을 하느냐마느냐가 외부 관찰자들의 쟁론거리로 되었는데, 조선은 민간방위무력인 노농적위군을 내세워 열병식을 진행했던 것이다. 
 
정규군이 아니라 민간방위무력을 내세운 의도가 무엇이냐 따위 이른바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큰 의의가 없다. 또한 무기들도 자동보총과 로켓포 정도들을 보여주었는데 그런 장비들에 근거해서 노농적위군의 실력을 가늠하는 것도 조선이 가끔 보여주는 동영상들에서 노농적위군이 보여주는 무기들을 놓고 훌륭한 장비들로 무장했다고 판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별로 가치가 없다. 지난 7. 27열병식에서는 노농적위군이 6. 25전쟁 때 쓰이던 대포들을 갖고 나오지 않았던가. 사실 역사가 오랜 무기라도 보양만 잘 하면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노농적위군이 모두 첨단무기를 갖출 리도 없거니와 모두 구식무기들만 가지지도 않았다는 게 올바른 판단이겠다. 
 
어떤 사람들이 무기에 신경을 쓰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노농적위군의 숫자를 따지면서 몇백 만이 어떻게 싸우면 어떤 적수들에게 어떤 위협이 되리라고 분석한다. 거꾸로 미국식 첨단무기광신자들은 조선의 모든 사람, 모든 무기들이 개전 며칠 사이에 무력화된다고 단언한다. 이번 세기에 들어와서만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무기력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미국의 만능을 철석같이 믿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게 놀라운 현상이다. 
 
예전의 전쟁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고 21세기의 싸움들도 보여주지만 무기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기를 가진 사람들의 정신상태이다. 정신상태를 알아보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풍부한 내용이 고도로 개괄, 함축된 문학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지금껏 필자는 노농적위군을 주제로 다룬 조선영화나 소설들을 보지 못했다. 적위대 제복을 입고 활동한다느니 적위대를 동원해 공사를 벌린다느니 따위 내용들은 숱한 작품들에 나오지만 적위군이 주인공으로 되기는 드문 모양이다. 조선사람들로서는 거의 일상적인 생활이어서 그럴까? 
  
▲ 북 군중문학작품집 <정다운 땅>(2002, 문학예술출판사) [자료사진= 중국시민]

때문에 요즈음 소장한 문학작품집들을 정리하다가 《정다운 땅》(김영숙 등 지음, 문학예술출판사 2002년 9월 출판발행, 도합 288쪽, 사진)에서 적위대를 소재로 삼은 시초를 보고 무척 반가웠다. 
 
이 작품집은 크게 “충성의 작품”과 “군중문학작품” 2부류로 나누는데 첫째부류는 평양방직공장(지금은 김정숙평양방직공장으로 이름을 고쳤고 9월 9일 열병식에 1개 종대를 내보냈다) 당비서 김영숙과 원산수산사업소(이런 수산사업소에서 일하는 일군들을 양성하는 원산수산대학도 9월 9일 열병식에 1개 종대를 내보냈다) 지배인 엄윤근을 비롯한 40여 명 당일꾼, 간부, 노동자, 학생들의 시, 가사, 수필 등을 모았다. 
 
둘째부류는 전국 각지 50여명의 시, 소설, 희곡들을 모았다. 노농적위대원을 소재로 삼은 시초의 제목은 “총창우에 흐르는 시간”(161~ 168쪽), 저자는 리호철, 직장은 곽산군 편의협동이었다. 이 곽산군이란 평안북도에 있는데 특별히 유명한 고장이 아니다. 9월 9일 열병식에 나온 평안북도의 1개 종대에 곽산군 대원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만, 아주 평범한 고장의 아주 평범한 노동자가 쓴 작품이어서 시초가 한결 진실성을 띄고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말해주는 대표성을 띄지 않겠나 싶다. 
 
시초는 “잃어진 시간이 아니다”, “아버지는 가야 하리”, “사격장에서”, “대렬이 어긴다”, “나의 전호” 등 5수로 이뤄져 적위대훈련의 여러 면을 포괄적으로 보여줬는데, 이 글에서는 복판의 3수를 소개한다. 앞뒤 두 수도 괜찮지만 공장이 월말 전투로 바쁜 때에 새벽녘 훈련차로 떠난다 해서 시간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는 첫 수와 전호 뒤의 집, 모래불, 포전, 동뚝을 열거하면서 전호를 지키는 의의를 강조한 마지막 수는 특별히 남다른 데가 없다. 
 
이 땅을 지켜 더는 내 뒤에 
병사가 없는 최후의 수호자 
나는 로농적위대원
”(168쪽) 
 
이런 구절도 엄격히 따지면 1950년대 전쟁에서 나온 구호 “조국의 고지는 나의 고지”보다 새로운 맛이 부족하다. 그러나 복판의 세 수는 시인의 개성적인 노력이 돋보인다. 소재의 포착, 강렬한 대조, 나름대로의 결론 모두 다른 작품들에서는 보기 드물다. 필자는 보지 못했으나 필자가 보지 못한 자료들을 고려하여 “드물다”는 표현을 쓴다. 시적인 충격을 주는 세 수에는 특별한 해설이 필요 없으므로 우선 전문을 그대로 인용한다. 
 

아버지는 가야 하리
 
비상소집명령은 내렸다 
아버지품에 쌔근쌔근 잠든 아기 
잠을 깰라 살며시 팔을 빼며 
벽에 걸린 배낭 찾아 멘다 


잠시후면 동은 터 
정적을 깨치는 새벽닭소리에 
아기는 단잠에서 깨여 나리 

포근한 이불깃 젖히며 
빨간 입술 오무리며 
곁에 있을 아버지 찾으리 

아, 아들아 
너와 함께 
아버지된 행복을 
맘껏 누리고 싶구나 

홍조어린 너의 두뺨을 
정겨이 부비며 
가슴속의 사랑을 
다 부어 주고 싶구나 

허나 가야 하리 
훈련장으로 
때 아닌 둔중한 폭음이 
너의 단잠을 깨치지 않게 

아침마다 네 마주하는 
탁아소 그 맑은 유리창이 
폭풍에 부서지지 않게 

아장아장 네걸음마 떼고 
빨간 잠자리 쫓을 잔디밭 
화염에 불 타지 않게 

아버지는 가야 하리 
비 젖은 전호가로 
더운 땀 굽이치는 훈련장으로 
설사 그 길이 피와 목숨을 바치는 
전쟁이 잇닿은 길이라도 
서슴없이… 서슴없이…
(163~ 164쪽) 
 

사격장에서 
 
실탄사격의 날 
자동보총 틀어쥐고 
내 좌지우에 엎드리는데 
문득 안겨 와라 
전호가에 핀 한송이 민들레꽃 


따뜻한 봄볕에 한들한들 
단꿈을 꾸나 
노란꽃잎 가득히 동심을 싣던 
고향마을 언덕의 그 꽃이런가 

놀라지 말아 
잠시후 울려 퍼질 총성에 
너의 단잠은 깨여 나고 
짙은 화약내는 너의 향기 날리리 

알아 다오 민들레야 
고향의 꽃아 
내 너를 사랑하기에 
네가 핀 고향마을 
내 그리도 소중하기에 
기어이 이 총성 울려야 함을 

너의 보금자리 
나의 고향 짓밟으려는 원쑤 
이 땅에서 영영 쓸어 버리려 
총성! 
수호자의 총성은 더 높이 울려야 함을…
(164~165쪽) 
 

대렬이 어긴다 
 
조국보위의 노래를 부르며 
우리 대렬은 훈련장 가는데 
저 앞에서는 마주 오고 있구나 
삽을 멘 인민군대대렬이 


노래 그쳣!- 
차렷 우로 봣! 
서로서로의 대렬경례도 정중히 
대렬과 대렬이 어긴다 
어디선가 가만히 들려 오는 소리 
어허, 이거 주객이 바뀌는게 아닌가 
초병들은 건설장으로 
건설자들은 초소로 

아니다 모든것이 제대로이다 
크지 않은 내 나라가 
미제와 땅땅 맞서는 비결이 
바로 거기에 있는 
한손에는 총, 다른 손엔 마치 

경제와 국방의 억센 두다리로 
누가 뭐라든 
제 운명의 주인으로 
유유히 제 갈 길을 간다
(166쪽) 
 

저자와 독자의 생활환경이 다르면 저자가 생각지 못하던 반향이 나오기 쉽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는 가야 하리”에서 “비상소집명령”이 어떤 방식으로 대원들 개개인에게 전달되느냐가 무척 궁금하다. 또한 “대렬이 어긴다”의 노농적위대와 인민군대의 “대렬경례”를 통해 노농적위대의 지위를 새삼스레 깨달았다. 조선에서 노농적위군에 붙이는 “인민군대의 강위력한 익측부대”라는 수식어가 실감났다. 정규군과 민간무력의 지위가 평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글에서 “노농적위군”과 “노농적위대”를 번갈아 썼는데 시초가 나온 시기에는 민간무력의 공식명칭이 “노농적위대”였으니까 물론 그대로 써야 한다. 그리고 몇 해 전에 “노농적위군”으로 이름이 바뀐 다음에도 조선사람들은 노농적위군 성원을 가리킬 때에는 “노농적위대원”이라고 부른다. 9월 9일 열병식 해설에서 바로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이는 인민군 병사들을 가리켜 “구대원, 신대원” 따위 습관용어가 있는 것과 비슷한 경우인 모양이다. 사실 “군”뒤에 한글자를 붙여서 뭐라고 부르기는 어색하다. 아마 “노농적위군”과 “노농적위대원”이라는 얼핏 보기에는 모순되는 칭호들이 적어도 한동안은 병행될 것 같다. 
 
최근에 미국의 국방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가 조선의 붕괴사태가 일어날 때 미국과 중국이 파견할 양국 군의 충돌을 막기 위해 사전에 미리 책임 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다.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급사나 내전 등으로 조선 정권이 갑자기 붕괴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렇게 되면 관련국인 중국, 미국, 한국 등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북한 사태에 개입해 군대를 파견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잘못하면 북한 영토 내에서 미국·한국 동맹군과 중국군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이같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미국, 한국, 중국이 미리 예상 시나리오를 만들고 책임 구역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중국 국경선에서 50km 떨어진 곳에서 분할선을 정하는 방안에서부터 평양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을 가르는 선을 분할선으로 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내놓았다 한다. 
 
중국을 모르고 조선을 더구나 모르는 자들이 반도의 분열을 영구화하려는 방안인데, 조선사람들이 알게 되면 개꿈이라고 비웃을 것이다. 인민군을 젖혀놓더라도 수백 만 노농적위군 성원들이 외국군대의 점령을 받아들이겠는가? 미국인들의 제국주의적 발상이 알려질수록 조선의 노농적위군성원들이 더욱 열심히 훈련하리라는 건 불보듯 뻔하다. 자기의 군, 자기의 고향, 자기의 일터를 지키는 게 노농적위군 각 부대들의 사명이라니 말이다. “지피지기”의 차원에서라도 시를 통해 노농적위대원의 생각을 알아보는 게 필요하겠다. 어떤 의미에서 첨단무기장비보다 군심, 민심이야말로 진짜 전쟁억제력이 아닌가.(2013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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